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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야생초 편지를 읽고
    『 야생초 편지를 읽고... 』Ⅰ. 들어가기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여름 우포늪 에 갔던 때를 떠 올렸다. 생태계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 늪이다.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있는 이곳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늪지에 수많은 물풀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부들, 창포, 갈대, 줄,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연꽃 등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다. 늪에 반쯤 밑둥이를 담그고 있는 나무들은 '원시'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발이란 미명아래 국내 많은 늪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이제 늪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곳은 국내 한곳, 바로 우포늪 뿐이다.야생초와 우포늪의 물풀들, 사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큰 의미를 주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는 만큼 보이고,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의 것과 다르다고 했던 그 누군가의 말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남도편에서..처럼, 황대권 선생의 「야생초 편지」를 읽으면서, 인간관계에 있어서 마저도 자연요법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그 사소하지 않은 진리를 배울 수 있었다.이 글을 통해 작가 황대권 선생의 삶을 알아보고, 또한 그 삶을 거울삼아 교수님이 말씀하신 그 발상의 전환 이라는 것도 아울러 짚어 보려 한다.Ⅱ. 작가 황대권 에 대하여...황대권은 1955년 서울 생으로, 서울농대를 졸업하고 뉴욕소재 사회과학대학원(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001년 6월 8일 MBC 를 통해 국가기관에 의한 조작극이었다고 사건의 진상이 세상에 널리 밝혀졌지만, 그때는 이미 그가 서른이던 1985년부터 1998년 마흔네 살이 될 때까지, 13년 2개월 동안의 황금 같은 청춘을 감옥에서 보낸 후였다.'내 인생을 내 의지로 내가 바꿔 나갈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었던 젊은 시절, 무기징역 선고는 날벼락 같은 것이었고(Bau)라는 이름으로 종교생활을 시작하였다. 60일 동안의 모진 고문과 추가징역도 두려워하지 않고 난동을 부린 죄로 온몸과 팔마저 묶어 가두는 두 달간의 징벌방 생활로 체험한 두 번의 죽음. 당시 하염없이 '주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라는 노래를 부르며 기도했지만, 그는 신으로부터 아무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교도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이 좌절되자 그는 고정된 인격신을 넘어 모든 것에 편재한 하느님을 추구하게 되었다. 도가사상은 그런 생각의 변화에 큰 도움을 주었다. 그 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사소한 물건이나 벌레, 풀 같은 존재들이 신령스런 존재, 생명을 가진 존재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그는 감옥 안에 야생초 화단을 만들어 100여종에 가까운 풀들을 심어 가구며 징역 생활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것은 감옥의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었다. 감옥은 더 이상 그에게 투쟁의 장소가 아니라 존재를 실현하는 곳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그 이후 많은 문제들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지원이 들어오고 외국으로의 서신왕래가 허락되어 영국 펜클럽 명예회원 자격으로 연락을 주고 받게 되었다. 