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창래의 장편소설 『가족』. 저자가 2004년에 발표한 세 번째 장편소설로, '타임' 선장 ‘당신이 놓쳤을 수도 있는 훌륭한 책 6권’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뉴욕의 롱아일랜드에서 평생을 살아온 50대 남자 ‘불만투성이’ 제리 배틀과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 제리 배틀과 가족의 겉모습과 갈등
제리 배틀은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평생을 살아온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다. 은퇴 후 경비행기를 몰며 하늘을 나는 것이 그의 취미이자 일상의 탈출구가 된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고, 지상에서 마주해야 하는 복잡한 일들은 잠시 잊히는 듯하다. 하지만 그가 멀리서만 바라보던 가족의 문제들은 점점 그의 발목을 잡기 시작한다.
아들 잭은 가족이 물려받은 조경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사업은 점점 위태로워진다. 화려한 생활을 즐기며 파티를 열던 아들은 빚더미에 앉아 있었고, 제리는 아들의 실패를 외면할 수 없게 된다. 딸 테레사는 스탠포드대 박사 출신의 똑똑한 인물이지만, 암 진단을 받고도 아이를 위해 치료를 포기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리는 자신이 평생 한 발 물러서서만 가족을 바라봐왔음을 깨닫게 된다.
그의 과거는 가족을 둘러싼 상처로 가득하다. 한국계 아내 데이지는 한때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지만 점점 심각한 소비벽에 시달렸고, 제리는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통제하려 했다. 결국 데이지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그 후 리타라는 여성이 그의 곁에 오지만, 그는 그 관계에서도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