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ing UpW. Somerset Maugham(Edit by Maros)Ⅰ이 책은 자서전도 아니고 회고록도 아니다. 나는 이미 여러 작품 속에서 내가 살아오는 동안 겪었던 모든 일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해 왔다. 때로는 내가 경험한 일이 주제로 사용되었고, 나는 그 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일련의 사건들을 만들어 내었다. 또, 약간 안면이 있거나 혹은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을 끌어다가, 작중 인물을 만들기 위한 토대로 삼는 경우는 그보다 더 빈번하였다. 나의 작품 속에는 사실과 허구가 마구 뒤섞여 있어서, 이제 그것을 돌이켜 보면, 그 둘을 거의 구별할 수 없다. 비록 내가 기억해 낼 수 있다 하더라도, 이미 충분히 이용했던 사실들을 다시 기록하고 싶지는 않다. 더욱이, 그 사실들은 아주 단조로워 보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삶은 다채롭고 재미있기는 하였지만, 모험에 찬 삶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억력이 나쁘다.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다시 한번 듣지 않고는 기억할 수가 없어서, 늘 새로운 농담을 만들어 내어야만 한다. 나와 교제하는 것은, 나의 기억력이 좋았어도 즐거운 것이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기억력이 나빠서 더욱 재미가 없었으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나는 한번도 일기를 써 본 적이 없다. 이제 와서는, 내가 극작가로서 처음 성공을 거둔 다음의 일 년 동안만이라도 일기를 썼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그때 나는 많은 명사들을 만났으므로, 그것은 흥미 있는 기록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 귀족계급과 지주계급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었다. 이는 그들이 남아프리카 사태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귀족계급과 지주계급은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예전 그대로의 자기 과신을 간직하였다. 내가 자주 드나들던 몇몇 정치 집회장에서, 여전히 그들은 대영제국을 통치하는 것이 마치 자신들만의 사적인 일인 것처럼 논의하였다. 총선거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 때, 아무개가 내무성을 관에 의해서 작중 인물들을 통해서 말하는 것이 더욱 편하게 되었다. 나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를 판단하는 것보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더 쉽다. 전자의 경우는 항상 나에게 즐거움을 준 반면, 후자는 힘든 노동이어서 기꺼이 미루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다. 젊은 시절에는 앞날에 긴 세월이 펼쳐져 있어서, 언젠가는 그 긴 세월도 다 지나가 버린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그리고 풍년이 되어서도, 오늘날의 일반적인 평균 수명으로 인하여, 하고는 싶지만 실천에 옮기고 싶지 않은 일들을 미룰 구실을 찾기가 쉽다. 그러나 마침내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야만 할 시기가 도래하게 된다. 여기저기서 자신의 동년배들이 사라져 간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소크라테스는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했다 등등). 그러나 자연의 순리에 따라 우리의 종말도 그리 멀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될 때까지, 그것은 하나의 논리학적 전제에 불과한 것이다. 가끔 타임스지의 사망 기사 란을 보게 되면, 육십 대가 매우 위험한 연령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완성하기 전에 죽는다는 것은 나를 분통터지게 하는 일이라고 오랫동안 나는 생각해 왔다. 그래서 당장 이 일에 착수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일을 끝내면, 나는 일생의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되므로, 평정하게 앞날을 직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더 이상 아직 집필할 준비가 안되었다고 확신하고 있을 수 없는데, 이것은 나에게 중요하게 생각되는 문제들에 대해 아무도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면,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나는 의식의 여러 수준에서 무질서하게 떠다니던 그 모든 생각들을 마침내 정리할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다. 그것들을 모두 기록하게 되면, 그것으로서 끝을 내고, 나의 마음은 자유롭게 다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은, 나는 이 책이 나의 최후작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유서를 썼다고 곧 죽는 것은 아니 법률 협회 건물로 한 번 찾아간 일이 있었다. 거기에 조부의 초상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그 늙은 변호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화가가 조부를 실물이상으로 더 잘 묘사했음에 틀림이 없다. 검은 눈썹 아래 무척 아름다운 검은 눈이 있고, 그 눈에는 약간 빈정대는 빛이 감돈다. 그리고 그는 굳건한 턱, 곧은 코, 삐죽 내민 붉은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검은머리는 아니타 루스 양의 머리만큼이나 멋있게 흐트러져 있었다. 그는 깃털 펜을 쥐고 있었고, 옆에는 책이 쌓여 있었는데, 그가 쓴 책들임에 분명했다. 검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 내가 기대했던 만큼 존경스럽게 보이지 않고, 약간 장난기가 있어 보였다. 여러 해 전에, 그의 아들 중의 한 사람인 돌아가신 숙부의 서류를 정리하다가 우연히 조부의 일기를 발견한 적이 있다. 그것은 19세기 초, 청년이었던 조부가 당시 작은 여행이라고 불려지던 프랑스, 독일, 스위스 여행을 하면서 쓴 일기였다. 그다지 인상적이지도 않은 샤프하우젠에 있는 라인 강의 폭포를 묘사하면서, 그는 전지전능한 신에게 감사를 드리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이렇게 엄청난 폭포 를 창조함으로써, 신은 불쌍한 인간들에게 그의 창조물의 놀라운 위대성에 비해서 자신들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존재인가를 깨달을 수 있는 기회 를 주셨다는 것이었다.Ⅶ나의 부모님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 내가 여덟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열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소문으로 들은 것 이에는 별로 그분들에 대해 알지 못한다. 