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외된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신경림’ >서 론『가난한 사랑 노래』라는 시집을 펼쳐들기 전 그에 대해 떠오르는 단상은 단지『농무』라는 유명한 시의 저자라는 것 뿐 이었다. 고등학교 때 배운 단편적인 지식으로 주로 농촌을 배경으로 우리의 현실과 한을 노래해온 시인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의 시를 머리로서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며 생각이 가는 데로 서술할 생각이다. 처음으로 시집 전체를 물 흐르듯 읽어보고 나서 느낀 점은 그저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겨웠다는 점이다. 특별히 잘나지 않은 소시민적인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 그들의 정서와 생각을 엿 볼 수 있어 좋았다. 문학 작품은 시대를 반영해야 한다는 이론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위의 이웃들의 모습을 담으려는 시인이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특별히 어려운 시어들은 눈에 보이지 않으며, 시골이나 바다처럼 향토적인 우리의 고향에서 열심히 삶을 지탱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이 시집 속에 그들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삶을 희망적으로 이어나가듯 나 또한 그들의 생에 대한 집착과 정열을 닮으려 한다.본 론♤ 시인과 시집 소개1936년 4월 6일 충청북도 중원에서 태어난 申庚林 시인은 1960년 동국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였다. 1955∼1956년 《문학예술》에 이한직의 추천을 받아 시 《낮달》 《갈대》 《석상》 등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신경림의 초기 시 ‘갈대’는 인간 존재를 다룬 관념적인 시세계를 보인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시들은 고단한 시재를 찾아냈고, 농민의 피로와 애환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그러다 건강이 나빠져 고향으로 내려가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현대문학사, 희문출판사, 동화출판사 등에서 편집 일을 맡았다. 한때 절필하기도 하였으나 1965년부터 다시 시를 창작하였다. 《원격지》(동국시집, 1970), 《산읍기행》(월간다리, 1972), 《시제(詩祭)》(월간중앙, 1972) 등을 발표하였다. 이때부터 초기 시에서 두드러진 관념적인 세계를 벗어나 막연하고 정체된 농촌이 아니라 핍박받는 농민들의 애환을 노래하였다. 그의 작품세계는 주로 농촌 현실을 바탕으로 농민의 한과 울분을 노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평론가 백낙청은 1973년 발표한 시집 《농무》의 발문에서 ‘민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받아 마땅한 문학’이라는 점에서 이 시집의 의의가 있다고 하였다. 이후부터 그는 우리 민족의 정서가 짙게 깔려 있는 농촌 현실을 바탕으로 민중들과 공감대를 이루려는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다. 1973년 제1회 만해문학상, 1981년 제8회 한국 문학 작가상을 수상하였다.시집에 《새재》(1979), 《달넘세》(1985), 《남한강》(1987), 《우리들의 북》(1988), 《길》(1990) 등이 있고, 평론에 《농촌현실과 농민문학》(1972), 《삶의 진실과 시적 진실》(1982), 《역사와 현실에 진지하게 대응하는 시》(1984), 《민요기행》(1985), 《우리 시의 이해》(1986) 등이 있다.한편 최근에 그의 자취를 찾아 볼 수 있는 것은 tv프로그램 !느낌표가 선정한 산문집 <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 라는 책이다. 정지용에서 천상병까지 작고(作故) 시인 22명의 고향과 유적을 답사하면서 작품 세계를 헤아린 산문집 제1권의 후속으로 요즘 시인 23명도 다루고 있다. 1권은 2~3 년간 묻혀 있다가 MBC-TV의 '!느낌표'에 소개되면서 벼락 베스트셀러가 됐다. 책을 보면 신경림이 3 년여에 걸쳐 한국 현대 시사를 빛낸 22명의 시인들의 자취를 찾아 나서며 생가와 시비, 살았던 곳 등 시인들의 삶의 족적을 들여다보고 삶의 족적과 시의 긴밀한 관련을 파헤쳤다고 하는데 저자가 기행을 통해 '시를 재미있게 읽는 법'을 터득했듯이 나 또한 그러한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욕심이 절로 생겨난다.2권에서는 독재, 1980년 광주, 전교조 사건 등 동시대 역사가 스며들며 거친 숨소리를 내고 있다. 김지하.정희성.도종환.고은.이성부.강은교.이해인.정호승.김용택.안도현 등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시인에서 부터 그보다는 덜 알려진 시인까지 저자는 발품을 팔아 만나고 얘기하고 술을 마시며 글을 썼다고 한다. 좀 더 시를 가깝게 느껴보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을 듯하다.♤ 시집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사실 신경림의 시는 고등학교 때 배운 ‘농무’ 와 ‘가난한 사랑 노래’ 이 두 편 밖에 알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신경림 시가 어떤 느낌을 주며, 주로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시집 속의 다른 시들을 많이 접하면서 좀 더 깊이 있게 그의 시 세계에 다가가기는 했지만, 처음에 느꼈던 내 생각과 별로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의 생각이나 정서를 듬뿍 담으면서 끝까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시인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이 시집을 보면 크게 너희사랑, 북한강행, 추운 날 등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금부터 시인이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하나씩 풀어가 보려 한다.(1) 제 1부 - 너희 사랑1부의 제목이기도 한 ‘너희 사랑’이라는 시를 읽노라면 어느 가난한 연인들이 단번에 떠오른다. 전반적으로 다른 시에서도 가난한 연인이 많이 등장하는데 역시 이 시에서도 가난 속에서도 더욱 깊게 다져지는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김남조 시인이 보여주었던 낭만적인 사랑은 아니지만 가난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연인의 사랑이 애틋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이와 비슷한 느낌의 시로 그 유명한 ‘가난한 사랑 노래’를 들 수 있는데 가난하기 때문에 사랑마저 외면하고 살아야 하는 한 젊은이의 고통스런 삶을 들 수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삶에 대한 시인의 깊은 유대감으로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애절함이 느껴진다. 