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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감상문] '홍등' 영화 감상문 평가A좋아요
    이번 마지막 보고서 제출에서도 내가 선택한 영화는 장예모 감독의 작품이었다. 1991년에 제작된 영화 [홍등]은 그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의 배우, 공리가 역시 주연을 맡았다. 같은 감독과 배우가 만들어낸 영화지만 내가 앞서 보았던 [인생]이나 [귀주이야기]와는 확실히 다른 영화였다. 두 영화가 고집스럽고 당찬 여성상을 제시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 영화는 남자에 의해 운명이 주어지고 그것에 절대 복종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려내며 가부장제의 폐단을 비판하고 있는 영화이다.1920년대 중국의 북부 지방을 배경으로 주인공 송련의 스무해 남짓의 짧은 인생이 펼쳐진다. 대학에 다니던 소위 '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송련은 아버지가 죽고 가세가 기울자 대부호 '첸'의 집에 네 번째 부인으로 들어간다. 명문가 출신의 정부인과 교활하고 질투심 많은 둘째 부인, 가수 출신인 셋째 부인, 그리고 하녀의 신분이지만 첸의 총애를 받으며 언젠가는 '마님'이 되고자 하는 '연아'가 송련 주변의 주요 인물들이다.홍등은 남편이 그날 밤 들를 부인의 처소에 거는 등이다. 집사가 남편의 밤행차를 예고하면 부인의 처소에 10개의 홍등이 내걸리고 독특한 성 풍습인 발 안마가 시작된다. 발 안마는 발바닥을 두드려 몸 전체의 긴장을 풀어주는 일종의 전희로서 발 안마를 얼마나 자주 받느냐는 남편의 사랑과 집안의 권력을 잡는 것에 있어서 일종의 우월한 조건이 될 수 있었다. 초저녁 어둠사이로 발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저택 곳곳에 울려퍼지면 남편을 차지하지 못한 나머지 세 여인의 한숨이 이어진다.송련이 시집온 첫날 남편은 그녀에게 말한다. "여자는 발이 중요해. 남자를 잘 모시니까." 과거 중국의 악습이라고 하는 전족이 오랫동안 유지되었던 이유중의 하나가 발이 아파서 뒤뚱거리며 일어나는 여인들의 뒷모습을 보고 남성들이 성적 흥분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물론 발 안마는 전족과는 다른 차원이지만 안락함을 취하는 것조차 여성들 자신을 위한 게 아닌 '남성'을 위한 것이니 가부장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었다.네 명의 부인 중에서 그날 대감과의 잠자리에 선택된 부인은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발 안마를 받고 다음날 식사에서도 원하는 반찬을 주문할 수 있는 등 사소한 것들에서도 우선권이 주어졌다. 둘째 부인은 대감이 새로 시집온 송련에게 관심을 보이자 이것을 시기하여 송련의 하녀 '연아'와 짜고 그녀를 제거할 생각을 한다. 이것을 알게 된 송련은 대감의 환심을 사기위해 거짓으로 임신을 했다 하고 그것은 또 연아에 의해 둘째 부인이 알게 되어 결국 대감의 분노를 사는 일이 되고 만다. 집안의 법도를 어겼다는 죄에 대한 벌로 송련의 홍등은 검은 천이 씌어지는 '봉등'이 내려진다.영화가 전개되는 120여분 동안 등장하는 인물들과 장면은 일일이 셀 수 있을 정도로 일정한 틀안에 있었다. 계절 변화도 자막으로 처리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하다. 인물들의 옷차림과 겨울에 내린 눈 정도가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마치 세상의 축도인 양, 저택 안은 네 여인의 욕망과 계략, 그로 인한 눈물을 통해 삶의 전 과정을 보여주려 한다. 저택안에 각각의 집과 후원을 가진 네 여인들은 작은 성과 같은 그곳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송련은 한때 인격을 지닌 한 사람으로서 또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방황을 하게 되지만 결국 이것이 자신의 운명임을 깨닫고 그 운명에 순종하는 길을 따르고 만다. 