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예전에 보다가 너무 내용이 따분하고 우리들의 정서와는 너무 다르다는 생각에끝까지 보지 않았었다.이번에 감상문을 쓰기 위해서 다시 한번 보았다. 이 영화는 무기력하거나, 속물적이거나, 신경질적이거나, 변태적으로 보였던 인물들이 차차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사실은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면서 다소 놀라웠던 점이다. 그냥 막가버리는가 했던 아버지는 탈선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미워할 수 없는 그런 자상함을 보여주며, 편안한 표정으로 죽음을 맞는다. 사춘기의 신경질적인 소녀는 사랑에 빠지고, 속물적인 자존심에 상처입은 또 다른 소녀는 자신의 나약함을 깨닫게 되고 귀여운 사춘기 소녀로 되돌아간다. 소년은 자신이 좋아하는 소녀 옆에 앉아 자신의 예술적인 감성을 한껏 뽐내고, 권위적이고 사납기만한 그의 아버지는 오해일지언정 아들에 대한 염려로 인하여 한껏 풀죽은 초라한 늙은 남자로 변신한다. 그리고, 안타까운 오해로 인한 한발의 총성과 함께 한 남자의 어릴적 추억과 그의 주변 인물들의 모습이 동정적 불쌍히 여긴다는 것이 아니라 sympathetic 하다는 의미으로 화면에 스쳐지나간다.이 영화를 볼 때 어쩌면 우리들과 정서는 다르지만 다른 나라들도 우리나라와 같이 아버지들의 존재가 예전과 달라져 있다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다.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아버지의 말이라면 무조건 가족들이 따라가야하는 가부장적인 사회였지만 지금의 우리사회에서는 무조건적인 복종은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우리들은 아버지들이 I.M.F때 직장에서 아무런 이유없이 퇴출당하는 것을 보았다.언제나 우리에겐 하늘처럼 보이던 존재가 갑자기 땅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 영화 주인공인아버지가 직장을 잃고 방황하였지만 마지막에는 가족곁으로 다시금 돌아오려 했지만 그렇게 할수 없는 모습을 보았다. 지금의 우리들의 아버지들도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였다.예전에 비해 집안에서 가정만을 돌보던 어머님들이 사회로 나오고 있다. 나는 영화에 나오는 부인이 지금은 우리 어머님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가족을 살피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사회에서 일해야 하는 모습들이 미국과 우리나라라는 공간상의 차이일뿐 지금의 우리 사회와 같다고 생각한다.영화를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케빈 스페이시처럼 나도 회사를 다니다가 퇴출당하면 무엇을 할것인가? 나 역시 아내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며 살아갈것인가? 하지만 이런 모습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예전과 다르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이런 모습들이 능력없어 보이고 남들에게 욕을 먹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내가 사회적 능력이 뛰어나다면 나는 아내가 사회생활을 하고 남편인 내가 아이들과 가사를 봐도 된다고 나는 생각하는 편이다. 이 영화에는 두명의 아버지가 나온다. 가족들에게는 자신의 의사를 무시당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군인이라며 아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가 나온다. 나는 케빈 스페이시가 지금의 우리들의 모습이라면 옆집에 사는 아버지는 예전의 우리들의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였는가 생각한다. 아버지가 아들을 미워한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마지막 모습을 보면 더욱 우리들의 아버지와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아들을 사랑하지만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고 마지막에 케빈 스페이시를 죽이면서 아들을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알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