마침내 1998년 오랜 영어 생활에서 풀려나 전남 영광에서 농사를 지을 때, 노르웨이 국영방송(NIR)이 찾아와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방영하여 노르웨이 전역에 알려지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1999년부터 2년 동안 유럽에 머물며 영국의 임페리얼 대학에서 생태농업을 공부하면서, 변화하는 세계의 모습과 유럽의 대안공동체들을 살펴보고 돌아왔다.이즈막 그는 활발한 저술과 강연 와중에 청년시절부터의 오랜 숙원이었던 생태공동체의 실현에 온 열정을 쏟으며, 2001년부터 현재까지 생태공동체연구모임(www.comune.or.kr)을 이끌고 있다. 저서 『백두대간에 서서 : 공동체시대를 위한 명상』(사회평론, 1993)과 세계공동체 탐방기인 공저『가비오따스』(말, 2002)와 논문『대체농업의 상호비교. 그런데 1985년 유학생 간첩단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은 양심수 황대권 씨에게는 손에 잡히지 않는 파란 하늘대신 직접 만지고 맛볼 수 있는 ‘초록빛 잡초’가 13년 2개월의 감옥살이를 지탱한 화두로 다가왔다.감옥에서 100여종의 잡초를 직접 키우고 한 평의 감방에서 궁상맞게 특미 야생초 요리와 차를 개발한 ‘잡초 인생’. 세계 감옥사에 새 이정표(?)를 마련하기까지 그는 교도소에서 풀이라는 풀은 죄다 뜯어먹어 ‘토끼’라 불린 괴상한 양심수였다. 노르웨이 국영방송(NIR)은 98년 출소한 뒤 전남 영광에서 생태공동체를 가꾸는 농사꾼이 된 ‘잡초박사’의 삶을 다큐멘터리를 제작, 노르웨이 전역에 방영했다.이 책에는 인류 최초로 삭막한 감옥 운동장 한쪽에 ‘야생초 화단’을 일군 황씨의 야생초 생장기록과 감옥살이의 사색이 담겼다. 미대 지망생이던 황씨가 직접 그린 야생초 세밀화는 차원 높은 야생초 도감이자 자연관찰일기로 정겹게 다가온다. 잡초에 열정을 쏟고 치열한 사색을 하면서 얻은 삶의 철학은 생태주의 공동체 사상을 키우는 토양이 됐다.서울농대 졸업 후 뉴욕 사회과학대학원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전공한 황씨는 왜 하필 ‘잡초’에 인생의 승부수를 걸게 된 것일까. 간첩으로 몰린 데 대한 분노로 징역초기 단식투쟁과 난동을 부리다 모진 고문과 지옥 같은 징벌방 생활을 겪은 그에게 돌아온 것은 지친 영혼과 망가진 몸뿐. 만성 기관지염 등을 자연요법으로 치료하면서 그는 교도소 운동장에 난 풀을 먹기 시작한다. 투사에서 징역생활을 즐기는 생태주의자로 바뀐 것은 그때부터다.야생초는 감옥살이의 지친 영혼을 지탱해준 그의 연인이었다. 오만과 방자한 마음, 즉 ‘아만(我慢)’을 다스리고 싶어 야생초에 빠졌다고 그는 고백한다. “남과 나를 비교하여 나만이 옳고 잘났다며 뻐기는 인간들은 크건 작건, 못생겼건 잘생겼건 타고난 제 모습의 꽃만 피워내는 야생초로부터 배워야 합니다.”감옥 운동장 한구석에 수줍은 듯 피었다가 사라지고 잊을 만하면 얼굴을 내미는 ‘작은 거인’ 주름잎 꽃은, 묵내뢰(내공은 깊이를 더해간다.반생태주의의 상징인 회색 콘크리트 감옥에서 쓴 ‘야생초 편지’에는 숲그늘의 풍요로움은 없지만 글과 그림에는 초록빛 들풀 향기와 생명의 경이로움이 뚝뚝 묻어난다. 예수와 마호메트가 황량한 사막에서 깨달음을 얻었듯 잡초를 감옥 동지이자 삶의 스승으로 삼으면서 녹색 희망을 노래하는 생명예찬가로 변모하는 수인(囚人)에게서 뭇 생명체에 대한 경외감을 발견하게 된다.명아주·쇠비름·쇠별꽃·방가지똥 등. 14가지 잡초를 데쳐 된장에 무친 들풀모듬, 두충잎과 감잎 쑥잎등으로 만든 두감쑥차 등 야생초 특미 요리와 차는 지옥 같은 징역살이를 즐거움으로 바꿔준다. 변산공동체를 실험하는 철학자 농사꾼 윤구병 교수의 책 제목처럼 세상에는 쓸모없는 ‘잡초는 없다’는 걸 확인시켜 준다.야생초 재배 경험을 토대로 출소 후 황씨는 우리 농업을 살릴 생태공동체 구상에 몰두해 있다. 농산물시장이 전면 개방되면서 기존 농사방식으로는 우리 농촌의 활로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온갖 약효가 들어있는 야생초의 용도 개발을 위해 정부에서 야생초연구소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우리 농촌이 살아남을 유일한 길은 ‘야생초와 더불어 짓는 자연농법’이라는 것이다. 멸종되는 종의 다양성을 지키고 토양침식과 오염을 막는 전위로 야생초를 내세우는 잡초박사의 꿈이 가을햇살에 영글고 있다.{) 조선일보 2002. 09. 24. 정충신 기자Ⅲ. 야생초 편지 중에서 ...참외 꽃의 애잔함.인간의 내장 속을 굽이굽이 떠다니다가 철이 다 지나서야 꽃을 피운 노랑참외, 기구한 운명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그냥 똥구덩이로 휩쓸려 들어가 썩어 버린 동료들에 비해 엄청 호강하는 것 같기도 하고, 좌우간 이 가을에 들여다보는 참외 꽃은 그 경이로움보다도 애잔함에 더 가슴이 저미는 것 같다.한 평 남짓한 방 구조와 출소 후 생활을 생각하면 극미와 극대의 세계만 있는 것 같다. 독방 속의 지리한 일상은 극미의 생활이고, 징역 밖의 그리운 이들과 세상 소식은 극대의 생활이다. 그래서 중간이 없는 듯 또 한 가지. 디테일과 전체와의 조화 문제. 