이것은 폐쇄적인 중국 사회를 상징하며 비인간적 대우에도 묵묵히 순종하는 네 여인들의 모습은 공산주의 국가의 국민들이 갖는 무기력하고 체념적인 일반적인 성향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저택의 지도자나 다름없는 '첸'의 얼굴이 단 한번도 자세히 나오지 않는 것은 중국의 가장 높은 위치의 지도자들과 일반 평민들의 삶 사이의 현저한 격차를 나타낸다. 중국 사람들 만큼 정치에 관심이 없고 불신도가 높은 국민이 없다고 하는데 첸의 얼굴이 얼핏 지나가는 것이 바로 그런 중국 사회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장예모 감독의 다른 영화들 역시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 영화는 제목이 보여주듯 현란할 정도로 생생하고 강렬하게 표현된 붉은 색이 무척 인상에 남았다. 단순히 홍등에서 비춰지는 불빛 뿐 아니라 중국의 폐쇄적인 사회 흐름 속에 이름없이 피를 흘린 누군가를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붉은 색 뿐 아니라 새벽녘과 초저녁에 나타나는 푸르스름함과 기와 지붕 위에 쌓인 흰 눈 등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도 한편으로는 절묘한 조화를 보여준다.송련은 점차 셋째 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지만 술김에 나온 실언으로 인하여 셋째 부인이 집안의 주치의 '고의원'과 불륜의 관계를 맺고 있음이 드러나게 된다. 결국 셋째 부인은 저택의 꼭대기에 작은 옥탑방에서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과거에 두 명의 여자 조상이 목을 매었다고 전해지는 옥탑방은 결국 셋째 부인과 같이 남편을 배반했다고 하는 그녀들이 최후를 맞는 곳이었다. 송련은 이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서 죽은 셋째 부인의 방에 홍등을 켜놓고 노래를 들으며 점차 정신을 잃어간다. 첸은 부인이 넷이나 되고 부인들은 남편 하나를 바라보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야 했으니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던 셋째 부인으로서는 자주 만나게 되는 고의원한테 정이 가는 것도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항하는 셋째 부인을 강제로 끌고 가는 하인들은 어떠한 인간적인 면모도 없이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독후감/창작| 2002.05.20| 5페이지| 1,000원| 조회(1,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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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감상문] 김영남시집 감상문 평가B괜찮아요
    처음이었다. 햇병아리 국문학도(지칭하기에 아직 쑥스럽지만.)로서 내 소유의 시집을 갖게 된 것은……지금까지 나에게 있어서 '책을 산다' 는 말은 몇 권의 전공서적과 시중에 유행하는 잡지 몇 권의 구입 정도를 의미하였다. 때문에 시집은 내가 말하는 '책' 중에서도 엄연히 분리되어야 할 대상이고 더군다나 내 자신이 읽을 목적으로 구입한 시집이라면 서두에서 미리 호들갑 떨 정도로 특별한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과제물 제출을 위한 타의성 짙은 의도가 이미 자리잡고 있었지만 이런 기회가 없다손 치더라도 언젠가 한번은 접했을 시집이었다.'김영남'. 이름 석자가 너무나 낯선 시인이었다. 1997년 신춘문예를 통해 문단에 등단했고 첫 시집 [정동진역]과 두 번째 시집 [모슬포 사랑]이 있다는 그의 약력은 단 세줄, 시의 바깥에 존재할 그의 세계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시속에 있는 시인의 세계를 읽어내는 일, 이제 그것이 나의 과제였다.그의 시를 두고 여러 해설이 가진 공통점은 '말 잔치'에 능한 개성 강한 시라는 점이다. 말 잔치는 제목에서 시작되는데, 어느 산문 속의 문장 하나를 따다 놓은 듯한 서술형 문장부터 현실적 관점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적인 제목도 있다. 지난 학기 창작시를 발표하며 시에서의 제목은 이미 첫 행이라는 강의 내용이 떠올랐다.