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시인의 생애와 작품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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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은 1935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헌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일어판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10권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처음 문학의 길로 입문하게 된다. 동국대 영문과 재학 중이던 시절 1956년 문예지 《문학예술》에 <낮달>, <갈대>, <석상> 등이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그러나 부친의 장사 실패와 친구들의 구속 등이 계기가 되어 창작활동을 지속하지 못하고 고향으로 내려가게 된다.
고향에서 보낸 10여 년간의 기간 동안 그는 농촌이라는 삶의 현장 속에서 많은 것을 체험하였으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농사, 공사판 노동, 광산일, 학원 강사, 행상 등을 전전하였는데 이때의 경험이 이후 그가 민중 시인으로 성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는 한때 ‘시골에서 지냈던 농촌생활과 서울 변두리에서의 어려웠던 삶들은 적어도 내 시가 그들의 생각이나 정서를 담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그의 문학적 신념은 바로 이 시기에 삶의 체험을 통해 뿌리 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신경림의 시가 민중시의 집대성이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끌 때 흔히 그의 데뷔작 <갈대>가 많이 언급된다. <갈대>는 1950년부터 60년대 우리 시의 한 경향이던 존재나 실존의 고독을 노래한 시로 평가된다. 지적 포즈가 강하고 관념적인 시를 쓰던 그가 민중과 역사현실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변모한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처럼 10여 년에 걸친 그의 방랑생활과 70년대 산업화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농현상과 탈 농촌, 도시빈민화라는 시대적 배경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그의 첫 시집 《농무》(1973)는 많은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온 시집이었다. 당시 너무 가난했던 그는 문단에 나온 지 15년이 넘도록 시집 하나 갖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던 끝에 자비로라도 시집을 출판하겠다는 뜻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명의를 빌려 줄 출판사마저 없었던 그는 할 수 없이 한국문인협회의 기관지였던 <월간문학>의 이름을 빌려 ‘월간문학사’의 이름으로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시집 《농무》가 출판되었지만 신경림은 초판 300부 모두를 그의 직장이었던 동화출판사 창고 속에 쌓아둘 수밖에 없었다.

참고자료

· 신경림 저, 《신경림 시전집》(전2권), 창작과비평사, 2004.
· 권영민, 김종철, 김주연, 최동호 선정위원,《한국대표시인선50》(1권), 중앙일보사, 1995.
· 안석재, 이재모, 이승철, 이현규, 한수진 엮음,《문학선집 시》, 블랙박스, 2002.
· 신경림 지음,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전2권), 우리교육, 2002.
· 김용락, 정대호 편저,《이야기로 풀어 읽는 시의 세계》, 이상사,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