아버지는 빠리로 가서 영국 대사관의 변호사로 근무하였는데, 아들인 나의 경우도 그랬던 것처럼, 미지의 세계에 대한 걷잡을 수 없는 동경에 이끌린 때문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서 그가 그곳으로 가게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아버지는 포오부르 상또노레의 영국 대사관 바로 맞은편에 사무실을 내고, 당시 아브뉘 당땡이라고 불려지던 곳에 살았다. 그곳은 양쪽에 마로니에 나무가 심어져 있는, 롱 뽀앵으로 통하는 넓은 거리였다. 아버지는 그 당시에는 대게 제의하였다. 나는 주저했다. 왜냐하면, 나는 그가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달하기 힘든 고차원적인 입장에서 평가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엘리자베스 시대의 문학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가 「애스터 워터스」라는 작품에 대해 지나치게 찬사를 보낸다는 사실로 말미암아, 현대 작품에 대한 그의 식견이 미덥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누구든지 19세기 프랑스 소설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 작품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나는 할 수 있는 한 나의 소설을 좋게 만들고 싶었고, 그의 비평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싶었다. 사실상 그의 비평은 온건하였다. 그의 비평이 특히 나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내 짐작에 그 방식이 바로 그가 대학생들의 작문을 다루는 방식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교수는 말에 타고난 재주가 있었고, 그 재주를 연마하는 것이 그의 직업이었으며, 그의 취향 역시 나에게는 결함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개개의 단어가 힘이 있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그는 듣기 좋은 단어보다 힘찬 단어를 좋아했다. 예를 들면, 내가 동상이 어느 광장에 위치할 것이다 라는 문장을 썼을 때, 그의 주장은 그 동상은 들어설 것이다 라고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그렇게 쓰지 않았던 것은 두운이 맞는 것이 귀에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그는 또 단어라는 것이 문장의 균형 뿐 아니라 사상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사용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타당한 생각이다. 왜냐하면, 사상이 불쑥 제시되었을 때, 그 사상은 의미를 상실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미사여구의 나열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미묘한 문제이다. 이럴 때, 연극 대사에 대한 지식이 도움이 될 것이다. 배우는 때때로 작가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대사에 한두 마디 더 덧붙일 수 없을까요? 이대로만 말한다면, 내 대사의 요점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그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내가 젊었을 때 그렇게 양식 있고 도량이어를 장엄한 주제뿐만 아니라, 순간적으로 스쳐 가는 가벼운 생각도 표현하기에 적합한 수단으로 만들었다. 그는 최초의 로코코 식 예술가이었다. 만약 스위프트가 프랑스의 운하를 연상시킨다고 한다면, 드라이든은, 언덕을 돌고, 조용하면서도 바쁘게 움직이는 조그만 도시를 거쳐서, 아늑한 마을을 지나는 동안, 즐겁게 흘러 가다가, 넓은 벌판에서 잠시 쉬고는, 산림 지대를 꿰뚫고 힘차게 달리는, 영국의 강을 연상시킨다. 그 글은 생기 있고, 다양하며, 풍상을 겪은 글이다. 그 글은 영국의 기분 좋은 대기의 향기를 담고 있다.내가 했던 작업은 확실히 나에게 아주 유익한 것이었다. 나는 이전보다는 나은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글을 잘 쓰지는 못하였다. 나는 딱딱하고 소심하게 글을 썼다. 나는 문장에 어떤 모양을 부여하려고 애썼지만, 그 모양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나는 단어를 어떻게 배열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심했다. 그러나 18세기 초에는 자연스러웠던 어순도 20세기 초에는 아주 부자연스러운 어순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다. 스위프트처럼 글을 써 보려고 했지만, 나는 그의 글을 읽으며 그토록 감탄했던 정확한 표현의 효과를 거둘 수가 없었다. 그 후 나는 여러 편의 희곡을 썼다. 그래서 나는 대화이외의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오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소설 쓰는 일에 다시 착수하였다. 그 무렵, 나는 더 이상 문장가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지 않았다. 나는 아름다운 문장을 쓰겠다는 생각을 완전히 버렸다. 나는 수사적인 장식을 하지 않으면서, 가능한 한 꾸밈없고 진실하게 글을 쓰고 싶었다. 나는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말을 낭비할 여유가 업었다. 나는 그저 사실만을 쓰고 싶었다. 나는 형용사를 하나도 쓰지 않겠다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세워 놓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정확한 용어만 찾아낼 수 있다면, 수식하는 형용사는 없어도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나는 그 작품이, 간결하게 하기 위해서 의미를 명확히 하다.