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첫 인상, 첫 대면이 중요하듯 어떠한 글이던지 제목이 중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시는 여타 장르에 비해 함축성이 두드러지다보니 제목의 함의까지도 간과할 수 없다는 말이다.평소 '시'에 대해 내가 갖고 있던 선입견은, 시란 읽는 사람의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몇 번 읽어도 잘 파악되지 않는, 그러다가 결국 골칫거리로 남는 이단적 존재였다. 이런 까닭에 시는 '마음먹고' 읽기를 시도해야 하고 막상 읽으려 해도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김영남 시인의 시는 '시 읽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예사롭지 않은 제목부터 호기심을 유발하고 시 한편의 첫 행에서 끝 행까지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정도이다. 세간에 떠도는 감성 위주의 시처럼 쉽게 읽히지만 결코 가벼운 시는 아니다. 깊이 있는 교훈을 던져주며 적잖이 사회비판도 하고 농도 짙은 연애시인양 서정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시도 있다.겨울이 다른 곳보다 일찍 도착하는 바닷가그 마을에 가면정동진이라는 억새꽃 같은 간이역이 있다.계절마다 쓸쓸한 꽃들과 벤치를 내려놓고가끔 두 칸 열차 가득조개껍질이 되어버린 몸들을 싣고 떠나는 역.여기에는 혼자 뒹굴기에 좋은 모래사장이 있고,해안선을 잡아넣고 끓이는 라면집과파도를 의자에 앉혀놓고잔을 주고받기 좋은 소주집이 있다.그리고 밤이 되면외로운 방들 위에 영롱한 불빛을 다는아름다운 천정도 볼 수 있다.강릉에서 20분, 7번 국도를 따라가면바닷바람에 철로 쪽으로 휘어진 소나무 한 그루와푸른 깃발로 열차를 세우는 역사(驛舍),같은 그녀를 만날 수 있다.-[정동진역] 전문오래도록 그리워할 이별 있다면모슬포 같은 서글픈 이름으로 간직하리.떠날 때 슬퍼지는 제주도의 작은 포구, 모슬포.모-스-을 하고 뱃고동처럼 길게 발음하면자꾸만 몹쓸 여자란 말이 떠오르고,비 내리는 모슬포 가을밤도 생각이 나겠네.그러나 다시 만나 사랑할 게 있다면나는 여자를 만나는 대신모슬포 풍경을 만나 오래도록 사랑하겠네.사랑의 끝이란 아득한 낭떠러지를 가져오고저렇게 숭숭 뚫린 구멍이 가슴에 생긴다는 걸여기 방목하는 조랑말처럼 고개 끄덕이며 살겠네.살면서, 떠나간 여잘 그리워하는 건마라도 같은 섬 하나 아프게 거느리게 된다는 걸온몸 뒤집는 저 파도처럼 넓고 깊게 깨달으며늙어가겠네. 창 밖의 비바람과 함께할 사람 없어더욱 서글퍼지는 이 모슬포의 작은 찻집, '경(景)'에서.-[모슬포에서] 전문위의 시들은 김영남 시인의 두 권의 시집에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시들이다. 첫 시집의 표제작인 [정동진역]과 두번째 시집에 수록된 [모슬포에서]를 비교해 볼 때 시속의 화자들은 약간의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 "모슬포"로 여행을 떠난 화자는 "정동진"으로 떠난 이보다 더 외로운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정동진"으로 떠난 이는 "혼자 뒹굴기에 좋은 모래사장"이 있음을 알고 '고독한 즐거움'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또 "파도를 의자에 앉혀놓고/ 잔을 주고받"을 준비를 하고 있으며 자신이 묶을 "외로운 방"위에 보일 "아름다운 천정"도 알고 있다. 하지만 "모슬포"로 떠난 이는 아직도 많은 미련을 안고 여행을 떠났다. 이별에 대한 미련은 이름처럼 슬프기 만한 "모슬포"에서 달랠 작정을 했지만 여자에 대한 사랑 대신 "모슬포 풍경을" 사랑하겠노라고, 결국 대상만 바뀐 사랑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말이다.김영남 시인의 시들은 소리 없이 떠나는 가을 여행을 종용한다. 이제 막 이별을 맞은 영혼 하나가 떠나는 외롭고 서글픈 여행 말이다. 슬픔에 빠진 화자의 심정에 공감하면서도 한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모슬포의 작은 찻집, 경(景)"을 더 주목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여자 대신 사랑하고 싶을 정도의 풍경을 한 "모슬포"는 대체 어떤 곳일까. 