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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문학] 유미리의 가족 시네마를 읽고 평가A+최고예요
    유미리의 『가족 시네마』를 읽고1. 작가소개유미리(1968? )1968년 일본 가나가와 현에서 재일 한국인 2새로 태어났다. 부모의 학대와 폭력,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 등으로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 고교 중퇴 후 ‘도쿄 키드 브라더즈’극단에 연수생으로 입단하면서 극작가, 연출가로도 활동하게 된다. 이때 만난 히가시의 격려로 문학을 하게 됐다.1993년 24살 최연소의 나이에 희곡 『물고기 축제』로 기시다구니오 희곡상의 영예를 안았다. 『정물화(green bench)』 등의 희곡 작품과 『가족의 표본』, 『시어사전』 『유미리의 자살』 등의 에세이를 출간하였다.1996년에는 소설집 『풀하우스』로 제 24회 이즈미교카상과 노마분게 신인상을 연달아 수상했다. 제113회, 제114회 두 차례에 걸쳐 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올랐으며 결국 1997년 자전적 소재를 다룬 중편 『가족 시네마』로 제116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였다. 당시 재일동포란 사실 때문에 극우 일본단체들로부터 테러위협을 받기도 했다.1999년엔 그녀의 1994년작인 『돌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친구(재일 한국인)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출판금지 판결을 받아 작가의 표현의 자유 한계를 둘러싸고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2000년 2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유부남의 아이를 출산하고, 이어 3월 적나라한 섹스묘사를 담은 소설 『남자』를 출간해 다시 한번 일본사회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유미리는 초기에는 주로 자전적 소재를 다루면서 파괴와 청소년의 방황과 같은 주제를 그려왔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이후 점차 사회적 이슈로 작품의 소재를 넓혀나가면서 인간 내면풍경의 황폐와 소통단절을 고발하고 있다.주요 작품으로는 소설 『풀 하우스』『가족 시네마』『골드러시』『타일』『루즈』등이 있으며, 에세이로 『물가의 요람』『물고기가 꾼 꿈』『세상의 균열과 혼의 공백』등이 있다.2. 들어가며유미리의 『가족 시네마』는 붕괴된 가정에서 상처받은 주인공이 갈등을 해소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 을 향한 증오가 도사리고 있다. 20년 전 별거한 부모님과 성인 영화배우인 여동생, 폐쇄적인 남동생. 가족이라는 따뜻한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주인공과 그들의 관계는 결코 따뜻하지 않다. 그들의 가족으로서의 삶이란 맡은 배역을 억지로 연기하는, 어느 정도는 과장되고 어느 정도는 상투적인, 한편의 지루한 영화일 뿐이다. 소설에는 실제로 가족 끼리 영화를 찍는 장면이 나오는데 조금 더 떨어져서 보면 『가족 시네마』라는 소설 자체가 한 편의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영화는 나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준다. 기뻐하는 주인공을 통해서 나 또한 즐거움을 느끼고, 역경을 이겨내고 자유를 찾은 주인공을 보면서 내가 자유를 찾은 것 마냥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영화들은 이와는 다른,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그것은 내 안에 감추어둔 것들이 들추어질 때이다. 이런 영화들은 불편함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쉽게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비밀을 들킨 듯이 껄끄러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지만 계속 훔쳐보고 싶은 욕망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나는『가족시네마』를 읽으며 이러한 기분을 느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가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서로를 아주 잘 알고 있는 관계이다. 그 ‘뗄 수 없음’으로 인해 더욱 크게 상처 받는, 가족이란 울타리의 잔인함을 유미리는 가족 ‘시네마’를 통해 보여준다.3. 주요 등장인물3.1 어머니와 아버지주인공 가족의 내력을 들으면 ‘콩가루 집안’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폭력과 도박을 일삼던 아버지와 물장사를 하던 어머니. 