[Washington Irving] The Sketch Book of Geoffrey CrayonThe Wife땅속 깊숙이 숨겨진 그 어떤 보석도아내 깊숙이 감추어진 사랑이 주는남편 향한 위안보다 값지지 않으리.집으로 향하는 길목 어귀에서나는 그 축복의 향기를 맡는다.결혼이 가져다 준 향기로운 내음...제비꽃 화단도 이처럼 향기롭지 않으리.- 미들턴여인네들이 대부분 불가항력적으로 운명이 뒤바뀌는 것들을 견뎌낼 수 있는 불굴의 정신에 대해 나는 종종 언급한 적이 있었다. 한 남자의 기를 죽여버리거나 그 남자를 먼지 구덩이 속에 내팽개치고 하는 이러한 참사를 위해서는 여성이라는 종족의 모든 에너지를 모아야 가능한 것처럼 보이고 또한 이러한 행위는 그들 여성에게 대담성과 고양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여튼 이런 경우들은 일종의 숭고함에까지 이르는 것처럼 보인다. 순조로운 인생의 오솔길을 걷는 도중에 돌연 무슨 정신력이 솟았는지 불행에 빠진 남편에게 더욱 편안한 아내로 그리고 인생의 후원자가 되는가 싶다가도 굽힐 줄 모르는 단호함으로 통렬하고 가혹한 시련의 바람을 견뎌내기까지 하면서 그토록 연약하고 그토록 의존성이 강하면서도 모든 자질구레한 고난에도 활력을 잃지 않는 여인을 보는 일만큼 감동적인 일도 없다.졸참나무에 그 우아하게 우거진 잎사귀를 길게 감아드리워온, 종국에는 따뜻한 양지에까지 뻗어 올라왔던 포도넝쿨은 비록 그 단단하던 졸참나무가 천둥번개에 작살이 난다해도, 그 어루만지듯 부드러운 넝쿨손으로 반쪽이 된 졸참나무를 부둥켜안고서는 갈기갈기 찢어진 가지들을 다잡고 있기 마련이다; 남편이 행복한 나날 속에 단지 장식품과 같은 존재에 불과한 아내가 남편의 인성 깊숙이 드리워진 풍상 속으로 자신을 휘감고 들어가 의기소침해 축 늘어진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들려주고 낙담한 마음을 감싸주면서 불행에 빠져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곁에서 위로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 또한 신의 섭리 속에 이처럼 아름답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한번은 강한 애정으로 든든히 결속되어진 더터 가장은 위로를 받을 뿐더러, 세상의 모든 길이 어둡고 또한 그 길을 거닐 때마나 창피를 당한다 하더라도 자신만큼은 군주의 위치에서 군림할 수 있는 가정이라는 작은 세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알기에 가장은 자존심을 지켜낼 수가 있기 때문이리라. 반면에 독신 남자는 방탕과 자기 비하에 빠지기 쉽고, 고독과 소외에 빠지기 쉬우며,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저택 신체처럼 풀이 죽고 결국엔 파멸로 이르기 쉬운 것이다.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면 일전에 한번 본 적이 있는 어느 가정의 이야기를 아니 할 수가 없다. 내 막역지우인 레슬리는 상류층에서 자란 수려한 외모에 교양마저 겸비한 한 아가씨와 결혼을 했던 것이다. 사실, 그녀의 집안 형편이란 게 곤궁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었지만, 반면 남자 쪽은 재력이 넉넉하였기 때문에, 그 친구는 그녀가 세상의 모든 고상함을 추구하게 되고 또한 마술에 걸린 공주처럼 그녀가 이러한 고매한 취향과 취미거리들을 섭렵할 수 있도록 베풀어주겠다고 하는 생각에 푹 빠져 마냥 기뻤던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난 그녀를 동화 속의 공주로 만들어 주겠네."그들의 모든 성격 차이는 오히려 조화롭게 결합되기에 이르렀다. 그는 낭만적이면서 일견 중후한 성격의 남자였고, 그녀는 현실적이면서 쾌활한 성격의 여자였다. 아내와 함께 있을라 치면, 활기 발랄한 모습으로 기쁨에 겨워하는 그녀를, 찬사를 받기라도 하면 마치 그걸 인정해 달라고 호소하는 듯한 눈초리로 뒤돌아보는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 속에서 나는 종종 무언의 황홀경을 목격해오곤 했다. 그의 팔에 안길 때면 그녀의 가녀린 몸매는 그의 훤칠하고 남성다운 체격과 보기 좋게 대조를 띠었다. 그를 올려다볼 때 풍겨내는 그녀의 다정다감한 붙임성에 그는 승리에 찬 자부심과 휩싸여 마치 이 행복한 짐에 어찌하겠느냐는 듯이 자상하고 부드럽게 응대해 주었다. 그 어떤 커플도 행복한 미래에 대한 조망으로 가득한 이처럼 잘 어울리는 결혼의 꽃길에 이렇게 일찍 들어서지는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그러한 그 친 노력은 그녀 앞에서 한낮 눈 가리기 아옹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활기 발랄한 성격과 기운을 북돋는 말을 할 수 있는 한 다 동원하여 남편이 행복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애를 썼지만, 그럴수록 남편의 마음에 더욱 깊이 비수를 꽂는 꼴이 될 뿐이었다. 아내를 사랑해야 할 근거를 찾으면 찾을 수록, 조만간 그녀를 파멸에 이끌고 말게 될 거라는 생각은 더욱 그를 고통스럽게 했다. 잠시 그는 생각했다. 볼에서는 미소가 사라질 것이고 저 입술에서는 노래가 죽어갈 것이며 눈에서 빛나는 저 광채도 곧 슬픔에 잠겨버리겠지. 그리고 지금 가슴속에서 생기에 차 뛰고 저 행복한 심장도 세상에 대한 근심과 걱정 속에서 이내 내 심장처럼이나 무겁게 주저 않고 말 테지.결국 그는 어느 날 나를 찾아와서는 깊은 절망감에 빠진 목소리로 자신이 처한 모든 상황을 털어놓던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난 이렇게 물었다. "자네 안사람도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나?" 이 질문에 그는 눈물을 비통한 눈물을 쏟아내었다. "제발!" 그는 울부짖었다. "나에게 요만큼의 동정심이라도 있다면 제발 내 아내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말아주게. 그 사람 생각만 하면 난 정말 미처 버릴 것 같으니까!""그럴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나는 말을 이었다. "조만간 안사람도 이 일을 알게 될 걸세. 더 이상 숨길 수는 없네. 자네 아내가 우연히 알게 되는 날에는 자네 입으로 말해서 알게 되는 경우보다 더욱 놀라게 될 지도 모르지 않나. 지금 우리가 하는 것처럼 아내에게 모든 걸 털어놓는다면 어떠한 고된 역경도 좀 더 부드럽게 잠재우게 될 걸세. 자네는 지금 자네 아내에게서 위안을 받을 기회마저도 져버리고 있단 말이야. 그것뿐이겠나, 자넨 지금 심지어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서로의 유대마저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단 말일세. 자네가 무엇 때문에 남몰래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걸 자네 아내는 곧 알게 될 거라고. 진정한 사랑에는 결코 숨기는 게 있어선 안 된다네. 그건 자네 아내 아내망을 받아왔던 그녀가 어떻게 무시를 견뎌낼 수 있단 말이냐고. 오! 그녀의 마음은 갈갈이 찢어지고 말거네... 갈갈이 찢어지고 말 거야..."역력한 그의 고뇌를 본 나는 그로 하여금 그 고뇌를 마음껏 발산하도록 놔두었다. 속엣 말을 하다보면 슬픔은 좀 더 무뎌지기도 하는 법이기 때문이었다. 격분이 어느 정도 잦아들어 그가 다시 침울한 침묵 속으로 빠져들 무렵, 나는 가만히 그 화제를 다시 꺼내어 들고는 안사람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서 털어놓으라고 종용했다. 그는 침통한 표정으로 그렇게 하겠노라 는 뜻으로 고갯짓을 해 보였다."하지만 언제까지 숨길 수가 있단 말인가? 바뀌어버린 환경에 대처할 적절한 방법을 자네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녀가 알 필요가 있네. 우선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하네. 아아 왜 그러나..." 그의 얼굴에 경련이 이는 것을 보면서 나는 말을 이었다. "그 일 가지고 그렇게 괴로워해선 안되지. 내가 아는 자네는 보여주기 위한 행복을 추구했던 사람이 아니었네. 그래도 자네에겐 벗들이 있질 않나, 예전만큼이나 훌륭한 저택에서 살지 않는다고 해서 자네에게 섭섭하게 대하고 그러지는 않을 친구들 말일세. 분명히 말해 두지만, 궁전 같은 저택에서 살아야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한다는 법은 없질 않은가.""난 아내와 행복해질 수 있다고," 그는 발작적으로 울부짖었다. "오두막이라고 해도 말이야! 아내와 함께라면 빈곤과 진창 속인들마다 않겠네! 난 이겨낼 수 있어! 이겨낼 수 있다고! 주여 제 아내를 굽어살펴 주소서! 