사랑에 장애물이 있으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애틋해서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시에서는 물질적 궁핍, 즉 가난함 때문에 고통 받고 있기 때문인지 처절한 안타까움만이 묻어나는 듯 했다. 가난이 주는 불편함이 사랑마저 파괴한다는 비극적 인식을 통해, 당시의 고난과 역경의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하지만 ‘별의 노래’라는 시를 보면 빈민들에게 별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는 잊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절망과 한이 가득한 그들의 삶을 도시민들이나 강자들에 빗대면서 예찬하는 느낌마저 갖게 한다.이 밖에도 급속한 산업화와 개발로 인하여 농촌이나 어촌을 떠나야만 했던 그들이 도시에서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사회에서 소외받는 계층으로 전락하게 된 생활상들이 드러난 작품들로 ‘밤 비’ ‘새벽달’ ‘산동네에 오는 눈’ ‘벽화’ ‘길음 시장’등이 있다. 작품 속에 드러난 소시민들의 삶은 가난하고 비참하며, 그들 나름대로 생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보지만 늘 차갑고 냉철한 현실 앞에 좌절할 수 밖에 없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의 주위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인물들의 일상적인 생활들을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그의 시를 이해하기 쉬었으며 무엇보다 그들의 삶에 공감하며 마음이 몹시 아팠다.(2) 제 2부 - 북한강행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2부에서는 남북 분단의 비극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북한 강행’의 시 4편에서는 민통선을 드나드는 만신, 농사짓는 아낙네, 원혼이라는 각기 다른 서술자의 이야기를 통해 마치 짧은 단편 소설을 읽는 듯 했다. 주로 전쟁의 피해자들의 모습이나 그들의 일상에 대해 나열하면서 전쟁이 주는 비극과 분단의 가슴 아픈 현실에 개탄하고 있었다.이 밖에도 ‘강물을 보며’ ‘산에 대하여’라는 시를 보면 우리의 삶의 모습과 연관 지을 수 있는 강물의 모습과 산의 모습이 일상적인 시어를 통해 이야기하듯이 나열되어 독자의 공감대를 쉽게 끌어내고 있다.특히 ‘홍천강’이라는 시를 보면 반미 감정이 점차 팽배해져 가는 우리의 현실을 인식해 볼 때, 그 때 그 시절의 미군의 모습과 그 속에서 미군들을 대하는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시속에서 시인은 아이들을 괴롭히는 백인 장교보다, 그들에게 굽신거리는 아저씨들이나 영어를 배우겠다고 따라 다니는 여학생들이 더 보기 싫다고 하였다. 나 또한 절로 시 속의 현실에 빠져들어 민족적인 정체성을 잃어가는 생각 없는 그네들이 싫었다. 지금 다시 한 번 미국이 국수주의적인 사고로 세계를 힘으로 지배하려는 이 때, 민족의 혼과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게 느껴졌다.(3) 제 3부 - 추운 날‘올해 겨울’과 ‘추운 날’에는 한 겨울의 매서운 추위와 같이 꽁꽁 얼어붙은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읽기만 해도 추운 바람이 불어대는 시의 정경에 몸이 움츠려 든다. 물론 시인은 파랗게 얼었지만 주먹을 다부지게 쥐며 삶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 환상적 자연 공간을 노래한 시인 ‘박목월’>서 론처음 박목월의 시를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 ‘나그네’를 배우면서이다. 한참 수능에만 매달리는 학교생활이 답답하다고 느낄 무렵 박목월의 시를 읽으면 잠시나마 나도 한가롭게 정처 없이 떠도는 나그네가 되곤 했다. 그 중에서 특히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마지막 시어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서정적인 공간을 마음대로 떠도는 나그네가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어느 것 하나 방해 없이 구름처럼 떠도는 나그네를 그려낸 박목월의 다른 시 작품에 대해서도 더 많이 알아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박목월은 일제 말기에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해방 이후까지 우리 시단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일제 말기의 민족 말살 정책 하에서도 시 창작을 통하여 모국어와 민족혼을 지키려고 했던 그의 인간적인 면이 좋았다. 한국적 전원 서정의 세계를 깊이 있게 형상화 하여 오늘날까지 나의 메마른 가슴에 단비가 되는 그에게 한 발짝 다가서본다.본 론1. 시인 소개박목월은 지금의 경남 고성에서 태어났으나, 아기 때 부모님이 경주로 이사를 해서, 천년 고도인 경주에서 소년 시절을 보냈다. 이 사실은 그가 훗날 시인으로 나서게 되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박목월에게 붙여진 청록파의 호칭은 시인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의 ‘청록집’또는 이 시집에 실린 박목월의 ‘청노루’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박목월의 본명은 영종(永鐘)인데, 처음엔 동요시인으로 출발했으나, 곧 시단을 이끌고 정지용에 의하여 ‘문장’지에 추천되면서 등단하였다.고향의 시인이요, 그리움의 시인인 박목월은 20년대 김소월, 30년대 서정주와 함께 가장 한국적인 시인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시의 소재는 향토적이며 그 정신에 있어서도 가장 전통적이다. 목월이 처음 접한 소설은 피엘. 로띠의 『늙은 죄수의 슬픔』이었다. 난생 처음 읽은 소설이 깊은 감동을 주었다. 진지하고 절박한 심정과 그것을 표현하려는 참된 정성이 시를 낳게 하는 사실을 체험했던 것 소개이 책은 박목월의 선집으로, 그의 시집 청록집, 산도화, 경상도 가랑잎, 크고 부드러운 손, 사력질 등 에서 가려 뽑은 시로 구성되어 있다.그 동안 그가 쓴 시는 7권의 시집으로 묶여져 있는데 그 중 ‘청록집’은 박두진, 조지훈과 함께 낸 합동시집이며, 주된 경향을 보면 전통적인 민요조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거의 전편에 나무나 꽃 등 식물 이름과 새 이름이 나오는 등 향토적 소재가 주조를 이루고 있다.‘산도화’는 목월의 첫 개인 시집이며 ‘경상도의 가랑잎’은 목월이 50대에 들어서 간행한 제 5시집으로 도서 문명과는 관계가 벌어진 고향의 소박한 사람들에 대한 근원적 그리움과 만남을 노래했다. 특히 경상도 사투리를 과감하게 시어로 사용했다.‘크고 부드러운 손’은 그가 작고한 뒤에 유족들이 신앙 시만을 따로 모아낸 유고집이다. 