그러다가 유부남 손님과 눈이 맞아 집을 나간 어머니와 빠찡코장에서 일을 하는, 결국은 그마저도 잘린 아버지. 아버지는 허세를 부리는 인물이다. 돈이 없어도 선물은 번듯하게 해야 하고 치지도 않는 골프채를 사서 거실에 장식해 놓는, 겉치레에 집착하는 속물이다. 어머니 또한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는 사람이다. 남자를 돈, 혹은 정력. 두 가지로만 판단한다. 그런 부부가 20년 만에 다시 부부로 뭉친다. 영화를 찍부를 읽으며 이 소설이 다시 만난 가족의 화해를 보여주려고 이러나 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이들은 서로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 어머니는 아버지 명의로 된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 하고 아버지는 직장에서 잘려 자식과 옛 부인에게 얹혀살려고 하는 것이다. 물론 가족과 함께 살고 싶어 하는 아버지의 쓸쓸한 마음도 거짓은 아니겠지만 그 속에는 분명 이기적인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주인공에게 부모들은 그저 한심한 존재들이다. 그녀는 그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짜증과 증오가 치밀어 오른다. 어린시절 주인공과 여동생은 상대방을 폄하하기 위해 서로에게 엄마를 닮았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토록 싫어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주인공은 점점 닮아가고 있다. 비슷한 모양의 옷을 입는다던지 요리할 때의 습관이라든지 사소한 부분들에서 엄마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닮고 싶어 하지 않을수록 닮아버리는 것.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광경이다. 또한 흔한 만큼 더욱 절망적인 것이다. 주인공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증오하게 만드는 힘. 그것은 바로 버리고 싶어도 버릴 수 없는, 뗄 수 없는 가족의 흔적이었다.3.2 후카미 세이치소설 속에서 애인보다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후카미 세이치. 일흔이 넘은 그는 네 번째 부인까지 떠나보내고 혼자 사는 조각가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기획에 도움을 받으려 그를 찾아갔다가 이틀 밤을 그의 집에서 머무르게 된다. 후카미 세이치는 그녀에게 성관계 대신 이상한 요구를 한다. 그건 바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그녀의 엉덩이를 찍고 싶다는 거였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받아들인 그녀는 그가 어린애 같이 상심하자 결국 요구를 들어준다.후카미 세이치는 등장인물 중 가장 나이가 많지만 행동은 어린애 같은 인물이다. 외모부터 독특하다. 난쟁이 같이 작은 키에 하얀 수염, 동그란 눈을 가진 그는 막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 주인공은 그에게 호감을 느끼는데 그 이유는 그의 ‘유희감각’ 때문이다. 노인임에도 어린애 같은 왕성한 열정과 이기심을 가진 그를 보고 그녀는 즐거움돌 말기도 하고, 개를 키우고. 현재에 있어서는 모두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기억들이지만 당시의 어린 나에게는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그녀는 그네를 타며, 후카미를 보며 잠시나마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다. 또한 그를 따라 공중목욕탕을 갔다가 어린 여자아이를 만나는데 아이의 몸에서 자신에게는 없는 풋풋함을 느낀다. 소설에서 그녀에게 긍정적인 시간은 그와 함께 있을 때뿐이다. 그녀가 그의 집에 시계를 풀어 놓는 것에서도 현재를 거부하는 모습이 드러나 있다.그러나 결국 그도 그녀의 위안이 되지 못한다. 그가 원하는 것은 그녀 자체가 아니라 그저 예쁜 엉덩이일 뿐이었다. 그 역시 부모들처럼 물질만을 원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애인과 헤어질 생각까지 하며 그를 찾아갔다가 새로운 여자 앞에서 자신을 홀대하는 그에게 상처를 받는다.3.3 그 밖의 인물들 - 요코, 가즈키, 가타야마, 이케여동생 요코는 연기자의 꿈을 안고 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꽤 촉망받는 배우에서 현재는 성인 배우로 전락해 버린 상황이다. 남동생 가즈키는 어린시절 모범생으로 가족들의 기대를 받았는데 현재는 스물여덟이 되도록 대학에 머물면서 테니스에만 몰두한다. 이 두 사람도 가족에게 상처받은 인물들이다. 겉보기에는 크게 이상하지 않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주인공처럼 무언가 왜곡되어있다. 