미국이 강대국이 될수 있었던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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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다문화주의 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를 하나로 묶는 요소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것은 한 사회가 전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가치성향(value orientations)이다.
미국사회는 불과 200년이 조금 넘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 다양성과 이질성을 특징으로 하며 지방자치제의 정치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거대한 민족국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미국인의 공통된 가치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의 가치관의 성향은 무엇이며 어떠한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가? 미국사회는 물론 이질성이 매우 강한 다원적 사회이고 개인주의가 기초이념으로 돼 있기 때문에 단일민족인 한국인이나 일본인처럼 강한 민족의식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은 다음 다섯 가지의 가치성향을 갖고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며, 강력한 단일국가로 유지되고 있다.
첫째로 미국인은 물질적 성공을 삶의 지상목표로 삼고 있으며 물질 소비가 삶의 중심이다. 이는 미국의 자본주의적 사회체제와 운영에서 오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미국인은 근본적으로 물질의 생산과 소비를 위주로 생각하고 사는 민족이다. 사회학자들은 이를 '소비지향적 자본주의사회'라고 하는데, 모든 가치의 척도를 돈에 두고, 돈을 중심으로 생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미국인의 돈벌이는 철저한 기업윤리와 개인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누구나 부지런히 일하면 정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그에 따르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둘째 미국인은 개인의 자유권을 사회생활의 기본권으로 삼는 가치성향을 갖고 있다. 미국인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성향은 자유다. 미국사회의 뿌리는 특히 개인의 자유권에 있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권이 사회 안에서 보장되려면 사회정의가 따라야 한다. 미국인은 개인의 자유만큼 공동체의 이익, 즉 공익을 존중한다. 그래서 공공질서가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타인의 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실천한다.
셋째로 미국인은 실용주의적 가치관을 갖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영국이나 우리나라 국민은 의례를 중요시하지만, 미국인은 형식이나 의례를 중시하지 않으며 편리하고 효율적인 면을 강조한다. 미국인의 실용주의는 특히 교육면에서 뚜렷하다. 미국의 교육 철학은 존 듀이의 실용주의 교육이념에 기초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인은 일에 적용될 수 있는 교육을 추구하며, 옷도 작업에 걸 맞는 복장이면 족하다. 반바지에 샌들을 신고 강의하는 교수의 복장이 아주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의식주 모두가 실용적이다.
미국인의 실용주의적 가치관은 대중문화의 생활양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추종하는 데서도 볼 수 있다. 세일이나 명절 때 쇼핑에 정신 없는 것이 그렇고, 도시 교외에 비슷한 집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것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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