아내를 보살펴 주시 오소서!"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 속에서 울부짖었다."그래, 날 믿게 친구." 나는 다가가 다정히 그의 손을 부여잡으면서 말했다. "장담컨대 안사람도 자네와 같은 생각일 걸세. 아니, 그 이상일 지도 모르지. 오히려 자네 안사람은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자신에 차고 당당해질 것이네. 천성으로 봐서 그녀는 자네보다 더욱 정렬 적이고 열정적으로 자네 생각에 동감할 걸세. 자네 안사람은 자네에 대한 사랑을 확인시켜줄 기회라는 생 돌아가 마음의 슬픈 짐을 아내에게 털어놓으라고 설득하면서 말을 맺었다.고백하는 바이지만, 이런 내 모든 말에도 불구하고, 일견 그 결과에 대해 난 다소 염려가 되었다. 그처럼 행복한 삶을 영위했던 사람에게서 얼마나 대단한 인내심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녀의 잿빛 눈은 갑자기 머리를 내밀고 나선 치욕이라고 하는 퇴락의 뒤안길에서 몸서리를 치고는 그들이 그토록 많은 시간을 보내왔던 양지바른 곳에 애써 매달리려 할 지도 모를 일이었다. 게다가 사교계 생활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은, 이런 생활을 모르는 계층은 느끼지 못할 수많은 치욕 감이 뒤따르는 법이었다.- 사실, 난 다음날 레슬리를 만나고서는 여전히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결국 친구는 아내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던 것이다."그래, 집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이던가?""천사가 달리 없었네! 아내는 오히려 안심이 되었던 모양이야. 글쎄 두 손을 들어 내 목을 부둥켜안고는 고작 이런 일 때문에 그토록 괴로워했느냐며 되려 나한테 묻더라니까. 그래도 참 불쌍한 사람이지 뭐야." 그는 말을 이었다. "우리가 헤쳐가야 할 변화를 알 턱이 없으니 말일세. 대충은 짐작하겠지만 실상 가난이 뭘 의미하는 지 그 사람이 어찌 알 수가 있겠나. 사랑과 가난이 어쨌다느니 하는 시구에서나 읽어보았겠지. 집사람은 아직 박탈 감이니 하는 건 느끼지 못하고 있네. 평생에 걸쳐 익숙해졌을 안락함이나 고상한 생활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는 게 아직은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네. 궁색한 걱정거리, 변변찮은 생활고, 그로 인한 굴욕감... 막상 이런 것들과 맞닥뜨리게 되는 날에야 진정 시험에 들었다고 할 수 있을 걸세.""하지만 말이야..." 나는 말을 이었다. "이제 자네는 안사람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아야 했던 가장 가혹한 짐은 일단 벗은 셈 아닌가. 비밀은 일찍 털어놓을 수록 그만큼 속이 편한 법이니까 말이야. 모든 걸 털어놓는다는 것이 어찌 보면 창피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그건 단 한번의 고통에 불과하지 않나. 그러니 곧 끝날다.
The Eggby Sherwood Anderson아버지는 선천적으로 활달하고 친절한 성격을 타고나신 듯 하다. 서른 넷이 될 때까지 당신께서는 오하이오 주에 있는 비드웰 이라는 읍내에 터를 닦고 있던 토마스 버터워스라는 남자의 소작농이셨다. 그 무렵 아버지는 당신 소유의 말 한 필을 장만하셨는데 토요일 저녁이면 그 놈을 타고 다른 소작농 친구들과 어울려 몇 시간이고 읍내를 돌아다니셨다. 읍내에 나가면 으레 맥주 몇 잔을 걸치시고는 토요일 저녁이면 농부들로 만원인 벤 헤드 살롱 주위를 서성이셨다. 노랫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바에는 잔이 부딪히는 소리로 항상 시끌벅적했다. 열 시쯤이 되면 아버지는 다시 그 놈을 몰고 인적 없는 시골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셔서는 말이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자리를 봐주고 나서야 잠자리에 드셨는데, 잠자리에 드신 아버지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 그 자체였던 것이다. 어찌나 행복해 보이던지 그 당시 당신께서는 도대체가 다시는 일어나실 생각이 전혀 없으신 분 같기까지 했다.아버지가 당시 시골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어머니와 백년가약을 맺게 된 것은 서른 다섯이 되던 해 봄이었고, 이듬해 봄 우렁찬 울음소리를 내며 내가 세상에 태어났다. 그 뒤로 두 분의 삶에 변화가 있었다. 다시 말해, 두 분께 어떤 야망이 생겼던 것이다.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을 출세에 대한 야심이 두 분을 사로잡았던 것이다.아마도 이 모든 건 어머니 때문이 아니었다 싶다. 교사라는 직업으로 미루어 어머님께서 책과 잡지를 읽을 수 있었다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니는 날 곁에 앉혀두고는 가필드나 링컨을 비롯해 여타 미국인들이 어떻게 가난을 딛고 위인이 되었는가에 대한 글을 읽어주셨던 기억이다. 아마도 내가 뱃속에 들어차 있을 때부터 어머니께서는 내가 자라 언젠가 이 도시를 다스릴 인물이 되리라 꿈꾸어오셨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어머니는 아버지를 부추겨 농사일이며 말이며를 모두 처분하고 아버지 나름의 사업을 시작하라고 종용하게 병치레로 인한 죽을 위기를 넘긴다 싶으면 하필 마차 바퀴 아래를 지나가다가 보기 좋게 쥐포가 되어 다시 저승길로 가고 마는 것이다. 해충은 또 어찌 그리 많은지 녀석들의 어린 생명을 살리려면 방충제를 구입하는데 또 적지 않은 돈을 뿌려야 한다. 난 이후 양계업으로 부를 축적하게 되었느니 하는 주제가 어떻게 문학의 소재가 되어지는가를 목격하게 되긴 하지만 이러한 문학 작품은 선악과를 다 따먹어버린 신들이나 읽어야 어울리는 법. 이것은 소위 희망의 문학이요, 몇 마리 암탉을 지닌 단순히 야심만 지닌 사람들이 엄청난 과업을 달성할 지도 모른다고 하는 선언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런 문학에 현혹되어 인생을 망쳐선 안 된다. 이런 것은 당신이 읽어야 할 게재는 아닌 것이니까. 차라리 꽁꽁 얼어붙은 알래스카의 언덕에서 금을 캔다거나 정치인의 진실함을 믿는다거나 아니면 이 세상은 매일매일 점점 더 행복한 곳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선의는 결국엔 승리한다고 하는 믿음을 믿는다면 몰라도, 절대로 무슨 닭이 어쩌느니 하는 문학 작품들이 있걸랑 절대 읽지도 믿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해두건 데, 그것들은 당신이 읽을 거리가 못 되는 것들이다.삼천포로 빠진 듯 하다. 기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닭에 대한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이야기는 달걀에 관한 것이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양계 사업에서 돈을 만져보려고 십 년 동안 갖은 애만 쓰시다가 결국엔 포기하고 다른 사업을 시작하셨다. 두 분께서는 오하이오 주에 있는 비드웰로 이주하신 뒤 식당 사업에 손을 대신 것이다. 부화되지도 않는 부화기, 그 작은 털복숭이에서 반쯤 털이 빠진 병아리로 또 그 병아리에서 병든 닭이 되기까지의 모든 걱정거리로 점철된 지난 십 년 뒤,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을 내던지고 세간을 마차에 챙겨 넣고는 그리그 거리를 내달려 비드웰로 향했다. 