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미술 새로 넓게 보기> 미술관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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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관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작년 여름에 갔던 유럽 여행 9개국, 3주간의 일정 중 내가 찾아간 미술관이 15개를 넘기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 때의 경험으로, 나는 국가별, 시대별 차이가 있는 미술관들마다의 매력을 발견하는 법을 배웠고, 또 그것을 통해 이전에는 평범하게, 어쩌면 의무적으로 찾아갔던 국내 작가들의 전시회 역시 흥미로움과 전율 속에서 관람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얼마 전 고향인 대전에서 현재도 전시중인 <모네에서 워홀까지>를 다녀왔고 그 역시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부산시립미술관의 <한국 근대 미술 새로 넓게 보기>에 대해 쓰고자 하는 이유도 그것을 되짚어보기 위해서이다.
예술은 시대와 사회에 유리되어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대와 사회 속에 녹아있기도 하다. 피카소가 에스파냐 내란을 거친 뒤 <게르니카>를 그렸듯이, 우리나라의 작가들도 한국의 근현대사를 거친 산물을 낳아냈을 것이다. 비록 <게르니카>가 더 저명한 작품이라도, 민족적 특수성과 그동안 배워왔던 자국의 역사를 미루어 보았을 때, 작가의 작품을 더욱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후자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이 내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교사가 된다는 사명까지도 생각해 본다면, 최소한 접근해 볼 필요성 정도는 있을 것이다.
한국에 서양화가 들어온 것은 1910년에서 1920년대라고 하는데, 시대 순으로 나누어 진 4부분 중 1부, 2부는 과연 우리의 수묵화 등의 전통적인 형식을 띄고 있었고, 3, 4부에서는 유화의 비중이 높았다. 현재 수강 중인 두 미술 과목이 한국화와 유화였기에 가장 관심있는 분야들이라고 할 수 있었기에 더욱 흥미로운 관람이 가능했다.
1, 2부를 관람할 때 잊지 않고 본 것이 바로 인물화의 ‘선’이었는데, 어떻게 하면 한국화에서 여인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그림을 보았다. 특히 이당 김은호 선생의 ‘미인도’는 전통적인 형식의 미인도이면서, 길게 끌리는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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