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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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 다시 보기”, 이 책에 대해 그렇게 언급한 사람들이 많다. 책에 관련하여 인터넷 검색을 하여 보니 다수의 사람들이 위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책이 좋다는 말이 가득한 인터넷 세계를 표류하다 보니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머리가 아픈 이유는 아마도 두 가지로 생각된다. 하나는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고 다른 하나는 좋다는 말의 대부분이 옮긴이가 서술한 내용을 재편집 내지 재탕하는 이야기여서라고 생각된다. 왜 좋은지에 대한 스스로의 분석보다는 남이 한 해석을 무한 반복하여 인용하는 것은 글쓰기가 아니다. 인터넷이 용지를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라고 해서 무한정 존재하는 공간은 아니다. 내 글이 공간낭비나 자원낭비가 아닌지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고통을 잊고자 잠시 다른 생각을 하기로 했다. 로빈슨 표류기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문득 겹치는 영화가 하나 있다. 제목은 ‘Cast Away’,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이다. 영화는 페덱스 직원인 톰 행크스가 조난을 당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조난을 당한 후 처음으로 불을 피우면서 코코넛 우유는 천연설사약이라는 말을 하는 장면에서 톰 행크스는 이런 이야기는 로빈슨 표류기에도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미국영화 한 편이라고 지나갈 수도 있으나 그 영화에서도 언급될 정도로 로빈슨은 유명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소설의 유명세 때문일까, 이 유명한 이야기를 ‘다시 쓰기’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작년에 읽었던 ‘포’ 역시 그런 ‘다시 쓰기’였으며, 이번에 읽은 이야기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양자 사이에 다름이 있다면 ‘포’ 는 남성적 질서와 포스트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다시 쓰기’를 이 소설은 서구문명의 우월성에 대한 질문과 포스트식민주의적 관점에서 다시 보기를 했다는 점에서 그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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