향후 걷게 될 인생 노정을 위한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희망을 품은 흡사 대상인의 행렬처럼.우리 가족은 궁색한 표정이었음에 틀림없다. 전쟁 미로웠을 것이다. 어머니와 난 팔 마일이나 되는 거리를 내내 걸었다――어머니께서는 행여 마차에서 뭐라도 떨어지면 어쩌나 노심초사이셨고 나는 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충만해 있었다. 아버지 옆자리에는 당신께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시는 보물이 있었다. 이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참이다.수백, 심지어 수천 마리의 병아리들이 알에서 부화하는 양계장에는 종종 놀랄만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우리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간혹 알에서 기묘한 모양의 병아리들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일대 사건은 그리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아마도 천 개의 알에서 한 개정도 나올까 말까할 정도로 기이한 현상이다. 일인 즉, 알에서 나왔다는 병아리가 다리 네 개, 날개 두 쌍, 머리 두 개 간혹 머리가 없기까지 하니 기괴하지 않다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이런 놈들은 그리 수명이 길지 못한데, 몇 번 버둥거리다가는 그만 저 세상 신세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 가여운 것이 살지 못한다는 사실은 아버지에게는 실로 커다란 비극 중 하나였다. 당신께서는 만일 다리가 다섯 달린 암탉이나 머리가 둘 달린 수탉을 키워내기만 한다면 큰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 기실, 아버님께서는 이 기이한 놈들을 시골 장에나 내다 팔거나 아니면 다른 농군들에게 눈요기 감으로 선뵘으로써 돈을 버실 궁리를 하고 계셨던 것이다.어찌 되었건 간에, 아버지는 우리 양계장에서 부화한 그 어린 괴상망측한 것들을 모두다 챙기셨던 것이다. 그 녀석들은 알코올에 넣어져 유리병에 한 마리씩 보관되어졌다. 아버지는 이 어린것들을 손수 박스에 조심스럽게 담아서는 당신의 바로 옆자리에 놓아두시는 지극 정성을 보이며 여행길을 나서셨던 것이다. 아버님께서는 한 손으로는 말고삐를, 다른 족 손으로는 상자를 꼭 움켜쥐고 말을 모셨다.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는 제일 먼저 이 상자와 병들을 챙기셨다. 내가 오하이오 주의 비드웰 읍내에 있는 한 식당의 지배인으로 있는 동안 이 병들 속에 든 기이한 것들은 카운터 뒷벽에 놓여 없을 듯 했다. 진열장은 시가와 담배 등으로 채워졌다. 어머니께서는 식당 바닥과 벽을 문질러 닦으셨다. 읍내에 있는 학교로 등교했던 난 양계장과 그 의기소침하고 비실거리던 닭들의 존재로부터 벗어났다는 해방감으로 기뻤다. 하지만 여전히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다. 저녁에 학교를 파하고 터너 파이크를 따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낮에 보았던 읍내 학교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놀던 그 아이들이 떠올랐다. 한 무더기의 작은 여자아이들이 폴짝폴짝 뛰면서 노래를 하고 있던 그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도 한번 따라해 보았다. 성애가 내려드는 추운 길가를 따라가는 내내 난 참으로 열심히도 한 발로 폴짝폴짝 뛰는 연습을 했던 것이다. "폴짝 뛰어 이발소로..." 난 앙칼지게 노래도 함께 불렀다.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모든 걸 멈추고는 미심쩍은 눈을 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젠 더 이상 즐거운 기분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매일 찾는 객처럼 날마다 죽음이 찾아드는 양계장에서 자라났던 나로서는 그와 같은 사람이 해서는 안 될 그런 짓을 내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음에 틀림없다.어머니는 새벽 시간에도 식당 문을 열어두자는 결정을 내리셨다. 밤 열 시쯤에는 우리 가게 문 앞으로 객차 한 대와 뒤이어 화물차 한 대가 지나쳤다. 피클빌로 교대 근무를 나온 이 화물차 승무원들은 하루 일을 마치고 나면 우리 식당으로 와서 뜨거운 커피와 음식을 주문했다. 게 중 몇 사람은 달걀 후라이를 주문하기도 했다. 새벽 네 시에 이들은 북쪽으로 향했고 또 다시 우리 가게를 찾았다. 사업은 조금씩 번창하기 시작했다. 어머니께서는 밤에는 주무시고 아버지가 주무시는 낮 시간에는 식당 일을 돌보며 숙박객의 먹을거리를 내어놓으셨다. 낮에 아버지는 밤새 어머니께서 주무셨던 바로 그 침대에서 주무셨고 그 시간 나는 비드웰 읍내에 있는 학교로 향했다. 어머니와 내가 잠을 자고 있는 기나긴 밤 내낸 아버지는 숙박객들의 점심 도시락에 들어갈 샌드위치 용 고기를 구워내셨다. 그 당시 아버지의 머리에 비로소 출세에 대한 이러한 아버지의 견해는 우리 집안 구석구석에 베어들었다. 우리는 그리 말이 많지는 않았지만 평소 침울한 표정 대신에 미소를 지으려고 무던 애를 썼다. 어머니는 숙박객들에게 미소를 지으셨고 이에 영향을 받은 나는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에게 미소를 지었다. 아버지는 사람들을 즐거워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노심초사가 되었다. 분명 아버지의 어딘가에서 연예인의 기질이 잠재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아버지는 밤에 접대를 하는 철도 직원들에게는 재담의 탄알을 그리 후하게 쏘아대지는 않으셨지만 비드웰 읍내에서 찾아온 젊은 청년들이나 아가씨들이 어서어서 찾아와 당신의 재능을 보여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이 보였다. 식당 카운터에는 항상 달걀로 그득한 바구니가 있었는데, 아버지는 필시 이 바구니를 보고 나서 연예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신 게 틀림없다. 이 달걀들과 아버지가 지니신 사고의 변천 사이에 맺어진 끈끈한 관계는 필경 태생 이전에 형성되어 왔음직한 구석이 있었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결국엔 이 한 개의 달걀로 인해 생에 대한 당신의 새로운 충동은 다시 좌절을 맛보게 되었던 것이다.. 어느 늦은 밤 나는 아버지의 목청에서 나오는 분노에 겨운 외침 소리에 그만 잠자리에서 깨고 말았다. 어머니와 나는 눈을 꿈뻑이며 침대에 꼿꼿하게 앉아 있었다. 가녀리게 흔들리는 손으로 어머니는 머리맡 탁자에 놓여진 램프에 불을 당기셨다. 아래층 가게 현관이 쿵 하면서 닫히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잠시 후 아버지가 쾅쾅거리며 계단을 올라오셨다. 아버지는 한 손에 달걀 하나를 들고 있었는데 아버지의 그 손은 마치 동상에라도 걸린 것처럼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반쯤 정신이 나간 사람의 눈을 하고 계셨다. 아버지가 그렇게 선 채로 우리 모자를 노려보고 있는 동안 나는 당신께서 어머니나 나 중 어느 한 명에게 그 달걀을 던지실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아버지는 그 달걀을 탁자 위 램프 옆에 조심스럽게 놓으시고는 어머니 침상 옆에 무릎을 꿇으시는 것이었다. 다.