이들도 가족으로 인한 피해자 이면서 동시에 가해자 인 것이다.주인공의 애인인 이케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나마 자동응답기로 녹음을 남기지만 주인공이 테입을 돌려 묵살해버린다. 그의 모습은 그녀의 가족들 앞에서 당황하고 도망치는, 기획안을 발표하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지 않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녀의 집에 속옷과 칫솔을 둘 만큼 가까운 사이이면서도 정작 마음으로는 가깝게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이케이다.가타야마는 가족시네마를 찍는 감독이다. 감독이라는 역할로 봤을 때 소설을 총괄하는 작가의 역할과 동일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가 하는 말의 대부분은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이다. 특별히 지시하는 것것과 연관이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전적 형식을 띄고 있는 만큼 그녀가 억지로 이야기를 만들지 않아도 소설 속 주인공들은 작품 안에서 스스로 생명력을 얻는다. 중요한 것은 감독의 지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각자의 움직임이다. 이는 작품이 작가의 인위적 지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현실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4. 배경4.1 집집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사는 공간이면서 가장 편안한 장소이다. 그러나 가족 시네마에서의 집은 소설 속 가족들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불편하고 불완전한 공간으로 그려진다. 우선 주인공의 집이 있다. 이 곳은 영화를 찍느라 가족들이 들이닥친 후부터 불편한 공간으로 변한다. 주인공은 말 한다. ‘가족이라는 족쇄에서 해방 된 줄 알았는데 다시 걸려들었다.’ 라고. 이후 주인공은 이틀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후카미의 집에 머무른다. 그러나 후카미의 집 역시 일상적인 집의 모습은 아니다. 후카미의 집에는 그 흔한 냉장고조차 없다. 그리고 후카미는 걸핏하면 옷장 고무보트 안에 들어간다. 꽃 썩은 내가 나는 내부의 냄새 또한 흔한 집의 풍경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엄마의 집이 있다. 이 곳에도 석유 냄새가 코를 찌르는 불안한 공간이다. 그나마 마지막 남은 아버지 명의의 집으로 담보를 잡아보려 하지만 그것 역시 좌절 된다. 가족 시네마에서 집은 가족이 함께 ‘쉴 곳’이 되지 못한다.4.2 농원소설 속 꽃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이미지로 나타난다. 그네를 탈 때 흩날리던 벚꽃이나 아름다운 그림물감이 된 팬지꽃이나. ‘어떤 전쟁터에도 꽃 한 송이쯤은 바람에 흔들린다.’라는 소설 구절처럼 꽃은 부드럽고 약하고 평화로운 존재이다.주인공은 꽃과 관련된 회사에 다닌다. 그녀는 장미꽃다발 기획을 추진중인데 그와 관련하여 회사의 농원을 찾는다. 이 농원은 매우 가족적인 분위기이다. 농원을 찾은 사람에게 주는 향료, 착색료, 방부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주스처럼 활기차고 깨끗한 분위기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주인공을 못 견디게 만든다. 특히.
    독후감/창작| 2004.11.26| 6페이지| 1,000원| 조회(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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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문학] 가지이 모토지로의 『레몬』
    가지이 모토지로의 『레몬』1. 작가소개가지이 모토지로(1901-1932)오사카 출생1919년 교토 제 3고등학교 입학1924년 도쿄 제국대한 영문학과 입학1925년 동인지『아오조라』발간 이후『레몬』을 비롯한 단편을 발표함과 동시에 결핵으로 인해 투병생활에 들어감1931년 창작집 『레몬』을 무사시노 서원에서 간행1932년『주오코론』에 『태평스런 환자』를 발표같은 해 3월 결핵의 악화로 영면함, 31세작품: 『레몬』,『어떤 마음의 풍경』,『겨울날』,『겨울 파리』,『세야마 이야기』등2. 들어가며『레몬』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길한 응어리에 시달리던 주인공이 그것을 해소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소설이다. 주인공을 괴롭히는 불길한 응어리는 결국 레몬을 통해 해소된다. 과일가게에서 산 한 알의 레몬이 그 무엇으로도 해소되지 못하던 주인공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는 것이다. 레몬은 과일이다. 