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프로에서 인기 연예인들이 일본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유명 음식점에 가서 종업원으로 일을 하는 것이었는데, 그 가게의 종업원은 물론 주인까지 손님 앞에서는 무조건 무릎을 꿇고, 소리도 내지 않고 사뿐사뿐 다녀야 하며, 물 한잔을 시키더라도 공손히 대접하는 등,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손님에 대한 예의를 갖추었다. 우리 나라의 연예인들은 몸에 배지 않은 일본인의 친절들을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흉내내다가 실수를 연발했다. 명색이 동방예의지국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예의 갖추는 것이 어색해서 다른나라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었다.그 때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다시 보게 되었다. 정신대문제, 독도문제, 역사왜곡 등 국가적으로는 자존심 세고, 고집 센 모습만 비춰졌는데, 개인적으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렇지만, 지나칠 정도로 자신을 낮추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촬영 내내 그들은 자신들의 손님 대접법을 가르쳐주며 얼굴에는 '이런 면에서도 우리가 앞서지'하는 식의 자부심 내지는 거만함의 미소가 흐르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몸에 밴 친절을 보고있으면서도 어딘가 꾸며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일본인이나 일본문화를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 서적이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이다. 타이틀인 국화와 칼은 바로 일본인이나 일본문화의 양면성을 상징하는 단어이다. 국화가 일본인의 미를 추구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친절하고 축소지향적인 면을 나타낸다면, 칼은 날카롭고 잔인하고 합리적이고 대담한 확대지향적인 면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양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것이다. 타인을 대할 때 매우 친절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데도, 한편에서는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고가는 이지메가 만연된 사회라는 것이다. 이러한 양면성은 일상어로 흔히 쓰는 다테마에(표면상의 방침이나 원칙, 겉마음)와 혼네(본심이나 속셈, 속마음)라는 말로 더욱 명확히 알 수 있다. 보통은 혼네를 감추고 자기 속셈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의 성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전통적으로 일본인은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이 촌락공동체란 지역집단 속에서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집단 내의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평상시에 수시로 접촉하며 행동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었기에, 서로 논쟁을 벌이거나 할 필요가 없이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의사전달이 가능하였다. 폐쇄적인 집단 내부의 인간관계는 매우 긴밀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집단내에서는 현대 일본어에서도 보이듯 애매하거나 축약된 말투, 어조, 표정, 분위기 등으로 의사전달을 하는 기술이 발달하게 되었다. 문학에서도 독자의 이해에 의존하는 간결한 표면이 뛰어나다고 의식되었다.{더욱이 운명 공동체인 집단의 질서와 번영을 우선시하는 집단사회였기 때문에 명확히 개인 의견을 표현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시 되었다. 결국 집단 내에서는 분위기로도 알 수 있는 혼네가 있고, 타인이나 타집단에 대한 표현은 다테마에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어떤 보편적 원칙, 외교적 수사, 극단적으로는 말이나 글로 표현된 것이 다테마에라면, 집단 내에서만 통하는 심정적 교감, 말이나 글로 표현되지 않는 본심이 혼네라는 것이다. 이러한 혼네의 공유는 외부와의 구별, 집단의 폐쇄성을 조장하기도 한다.따라서 집단내에서는 다테마에보다는 혼네가 중요시된다. 가령 단적으로 말해 어느 개인이 실정법을 어겼다 하더라도 그것이 집단의 혼네와 부합되면 집단내에서는 그를 인정하고 감싸주지만, 실정법을 지키기 위해 집단의 혼네에 부합되지 않은 행동을 하였다면 그는 집단내에서 따돌림당해 살아가기 어렵게 된다. 