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제 민주주의

소개

서평입니다

목차

1. 헌법 에세이
2. 민주 공화국
3. 지식 소매상

본문내용

1. 헌법 에세이
헌법을 가지고 에세이를 써? 이상할 것 같지만 헌법에서 삶을 배울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자꾸 생겨 낙담하게 될 때 나는 대한민국 헌법 10조를 읊조린다.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그러면 조금 설레는 느낌이 든다. 삶이 찰나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해보면 나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 온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한다는 이유로 남을 괴롭힐 여유가 어디 있다 말인가. 지난 시기 헛되이 쓴 시간들을 헤아려 보면서 자탄한다. 조금만 더 일찍 이런 생각을 했다면 내 삶이 얼마나 더 행복해졌을까>
우리는 제각기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간다. 그 행복 추구 방법을 야단칠 필요는 없다. 자기의 행복을 가운데 두고 산다고 해서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 아니다. 헌법, 얼마나 가슴 뛰는 단어인가. 인생을 사는 액기스를 가르쳐 주지 않는가 말이다.
개인적으로 유시민 책은 찾아보는 편이다. 쉽고 이해하기 쉽게 쓰는 장점이 있고 확실한 자기의 뷰(view)가 있다. 그러니 초심자가 이해하기 쉽다. 그의 세계관은 상당 부분 합리적이고 예리하기 때문에 그 뷰를 자기것으로 해도 크게 손해날 일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 후불제 민주주의는 그간의 이력과는 다르게 헌법을 중심에 두고 자기의 아이디어를 밝힌다. 유시민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을 하면서 꽤 일 잘하는 사람으로도 인식되었다. 이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앞 부분의 헌법이야기보다는 그런 이야기가 훨씬 흥미롭다. 구본형의 말대로 자기를 드러내는 글이 최고의 글이다.
책 제목 후불제 민주주의는 이런 말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 헌법이었고 그 후불제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 역시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였다>
후불카드로 버스 타는 것을 생각해보면 된다. 먼저 버스를 탔지만 돈은 한달 후에 지불해야 한다. 민주주의 역시도 우리는 비용없이 향유하고 있지만 그 비용은 꼭 지불해야 한다는 그런 비유이다. 그렇다면 유시민이 요구하는 민주주의 비용이라는 게 뭘까? 나에게 당장 뭐가 좀 불편하더라도 좀 참고 다른 사람을 생각해 달라는 그런 것 아닐까.

참고자료

· 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 유시민 저. 돌베개 2009.03.09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