한번쯤 여행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서귀포는 '진'이 누나를 생각나게 한다], [거진항에서], [가을에는 천관산으로 조랑말을 몰고 가세], [강구항], [슬픈 추억은 향일암 일출로 바꾸세요],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 [회진항에는 허름한 하늘이 있다], [월출산 밤길에서], [채석강에서] 등의 시들 역시 제목에 드러난 지명만 보더라도 당장 가방을 꾸리고 싶을 충동이 일어나게 한다. 제주도, 전라도, 경상도……전국의 이름 모를 산천에 어우러진 사랑과 그리움의 흔적들은 불현듯 낯선 그곳을 찾아 떠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대부분의 시들이 노래하는 주제, 상투적이고 진부하지만 그렇다고 빼놓으면 쉽게 채울 수 없는 공백만 남는 것, 지금의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사랑'의 개념은 그렇다. 이 시들도 사랑을 노래한 시임은 분명하다. 불꽃처럼 타오르는 사랑이 아닌 타들어가는 불씨를 살리고자 어디선가 손바람이 불어오는 사랑, 묵은 인생의 끝에 매달리는 은은한 여운 같은 사랑. 내가 이 시들 속에서 발견한 사랑이다.요즘 카페 여자들에겐 지느러미가 없다.부끄럼처럼 돋은 비늘이 없고,만져도 파닥거리지 않는다.파닥거릴 줄 모르다보니, 탁자 위에서입만 뻐끔거린다. 탁한 물 속에서아무 낚시나 덥석 물기나 하고버팅기고 반항하는 쾌감이 없다.몸통을 뒤트는 신선함, 그 파닥거림이내부를 얼마나 크게 열리게 하고실내장식하는지를 모른다. 파도와 해일이바다를 또 얼마나 아름답게 꾸미는 줄도.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녀들에게는청정 바다의 징표(徵表), 비린내가 없다.-[아름다운 섬이 없다] 전문-이 시는 다소 비판적 성격을 지닌 시지만 그 분위기가 느껴질 만한 직접적인 소재는 없다. 오히려 [품위 있는 진열장이 고객을 감동시킨다]와 연계시켜보면 이 시가 내포한 의미가 가깝게 다가온다. 흔히 떠올리는 카페 여자들에 대한 인상은 정숙치 못하다는 것으로 부끄럼을 느낄 비늘도 없고 탁한 물 속에서 아무 낚시나 덥석 무는 지조 없는 모습을 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성(性)개념의 혼돈과 몰락을 그리고 있는 시인가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 13행의 "비린내"를 보고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카페 여자들"이란 보통의 일반 여자들의 여성성을 강조하는 말이고 "지느러미"나 "신선함", "파닥거림", "비린내"는 일종의 자연미이다. "비린내"는 어떤 사람도 그것에 호의를 가질리 없는 역한 냄새이다. 이 "비린내"를 없애고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결국 본 목적을 달성케 해주지만 그 대가는 자연스러움과 생명력의 상실이다.그 진열장에는목걸이, 스카프, 핸드백, 구두 이런 것들만 진열되어 있는 게 아니네.안경을 고쳐 쓰고 자세히 살펴보면부풀린 가슴, 밝게 꾸민 내부, 루주를 바른 말, 그리고 필요 이상의 친절들......이런 것들이 현란하게 진열되어 있는 게 보이네.나는 그 진열장을 마주칠 때마다진열장이란게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네남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디스플레이, 그것을 숨기기 위한 전략을.진짜 진열이란 상품들의 고급스런 나열이 아니고, 내부가가지런한 앞니처럼 절로 드러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네.그러나 난 아주 품위 있는 진열장을 소유한 한 여자를 알고 있네.-[품위 있는 진열장이 고객을 감동시킨다] 중에서이 시에서는 인위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비판을 좀더 강하게 하고 있다. "목걸이, 스카프, 핸드백, 구두"등 물질적 세계의 위장 뿐 아니라 인간 관계마저도 가식으로 덮여버렸음을 말하고 있다. 현란한 진열장은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지만 그것은 결코 오래 남지 않는다. 몰개성적이고 허위적인 겉치레는 하나의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화자는 이미 깨닫고 있다. "가지런한 앞니처럼 절로 드러나게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이며 애써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다. 사물의 '가짜'로도 모자라 사람마저도 '가짜'의 개조를 시도하는 현대 사회 풍조에 일침을 가하는 시라고 생각한다.