드러나지 않은 서로의 혹은 집단의 혼네를 잘 헤아려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일본사회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역으로 그만큼 외국인이 일본사회 속에 녹아 들어가기 어려운 것은 바로 혼네를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한 것이다.이와같이 다테마에와 혼네와 같은 양면성을 일본인이 갖게 된 데는 집단 속에서의 생존 방식에 의한 결과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양면성은 개인에게 자리잡아 본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 일본인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때로는 일본을 벗어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표변(豹 )하는 일본인을 양산하게 하기도 하였던 것이다.'얼굴로 웃고 마음으로 운다'는 것은 일본인의 특징이라고 흔히 말한다. 장례식이나 밤샘의 자리에서 친족은 슬픔을 억제하고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아야 훌륭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요즘 젊은이도 마찬가지여서, 예를 들면 앞에서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고 다짐하고는 돌아서자마자 혀를 내미는 실정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감정을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 일본인은 거짓말쟁이라고 외국인으로부터 비난받고 있다.그러면 일본인과 외국인과의 '다테마에와 혼네의 사용구분'에 있어서 방식이 다른 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명확하다. 외국인의 경우는 본인이 '나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는 자각을 가지고 단순히 '다테마에'를 주장하는 것이다.그 점에서 기독교도의 경우에는 '신의 용서'를 빌면서 결연히 '거짓'을 말하는 것이다. 이슬람교도의 경우는 '알라의 명령'에 따랐기 때문에 '결과가 거짓말이 되었다고 해도 나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그런데 일본인의 경우는, 젊은이들이 서구적으로 되어가고 있음에도 '다테마에'가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혼네'가 있음을 무리하게 잊고자 하는 점이 다르다.이러한 일본인의 양면성을 수동적인 습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일본인은 그 누구의 의견에 대해서도 '지당하신 말씀'이라며 따르고 '저는 잘 모릅니다'라고 말하며, 결코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러한 방침은 복종의 습성이 수동적인 습성으로 확대된 것으로,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모든 사항에 대해 자발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게 된다. 외국인의 눈에 일본인이 늘 겸손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대개의 경우, 이 복종의 습성에서 비롯된 수극주의에 기인한다.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자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게 '편벽함'이나 '강변'으로 배척을 당할 수 있으며, 따라서 에서도 선배를 대하는 법으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즉, "선배에 대해서는 늘 배우는 자세로 공손하지 않으면 안된다. 선배를 우월한 존재로 생각해야지 결코 대등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한다. 선배뿐만 아니라 그 어느 누구의 의견에 대해서도 '지당하신 말씀'이라 대처하는 태도, 이러한 처세술에 익숙해지면 결국 어떤 일에 대해 비록 자신의 의견이 있더라도 '모른다', '알지 못한다.'와 같은 소극적인 대답을 하든가, 또는 침묵을 지키게 된다.특히 농촌에서는 오늘날에도 이 침묵 또는 '지당하신 말씀'이라는 태도가 매우 강하게 남아 있다. 동북 지방의 농촌에서 행상을 한 적이 있는 이의 체험담에 의하면, 어떤 마을의 농민은 "이쪽에 대해 단지 맞장구를 칠 뿐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중략) 누가 보아도 그 집 딸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수수한 옷을 내밀며 '이게 따님한테 썩 잘 어울리네요'라고 말하자, 그 농부는 '그렇지요'라고 맞장구를 친다. 