Enormous RadioJohn CheeverCheever(1912-1982)는 Massachusetts주의 Quincy에서 태어났다. 그의 공식 교육은 그가 처음으로 출판의 뜻을 가진 17살에 Thayer Academy에서 퇴학 당하면서 사실상 끝이 났다. 그 후부터 그는 Iowa 대학과 Barnard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제외하면 글을 쓰는데 일생을 바쳤다. 그는 텔레비전 대본과 4개의 소설을 썼지만 그의 명성은 그보다는 그가 1940년대 초의 흐름에 관해서 출판한 The New Yorker지에 실린 단편 소설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강한 도덕의 본질과 흐릿한 과거에 대한 우울한 향수를 유발시키는 이러한 소설들은 긴장, 예의, 그리고 도시와 시골의 불가능한 열망에 대한 비평을 담고 있다. 그의 많은 소설들이 The Enormous Radio and Other Stories (1953), The Housebreaker of Shady Hill and Other Stories (1958), The Brigadier and the Golf Widow (1957), and The World of Apples (1973)에 실려 있다. 그의 소설은 The Wapshot Chronicle (1957), The Wapshot Scandal (1964), Buller Park (1969), 그리고 Falconer (1977)이다. John Cheever는 1978년에 퓰리처상을 받기도 하였다.사악한 라디오Jim과 Irene Westcott부부는 남부럽지 않은 수입을 가지고 있었으며 대학의 학생 신문에까지 나오는 존경받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두 어린아이들의 부모였고, 결혼 한지 9년이 되었으며 그들은 Sutton Place근처의 아파트 12층에 살고 있다. 그들은 1년에 10.3번 영화를 보러 가며 미래에는 Westchester에 살기를 원한다. Irene은 글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드러운 갈색 머리에다 넓고 보기 좋은 이마를 가진 발랄하고 순수한 여자였다. 그리고 추운 날에는 밍크같이 보이는 염색을 한 족제비 가죽 코트를 입고 다닌다. 여러분들은 Jim Westcott가 실제보다 어리게 보인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지만 적어도 실제보다는 어리게 느껴진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는 매우 짧게 자른 갈색머리를 하고 있었고 Andover학교에서 그의 직위에 맞는 제복을 입는다. 그리고 그의 성격은 예의 발랐고 열성적이었으며 천진난만했다. Westcott가족은 그들의 친구나 클래스메이트나 이웃들과는 비주류 음악을 듣는다는 것에 대해 달랐다. 그들은 비록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않지만 많은 콘서트에 다녔다. 그리고 그들은 라디오에서 음악을 듣는데 시간을 많이 보냈다.그들의 라디오는 민감하고 예측할 수 없었으며 고칠 수 없을 정도로 낡은 기계였다. 그들 중 누구도 그들 주위의 것들을 포함하여 라디오를 잘 다룰 줄 몰랐다. 그래서 그 기계 상태가 좋지 않으면 Jim은 그의 손으로 캐비넷을 두드렸다. 그것은 때때로 효과가 있었다. 어느 일요일 오후 슈베르트 4중주를 듣는 도중에 음악이 흐릿해져 갔다. Jim은 캐비넷을 계속 두드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슈베르트 음악을 영영 듣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는 Irene에게 새 라디오를 사겠다고 말했고 월요일 그가 집으로 돌아 왔을 때 그는 그녀에게 봐둔게 있다고 했다. 그는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선 그것이 집에 도착하면 그녀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 라디오는 다음날 오후 부엌 문 앞에 배달되었고 하녀와 잡부의 도움으로 Irene은 포장을 풀어서 거실에다 그것을 갖다 놓았다. 그녀는 처음에 그 커다란 모습에 놀랐다. Irene은 자신의 거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녀는 가구를 선택할 때 자신의 옷을 고르는 것처럼 신중했다. 그리고 지금 그 라디오는 그녀의 아끼는 가구들 사이에 공격적인 침입자처럼 서 있었다. 그녀는 그 기계의 패널에 있는 수많은 다이얼과 스위치에 당황했고 플러그는 소켓에 끼워 라디오를 켜기 전까지 그녀는 그것들에 대해 충분히 익혔다. 다이얼들은 적의를 띤 것처럼 푸른색으로 번쩍거렸고 저 멀리서부터 피아노 4중주의 소리가 밀려 들어왔다. 4중주 음악은 갑자기 커졌다. 그 음악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그녀를 압도했고 아파트가 커진 음악소리로 가득 차서 테이블 바닥에 있는 중국풍의 장식품을 흔들리게 했다. 그녀는 그 기계로 달려가 음량을 줄였다. 이상하게 생긴 고무나무 캐비넷으로 둘러싸인 그 라디오의 심술궂은 힘은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그 때 그녀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와서 그녀는 그들을 공원으로 데리고 갔다. 그 날 오후 이후까지 그녀는 라디오를 켜지 않았다.그녀가 라디오를 켜고 음량을 줄인 채로 그녀가 알고 있고 즐겨 듣는 모차르트 4중주를 들으려고 앉아 있을 때 하녀가 아이들에게 저녁을 차려 주었고 그들의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음악은 깨끗하게 흘러 나왔다. 그녀가 생각하기에 옛날 것보다 새 기계는 음질이 깨끗했다. 그녀는 라디오는 음질이 생명이라고 생각했다. 어설프게 생긴 캐비넷은 소파로 감출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라디오를 들으며 평화에 잠겨 있을 때 방해가 시작되었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동안 전력공급 퓨즈가 타는 듯한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음악을 압도하여 Irene을 불안하게 하는 잡음이 여러 가지와 겹쳐 4중주가 계속 되는 동안 들렸다. 그녀는 그 수많은 다이얼들과 스위치를 조작했지만 잡음을 줄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실망스러움과 당황스러움에 주저앉아 음악의 흐름을 추적하였다. 그녀의 빌딩에 있는 엘리베이터 통로는 거실 벽 옆으로 나 있어서 고요함 속에서 엘리베이터의 소음은 그녀에게 실마리를 주었다. 엘리베이터 캐이블의 떨림과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는 라디오에서 나고 있었고 라디오는 요즘의 전자 기기들에 민감했다. 그녀는 모차르트 음악과 전화 벨소리와 전화 거는 소리와 진공 청소기 소리를 분별했다. 더 주의 깊게 들을수록 그녀는 초인종 소리, 엘리베이터 벨소리, 전기 면도기 소리, 믹서기 소리 같은 그녀 아파트에서 들리는 소리가 라디오에서 나오고 있었다. 민감해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는 그 힘 좋고 이상하게 생긴 기계는 주인으로써 바라는 것 이상이어서 그녀는 라디오를 끄고 그녀의 아이들을 보기 위해 아이들 방으로 갔다.Jim Westcott가 그 날 밤 돌아 왔을 때 그는 자신 있게 라디오를 켜고 스위치를 만졌다. 