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별곡

소개

청산별곡에 대한 감상문, 작품론입니다
기존해석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해석을 해보자는 강의의 취지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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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지금 내가 존재하는 배경과 상황을 등지고 모든 것을 버리고 몸 하나만 겨우 이끌고 어디론가 떠나버린다면,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자신이 살아왔던 공간은, 그 삶의 터전은 개인에게 있어 보금자리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신과 육신이 모든 풍파를 견디어내고서 최종적으로 향하여 안식을 얻는 피난처이며, 엄마의 뱃속과 같은 안정된 공간이다. 고향을 떠난 늙은 여우도 죽을 때가 되면 고향 쪽으로 머리를 돌린다. 자신과 함께 오랜 세월을 보낸, 자신을 많이 품었던 공간이면 그만큼 애착도 강해진다.
특히나 옛날 사람들은 큰 죄를 저질러서 신분을 감춰야 한다거나, 부름을 받고 파견되는 것 등의 중한 일이 아니면 고향을 뜨는 일이 거의 없었다. 뜨더라도 잠시 길을 나섰다가 종내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농경문화를 주업으로 한 우리민족은 유목민족과 달리 밭이라는 생활 수단이 고정되어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출발한 장소로 돌아왔다. 이별과 만남을 노래한 작품이 많은 것도 결국엔 다시 만나리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청산별곡의 화자는 그런 소중한 삶의 터전을 버리고 청산과 바다에 살어리랏다라고 한다. 그것도 좋은 조건에서 사는 것이 아닌, 머루나 다래 따위의 산과일을 채취하고 해변가에 나는 일년초 식물 나마자기와 구조개를 주워먹고 산다. 이렇게라도 안 좋은 상황에서라도 살아가보려 발버둥을 친다. 떠나오기 전의 상황은 이보다 더 비참했으리라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자신이 경작하는 것을 거두어 먹지 못하고 자연에게 빌어먹는다. 쟁기는 이미 녹슬어버린 퇴물취급이다.

참고자료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