주된 내용은 신앙에 깊이 귀의한 후에 쓴 것들로 신성 지향적이며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참 모습을 깨달은 성숙을 노래하고 있으며, 신앙 고백적인 신앙시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이 책은 박목월의 시집 중에 주옥같은 시들을 따로 묶어놓은 책이기 때문에 박목월의 초기, 중기, 후기시의 특징을 비교하면서 그의 작품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다. 40년 동안 한결 같이 시의 외길을 걸어온 박목월의 작품 세계를 큰 흐름으로 읽어나가며 그가 남긴 시들에 푹 빠져보려 한다.3.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 시에 대한 느낌(1) 목월의 초기 시‘청록집’과 ‘산도화’에 수록되어 있는 목월의 초기 시는 그가 20대의 청년 시절, 주로 해방 전에 쓴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시집에서는 1부에 속한 부분으로 그의 대표적인 시라고 생각되는 ‘나그네’를 비롯하여 ‘청노루’ ‘불국사’ 등의 작품이 있다. 먼저 자연 서경이 빼어나게 드러난 ‘청노루’라는 시를 보자.< 靑노루 >머언 산 청운사낡은 기와집산은 자하산봄눈 녹으면오리목속잎 피는 열두 구비를청노루맑은 눈에도는구름‘나그네’와 더불어 목월의 유명한 시로, 화자의 감정 개입이나 정서의 직접 표출을 배제하고 세계만을 담담히 인적이 드문 탈속의 공간임을 알 수 있다. 동양화의 한 폭의 산수화는 고요한데 정작 화자는 이미지로만 보일뿐 어떠한 설명적 진술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다음으로 그저 눈을 감고 가만히 시를 그리다 보면 시간은 봄 눈 녹을 무렵에 깊은 산 속 세속에서 먼 이상적 공간에서 순진무구한 청 노루의 천진한 눈망울이 보인다. 청 노루는 맑은 눈을 가졌기에 그 눈에 깨끗한 구름이 비친다. 화자가 시선의 이동에 따라 자하산의 풍경을 눈 속 가득 받아들이듯 청 노루 또한 그 환상적 자연을 맑은 눈으로 보고 있는데, 결국 청노루는 화자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다음으로는 시집 ‘산도화’에 수록된 다른 자연시를 살펴보려 한다.< 불국사 >흰달빛지하문달안개물소리대웅전큰보살바람소리솔소리범영루뜬그림자흐는히젖는데흰달빛자하문바람소리물소리목월의 자연 친화 사상과 불교적 선 의식을 바탕으로 한 이 시는 달빛 내려 비치는 불국사의 고요한 정경을 지극히 절제된 언어로 그려낸 작품이다. 위의 청노루와 함께 자연 친화와 향토적 정서가 잘 스며들어 있다. 먼저 이 시를 하얀 도화지 위에 그려보면 흰 달빛 내리는 어느 깊은 가을 밤, 엷은 안개가 드리워진 불국사의 자하문, 범영루의 신비스런 풍경을 대웅전의 석가모니불이 은은한 미소를 띠며 내려다보고 있다. 그때 토함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소나무 숲을 가로질러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무거운 적막을 깨뜨린다. 이처럼 불국사의 고풍스런 배경과 가을밤의 그윽한 분위기가 이상적으로 배합됨으로써 사진으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은은한 정취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극도의 압축과 생략으로 동양화적인 여백의 미가 뚜렷한 이 시는 명상적 서정이 듬뿍 베어 있으며, 불국사의 밤안개처럼 짙게 드리워진 시적 화자의 무상감을 느낄 수 있었다.지금까지 ‘청노루’와 ‘불국사’에서 보여 지는 자연과 향토적인 정서가 지배적인 목월의 시들을 살펴보았다. 개인적으로 목월의 인생시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자연친화적인 시어들이 가득한 이 시기의 작품들이 특히 마음에 무대를 옮기고 있다. 중년 이후 박목월 시의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는 ‘가정’이 있다.< 가정 >지상에는아홉 켤레의 신발.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알전등이 켜질 무렵을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내 신발은십 구문 반(十九文半).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그들 옆에 벗으면육문 삼(六文三)의 코가 납짝한귀염둥아 귀염둥아우리 막내둥아.미소하는내 얼굴을 보아라.얼음과 눈으로 벽(壁)을 짜올린여기는지상.연민한 삶의 길이여.내 신발은 십 구문 반(十九文半).아랫목에 모인아홉 마리의 강아지야강아지 같은 것들아.굴욕과 굶주림의 추운 길을 걸어내가 왔다.아버지가 왔다.아니 십 구문 반(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아니 지상에는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존재한다.미소하는내 얼굴을 보아라.시에 문외한인 내가 보아도 한눈에 목월 자신의 자기 인식이 초기의 ‘청노루’나 ‘불국사’와는 다른 생활인의 모습을 살 펴 볼 수 있었다. 전통적인 한국 고유의 서정과 자연을 간결한 시의 형태로 표현하던 박목월은 이후 생활 주변의 것들을 편안한 상태로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를 느껴보면 ‘가정’은 9명의 가족을 거느린 가장인 목월의 생활 애환을 표현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인간사의 문제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지만 목월은 이 시에서 냉랭한 현실 속에서 많은 식구들을 감당해야 하는 시인의 삶이 힘겹다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녀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며, 아버지, 가장으로서 자신의 가정을 굳게 지켜 나가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시를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 가족의 삶의 무게를 지고 있는 나의 아버지가 떠오른다. 이 시 속에서도 특별히 잘나지는 않지만 가족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아버지는 언제나 그렇듯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든든한 그런 존재이다.(3) 목월의 후기 시목월의 후기 시는 ‘경상도의 가랑잎’이라는 시집에서 주로 살펴 볼 수 있으며, 연령으로 따지면 목월이 50대 초반으로부터 60대 초반에 이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오냐. 오냐. 오냐.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이 시는 강을 사이에 두고 남아 있는 ‘나’와 떠나는 ‘너’와의 대화이다. 즉 이승과 저승에 있는 사람 사이에 대화이며, 시인은 이승에서만이 아니라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이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시를 읽고 나서 다소 허무적이고 인연의 덧없음이 느껴졌던 이 시는 인간의 본질이 이별과 만남의 원리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시키고 있다.죽음에 대한 의식과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묻어나는 허무감 때문에 슬프기만 했던 작품이다. 하지만 목월은 인간을 분명히 한계적 존재로 인식하지만 이를 뛰어넘고자 하는 초월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후기 시에서 목월은 자아를 비롯하여 존재 일반의 본질을 탐색하는데 힘을 기울였다.