그는 Irene이 경험했던 것과 똑같은 경험을 했다. Jim이 선택한 채널에서 한 남자가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저 멀리서부터 확대되더니 너무 소리가 커서 아파트를 진동시켰다. Jim은 볼륨 조절기를 만져 볼륨을 작게 했다. 그리고 1, 2분 후에 잡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화 울리는 소리, 초인종 소리에다가 엘리베이터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요리 기구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합쳐졌다. Irene이 일찍이 라디오에서 들었던 소리와는 그 특성이 틀렸다. 전기면도기는 플러그가 뽑혀져 있었고, 진공 청소기는 벽장 속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그래서 적막함은 태양이 지고 난 후의 흐름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 같았다. 그는 라디오를 조작했지만 잡음은 사라지지 않아서 라디오를 끄고 Irene에게 아침에 그에게 그 기계를 팔고 그에게 지옥의 맛을 보게 해 준 사람들에게 전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다음날 오후 Irene이 점심 약속에서 돌아 왔을 때 하녀는 한 사람이 와서 라디오를 고치고 갔다고 말했다. Irene은 외투와 모자를 벗기 전에 거실로 들어가 라디오를 켰다. 라디오에서부터 Missouri왈츠가 흘러 나왔다. 그것은 그녀가 여름을 보낼 때 호수를 건너면서 때때로 듣던 오래된 음악이었다. 그녀는 왈츠가 끝나기를 기다리고선 그 음악에 대한 설명을 기대했지만 설명은 없었다. 조용하고 애처롭고 어설픈 듯한 음악이 계속 이어졌다. 그녀는 다이얼을 돌려서 진흙을 맨발로 구르는 듯하고 보석과 동전이 짤랑거리는 듯한 Caucasian음악이 나오자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녀는 그 음악 어디선가 전화벨 소리와 불평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그 때 그녀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와서 그녀는 라디오를 끄고 아이들 방으로 갔다.Jim이 그 날 밤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피곤해서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곤 그는 거실에 있는 Irene에게로 갔다. 그는 하녀가 저녁 먹으라고 부를 때 라디오를 켜서 그걸 내버려두고 그는 Irene과 식탁으로 갔다.Jim은 너무 겉치레에 불과한 관계로 피곤해서 Irene과 재미있게 식사를 하지 못해서 그녀의 주의는 아래에 놓여진 음식과 잘 닦여진 은촛대와 다른 방에서 나오고 있는 음악 소리에 있었다. 그녀는 Chopin의 전주곡을 잠시 듣고 있었는데 그 때 터져 나오는 한 남자의 목소리에 놀랐다. "크리스찬을 위해, Kathy," 그가 말했다. "당신은 내가 집에 오면 언제나 피아노를 연주하오?" 음악이 돌연 멈추었다. "나에게는 유일한 기회예요," 한 여자가 말했다. "난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었어요."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었단 말이오," 한 남자가 말했다. 그는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음탕한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문을 쾅 닫았다. 강열하고 우울한 피아노 소리가 다시 이어졌다."이 소리 들었어요?" Irene이 물었다."뭘?" Jim은 후식을 먹고 있었다."라디오 말이에요. 한 남자가 음악이 흐르는 동안 말했던 음탕한 말 말이에요."
The Tell - Tale HeartBy Edgar Allan Poe그래! ... 신경과민... 난 정말이지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던 것이고, 지금도 여전히 신경은 예민해 있소. 그런데도 당신은 왜 그토록 날 미친 사람 취급하려 한단 말이오? 병이 내 신경을 무디게 한 게 아니라 오히려 병 때문에 내 신경은 칼날처럼 더욱 예리해져왔던 것이외다. 무엇보다도 병을 앓고 나면서 내 청각은 엄청나게 예민해졌소. 하늘이 되었건 땅이 되었건 세상만사 모든 소리가 내 귓속을 후비고 들어왔던 것이오. 지옥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소리들이 내 귀를 후비고 들어왔던 것이오. 그런 내가 어찌 미친 사람일 수 있다는 말이오? 자 들어보시오! 그리고 내가 하는 이 이야기가 얼마나 건강한 사람의 입에서 또 얼마나 냉정한 이성을 가지고 말하는 지를 보란 말이오.그 생각이 처음 어떻게 내 뇌리 속으로 파고들었는지는 말하기 힘드오. 하지만 일단 뇌리를 파고든 그 생각은 밤낮 없이 출몰하여 날 괴롭혀왔소. 어떠한 목적도 없었오. 그렇다고 그 생각에 빠져들 만한 열정도 없었오. 난 그 노인을 사랑했오. 그는 나에게 단 한번도 해코지를 한 적이 없소. 그는 결코 내게 모욕을 준 적도 없단 말이오. 난 그가 지닌 금괴에 대해 요만큼의 욕심도 가진 적이 없소. 문제는 그의 눈이었던 것 같소! 그래, 바로 그의 눈이었오! 그는 맹금의 눈... 어슴푸레한 푸른빛에 엷은 막이 덮여진 그런 눈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오. 그의 눈동자가 내게 머물 때마다 온몸에 돌던 피가 싸늘하게 식는 듯했고, 이후 난 점차... 아주 점진적으로... 그 노인네의 몸에 불을 질러 내 눈앞에서 영원히 제거해 버리고 말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오.문제는 바로 당신이 날 미치광이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오. 광인은 모든 것에 무지한 법이오. 하지만 당신은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봤어야 했오. 당신은 내가 얼마만큼 현명하게 일을 처리했는지를 보았어야만 했단 말이오... 얼마나 신중하게... 얼마나 통찰력 있게... 또한 얼마나 천연덕스럽을 그 안으로 들이밀고 마지막으로 내 머리를 들이밀었오. 세상에, 내가 얼마나 교묘하게 문틈 사이로 들어갔는지를 보았다면 당신은 아마도 실소를 금치 못했을 것이외다! 나는 노인의 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방안을 돌아다녔오. 한 시간 정도가 걸려서야 난 문틈을 비집고 내 머리를 완전히 들이밀 수 있었고, 그때까지도 노인은 아무런 변화 없이 침대에 그대로 누워 있었던 것이오. 햐! 어떤 미치광이가 이처럼 지능적으로 이런 일을 해낼 수 있었겠느냔 말이오. 노인의 방안으로 내 머리가 완전히 들어갔을 때, 나는 경첩이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초롱을 들이밀어 그 맹금의 눈 위로 한 줄기 불빛을 쏘아 내렸오. 자정 무렵 일곱 밤에 걸쳐 이 일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의 눈은 언제나 감겨 있었고 때문에 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던 것이오. 날 성가시게 했던 건 노인네 자신이 아니라 바로 노인의 그 사악한 눈이었기 때문이오. 그리고 매일 아침 동이 트면 나는 몸소 노인의 방으로 들어가 애정 어린 음성으로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에게 거리낌없이 다가가 지난밤 잘 지냈느냐는 말을 걸었오. 