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간절히 무슨 말인가 시작하고 싶어졌다!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하여 선보이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제1권 『죽은 자로 하여금』. 2017년 7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에 200여 매를 더해 장편소설로 재탄생한 작품으로, 2년 만에 발표되는 편혜영의 다섯 번째...
1. 죽음과 삶의 경계, 그 애매함을 마주하다
편혜영 작가의 『죽은 자로 하여금』은 죽음이라는 무겁고도 피할 수 없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 안에 담긴 삶의 의미와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무기력함을 느꼈다. 하지만 편혜영 작가의 문장과 이야기 속에서 죽음은 단순한 끝이 아니라, 남겨진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언가임을 깨달았다.
작품의 제목 ‘죽은 자로 하여금’은 성경의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그 구절에서 ‘죽은 자’란 예수로부터 구원을 받지 못한 자, 즉 예수를 믿지 않는 자이다. 믿음이 없는 자의 죽음은 인류의 구원자로 부활한 예수에게도 관심 밖의 일인 듯하다. 이 작품은 종교와는 무관한 이야기지만 어떤 믿음에 관한 이야기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작품의 두 주인공인 ‘이석’과 ‘무주’는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