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입력과 빠른 전개
선과 악의 정의를 향한 집요한 탐구
〈반연간 문학수첩 신인작가상〉 수상작가의 장편소설, 《검은 옷을 입은 자들》
선과 악을 다룬 이야기는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전승됐다. 선악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신화부터 권선징악이 보편적 주제인 고전까지. 하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선악이 이질적인 형과 색으로 바뀌어 갔다. 어느 것이 선인지, 악인지 명확히 구분하기가 점점 모호해져만 가는 것이다. 저자는 ‘밤낮처럼 선명했던 어릴 적의 선악이 왜 지금은 구분하기도 어려울 만큼 흐리멍덩해졌을까’ 하는 의구심에서 집필을 시작했노라 말한다.
철학적 논의의 발전, 윤리적 상대주의, 개인의 주관성, 사회 정의의 복잡함 등 무수한 사유에서 나름의 이유를 찾아낼 수는 있겠지만,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되는 분명한 것이 하나 있음을 깨달았다. 지금의 우리는 오롯이 어느 한쪽에서만 살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 말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집필 의도를 더욱 분명케 한다.
최석규 작가의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은 제목부터 불길하고 묵직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책을 펴기 전 나는 막연히 ‘범죄소설’이나 ‘추리물’을 예상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깨달았다. 이 소설은 ‘범죄’를 중심에 두지 않는다. 오히려 범죄를 둘러싼 침묵, 권력, 책임 회피, 그리고 인간 내면의 어두움을 고발하고 탐색하는 작품이다.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은 단지 장례식장의 조문객이 아니라, 죄를 외면한 자들, 침묵의 공범들, 혹은 무기력하게 방관하는 우리 모두의 은유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