지금까지 목월의 다양한 시집에 수록된 시들을 감상해보았다. 7개의 시집 속의 여러 시들을 읽어나가다 보니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그의 시적 세계가 초기와 후기로 뚜렷하게 구분이 되었다. 즉 그의 시는 자연 시에서 인생 시로 나아간다고 정리하고 싶다.초기 시에 주로 나타나는 목월의 많은 자연 시는 개인적이며 사회. 역사적으로 변천해 가는 상황 속에서 시인의 느낌과 생각을 자연물에 투사하여 나타내었다.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시어들과 친근하게 자연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통해 목월이 추구하는 세계를 쉽게 파악 할 수 있어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들이 많았다.목월의 중기 시에서는 의식주 등 개인의 생존권에 해당되는 문제 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삶과 죽음, 그리고 연인과의 사랑과 이별 등 인간이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부딪히게 되는 여러 문제들을 폭넓게 드러내었다.더욱이 목월의 후기 시에 이르면 그가 존재 일반의 본질에 대해 날카롭게 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인간 존재의 유한성과 한계성은 그의 시로 하여금 신앙적 깊이를 더해가게 한 중요한 요인의 하나라고 생각된다.4. 시인의 시적다.
< 인간을 사랑했던 혁명의 시인 ‘김남주 ’>서 론억압이 있는 곳에 시인이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한 평생을 나라와 민족을 위해 온 몸을 불태운 김남주 시인의 생애에 대해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나의 소심한 삶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모든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끝없이 투쟁했던 김남주 시인에 비해 난 그저 안락하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유약한 인간일 뿐이었다. 지금은 광주시 망월동에 편하게 잠들어 있는 김남주 시인의 묘지를 찾은 한 시인이 방명록에 “삶이 부끄러울 때 또 찾아오겠소.”라고 써 놓았다고 하는데 그의 생애를 알아갈수록 그의 시 세계에 절로 매료되어 나 또한 자주 그를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전남에서 태어났으며 가깝게는 자랑스러운 선배이기도 한 김남주 시인은 반유신체제투쟁을 하며 신문을 제작하고, 농민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는 등 한 평생을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를 쓰고 투쟁을 하는 혁명의 시인이었다. 그의 시보다 그가 남긴 일화 때문에 색다른 감동을 받았던 적이 많아 특별히 김남주 시인을 선택했는데, 그를 더 알아갈수록 김남주 시인에 대해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싹터 올랐다. 그만큼 그는 생애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실천하려는 시인이며, 압제와 불의에 대항해 싸운 용감한 사람이었다. 확고한 사상과 신념으로 끝까지 지조를 굽히지 않았기에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기억되는 시인은 실제로도 그의 용기에 감동한 한 아가씨가 감옥에 있는 그를 꾸준히 보살펴 주다가 출옥 후에 결혼을 했다고 한다.그리고 나 또한 김남주 시인이 좋아졌던 그에 대한 일화를 하나 소개하려 한다. 시인의 친구가 쓴 남주의 일화 중에 『 해남서 농민학교를 하던 때에 교육이나 문화 프로그램이 있는 날이면 빠짐없이 나오던 한 시골 처녀가 있었다. 이름은 잊었는데 얼굴이 그야말로 달덩이 같이 복스럽고 눈이 어글어글 하고 머리를 길게 땋아 늘인 건강한 ‘큰 애기’였다. 토론은 잘 못했지만 우리 춤은 어찌나 잘 추던지 남주가 그만 넋이 나갔다는 이윽고 전라도에서 가장 명문 중의 하나인 광주제일고등학교에 입학하였다. 김남주 시인이 맨 처음 이 사회에 적대적인 감정을 가진, 아니 사회적 모순에 눈뜬 시기는 언제일까. 무엇이 그를 그토록 치열하고 가파른 삶의 절정에 서게 했을까."인류역사는 가진 자와 없는 자와의 투쟁이라는 의식을 갖게 된 것은 외갓집에 대한 반감에서 싹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아시다시피 외갓집에서 머슴살이를 했는데 그 당시 서른 살의 나이로 한 쪽 눈이 성치 못한 저희 어머니와 결혼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그랬는지 부부싸움이 잦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친정으로 곧잘 가버리곤 했는데 나는 그런 어머니를 모시러 외갓집으로 갔다가 초가삼간 우리 집과 구조도 다르고, 또 어엿이 머슴 2~3명을 부리고 사는 것들에 대해 어린 나이에도 거부감이 일었던 것 같습니다."'학교에서 더 배울 것 없다'광주일고에 입학한 그는 대학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여 "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의미도 없고 더 이상 배울 것도 없다"며 입버릇처럼 말하던 김남주는 2학년 1학기 때 선뜻 자퇴를 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의 부모는 물론 주변의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그 해 검정고시에 응시, 통과한 후 서울대 입시에 응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외국어대 일어 과에 합격하기도 했다. 이 무렵까지만 해도 농사일만은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부모들의 간절한 바람을 저버리거나 배신하고 싶지는 않았던 셈이다. 스스로를 사람취급하지 않으면서까지 소위 면서기라도 해 관공서 출입을 바라던 억눌린 이웃들의 성원을 잊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반 유신 지하신문 '함성' 제작김남주는 전남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한다. 그러나 그가 대학을 다니던 때는 과연 어떠한 때이던가. 1972년 저 어마어마한 유신시대? 긴급조치시대가 한반도의 파고를 높이는가 하더니 나중에는 대량 검거사건이 속출하였던 시기이다. 1973년 유신시대의 서릿발이 횡행하던 그 때, 김남주도 예외일 수 없었다. 그는 소위 학 재학 중에 이른바 지 사건으로 투옥되어 8개월간의 옥고를 치르고 집행유예로 석방된 경험을 갖고 있다. 출소 후 그는 고향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게 되는데 김남주의 초기 시는 이때부터 1979년 남민전 사건으로 투옥하기 이전까지 쓰여 진 작품을 말한다.김남주의 시는 함성과 성난 파도처럼 우리 시대를 질타하는데 그 초기단계에서는 주로 자신이 숙명처럼 지녔던 농촌과 농민문제에 대한 부채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머슴이었던 아버지와 그로부터 본능적으로 체질화된 농민의식으로서의 삶의 바탕은 김남주에게 소박성과 진솔성에다 끈질긴 투쟁의식까지를 두루 갖추게 만든 요건이 되었다. 