물론 노인은 워낙에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기에 매일 밤 자정 그가 잠든 사이 그의 방안으로 들어온 사람이 나였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있었을 것이오. 여덟 번째 밤 나는 평소보다 더욱 조심스럽게 그의 방문을 열었오. 시계 분침은 예전보다 더욱 빠르게 가고 있었오. 이날 밤만큼 힘의 한계... 기민함의 한계를 그토록 절실하게 느껴본 적은 없었오. 좀처럼 어떤 승리감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오. 오직 조금씩 문틈을 벌리고 있는 내가 있고, 방안의 노인은 내가 이런 은밀한 행위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있다는 생각만 들뿐이었오. 그러한 생각에 난 대번 키득거리고 말았는데, 아마도 노인은 그런 내 목소리를 들었던 모양이오. 노인이 마치 놀라기라도 한 것처럼 돌연 침대 위에서 몸을 움찔했던 것이오. 이쯤 되면 당신은 내가 오.방문 틈으로 고개를 집어넣은 나는 막 초롱을 열어 보일 참이었오. 그런데 내 엄지손가락이 양철 고리쇠에 막 미끄러지려는 순간 노인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소리를 지르는게 아니겠오... "거기 누구요?"나는 아무 말 없이 꼼짝 않고 서있었오. 잠시 나는 근육 한 조각도 움직일 수 없었고, 그 와중에도 노인이 다시 침대에 눕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오. 그는 여전히 귀를 쫑긋 세운 채 침대에 앉아있었던 것이오... 마치 내가 매일 밤 벽에 기댄 채 숨죽이며 살인의 시간을 기다려왔던 것처럼.그 순간 난 미미한 신음 소리를 들었고, 그것은 다름 아닌 공포에 질린 한 인간의 신음 소리라는 것을 난 대번에 알아챘오. 그것은 고통과 비탄으로 이한 신음이 아니었오... 천만에... 그건 공포에 휩싸였을 때 영혼의 저 밑바닥으로부터 솟아 나오는 숨이 막히는 듯한 나지막한 음성이었던 것이오. 이런 소리를 난 익히 알고 있소. 수많은 밤, 세상이 모두 잠들어 있는 자정 무렵이면, 바로 내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소름끼칠 듯한 메아리를 일으키며 이러한 소리가 솟아 나왔던 것이며, 이러한 소리가 주는 공포감에 난 정신을 가다듬을 수 없었던 것이오. 정말이지 난 이런 소리가 무얼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소. 속으로는 키득거리면서도, 노인이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확연히 알고 있던 나는 그에게 연민의 정마저 느꼈던 것이오. 그 작은 소리에 침대에서 몸을 뒤척인 이후 노인은 내내 잠을 청하지 못한 채 누워만 있어왔음을 난 알았던 것이오. 노인은 이러한 소리를 별 거 아닌 것으로 애써 치부해버리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던 것이오. "뭐 굴뚝에서 나는 바람 소리겠지... 천장을 지나가는 쥐새끼일 지도 몰라," 아니면 "귀뚜라미가 내는 소리일 수도 있어..." 노인은 그렇게 혼잣말을 해왔을 것이오. 그렇소, 노인은 이러한 추측을 하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으로 해왔던 것이오. 하지만 노인은 곧 이 모든 노력들이 허사로 돌아갈 것임을 알게 될 운명이었오. 모든 게 허사로 말이다. 검은 그늘을 는 동안, 나는 초롱 창을 조금씩 열기로 마음을 다졌던 것이오. 내가 얼마나 은밀하고도 또 은밀하게 이 일을 해냈는지 당신은 결코 상상할 수 없겠지만, 난 결국 흡사 가느다란 거미줄처럼 초롱 틈새에서 새어나오는 그 소박하고 침침한 불빛이 그 맹금의 눈 위로 내리비칠 때까지 초롱을 열었던 것이오.노인의 눈은 커다랗게 벌어졌으며, 그 눈을 응시하는 내 분노는 점점 크게 자라났던 것이오. 모골을 송연하게 하는 활기 없는 푸른 눈과 그 눈을 감싸고 있는 등골 오싹하게 하는 희부연 막... 나는 이 모든 것을 뚜렷하게 목격했오. 노인의 얼굴이나 그 외 다른 신체 부위는 볼 수가 없었오. 본능적이기라도 하듯이 난 초롱을 그 망할 놈의 눈자위에만 정확하게 비추고 있었기 때문이었오.아까도 말했듯이, 당신이 생각했던 오인했던 것처럼, 난 미친 것이 아니라 신경의 예민해있었던 것이었오... 다시 말해, 바로 그때 저음의 기운 없는 짧은 음성이 흡사 탈지면에 감싸진 시계에서 나는 째깍임 마냥 내 귓가에 들려왔다. 이 소리 역시 난 익히 알고 있었오. 그것은 노인의 심장 박동 소리가 아니었오. 이 소리는 북소리가 병사들에게 용기를 북돋는 것처럼 내 분노에 더욱 불을 지폈던 것이오.난 잠시 주춤하고는 움직이지 않았오. 나는 꼼짝 않고 초롱을 들고 있었오. 나는 할 수 있는 최대한 불빛을 노인의 눈 위에 고정시키려 애를 썼오. 그러는 동안 그 망할 놈의 심장 소리는 더욱 커져갔던 것이오. 그 소리는 매순간 점점 더 급격하고 크게 울려왔오. 노인의 공포는 틀림없이 극한에 치닫고 있었을 것이오! 노인의 박동 소리는 매순간 의심할 바 없이 커져갔던 것이오!... 아까도 말했듯이 난 정말이지 신경이 곤두서고 말았오. 죽음과도 같은 시각, 쥐 죽은 듯 조용한 예의 그 노인의 집 한가운데에서 이와 같은 이상스런 소리는 급기야 나를 통제할 수 없는 공포로 몰아넣었던 것이오. 몇 분 정도가 지나자 나는 동작을 멈춘 채 꼼짝달싹 하지 못하고 말았오. 심장 박동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려왔던 것이오! 을 질렀오... 딱 한 번. 바로 그 순간 나는 그를 바닥에 끌어내리고는 육중한 이불로 그를 눌러 덮었오. 그리고 나서 모든 일이 마무리되었음을 깨달은 난 기분 좋게 미소를 지었다오. 하지만, 이불에 의해 다소 작아지긴 했으나 노인의 심장은 수분에 걸쳐 여전히 뛰고 있었오. 그렇지만, 이 따위 일로 당황할 내가 아니었오. 심장 소리가 벽 너머로 새어나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오. 결국 소리는 멈추고 말았오. 끝내 노인은 숨을 거두고 만 것이오. 나는 이불을 치우고는 노인의 시신을 재차 확인해보았오. 그렇소, 분명 노인은 딱딱한 돌처럼 굳은 채로 숨져 있었던 것이오. 나는 노인의 심장에 손을 갖다 대고 한동안 그대로 있었오. 심장 박동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오. 그는 분명 숨진 것이었고, 때문에 그의 눈 때문에 괴로움을 당하는 일 역시 더 이상은 없을 것이었오.아직도 당신이 날 미친 사람 취급을 하고 있다면, 내가 얼마나 현명하고 주의 깊게 그 시신을 은폐시켰는지를 꼭 들어야 할 것이오. 그 즉시 당신은 더 이상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외다. 달이 이지러지자, 난 서둘러 침묵을 유지하며 일에 착수했오. 무엇보다 시신을 토막냈던 것이오. 머리, 팔, 다리를 모두 잘라냈던 것이오.나는 방바닥에서 세 장의 널빤지를 주어다가 토막 난 세 조각의 시신 사이사이에 쌓아두었오. 그런 다음, 이 넓은 판자를 교묘하게 위치시켜 누구의 눈에도... 심지어 그 노인의 눈에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없도록 했던 것이오. 씻어낼 것도 없었다... 방 어디에도 선혈 한 자국 튄 데가 없었기 때문이오. 그것 때문에 걱정이 많이 되었었는데 말이오. 모든 것은 완벽했던 것이외다... 하! 하!.일을 모두 마친 것은 새벽 네 시 경이었고 이 시각 방안은 한밤중인 것처럼 여전히 컴컴했오. 시계 종소리가 네 시를 알릴 무렵, 집 현관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오. 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가벼운 마음으로 문을 열었오... 두려워할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이오? 열린 문 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