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서평

소개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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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처럼 일반적인 미국인들이 전쟁에 대해 가지는 인식은 참으로 왜곡된 것이다. 9·11이 미국인들에게 그렇게 큰 충격을 줬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미국 건국 이후로 본토의 중심부가 처음으로 공격을 받았다는 점 때문이다. 수많은 전쟁을 치렀음에도 미국 본토는 항상 안전했기에 수많은 미국인들에게 전쟁은 TV 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 어떤 나라와 전쟁을 하든지 미국 군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생각하고 있으며 따라서 수많은 전쟁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미군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따라서 미국인들은 한국전쟁 때문에 국토가 폐허가 되고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봐야했던 한국인의 심정을 절대 알 수 없다. 여기에 자신들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라는 자부심까지 더해져 전쟁의 비극성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이 근본적으로 대외정책의 틀을 바꾸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전쟁은 일어날 것이고, 참전 군인들은 끊임없이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고통을 겪어야만 할 것이다. 그것은 미국이 지금처럼 ‘제국’으로 군림하려는 한 피할 수 없는 내부적인 비극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은 이라크 전쟁을 통해 전쟁을 통해 유지되어 온 미국이라는 국가의 단면과 미국 사회의 문제점들을 보여주고 있고, 그러한 분석은 상당한 설득력과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7장 미국의 현재와 미래]은 다소 아쉬운 마무리를 보여주고 있다. ‘제국의 위기’를 언급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점에서 미국식 패권주의나 자본주의가 한계를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납득할만한 설명은 별로 없고, 마땅한 대안을 제시해주지 못한다.
꼭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어떠한 문제를 제기하고 비판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는 있겠지만, ‘미국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인간성을 회복하자’라는 당위적이며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없는 대안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뭔가 미흡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참고자료

· 대화/리영희 대담 임헌영/한길사
· 살아있는 미국역사/하워드 진,레베카 스테포프/ 추수밭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한이뱌/푸른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