첫 시집「진혼가」에 실려 있는 작품은 모두가 김남주의 제 1기적인 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1979년 이전의 작품들이다. 이때는 70년대의 민중적 인식 위에서 있으며, 창작의 목적의 식성 또한 옥중 시에서처럼 확고하지 않다. 이 무렵의 시들은 이후 그의 옥중 시들에서 극대화되는 내용과 기법상의 특질들의 단초를 포함하지만 대부분은 삶과 현실의 척박함을 토로하던 70년대 민중시 일반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서구시의 교양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보이는 현대적 어법의 시들과 전통적 리듬에 대한 실험들이 두루 섞여 있어 확실한 시적 개성을 획득하기 이전의 혼돈과 시인의 다양한 가능성을 함께 엿보게 한다.널리 알려진 시집「진혼가」가 이 시기에 씌어졌고, 「농부들과 더불어」의 터무니없이 보일 정도의 시적 배포가 훗날의 한 면모를 예비하고 있어 돋보이지만, 「그들은 누구와 함께 자고 있는가」는 이 무렵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로 보인다. 이 시에는 농민들에 대한 연민과 그들의 일그러진 삶에 대한 분노가 혁명적 예감을 동반하는 가운데 기묘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그의 처녀작에 해당할 「잿더미」 역시 조심스러운 주목을 요한다. 이 시는 70년대의 우리 시 대부분의 분위기와도 또 다른, 독특한 색조를 띠고 있다.(2) 옥중시의 세계삶의 분명한 방향을 결단했을 때, 일찍이 「진혼가」에출될 수 없었다. 일상성 속에 자신의 시적 활로를 새롭게 모색해야 했던 출옥 이후 씌어진 김남주의 시들은 「솔직히 말하자」(1989), 「사상의 거처」(1991), 「이 좋은 세상에」(1992)등의 시집에 옥중에서의 시들과 별다른 구분 없이 두루 섞여 있다. 10년에 걸쳐 몸에 밴 김남주 시의 호흡은 감옥 밖의 삶을 낯설어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적들에 대한 치열한 적의를 충자에 싣거나 드높은 것으로 느껴지던 산문적 어법은 오히려 그의 격정과 어사의 격렬함을 적절히 통어하면서 작품에 어떤 객관성을 부여하는 미적장치로 작용했었다.출옥 이후의 이 부류 시들에는 생활의 실감에서 오는 진솔함은 있으나, 그의 시 특유의 긴장은 찾아보기 어렵고 시적이라 불리는 일체의 의장을 기피하는 그의 결벽증까지 가세하여 범속한 산문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내용과 형식의 불일치는 감옥 안팎에서의 처지의 차이에서 오는 일면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그동안의 그의 시가 근거하고 있던 혁명적 전망의 흔들림과 관계된다.♤ 시집 『사상의 거처』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1991년 김남주의 제5시집으로 「사상의 거처」는 총 5부로 되어 있고 전체 62개의시로 이루어져 있다.(1) 제 1부1부는 주로 김남주 시인이 가지고 있는 시세계관에 관한 시가 많다. 『시에 대하여』, 『다시 시에 대하여』,『나는 나의 시가』,『시인은 모름지기』등에서 시인의 겸손한 자세가 드러나며, 시가 순수의 꽃으로 서가에 꽃혀 호사가의 장식품이 되는 것보다 생활의 현실에 눈을 돌리는 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절망의 끝』.그러자 그러자 잠시찬바람 이는 언덕에서 내려와찔레꽃 하얗게 아롱지는 강물에내 심장 깊이깊이 담그고 거기피 묻은 자국이라도 있으면 그것마저 씻어내고내 마음의 거울 손바닥만한 하늘이라도 닦자맑게맑게 닦아 그 자리에무엇 하나 또렷하게 새겨넣자이를테면 별처럼 아득한것절망의 끝이라든가내가 아끼는 사람 이름 석 자 같은 것이라든가.이 시에서는 ‘별처럼 아득한 것’과 같이 ‘황영감’은 자식을 더 고상시키기 전에 어서 가려고 하는 노인이다. 여든이 넘었지만 올해도 봄밭에 나와 곡괭이로 구덩이를 파고 한 그루 나무를 심는다. 그리고 허리를 펴고 하늘을 보고 저만큼에서 소를 먹이고 있는 손주를 불러 차렷 자세로 세워놓고 이르신다. 내가 심은 단감나무가 크면 혼자 먹지 말고 나눠먹으라고 인자하게 말씀하신다. 지나가는 길손이 있으면 그를 불러 혼자 따먹게 하는 우리의 인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농촌의 일상적인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 서정적 필치로 부드럽게 그려져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절로 훈훈해진다.이 외에도 『내 나이 벌써』,『악몽』,『나그네』,『아버지의 무덤을 찾아서』등의 시에서는 출옥 후에 다가온 긴장의 상실과 함께 회환과 고뇌를 여실히 보여준다.(3) 제 3부3부는 시인이 혁명적 실천을 갈구하는 내용의 시들이 많다. 동지의 죽음을 애도하며 다시 투쟁의 의지를 다지는 것, 진정한 해방을 위한 민중의 정신자세를 표하는 것, 참된 자유를 쟁취하는 것, 통일을 위해 싸우는 민중의 열망을 보이는 것, 계급 의식의 모순을 폭로하는 것 등을 주로 볼 수 있었다.『길』감옥이 열리고길도 따라 내 앞에 열려 있다세갈래 네 갈래로어느 길로 들어설 것인가불혹의 나이에나는 어느 길로도 선뜻첫발을 내딛지 못한다...시인은 농사나 지을까 시나 쓸까 갈등하며 세상이 자신을 좋을 대로 버려두지 않고 자신에게 더 강한 목소리를 요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듯하다. 오늘도 집회에 가야하며, 세상이 한번 뒤집히기를 요구하는 사람들 앞에 서서 목소리를 높여 시를 읽고 말을 해야 한다며 괴로워하고 있다. 또한 여기서는 그의 다른 시에서 느낄 수 있는 과격하기까지 한 표현은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나는 이 시를 읽으면서 오히려 더 그의 인간적인 고뇌가 느껴졌다. 이는 그 당시 김남주가 처한 상황을 살펴보면 이해될 것이다. 그는 옥중에서 긴 세월을 보냈다. 그런 그가 다시 세상에 나왔을 때는 많은 것이 변해있었으며 그로 인해 많은 .
< 사랑과 그리움의 정서를 자극하는 시인 ‘김남조’ >서 론학창시절 사랑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나도 모르게 늘 읊조리던 시 한 구절이 있다. 시에 대해서는 문외한으로 멀리했던 나이지만 김남조 시인의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라는 부분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사랑의 감수성이 지금까지 날 붙들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처음으로 감동을 느꼈던 시이며, 나도 한번쯤 그렇게 소중한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마냥 설레었던 기억이 난다.오직 한 사람으로 인해 모든 것에 의미가 있을 만한 연인을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오늘 다시 한 번 읽어보아도 예전의 풋풋한 느낌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김남조 시선집의 다양한 시 중에서 우선은 알고 있었던 시를 중심으로 한번 읽어보았는데 학창시절의 막연한 이상 때문인지 김남조 님은 사랑의 시인이며, 임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아련하게 자극하는 시인으로 생각되어진다. 남성의 호전적인 어투가 아닌 한결같은 여성적인 어조로 여자의 감수성을 토~옥 자극하는 느낌이 좋다.