    독후감/창작| 2002.05.20| 7페이지| 1,000원| 조회(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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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속에 나타난 중국인-귀주이야기 평가A좋아요
    (REPORT)귀주 이야기과목명: 중국 문학담당 교수:소속: 문과대학 인문계열학번:성명:제출일: 2000.11.3"만만디(慢慢地)"-'천천히"라는 뜻을 가진 이 말은 중국인의 기질을 대표하는 상징어로 널리 알려져 있다. 때로는 게으름과 체념에 대한 비아냥거림으로, 때로는 느긋한 대륙적 기질에 대한 찬탄으로, 때마다 조금씩 다른 의미로 인용돼 온 이 말은 '귀주 이야기'를 보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급속한 경제 변화를 겪고 있는 현대 중국에서 '지나친 만만디'를 찾는 것은 이제 드문 일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인들 특유의 민족성으로 자리잡은 만만디가 전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있고 그것이 개인들의 사회적 성향에도 물씬 풍기고 있는게 사실이다.내가 앞서 보았던 '인생'의 장예모 감독이 제작했고 공리가 주연을 해서 그런지 마치 '인생'과 연장선에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하려는 이야기가 다르고 영화 속 시대 배경도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내 염려처럼 혼동되지는 않았다.중국 북서부 지방의 마을에 사는 귀주는 첫아이의 출산을 기다리며 평화로운 삶을 사는 전형적인 시골 아낙네이다. 어느 날 귀주의 남편이 그들의 생업인 고추 농사와 관련해서 촌장과 말다툼을 벌이다 국부에 치명적인 일격을 당한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귀주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귀주가 촌장에게 사과를 받으려 하지만 촌장은 일단 귀주를 무시해버리고 화가 난 그녀는 경찰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만 경찰서의 이공안은 촌장과의 친분으로 일을 제대로 해결해 주지 못한다. 치료비는 쉽게 내주면서도 사과는 결코 하지 않으려는 촌장과 귀주의 자존심 싸움이 시작된다. 이공안이 촌장에게 왠만하면 사과하고 끝내자는 제안에 촌장은 한결같이 "난 촌장이야. 내 체면이 있지." 이렇게 말을 하곤 한다. 단 한마디 사과를 하는 것에도 자신의 지위를 따지면서 체면을 운운하는 것은 비단 촌장만의 성격은 아니다. 체면을 중시하여 형식적인 인사에 비중을 두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중국인들의 민족성일지도 모른다.귀주는 마을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자 향(鄕)으로, 현(縣)으로, 시(市)로, 결국은 우리 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성(省)의 법원까지 가서 승리를 하게 된다. 그녀가 촌장을 고발하기 위해 중국의 현재 행정 단위들을 순서대로 밟아 가는 과정은 집요하다고 표현할 수도 있으며 나도 처음에는 촌장의 편이 되어 별로 큰 일도 아닌데 저렇게 크게 번지면 어차피 다 손해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귀주가 진정 원하던 것은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사과였고 그것 자체가 만인 평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시골 사람에 대해 일반적으로 거는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귀주는 소박하고 단순하면서도 정직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 고소를 하기 위해 아가씨와 도시에 올라왔을 때 바가지 요금을 씌운 인력거를 쫓아가느라 잠시 아가씨가 눈에 띄지 않자 걱정하는 그녀의 표정은 단순히 연기라고 보기엔 아까웠다. 