과일은 달콤하고 향기로우며 무엇보다 먹는 음식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레몬은 맛이나 향기로, 먹는 것으로 쓰이지 않는다. 레몬은 주인공을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짧은 단편소설인 만큼 제목이 가지는 상징성은 작품 속에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주목했던 것도 역시 레몬이었다. 왜 하필 레몬인가. 그 작은 과일 하나가 뭐기에 주인공의 갈등을 해소시켜 주는가. 처음 읽은 후 들었던 의문이다. 완전히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묘하게 끌어당기던 레몬의 매력. 주인공의 이해하려면 먼저 레몬의 의미를 알아야 할 것 같다. 나는 이제 그처럼 소매에 레몬을 넣고 거리를 걷는 상상을 해 본다. 불길한 응어리를 안은 채 그가 종일 떠돌아다니던, 일본의 옛 거리로 떠나 보는 것이다.3. 레몬거리를 떠돌던 주인공은 과일가게에 다다른다. 그 가게는 주인공이 매우 좋아하는 곳인데 구경만 했을 뿐 평소에는 물건을 사지 않는다. 그러나 그날은 레몬이 나와 있었다. 원래 레몬을 좋아하는 데다 평소에 보이지 않던 물건이 나와 있는 것이 반가워 레몬을 산다. 이처럼 주인공이 처음 레몬을 손에 넣게 되는 계기는 비교적 평범하다.레몬을 손에 넣은 후 그는 그 차가운 촉감을 즐긴다. 폐렴 증세가 있어 몸이 뜨거운 그에게 레몬의 차가움은 그를 기분 좋게 한다. 그리고 냄새를 맡아본다. 그는 향긋한 레몬향을 맡으며 그것의 산지인 캘리포니아를 떠올린다. 가슴 깊숙이 한껏 향기로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점점 몸에 원기가 싹트는 것을 느낀다.3.1 단순하고 분명한, 아름다움레몬의 모양과 색은 매우 분명하다. 작품 속에서도 묘사 되어 있듯이 ‘레몬 옐로우의 물감을 튜브에서 짜내어 응고시킨 것 같은 단순한 색깔’에 ‘속이 꽉 찬 방추형의 모양’이다. 주인공은 레몬의 단순한 냉각이나 촉각, 그리고 후각과 시각이 아주 먼 옛날부터 이것만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는 듯이 자신에게 딱 들어맞는 것을 느낀다.주인공을 괴롭히던 모호한 응어리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흥분에 들떠 거리를 걷게 된다. 주인공의 응어리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를 괴롭히는 것이 그도 알 수 없는, 매우 불쾌한 감각이라는 것과 평소에 그에게 즐거움을 주던 것들이 그 응어리 앞에서는 아무 힘도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음악, 아름다운 시의 구절조차 그를 견딜 수 없게 했다. 그런데 단순한 한 알의 과일이 그를 즐거운 흥분으로 이끈다.레몬은 단순한 만큼 선명하고 선명한 만큼 순수하다. 그 자체의 향기, 그 자체의 색깔, 그 자체의 무게. 답답한 주인공을 끄는 것은 사람이 만든 음악, 그림, 글귀가 아니다. 그 자체로 순수한 레몬 한 알이 주인공을 매료시킨다. 주인공은 레몬의 무게를 모든 선한 것과 모든 아름다운 것을 중량으로 환산한 무게가 아닐까 생각한다. 레몬의 무게. 딱 그만큼의 무게가 주인공이 늘 찾아 헤맸던 것이었다.3.2 상상의 문을 여는 열쇠, 레몬주인공은 상상을 즐긴다.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거리에 매력을 느끼는 주인공은 그런 길을 걸으며 자신이 있는 곳이 다른 곳 이라고 상상한다. 도망쳐 버리고 싶을 때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 버리는 상상을 하고 그 공간을 자신이 좋아하는 상상의 물감들로 색칠한다. 이를테면 텅 빈 여관의 방 한 칸, 깨끗한 이부자리, 좋은 냄새가 나는 모기장, 풀을 빳빳하게 먹인 유카타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이 주인공을 즐겁게 하는 상상의 물감들이다. 주인공은 상상을 통해 현실의 자신이 시야에서 사라져 가는 것을 즐긴다. 이런 주인공을 더 큰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이 바로 레몬이다.레몬을 손에 쥐고 즐거워하던 주인공은 마루젠에 들어가면서 다시 우울해지고 만다. 그토록 마음에 충만했던 행복한 감정은 어느 틈엔지 달아나 버리고 오래 걸어 다닌 피로를 느낀다. 마루젠은 서양 서적과 수입 문방구를 취급하는 일본의 대표적 외국서적 판매서점인데 주인공이 좋아하던 장소였다. 그러나 서양화집을 아무리 꺼내 보아도 점점 우울해질 뿐이다. 이 때 그는 레몬을 생각해낸다.그는 책을 쌓아 성을 만든다. 그리고 다 만들어진 성벽의 꼭대기에 레몬을 올려놓는다. 레몬의 색체는 유난히 선명하게 보인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그대로 둔 채 모른 체하고 밖으로 나간다.’ 밖으로 나온 그는 자신이 마루젠 서가에 황금색 폭탄을 장치하고 나온 기괴한 악한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즐거운 상상을 하며 그는 또 다른 거리로 내려간다.