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식한 선무당 친구를 죽이다.시간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빠르게 흘러가고 있음을 느낀다. 어렸을 적엔 시간이 빨리 흘러 빨리 스무 살이 되고 싶었다. 스무 살이 되고 2년이라는 시간을 군대에서 보낸 후 인 작년 이맘때 쯤 연대 심리학과 편입을 준비하면서 개론을 열심히 보았던 적이 있다. 1차 시험에서 낙방한 이후로 심리학 관련서적은 다시는 안보겠다고 마음먹었었지만, 1년이 지나기도 전에 한광희 교수님이 아닌 다른 분의 심리학 개론으로 계절 학기를 보내게 되었고, 이번에는 개론 책이 아닌 어빈.D.샬롬의 '카우치에 누워서라는 소설을 보게 되었다. 처음 듣는 계절학기, 처음 접하는 집단심리치료소설.. 모든 것이 낯설게만 느껴진다.개론을 처음 접할 때 심리학은 인문학적인 접근만으로는 다루어질 수 없는 학문이 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했고, 실증 가능한 연구를 위해, 가설, 실험, 또한 그에 알맞은 분석이 뒤따라야 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신장애에 대한 부분이나, 프로이드 심리학을 접할 때는 약간은 허무맹랑하게 들리기도 하고, 나도 이런 장애가 있는데 하는 Barnum effect가 생기기도 했으며, 친구들의 작은 실수에도 역시 넌 항문기 고착이야, 아님 자기방어기제의 발현인가.. 라고 놀리며 선무당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 정신장애에 대한 판단은 진단기준에 합당해야 한다. 또한 환자자신과 타인에게도 고통을 주고 있음이 명백해야 하지만, 나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은 선무당의 역할과 의의에 대해 다시 깨닫게 해주기 충분했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책이 ‘카우치에 누워서’ 이다. 사실 이 책을 관심 있게 살펴보기 전에 나는 카우치가 무엇인지 몰랐다. 카우치는 침대와 소파의 중간적인 구실을 하는 긴 의자로서 18세기 무렵부터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지에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몸을 편안하게 기댈 수 있도록 한쪽 팔걸이를 완만하게 경사가 지도록 만들고 다른 한쪽 팔걸이는 없는 것도 있는 등 여러 가지 변형된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는 의자란다. 이러한 편안한 의자는 내담자에게 편안한 자세에서 자신의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내담자에게 진정한 자유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자기 내면의 힘을 깨닫게 하여, 자기실현을 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한 카우치에 누워 있는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문을 적어보련다.2. 어니스트, Plz Be honest!?진실은 통하기 마련이라고 이야기 한다. 사실 이 소설에서의 핵심 포인트는 ‘상담자가 내담자를 대할 때 진심을 다해야 한다.’ 일 것이다. 어니스트는 훌륭한 정신치료자로써 훌륭한 기억력과 자재력을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치료법을 위해 항상 연구하는 사람이다. 또한 자신의 개인적인 성공과 인간으로써 기본적인 사생활을 모두 던져 버릴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다. 수업시간에 배운 사례 중에 Asch효과에서 배운 것처럼 사람은 다수의 의견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거나, 올바르지 않음이 명백한데도, 집단의 선택이나 이전의 관례들을 따르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어니스트는 다른 선배들이 해 오던 것처럼 적당한 상담과 적절한 위로를 통해 쉽게 좋은 정신치료자로써의 명성을 쌓거나 자신이 가진 슈퍼비전을 통해 정신의학회의 추천을 받아 조금 더 쉬운 방법으로 자신의 입지를 다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을 낮추고 남에게 인정받지 못할지도 모르는 자신만의 방법을 통해 자신의 슈퍼바이저 역할을 해주던 마샬과 여자주인공 격인 캐롤의 변화를 이끌어 내게 된다. 싸이의 노래 중에 챔피온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거기에는 ‘젊은이들은 학점의 노예’라는 가사가 있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학점의 노예이다. 갑자기 이런 말을 하게 되는 것은 나는 어니스트처럼 나의 생각을 대로 행동하며 살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갑자기 수업중간에 떠나자 하며, 여행을 갈 수도 없고, 아르바이트를 잠시 쉬고, 하루 종일 누워있을 수도 없구나.. 동아리에서도.. 소변보는 중에도(가운데 한번 멈춰야 한다),, 바쁘게 살고 있고, 가끔씩 거기서 오는 작은 보상에 뿌듯함을 느끼지만, 생각해 보면,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의기소침해 진다. 어니스트 역시 많은 절재의 과정을 거친다. 남자로써 어떻게 보면 여성에 대한 욕구는 정말로 참기 힘들 것이다. 부인과 사별한 이후에 내담자인 캐롤의 행동과 글로 읽어도 머릿속으로 다 그려지는 어니스트의 상상, 캐롤과의 관계는 남자로써는 참기 힘든 일이 었음이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 캐롤이 당했던 상황을 모두 알고 있는 어니스트의 입장에서는 참아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불만족스럽다고 고민을 털어 놓는 여자 친구에게 그럼 나랑 해볼래? 라고 권하는 친구는 없을 것이다. 또 그런 문제를 안고 상처를 받은 사람에게 또 똑같은 상처를 안기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니스트는 좀 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신치료자는 우선 자신이 욕망으로 부터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자신에게 강화가 될 만한 무엇인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일이 아닌 무엇인가가 필요할 것 같다.3. 슈퍼바이저 마샬, 겨 밟은 머가 머 밟은…원칙을 지키며 사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이다. 그것이 과하고 덜한가는 자신이 판단해야 겠지만, 감독자 역할을 하는 마샬은 단지 현실에 집착하는 수전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연대북문쪽에 임’S FAMILY 내과가 있다. 의사선생님 한분에 간호사님 2분이 계시는 그 병원에는 많은 일반적 관례들이 무시되고 있음을 느낀다. 예를 들면, "이건 약국에 안파는 약이니까.. 몰래 먹어"라든지, "닝겔은 집에 가서 맞을 텐가?" 이런 것들.. 하지만 원장선생님은 학생인 나의 입장에서 시간에 쫒기고 약하나 에 처방전을 쓰고 약국에 가서 또 돈을 내야한다며, 가끔은 불법적인 일에 자연스럽게 이 선무당을 현혹시키시곤 한다. 사람을 치료하는 일은 분명 위대한 일이다. 하지만 사람에게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없애는 일이 돈을 통한 거래관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경제적인 여유를 갖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집착의 결과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하지만 내가 만약 의사가 되었다면, 어쩌면 학점의 노예이고, 선무당인 내가 사람을 잡지 않고 살릴 수 있다면, 어쩌면 나는 마샬보다 더 독한 사람이 되었을 지도 모른다. (항문기 고착을 겪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