디테일 처리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리다 보면 전체적 조화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디테일이 모여서 전체적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알고 디테일에 치중을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디테일은 전체와의 관련 속에서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한번 그려 놓고 꼭 전체와의 조화를 확인해 보아야 하는 거다. 아니 애초에 전체와의 조화 속에서 디테일을 그려 나가야 한다. 이 두 가지 원칙은 인생살이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첫째, 실천의 중요성, 실천을 하되 지속성이 있어야 할 것. 둘째, 어떤 일을 할 적엔 반드시 전체와의 연관 속에서 그 일을 추진할 것.( 본문 중에서... )Ⅳ.야생초 편지에 관하여...감옥살이와 야생초 얼핏 생각하기에 두 단어가 쉽게 어울릴 것 같지가 않다. 거의 모든 삶이 통제된 죄수가 아무렇게나 자라나는 야생초를 감옥 안에서 기른다는 것은, 우리의 고정관념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일 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장기수 황대권씨의 그런 생활을 담고 있다.작가 황대권은, 장기수에게 1년에 한 두차례 주어지는 사회 참관이라는 이름의 바깥 나들이에서 다른 재소자들과는 달리 땅만 보며 들풀을 캔다. 그 풀은 산부추, 달개비, 제비꽃, 닭의덩굴, 강아지풀 등 다름 아닌 잡초이다. 그러나 그는 이들을 잡초로 명명하지 않는다. 야초, 그가 이들에게 불러준 들풀의 이름이다. 이렇게 채취한 들풀들은 교도소에 옮겨져 정성스레 키워진다. 그러면서 그는 그 들풀들을 관찰하면서 기록하여 들풀 편지를 작성하지만, 그것은 그에게 있어 식물 관찰기를 넘어서 생명에 대한 예찬과 자유에의 갈망, 생태주의 운동에 대한 깊은 사색으로까지 이어진다. 사람 중심의 시각으로 볼 때나 들풀이 잡초 가 되는 것이지 크건, 작건, 못생겼건, 잘생겼건 타고난 제 모습의 꽃을 피워 내는 그들은 잡초가 아니라 야생초라는 그의 말은 다름과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사회를 향한 그의 자조 섞인 목소리로 보여진다.그는 힌다.
    독후감/창작| 2003.07.03| 6페이지| 1,500원| 조회(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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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서평] 당신들의 대한민국 평가A좋아요
    《 "당신들의 대한민국" - 박노자 저 을 읽고 》법학부 4학년 9800997 예의지Ⅰ. 들어가며"당신들의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에서 주는 이질감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저자가 비록 자신을 귀화 한국인으로 밝히고 있지만 적어도 책을 쓰는 시각에서만큼은 그는 러시아인 그대로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책에서 그는 한국 사회를 철저히 비판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 종교, 어쩔수 없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군대라는 특수한 현실, 심지어는 한국의 전통 정신인 '충'정신마저도 그는 구 소련의 억압된 시각으로 왜곡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우리 사회를 전근대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또한 각종 학연, 지연, 혈연 등에 이끌려 연고에 좌지우지되는 사회를 비판한 책들은 많았다. 한때 이 책이 이슈가 된 것은, 그 저자가 단지 귀화인이라는 이유말고 다른 것이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든다.언젠가 강의 중에 들었던 '他者'라는 개념을 되새기면서 살펴보고자 한다.Ⅱ. 저자 박노자에 관하여...박노자(朴露子ㆍ38) 교수. 러시아 출생으로 블라디미르 티호노프란 이름을 가지고 있던 그는 1999년 한국인으로 귀화했다. 고교 시절 ‘춘향전’을 보고 한국에 매료된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한국사학과에 진학해 가야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지난 연말 그가 낸 책 ‘당신들의 대한민국’(한겨레신문사 발행)은 그가 보고 겪은 한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신한국 2000’을 러시아어로 옮긴 번역자, 사람을 거의 ‘하인’처럼 부리던 한국 여행객들(주로 ‘귀하신’사장님들)의 가이드, 러시아 ‘보따리 장수’ 관광객을 데리고 동대문시장을 누비던 여행사 직원, 러시아에서 명예 학위를 구입한 한국의 대학 총장과 원로 교수들의 통역… 그것은 내가 학생 ㆍ 대학원생 시절에 굶지 않기 위해서 해야 했던 일들의 극히 일부”라고 그는 자신을 소개한다. 