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랐던 내 안의 상처들과제를 받고 처음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라는 책을 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지루하겠다.’였다. 지금까지 살면서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니요, 더군다나 ‘시’라는 장르는 나에게 있어 고등학교 시절 그저 대학에 가기 위해 접했던 정말 어렵고 재미없었던 종류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문학의 이해라는 수업을 들으며 지금까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이해하기 쉽고 재미도 있는 시를 접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내게는 머나먼 나라의 어려운 장르라는 생각이 강했다. 이러한 생각들 때문에 책을 구입하고 일주일 정도를 두고 천천히 볼 생각으로 책을 폈는데, 이게 웬걸. 편 그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 버렸다. 물론 책 전체의 내용을 완벽히 이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 챕터마다 등장하는 시들과 교수님이 써놓은 글을 읽으면서, 왜 이 책의 표지 치유에세이라고 적혀있는지 알 수 있었다.사람들은 가슴 속에 상처를 하나씩 짊어지고 산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상처가 있다는 사실 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많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 역시 그러한 상처들을 알지 못하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중 한명이었다. 사실 나는 그렇게 굴곡 있는 인생을 살아오지는 않았다. 평범한 중산층의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초,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고 이제는 어느덧 군대까지 다녀와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정말 평범한 삶이다. 이런 삶을 살아온 나이기에 나는 지금껏 내가 인생을 살면서 가슴에 쌓아둘 만한 큰 상처를 가지고 살고 있다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병신과 머저리’라는 책에서 등장하는 ‘동생’처럼 내 상처가 무엇인지 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 역시 그동안의 삶 속의 상처들로 인해 수많은 못들이 박혀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소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라도 이러한 상처들을 깨달았으니 ‘병신과 머저리’ 속의 ‘형’이 소설을 쓰는 행동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하고자 했듯이, 나 역시 어떠한 행동을 통해 내 상처를 치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