처음으로 도시의 분주함과 복잡함을 접한 농촌 여인의 순진함과 또 두려움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귀주가 사는 시골 마을에는 차라고 해봐야 우리 나라 경운기처럼 생긴 차가 사람을 여럿 태우고 다니는데 비해 도시는 오늘날 거리처럼 차도 많고 자전거도 많고 인력거 역시 북적거렸다. 뭐든지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때이기도 했지만 도시와 농촌의 빈부격차가 얼마나 심한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잠시 귀주네 집과 촌장의 집을 비교해 보면 온통 붉은 빛으로 가득하다. 이부자리와 베게, 벽지등이 모두 붉은 색이고 그 둘의 집 뿐이 아니라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연예인 사진들이나 길거리마다 붉은색이 나오지 않는 장면이 거의 없다. 귀주네가 농사 짓는 것 역시 고추이다 보니 자연스레 붉은 바탕이 될 수 밖에 없고 중국인들의 붉은색을 선호하는 성향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귀주가 입는 옷 역시 붉은색이고 아가씨나 그 외의 여성들도 옷차림 대부분이 붉은색이다. 귀주네 집 창문에 '희(囍)'라고 적혀 있는 글자나 촌장집의 '부(富)'자 모두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대표적인 글자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여기서도 중국인들의 만만디를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조급해하기 보다는 미지의 삶을 기다리는 듯 상징적인 글자를 집안 곳곳에 새겨두고 그것으로나마 곤궁한 현실에 위안을 삼는 여유... 오늘날 중국인들의 만만디를 결코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귀주 이야기'에서 '인생'과 비슷한 점을 꼽으라면 그것은 차(茶)이다. 자막에는 '물'로 나왔지만 집에 온 손님이 누구든간에 항상 권하는 것이 차였다. 경래가 X-Ray를 찍어야 되는 상황에서 미리 조사 나온 공안국 관리들에게 귀주는 거듭해서 차를 권한다. 지루한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잠시라도 휴식의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 역시 차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농민들의 생활이다 보니 커피가 일반화 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어쨌든 중국인들은 차를 많이 마시는 민족임이 분명했다. 또 한가지는 입식 구조의 생활 방식이다. 집안에는 특별하게 방을 구분지어 놓지 않고 넓은 침대같은 공간에 이불과 베개등을 한꺼번에 놓아두고 온 식구들이 그곳에 모여 생활했다. 북쪽 지방이다 보니 추워서 그럴 수도 있지만 가축들이 집안에서 사람들과 함께 사는 모습도 역시 '중국의 시골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우리 나라와 중국은 거리상으로나 역사적인 배경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 없는 우리의 남아선호 사상과 가부장제는 중국의 그것과 마찬가지이다. 귀주의 남편 경래와 촌장의 다툼도 발단은 고추농사였지만 '암탉이랑 살라'는 말로 촌장을 모욕했기 때문에 격화된 것이다. 경래의 이 말은 딸만 줄줄이 넷인 촌장에게 충격이었을 것이고 촌장은 이에 격분하여 경래의 국부를 발로 차게 된 것이다. 귀주가 고소를 끝없이 하는 것도 한 집안에 가장의 위신을 다시 세우기 위한 수단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귀주의 계속되는 고소 때문에 나중에는 경래가 귀주에게 화를 내는 등 이것은 결국 전근대적인 가치관을 벗어나지 못하는 봉건적인 중국 사회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인문/어학| 2001.06.09| 4페이지| 1,000원| 조회(1,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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