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미처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심미적 시어들에 주목하며 그의 시에 대해 다가가 보려 한다.본 론1. 시인 소개‘너를 위하여’라는 사랑의 시를 쓴 여류 시인으로만 기억될 뿐, 김남조 시인에 대해 더 알아보려 한다. 김남조 (金南祚, 1927~ ) 시인은 1927년 9월 25일 경북 대구에서 출생, 여학교는 일본 큐슈에서 마쳤고 1951년 서울사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시절 연합신문에 시 『성수』, 『잔상』등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대학졸업을 마친 후, 마산고교, 이화여고에서 교편을 잡았고 이후 성균관대 강사를 거쳐 1954년부터는 숙명여대 교수로 재직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6.25 직후 첫 시집 『목숨』(1953, 25편)으로 본격적인 시작 활동에 들어갔으며, 이후의 시 『황혼』,『낙일』,『만가』 작력을 보여주었고, 자유문학가 협회 문학상, 1963년에는 오월문예상 한국시인 협회상, 대한민국 문화 예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모윤숙과 노천명의 뒤를 이어 1960년대 시인의 계보를 마련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발간된 시집은 모두 28권으로 비교적 다작의 시인으로 손꼽히고 있다.2. 시집 소개이 시선 집은 김남조 시인의 다량의 초기시가 담겨져 있다. 1부는 근년의 시, 2부는 중간 시기의 시, 3부는 대학 시절과 한국 전쟁에 쓴 초기 시들로 오늘날 되새겨 보면 봄에 선연한 핏자국을 도처에서 보는 느낌이다. 그 미숙하고 감상적이던 시절, 가난과 전란과 격정이 전부이던 벌거숭이의 애환을 생생히 드러내고 있다.시선들 속에 시를 하나씩 읽다보면 살아가는 일상의 모든 날들이 모두 의미 있고 그로 인해 느껴지는 은혜로움에 절로 행복해진다. 삶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담으며, 지금의 나와 같이 젊었을 김남조 시인의 시적인 감성을 충분히 느껴보려 한다. 나 뿐 아니라 오늘날의 젊은 독자들에게 충분히 다가갈 수 있는 주옥같은 시들이 가득한 느낌이다.3. 시집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김남조 시인의 시적인 특성을 보기 전에 먼저 시를 가슴으로 느껴보려 한다. 시를 비평가처럼 머리로서 분석적으로 판단하려고만 하면 분명 시인이 추구하려는 이상 세계에 정확하게 도달 할 수 있겠지만 내가 느끼는 시에 대한 느낌이 저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시선 집 1부에서부터 그냥 보고 생각나는 그 느낌 그대로 서술하려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참고 서적이나 저명한 작가들의 비평을 참고하며 시인의 시적인 특성을 다룰 것이다.(1) 1부 - 다시 봄에게< 다시 봄에게 >올해의 봄이여너의 무대에서배역이 없는 나는내려가련다더하여 올해의 봄이여너에게 다른 연인이 생긴 일도 나는 알아 버렸어애달픔지고순정 그 하나로눈흘길 줄도 모르는짝사랑의 습관이옛 노예의 채찍 자국처럼 남아올해의 봄이여너의 새순에소금가루 뿌리러 오는꽃샘눈 꽃샘추위를중도에서 나는 만나등에 업고 떠나고 지노니김남조의어나는 봄의 정경과 대조를 이루며 시적 화자의 외로운 정서가 잘 드러나고 있다. 이 밖에도 1부에서는 ‘나무들’ ‘하늘’ ‘초원’ ‘서녘’ ‘바람에게’ ‘가을잠’ ‘겨울나무’등 예쁜 제목을 가지고 자연을 가득 담아, 사랑의 아름다움과 이별의 아픔을 참신한 비유를 통해 드러낸 시들이 많았다.(2) 2부 - 가난한 이름에게< 편지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그대의 깊이를 다 지내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귀절 쓰면 한 귀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편지’라는 시를 읽으니 예전에 누군가에게 받았던 러브레터가 생각이 난다. 스치듯 지나가는 인연이었지만 이 시가 담긴 편지를 받은 기억을 떠올리니 마음이 한결 따스해져가는 느낌이다. 이 시속의 화자처럼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주며 이 시를 자필로 하나씩 썼을 생각을 하니 절로 행복한 미소가 떠오른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기까지 애태우면서도 결국은 부치지 못하는 시적 자아의 가슴 아픈 사연을 보며 옛 생각에 잠시 젖어본다.이 시속의 화자는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쉽게 편지를 부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주지 못해도 시적 화자의 맘속에서는 사랑하는 그대가 맘속으로 들어와 편지를 한 구절 씩 읽고 돌아간다. 마음속으로 그대가 자기 마음으로 들어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내지 못한 편지는 애틋한 사랑의 정서를 잘 드러내면서 정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사랑이 다 이루어졌으면 하는 소망이 생겨났다.그리고 이 시속에서 그대와 나를 단순한 연인이 아닌 신적인 존재로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김남조 시인의 정신적 지주는 카톨릭의 사랑과 인내의 계율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 속에서 ‘그대’는 단순히 사랑하는 연인이 아닌워져서 이 생명을 살자황송한 축연이라 알고한 세상을 누리자새해의 눈시울이순수의 얼음꽃,승천한 눈물들이 다시 땅 위에 떨구이는백설을 담고 온다고등학교 때 열심히 줄을 쳐가며 읽어 내려가던 김남조 시인의 유명한 시 중의 하나이다. 그때는 특별한 감흥이 없이 그저 분석적으로 주제를 파악하기 바빴는데 이번 레포트를 기회로 다시 한 번 읽어 보니 시어들 하나하나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어느 추운 겨울에 새해 벽두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지은 시가 이렇게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긍정적인 삶의 인식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춥고 황량한 겨울의 어느 날 내려오는 눈이 그저 ‘순수의 얼음꽃’처럼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누구도 세상에 혼자가 아니며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은 함께 있어 줄 것이라는 위안 적이며 낙관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개인적으로 시련에 슬퍼하고 체념하고 관망하는 시보다는 이처럼 외로움과 고독에 아파하지 않고 혼자서도 세상을 밝게 살아가는 ‘캔디’같은 시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런 시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힘이 난다. 시는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게 진정한 시가 아닌가 한다. 