많은 한국문학 작품을 러시아어로 번역하기도 한 그는 한시 문장을 인용하는 등 유려한 필치로 우리 사회의 폭력과 전근대성, 패거리문화와 배타적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있다.박 교수는 3년간 경희대 교수를 지내다 지금은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 한국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를 e메일로 만났다.Q) 책에 쓴 글들은 어떤 계기로, 언제 쓴 것인가.A)“짤막한 글들은 대개 신문에 칼럼을 쓰면서 낸 것이다. 다만 신문에서 지면 관계상 삭제한 것은 원래 원고대로 복원해서 책으로 묶었다. 조금 더 긴 글들은 대부분 잡지나 공저(共著) 저서에 실렸던 것이다. 4부 ‘인종주의와 대한민국’은 이번 책을 위해 새로 썼다. 말하자면 이 책은 사회참여적 성격의 내 글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Q)‘자기가 남을 잡아먹고 싶으면서도, 남에게 잡아먹히기를 겁내며… 다들 의심 깊은 눈으로 서로서로 쳐다보면서’라는 노신(魯迅)의 '광인일기(狂人日記)’구절보다 우리의 초상화를 정확하게 그려낸 말은 없다고 했는데, 이것이 한국 사회의 일반적 모습이라고 생각하는가.A)“내가 지켜본 것은, 한국 대학들에서의 교직을 둘러싼 세력 다툼이다. 교직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쓰지 않는 방법이 없다…사립대라면 재단 유력 인사에의 로비, 금품 증정 등등이 기본이고, 국회의원, 사회 명사를 동원하는 경우도 꽤 많았다. 학연, 지연들이 다 동원되는 것은 다반사이다. 현금까지 수수된다면 이와 같은 이전투구가 사법 처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로비 정도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교수 집단을 현대판 귀족으로 만들어 부패시킨 박정희 정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교직보다 후보자들이 많은 것은 서방 국가들도 마찬가지만, 여기에서는 이 정도의 ‘열전’을 치르지 않는다.”Q) 책 내용 중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논하고 있다. 하지만 병역은 한국에서는 국민의 기본적 '의무'로 인식된다.A)“그건 비판이라기보다는 다만 현실이 그렇다는 지적일 뿐이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국가주의와 군국주의의 마취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군국주의, 국가주의 사고 방식에서는 개인이 집단의 일부분이 된 다음에야 가치가 부여되고, 국가 집단의 가장 신성한 분야가 ‘우리’와 ‘남’의 경계를 지키는 군대가 되는 것이다. 즉, 군대에 갔다 와야 진정한 ‘우리’의 일부분이, 진정한 남성, 진정하고 가치 있는 인간이 된다는 논리이다. 일제시대의 산물인 이 논리가 아직까지 나라를 옥죄고 있다는 것은, 박정희주의의 가장 큰 역사적 죄악이 아닌가 싶다. 이 논리에서 국권(국가 주권)이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인권의 개념이 들어설 만한 위치가 없다. 국가와 개인의 대립이 전개하기에, 한국의 여건이 아직 매우 어렵다.”Q) 책에서 비판한 한국사회의 어두운 모습들은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인가.A) “민주주의와 개인의 사생활 공간의 확립 이외에는 따로 방법이 있겠는가? 예를 들어서 교직원 단체(교수 노조, 직원 노조)와 학생 협회 등이 대학 행정에 참여할 수 있다면, 사립 대 부정부패의 상당 부분이 척결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노르웨이처럼 교수 임명에 학생회도 참여하여 투표권을 얻는다면, 도제 제도의 잔재가 보다 빨리 청산될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학생이 동등한 ‘참정권’을 얻어야 ‘아랫사람’의 신세를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는가? 대체 복무가 허락되어 군대에 가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군대에 안 가게 되면, 군에서의 폭력도 보다 수그러질 것 같다.”Q) 박 교수가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발전의 방향이나 모습은 어떤 것인가.A) "가장 시급한 것은, 헌법에서도 보장된다는 기본적인 자유와 인권들이 제대로 실천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신체 자유의 진정한 실천은 일체 체벌들(학교, 군대 등)의 완전한 척결을 의미한다. 