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문] 바람난 가족

목차

없음

본문내용

물론 <바람의 가족>이 그렇게 허위의 포즈로 일관화 된 개인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성적인 욕망에 생의 기쁨을 느끼고, 그것으로 보상받으려는 사람들은 고독한 사회의 일원들이다. 사회 자체가 고독하다. 성장을 강요하는 사회. 그 속에 변호사로 성공(?)해 있는 주인공. 그리고 그에게 일자리를 잃지 않게 피검사를 하지 말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한 우체부 직원. 미국으로 유학 가기 전 유부녀와 사랑에 빠진 고등학생.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성장을 강요받았단 사실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성장이라기보다 이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방식을 나름대로 찾아가던 사람이다. 그 방식은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기도 했고, 자신을 자학하는 행위이기도 했다. 주인공의 아이를 건물에서 떨어뜨려 죽인 우체국의 경우, 어긋난 근대를 경험한 대표자이다. 변호사에게 적개심을 가진 그는 아무 잘못도 없는 어린 아이를 무심히 내동댕이친다. 자신에게 선처를 해주지 않았다는 변호사를 증오한 것은 사회에 대한 증오가 됐고, 그의 평소의 삶이 영향을 미쳐 술에 절어 아이를 죽인다. 평소에도 술을 마시는 게 습관인 그는 불특정 대상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다. 삶이 각박하다 보니 술을 마시고, 그 술은 어느 누구에게든 혹은 자신에게든 피해가 간다. 변호사 앞에서 이런 저런 자신의 생활을 구차하게 설명하며 일자리에서 잘리지 않게 해달라고 애원하던 그는 근대의 균열된 틈 사이에 존재하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모든 사람이 화려하지 않고, 많은 이들이 쿨한 척 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구질구질한 모습을 자신으로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발버둥치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가 어느 순간 그들에게 낙오자, 실패자란 이름을 붙일 때 그들은 사회에 대해 복수를 가는 인물이 된다. 어른의 유괴. 아이의 자살, <바람난 가족>에서 이들은 성장 중심 사회를 치닫는 현대의 그릇된 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상징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