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모티브의 시와 `안개`의 의미

소개

[기형도의 `안개` / 헤르만 헤세의 `안개속에서` / 이수인의 `안개 속에서도` / 정진규의 `안개` / 김광균의 `안개의 나라` / 김명인의 `안개 바다`/ 정끝별의 ‘나 안개에 쉬려네’] 이렇게 6작품을 통한 안개의 다양한 의미를 문학적으로 이해하고 파악, 분석한 과제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안개
기형도
1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
이 읍에 와본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
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
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
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
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
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어떤 날은 두꺼운 공중의 종잇장 위에
노랗고 딱딱한 태양이 걸릴 때까지
안개의 軍團은 샛강에서 한 발자국도 이동하지 않는다.
출근길에 늦은 여공들은 깔깔거리며 지나가고
긴 어둠에서 풀려나는 검고 무뚝뚝한 나무들 사이로
아이들은 느릿느릿 새어나오는 것이다.

< 중 략 >

이렇듯, 안개는 무언의 압박감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은밀한 억압의 존재를 떠올리게 한다. 시대를 고려했을 때, 이 시의 안개는 억압적 군사정권임에 비유됨이 자명하고 힘없고 인식조차 흐려진 시민들은 그 안개가 이끄는 흐름에 따라 움직이게 되어 그야말로 미친 듯이 흘러다니는 것이다. 아침뿐만 아니라 저녁까지 자욱이 낀다는 것은 안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사게한다. 시가 산업화의 환경을 보여줌으로써 안개는 매연과 같은 것으로 인간뿐만아니라 자연을 파괴하고 인간의 정신까지 각박하게 만드는 존재다.
그리고 안개는 시야를 가려 방죽 위에 걸어가는 얼굴들이 모두 낯설게 만든다. 그래서 안개는 `단절`의 주체가 되어 사람들의 무관심하고 이기적인 면모가 드러나게 한다.
(7)헤르만 헤세의 `안개속에서`를 통해 인간의 관계마저 격리하듯 `단절`의 주체로서의 안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다시 (1)의 시에는 여공이 겁탈당하고 취객하나가 죽었음에도 그러한 것들이 사소한 사건이 되는 것이 안개의 탓이 아니라 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못하거나 다른 모습으로 인식하고, 결국 변명만하며 방관한다. 이렇듯 안개는 사람들에게 사실이나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그러한 사실이 알게 모르게 일어나게 해서 비정함과 무관심을 의미하는 듯도 하다. 한편, (....하략...)

참고자료

· 기형도의 `안개`
· 헤르만 헤세의 `안개속에서`
· 이수인의 `안개 속에서도`
· 정진규의 `안개`
· 김광균의 `안개의 나라`
· 김명인의 `안개 바다`
· 정끝별의 ‘나 안개에 쉬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