신체에 대한 기본적인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아랫사람’의 신체라고 해서 하향식(‘위로부터’의) 폭력이 가능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 사회가 공감해야 한다. 조합의 자유는 공무원이나 교수, 비정규직 노동자 노조의 인정을 의미한다. 비정규직의 생존권 투쟁에 정부와 사용자들이 계속 위헌적인 제동을 걸면,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천민층’이 생기고 말 것이다. 기본 자유와 인권의 실천과 함께 진보정치가 발전돼야 한다. 한국 정도의 고도 산업 발전을 이룬 나라에서 아직까지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정당이 국회 진출도 못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 안목으로 보면 하나의 비정상이다. 진보 정치가 활발해지고 노동자, 소외층의 지지를 모아야 차차 사회 안정망을 구축하고 사회 민주주의적인 요소들을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와 같은 투쟁은 쉽지 않을 것이고 긴 시간을 요할 것이다.”Q) 노르웨이로 가게 된 계기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계획은 없는가.A)“경희대에서 3년 계약으로 있었는데, 계약이 끝날 무렵에 새 자리를 찾기에 나섰다. 마침 노르웨이에서 최초로 한국학 전공을 신설했는데 세계적으로 교수를 모집했다. 노르웨이를 포함한 스칸디나비아 국가에서 교직 임명은 국적과 무관하다. 내가 응모해서 결국 임명됐다. 노르웨이의 사회민주주의적 현실은 내 고향 소련의 과거와 통하는 점이 많아 살기가 매우 편하다. 언젠가 한국에 돌아갈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하지만 지금도 방학 때는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에서 특강이나 집중 교육을 하고 있다.”Q)‘노자(露子)’라고 이름을 지은 이유는? 최근 공부하거나 쓰고 있는 글이 있다면.A)“'노자’를 ‘러시아 (露西亞)의 아들’로 해석할 수 있다. 한학에 밝으신 스승 미하일 박(모스크바 국립대 원로 교수) 교수님이 지어주셨다. 지금 사회진화론의 한국에서의 수용에 대한 영문 저서를 쓰고 있는 중이다.”) 한국일보 하종오기자 joha@hk.co.kr 입력시간 2002/01/04 18:04Ⅲ. 책 '당신들의 대한민국'에 관하여...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한국에 대해 철저히 제 3자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저자 소개에서 그는 그 자신을 귀화한 한국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는 그 한국인이라는 포장을 내세워 아무 거리낌 없이 한국 사회를 비웃고 있다. 아마도 구 소련의 학자로만 책이 출판되었을 때의 파장을 그가 예지한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마저 든다.저자는 한국 사회의 가장 대표적 정신이라 볼 수 있는 "忠"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있어서 "忠"은 단순히 충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는 '君師父 一體'라 하여 임금과 스승, 그리고 아버지를 동일시하여 배웠다. 따라서 부모를 향한 섬김은 "孝"라는 이름으로 얘기되고, 그 발전된 형태가 바로 "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그러한 충을 전근대적인 산물의 하나로 평가절하 한다. 또한 우리는 '귀한 자식, 매 한 번 더 준다'고 가르치는데, 아무리 귀화한 그라고 해도 이런 정신마저는 배우지는 못했나 보다. 그는 체벌 교사를 고발한 학생에 대해, 인간 존엄성의 원칙에 의거하여 교사와의 적법한 관계를 강력하게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있다. 하지만 저자 박노자는 철저히 서구의 합리적 의식만 가진 것으로 보여진다. 그가 말하는 그 학생의 인간 존엄은 차지하고라도, 현대 사회에 드리워진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교실 붕괴는 무엇으로 설명하려는지 감히 묻고 싶다. 적어도 한국인의 시각으로는 학생들 의식이 현대화 된 것이 아니라 교사의 권위가 실추되고, 교육의 전반적인 흔들림으로 우려 되는대도 말이다. 분명 이것은 그가 한국의 아주 미묘한 어휘적 표현들에는 노출되었지만 적어도 그 정신마저 알기엔 그의 한국 생활이 짧지 않았나 생각된다.
    독후감/창작| 2003.06.05| 5페이지| 2,500원| 조회(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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