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 본서의 주요 내용
본서의 저자는 독자들과 팀 켈러 설교라는 산을 함께 등정하기 위한 안내자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서 1부에서 저자는 팀 켈러 사역과 설교 숲 조감도(鳥瞰圖, bird's eye view)를 독자들에게 펼쳐 보이고 있다. 저자는 켈러 설교의 조밀한 숲 사이로 들어가 세밀하게 해석학 토양과 설교의 나무들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먼저 숲을 보는 지혜와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본서 2부에서 저자는 독자들과 함께 팀 켈러 설교 숲 전망을 통해 멀리 산맥과 강의 조망을 마치고, 그의 설교 숲(forest) 안으로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탐사를 시작하고자 한다. 저자는 켈러의 설교 숲으로 들어가 그가 선포한 설교의 나무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을 7가지 키워드로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켈러의 설교 수백 편과 그가 저술한 대부분의 책들을 연구한 결과를 압축하여 정리한 다음, 저자는 켈러의 설교를 입체적으로 조망하기 위한 7가지 키워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본서 3부에서 저자는 독자들과 함께 팀 켈러 설교의 산들을 실제로 하나씩 등정하고자 시도한다. 켈러의 설교 산맥을 등정하기 위한 7가지 필수 준비물들은 저자가 본서 2부에서 제시한 7가지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켈러의 수많은 설교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설교들을 선정하여 주석적, 신학적, 수사학적 이론에 입각한 상세한 분석보다는 켈러의 이론과 프레임이 얼마나 그의 설교 가운데 작동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서 분석하고 있다.
그런다음 저자는 켈러 설교의 산 정상에서 그의 설교세계를 전체를 조망하면서, 켈러 설교의 장점들과 발전적인 보완점들을 조목조목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켈러의 설교의 산들을 앞으로 더욱 탁월하게 등정할 설교학자들과 설교자들을 위한 작은 디딤돌을 놓으려 한다. 저자는 독자들과 함께 켈러 설교의 등정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한국교회 설교자들이 켈러 설교를 가장 적절하게 상황화하고 설교의 생태계를 더욱 생명력있게 복원하고 조성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들을 겸손히 제시하고 있다. 끝으로 저자는 켈러가 보여준 가스펠 프리칭(복음중심적 강해 설교)의 루트를 통해 얻은 지혜와 통찰을 가지고 각자 설교자에게 주신 사명의 산의 정상을 등정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부록을 통해 독자들의 발전적인 연구와 설교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약 30년(1989년-2019년) 동안 선포된 팀 켈러의 시리즈 설교 및 연속 강해 설교 리스트, 구약과 신약의 각 본문 설교 횟수를 정리한 표, 팀 켈러의 책과 설교에서 인용한 주요 학자와 서적들 리스트, 주요 참고문헌을 친절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이 되는 팀켈러 목사님을 잠깐 생각해 보았다. 내가 인식하고 있는 팀켈러 목사님은 개혁주의 설교자 중 가장 영향력 있고, 열정 넘치는 설교가이다. 또한 많은 성도들이 팀켈러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기억한다. 나도 팀켈러 목사님을 좋아하기에 종종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다. 팀켈러 목사님 설교의 구조는 현 시대의 복음을 향한 열정을 깨우는 중요한 시사를 우리에게 준다. 설교를 잘하고 싶어서 팀켈러 목사님의 설교를 따라하는 것은 발전의 가능성도 주지만, 성장의 한계를 주기도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모방에 대한 습관이 무섭기 때문이다.
가스펠 프리칭을 읽으며 여러가지 감상이 있다. 하나는 팀 켈러의 책이 번역된 버전을 혼자 읽으면서는 충분히 짚어내지 못했던 팀 켈러의 특징과 탁월성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에 감사했고, 또 하나는 어느 순간 유명한 설교자로 인식되었기에 큰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읽고 들었던 그의 설교와 책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세상에 등장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유익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알고 있었으나 중요하다고 인지하지 못했던, 혹은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지만 충격을 줬던 몇몇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뉴욕과 교회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둘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굳이 관계가 있다고 가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신나는 찬양과 성경인지 자기계발인지 구분 되지 않는 설교가 울려 퍼지는 모습, 현대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예배 모습이 떠오른다. 그러나 팀 켈러는 뉴욕의 한 가운데에서 복음주의 교회의 모습을 구현했다. 설교자로서의 팀 켈러만큼 중요한 것은 세상의 소리가 교차하는 도시에서 말씀을 경청하고, 신앙을 고백하며, 책임과 순종을 서약하는 교회를 이끄는 그의 모습이다. 교회 멤버가 되려면 교리적 서약, 인격적 서약, 공동체적 서약, 상호책임 서약이 함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공동체의 그리스도인을 청중으로 흘러가도록 두지 않고, 한 인격을 하나님 앞에, 공동체 앞에 세운다. 현대 교회에서 대형교회가 인기 많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 중 하나의 이유는 수 많은 청중 가운데에서 익명의 한 사람으로 남기에 용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것이 사회와 교회 안의 흐름이고 사람들이 원하는 종교의 형태이다. 그러나 이름을 걸고 한 사람의 제자로 자신을 표현하고, 한 신앙고백을 공유하는 공동체 안에 참여하는 모습은 인상 깊은 동시에 유용한 통찰을 제시한다. 세속의 흐름 한 가운데 있는 뉴욕에서도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그 고유의 정체성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