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의 소녀시대 비평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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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내 사랑은 짙은 안개 속처럼 참 난감해서 더 절절했다. 절절 속 끓이며 안으로만 우는 안개처럼 남 몰래 많이 울기도 했다. 이제야 하는 얘기다.” 오인태의 시 <난감한 사랑>1)의 한 구절이다. 그 애 때문에 웃고, 울고, 북받치고, 무너지고. 처음 겪는 감정이란 온도가 높아 내리쬐는 여름 햇살 같기 때문일까, 마치 공식처럼 첫사랑은 언제나 그 열기를 머금어 후덥지근한 여름으로 상징되고 재현된다. 그리고 이 공식을 여실히 따라, 찬란한 여름을 배경으로 펼쳐진 영화 <나의 소녀시대>는 처음 겪는 ‘난감한 사랑’에 대한 뜨거운 예찬을 담아낸다. 여름 교복처럼 희고 맑은 이 영화는 사실 크게 보면 예측 가능하다. 어쩌면 진부하다. 유행했던 인터넷 소설처럼, 지극히 평범하지만 마음씨 따뜻한 여자 주인공과 패싸움을 몰고 다니는 학교의 ‘짱’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은 각자의 사랑을 위한 합동작전을 펼치다가 결국 서로에게 스며든다. 둘의 사랑이 실은 서로를 향하고 있음에도 오해와 타이밍의 문제로 절대 성사되지 않는 것 또한 그 유명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클리셰다.

참고자료

· 오인태, 『등 뒤의 사랑』, 뜨란, 2002, 41쪽.
· 「[스페셜] <나의 소녀시대> 흥행으로 본 대만 청춘영화의 모든 것」, 『씨네21』, 2016. 06. 14.
·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84378 2020. 12. 09.)
· 「'나의 소녀시대' 유덕화 열의 보인 이유, 깨알 소품에 여성관객 저격 포인트」, 『폴리뉴스』, 2016.
· 06. 05.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275781 2020. 12. 10.)
· 김지연. 「밀레니얼 세대의 레트로 소비에 대한 문화적 의미와 자아정체성」, 연세대학교 대학원, 2020, 14쪽
· 「[이후남의 영화몽상] 90년대 아이들과 레트로 취향」, 『중앙일보』, 2019. 09. 17.
· (https://news.joins.com/article/23578715 2020.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