이 ‘설일’이라는 시처럼 시를 읽기만 해도 혼자라는 외로움에 벗어나 살아간다는 자체를 은총으로 여기며 좀 더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시가 좋다.그리고 역시나 이 시도 기독교적인 인식을 통해 바라보면 인간은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떨어져 고독감을 느낄 때 비로소 신을 인식한다는 발상을 엿 볼 수 있다. 인간이 모든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만을 바라볼 때 더 외로운 존재라고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고독과 외로움은 신과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한다는 것이다. 섭리의 자갈밭이라는 시어에서 보면, 삶이 자갈밭처럼 고통스럽더라도 그곳에서 신의 사랑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신의 섭리라는 은유적인 표현을 살펴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시는 삶과 사랑에 대해서 신앙적으로 이해하는 시라고 정원이라고구김 없는 물위에차갑도록 흰 이맛전 먼저 살며시 떠오르는무구한 소녀라무슨 원이 죄되리까만사랑한 이야기야허구한날 사무쳐도 못내 말하고사랑한 이야기야글썽대며 목이 메도 못내 말하고죽을 때나 가만 가만뇌어볼 이름임을소녀는 아직 어려 세상도 몰라사랑한 이야기를 하랍니다꽃이 지는 봄밤에랴희어서 설운 꽃잎 잎새마다 보챈다고가이 없는 눈벌에한 송이 핏빛 동백 불본 모양 몸이 덥는귀여운 소녀라무슨 원이 굳이 여껴우리만사랑한 이야기야내 마음 저며낼까 못내 말하고사랑한 이야기야내 영혼 피 흐를까 못내 말하고죽을 때나 눈매 곱게그려볼 모습임을소녀는 아직 어려 세상도 몰라기막힌 이 이야기를 하랍니다사랑한 이야기를 하랍니다김남조가 대학 시절에 쓴 시로 한참 젊을 때라 ‘사랑에 대한 생각이 이전과는 남다를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은 시이다. 제목이 ‘사랑한 이야기’라 시인의 젊을 시절 사랑한 이야기들이 나열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 시는 사랑은 그렇게 말로 쉽게 표현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직 어리고 세상도 잘 모르는 소녀에게 사랑한 이야기는 마음에 사무치고 저며내는 아픔으로도 다 미처 표현될 수 없는 기막힌 것이라, 미처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나 자신을 타자 화하여 표현된 ‘소녀’라는 매개물을 통해 시인의 주관적인 정서를 마음껏 드러내고 있다. 정말 이 시는 시인이 초기에 그동안 사랑에 대해서 보여준 다소 미성숙한 상태에서 벗어나 성숙한 사랑의 깊이를 보여주려는 듯 했다.이처럼 3부에는 생각의 깊이가 다소 모자르게 세상을 들뜬 마음으로 바라보며 사랑에 대해 노래했던 초기의 시와 달리 자신의 목소리가 가득 담긴 시가 많았던 것 같다. ‘연가’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 ‘물망초’ ‘다시는 이별도 없고’ ‘사랑도 쉬게’ 등이 있다. 또한 ‘은혜’ ‘목숨’ ‘찬미의 강물’ ‘합원’ 등의 시에서는 신에 대한 은총과 만남의 시학을 잘 드러내었다.4. 시인의 시적 특성지금까지 김남조 시인의 시를 감상해 보았다.다.
< 민중 의식을 드러내는 시인 ‘신동엽’ >서 론김수영과 더불어 1960년대에 사회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한 대표적 시인으로 알려진 신동엽 시인은 참여시의 최고라고 대표될만한 ‘껍데기는 가라’의 유명한 시의 저자이다. 그의 시를 즐겨 읽지는 않지만 그의 작품을 보면 대개 문학의 현실 참여가 두드러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학적 가치 측면에서 민요의 율격과 고유어 및 토속어의 활용을 통해 민족의 한을 형상화 했다는 것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그의 시는 늘 민중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듯하다.특히 수업 시간에 배운 대로, 그는 4.19 와 5.16을 겪으면서 문학의 현실 참여에 대한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 예로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와, 오늘 언급하게 될 장편 서사시 ‘금강’ 들 수 있다. 이러한 시들은 민족정신을 일깨우면서 민중의 정서에 따른 시적 형상을 창조하기 시작한다. 즉 그는 민족의 현실이 여러 모순적인 상황들에 의해 왜곡되고 있음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처음에 유일하게 알고 있었던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라는 시에서 보면 4.19 혁명과 동학 혁명을 통해 민중의 민주주의에의 열망을 확인하고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요소들이 사라지기를 열망하는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의식을 담고 있었다. 이처럼 시인은 일반적인 개인의 서정적인 고백을 담는 시가 아닌, 민족적인 문제를 의식하는 시인의 한결같은 모습을 견지하고 있다. 다소 생소한 장편 서사시 ‘금강’에서도 그러한 현실을 살아간 시인의 생애를 엿볼 수 있으며, 지금부터 그의 현실 인식이 작품에서 민족문학으로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본 론♤ 시인의 생애신동엽은 1930년 8월 18일 충남 부여읍 동남 리의 가난한 초가에서 생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2대 독자로 태어났다. 유년 시기는 일제의 군국주의가 수탈정책을 극도로 강화하여 헐벗고 굶주림이 지배하는 절대적 빈곤의 시대였다. 신동엽은 부여 초등학교 시절에 과묵하고 내향적 성격이었으며,에 취직하였으나 디스토마가 발병해 각혈과 고열에 시달리게 되면서 가족과 헤어져 본가에서 요양한다. 이때 시 쓰기에 몰두해 를 썼고, 이 시로 인해 시인 박봉우와 만나 참여 시인으로서 둘도 없는 지기가 되었다.또한 4.19의 체험은 그로 하여금 1960년대 대표적 참여 시인이 되게 했다. 엮어 4.19의 정신을 자유와 정의로 읽고, 승리와 그 감격을 노래했다. 그러나 미완의 혁명은 쓰라린 좌절도 함께 가져다주었다. 4.19의 좌절로 정치적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1962년 건국대학원에 입학, 정신주의로 도피해 버티고자 한다. 이 때 쓴 시는 참여시 성격이 강한 작품에도 동양적 형이상학으로서의 정신주의가 지배하고 있다.1967년에는 참여시의 극점인 , 대작 을 발표, 1960년대 참여 시인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게 된다. 시인으로서의 삶이 절정에 이른 시기인 1968년에는 세상을 하직하기 직전의 한 해 동안 가장 왕성하게 창작을 했다. , 오페레타 , , , , 등 많은 유작이 창작되었다. 이 해 그를 확고한 참여 시인으로 평가했던 김수영의 죽음을 체험한다. 