또 바보처럼 소매가 짧은 윗도리를 가리키며 '이게 오히려 일하기엔 편해서 좋겠군요'라고 하자, '아, 정말 그렇군요'라고 답한다. (중략) 도대체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 말에 반대 의견을 내놓는 적이 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하지만 이 팔방미인주의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태도일 뿐, 실제의 행동조차 반드시 팔방미인인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위의 예처럼 일단 납득한 듯한 반응을 보이긴 하지만, 막상 물건을 살 단계에 이르면 대개 실수를 범하지 않는 구매 방식을 취하곤 한다. 겉으로는 맞장구를 치지만 속으로는 맞장구를 치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이 서로를 대하는 모습을 봐도 필요이상으로 정중한 예의를 차린다."는 것이다.요컨대 팔방미인주의는 다른 사람과의 의견 충돌을 피하면서 자신의 의사를 굽히지 않고 관철시키려는 일면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소극주의적 습성은 복종의 습성과 함께 어떤 의미에서는 생활상의 위험 방지라 할까, 자기의 몸을 보전하는데 도움이 된다.복종이나 맞장구나 원래는 안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아부재'란 실은 이기주의와 통하는 '자아부재'라 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이 근대적인 의미의 자아 주장은 아닐지라도, 이기주의의 방편으로서는 일정부분 도움이 된다.
'M' 광고를 보고.{어느 날 TV를 지켜보던 중 CF 가운데 아무 회사명도 브랜드명도 없는 M'이라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M도 없으면서 쯧쯧쯧…"이라는 문구를 마지막 카피로 장식한 이 광고는 나에게 커다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미디어 수업시간에 티저 기법에 대해서 들었던 터라 그 광고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배가 되었다.티저광고 (Teaser Ad)란,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광고수법 중 하나로 광고를 하되 그 상품 자체는 감추어 두고 어떤 상품이 발매된다는 수수께끼 같은 광고를 함으로써 상품에 대해 소비자가 관심을 갖게 하는 광고를 말한다.{많은 티저광고들 중에서도 'M'의 경우에는 최근 티저광고로 성공한 케이스였던 '네이트'나 'june'처럼 막판에 기업 이름을 노출시켜 브랜드의 정체를 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전노출이 전혀 없어 더욱 시선을 끌었다.얼마 전 드디어 'M' 티저 광고의 정체가 TV CF으로 마침내 실체를 들어냈는데, 'M'은 'Motors'의 이니셜로 현대카드가 포인트 적립제를 통해 차별적으로 자동차 관련 토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새로운 신용카드였다.M'은 광고의 테마를 크게 두 개 부분으로 나누어 제작하였는데 TEASING THEME 와 LAUNCHINGTHEME 가 그것이다.먼저 광고의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때는 티저 기법으로 레스토랑에서 아저씨가 맛있게 밥을 먹는 장면이 라든지 비행기 안의 모습, 자동자 영업소에서 차를 사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등장시켰다. 그리고 어쩌면 서로 관계가 전혀 없을 것 같은 세개의 상황에 모두 M'도 없으면서 쯧쯧쯧.. 이라는 카피를 내보냄으로{해서 더욱 호기심과 강한 인상을 준 것이다.또한, 'M'의 새 TV CM은 레스토랑, 비행기, 자동차 영업소를 배경으로 했던 세편의 티저 광고를 론칭광고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존에 {주었던 인지도와 인상을 이용 꼭 알리고자 하는 특징과 차별성을 PR했다.그리고 기존의 신용카드 광고가 하나같이 빅모델을 내세우고 있지만 과감하게 아마추어 모델을 기용해 참신함에 초점을 맞췄으며 화면 하단에 바를 처리해 제품 특장점을 비주얼로 나타내고 있다.'레스토랑'편에서는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와 음식 먹는 소리, '비행기'편에서는 비행기가 출발할 때 나는 덜커덩 소리, '자동차 영업소'편에서는 자동차의 여러 부품을 만질 때 나오는 소리 등 전혀 배경음악 없이 오직 세가지 상황에 맞는 효과음만 삽입했다.이밖에도 신선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비행기'편의 기장 음성은 광고대행사인 TBWA 코리아의 담당 AE가, '자동차영업소' 편의 음성은 촬영 조감독이 맡아 광고계의 화제를 낳고 있다고한다.{그러면{이 M'광고의 장점과 단점에 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우선 장단점을 알아보기 위해선 앞서 언급한바 있는 티저 기법에 대하여 환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 광고에서 참신한 얼굴과 다양한 시도로 기존 광고에서 느끼지 못했던 개성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광고주의 입장으로서도 이런 광고를 통해서 브랜드 인지도와 기업인지도를 극대화 시키는 효과를 거둘수 있었다.하지만 이런 티저 광고도 반드시 장점만을 갖는 것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