신동엽은 결국 4월 7일 간암으로 사망하였는데, 3월 간암 진단을 받은 후 퇴원하여 한약으로 버티면서 신체가 망가지고 혼수상태의 사경을 헤매며 투병하다 문병 온 남정현의 품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시인의 작가론신동엽은 1959년 長時 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되어 시작활동을 시작한 이래, 1969년 40세의 일기로 사망하기까지 그의 문학작품은 역사와 현실과 민중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관된 작품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후기 모더니즘이 주류를 이루었던 당시 한국시단에서의 그는 참여 시인으로서 이단적인 존재였을지도 모르지만, ‘4.19혁명에 의해 시작된 역사적, 문학적 과업이 우리의 과제라고 볼 때, 신동엽은 민족문학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시인으로, 그만의 통찰력과 표현력으로 우리의 시대적 과제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생리적으로 모더니즘의 난해한 언어를 싫어했고, 쉽고 간결한 말, 평이한 진술및 현실과의 대결을 시로써 펼쳐 보임으로써, 분단 상황을 넘어선 조국을 지향하고 있다. 1959년 4.19 와 5.16을 거치는 동안 그는 , , , , , 등을 발표하였다. 4.19와 5.16등의 희망과 좌절의 시기를 거치면서 그의 생활과 더불어 시 세계에 안정이 찾아든다. 그리고 이러한 안정은 정신주의의 침잠을 가져오기도 하였다.신동엽의 장시 는 그의 시에서는 드물게 함축적인 표현을 하고 있지만, 그의 역사의식의 향방을 보이는 일종의 ‘총론적 시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목 는 ‘쟁기꾼의 이야기하는 대지’라는 뜻으로, ‘쟁기꾼은 전인적 인간상을 가리킨다. 는 종횡무진의 역사의식이 피력된 구조와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 장시는 序話, 제1화~6화, 後話 로 구성되어 있다.그러므로 신동엽의 역사관은 절대 다수인 민중 편이었고, 지배계급이란 하늘을 가리는 검은 구름장과 같은 것이었다. 우리의 근대사에서 민중이 주축이 된 갑오농민전쟁, 3.1운동, 4월 혁명이 시의 주요 테마가 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갑오농민전쟁은 승리를 눈앞에 두고 좌절되었고, 근대국가를 수립하려고 각성을 했지만 일본에 합병되고 만다. 해방 되는가 했더니, 남북이 분단되어 참혹한 살육전을 벌였고, 4월 혁명이 독재정권을 무너뜨렸나 했더니, 5.16혁명이 일어나 군사독재로 이어졌다. 이처럼 그의 역사에의 허무의식은 혐오와 분노를 넘어 때로는 선사시대를 그리워하며, 거기서 맑은 영혼을 대면하고자 하기도 한다.♤ 시집 소개 신동엽의 문학은 (1967)으로 집산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그의 작품이 고스라니 혹은 병행된 채 속에 수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엽의 은 간결하고 탄탄한 박진감으로 장장 4천 8백여 행에 걸쳐 1894년 3월의 동학농민혁명, 1919년 3월의 기미독립운동, 1960년 4월의 4.19혁명 맥을 이끌어 온다. 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입에 해당되는 ‘서화’와 ‘본편’에 해당되는 1장에서 26장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후화’가 그것이다. 이이 시는 여러 인물들 사이에 얽힌 사건들을 볼 수 있으며, 시간의 넘나듦을 통해 재구성되고 있다.이 시의 대체적인 사건 진행은 기이하게 태어난 후 초혼에 실패했다가 진아를 만나는 신하늬와, 동학에 입교하였다가 조병갑의 학정에 아버지를 잃은 전봉준과의 만남과 헤어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의 만남은 동학 혁명으로 시작되며, 혁명의 실패로 끝난다. 즉, 혁명이 실패하자 신하늬는 아들을 낳은 후 죽음에 이르고, 전봉준은 체포 구금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이런 운명적인 만남을 통하여 역사의 유구함을 화자 자신으로 추정할 수 있는 신하늬의 아들에게서 확인하고 있다. 따라서 신동엽은 현실 인식의 뿌리를 민족사를 관통하고 있는 사건들인 동학 혁명, 한국 전쟁, 4·19 등에서 찾아 이를 정당하게 해석하고자 한 시인이었음을 볼 수 있다. 그는 시대의 아픔을 민중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하여 새로운 문학적 전망을 열어 놓은 시인이었던 것이다.의 줄거리를 보면 전봉준을 중심으로 하는 서사구조로 동학농민전쟁에서 민중이 주체가 된 “혁명”을 주제로 부각시킨다. 그리고 신하늬와 인진아를 중심으로 하는 서사구조는 이들의 사랑으로 혁명을 감싸고 있다. 하늬는 전봉준과 직접 관계하며 혁명에 가담하며 적극적인 조력자 내지는 제안자로 행동한다. 진아도 부상당한 농민군들을 치료하고 농민군들의 식사를 마련하며 이 혁명 속에 참여하였다. 결국 이들의 비극적 세계와의 투쟁은 패배하고 사랑도 좌절된다. 이들의 좌절은 죽음으로 이어졌다. 전봉준의 죽음은 그가 남긴 동학정신으로 승화됨으로써 비극적 추월을 하였고, 신하늬와 인진아 사이의 사랑의 좌절은 이들 사이에서 탄생한 ‘아기 하늬’에 의해서 비극적 초월에 도달한다. 결국 이 시에서 혁명의 패배와 사랑의 좌절은 연민의 정서를 유발시키고 있다.또한 이 시에서 ‘아기 하늬’는 미래 전망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이 시에서 ‘序話’, ‘後話’의 연관성을 이끌어 낸다. 전봉준을 중심으로 하는 혁명의 주제와 신하늬와 인진아를 중심으로 하는 사랑의 주제가 상호 수 없는稅米, 軍布,마을 사람들은 지리산 들어가화전민 됐지.관리들은 버릇처럼 또도망간 사람들 몫까지里徵, 族徵했다.총칼 앞세운 진주병사백낙신.....이 시에서 갑오농민전쟁이 일어난 배경에는 19세기 조선 왕조가 어린 왕의 즉위로 인하여 외척의 세도가 계속된 데 기인한다. 정권의 쟁탈과 알력으로 정국은 불안정하고, 양반과 토호들의 민중에 대한 횡포와 착취가 극심하여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난 것이다. 그 만큼 반민중적 세력들의 횡포와 모순은 극에 달하였던 것이며, 이 농민반란으로부터 금강 제 1장이 시작되고 있다. 또한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황해도/ 평안도/ 이곳 저곳에서/ 농민반란은 터졌다/ 마치 연주창처럼/ 걷잡을 수 없이, 팔도강산 이곳 저곳에서/ 잇달아 터졌다”는 어구에서도 민중봉기의 상황을 살펴 볼 수 있다.< 금강 2장>..............1860년 4월 5일기름 흐르는 신록의 감나무 그늘 아래서수운은,하늘을 봤다.바위 찍은 감격, 영원의빛나는 하늘.< 금강 3장 >어느 해여름 금강변을 소요하다나는 하늘을 봤다.빛나는 눈동자.너의 눈은 밤 깊은 얼굴 앞에빛나고 있었다..............금강 2장에서는 최제우의 득도를 노래하며, 이어서 3장에서는 시인의 동학사상에 대한 공감과 감격이 표현되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은 4장에서는 최제우의 순교와 최시형의 도피, 5장에서는 유서 깊은 옛 백제 땅의 정신, 6장에서는 ‘생활의 시대’의 추억과 오늘에 이어지고 있는 집권층 및 외세, 7장에서는 굶주림의 고통 등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신하늬는 제 8장에서 전봉준은 제 12장에 이르러 등장하며, 갑오농민전쟁의 사건이 펼쳐지게 된다.< 금강 4장>.사람은 한울님이니라노비도 농사꾼도 천민도사람은 한울님이니라우리는 마음속에 한울님을 모시고 사니라우리의 내부에 한울님이 살아 계시니라우리의 밖에 있을 때 한울님은 바람,..이 시에서는 동학의 이념과 봉기를 소재로 ‘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