여기서의 레몬은 주인공을 상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책 위에 놓아둔 레몬을 폭탄이라고 상상하는 주인공은 그 어떤 때보다 행복하다. 그가 늘 머릿속으로 하던 상상이 실제로 책을 쌓고 레몬을 놓아두는 행위를 통해 생명력을 얻은 것이다. 레몬은 주인공이 부족감을 느끼던 딱 그만큼의 상상의 무게로 다가와 주인공의 마음을 채워준다.4. 주인공의 심리4.1 불길한 응어리의 정체주인공은 특별히 하는 일이 없다. 거리를 걷거나 아름다운 상점을 둘러보거나 기분 좋은 상상을 하거나. 주인공은 폭죽, 유리구슬처럼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 그런 것들을 보며 즐거워하고 자신을 위해 연필 한 자루를 사는 정도의 사치를 하고. 어찌 보면 너무나 평화롭고 즐거운 일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는 왜 불길한 응어리에 시달리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주인공이 느낀 불길한 느낌은 우리도 한번쯤은 느껴본 감정일 것이다. 초조하기도 하고 혐오스럽기도 한 응어리.너무나 평화로운 일상. 이것이 그의 불길함의 정체이다. 권태. 평화를 넘어서 지루하고 위태롭기까지 한 권태가 그의 마음을 짓누르는 불길한 감각이다. 그는 지루한 일상을 벗나나기 위해 상상을 한다. 위에서도 말 했듯이 상상이야말로 그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마루젠의 화집을 보는 것도 일상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다. 화집들을 꼼꼼히 본 후 너무도 일상적인 주위를 돌아봤을 때에 느껴지고 했던 서먹한 감정을 음미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그는 평소의 상상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답답함을 느낀다. 마루젠의 화집을 보아도 우울할 뿐이다. 그의 권태를 해소 시켜주는 것은 결국 레몬이다. 황금색 빛나는 폭탄, 그것이 그의 우울을 권태를 날려버릴 열쇠가 된다. 대폭발을 상상하며 즐거워하는 그. 마루젠을 콩가루처럼 부서 버리고 싶은 그는 권태로운 일상을 파괴하고픈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이다.
    독후감/창작| 2004.11.25| 4페이지| 1,000원| 조회(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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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학] 최인훈의 광장을 읽고-광장의 상징적 의미를 중심으로 평가A좋아요
    최인훈의 『광장』을 읽고- 광장의 상징적 의미를 중심으로1. 들어가며최인훈의 『광장』은 분단된 나라에 살고 있는 주인공 명준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남한에 살던 명준이 북으로 건너가 양 쪽 모두의 삶을 체험한 뒤 결국은 중립국으로 향하는 시점에서 소설이 시작된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광장은 대조적 상징물인 밀실과 함께 소설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이미지를 바꾸며 명준의 내면세계와 갈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광장과 밀실은 때로는 남북의 이념을, 때로는 다수와 개인을 상징한다. 광장과 밀실을 두고 딱 잘라서 이것이다, 할 수 없는 것이 이 소설의 매력이자 모호한 점이다. 나름대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철학과 학도 이명준. 소설 속에 흩어져있는 수많은 광장들을 모아 나름대로 정리해 보면 이 생각 많은 청년의 속내를 조금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2. 남한, 북한의 광장남한에 살고 있는 철학과 대학생 명준의 하루는 책을 읽거나 홀로 사색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는 지루한 일상 속에서 핏방울보다 진하게 살고 싶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캄캄할 뿐이다. 그는 철학과 학생답게 머릿속으로 수없이 고민하고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낮에도 고민하는 것으로 모자라 늦은 밤, 잘 자다가 일어나서 또 고민한다. (그런 고민의 성과인지)그는 꽤 똑똑한 청년이다. 나라의 추악한 현실을 광장에 비유해 비판할 정도로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힘없는 위치 또한 잘 알고 있다. 그가 바라본 남한의 광장은 쓰레기만 넘쳐나는 정치의 광장, 도둑의 물건이 넘쳐나는 경제의 광장, 헛소리의 꽃인 문화의 광장뿐이다. 결국 밀실만 푸짐한, 광장이 죽은 곳이 바로 남한의 광장이다. 이렇게 실망하던 차에 아버지가 월북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때문에 경찰서에 불려간 명준은 린치를 당한다. 앞자락에 핏물을 들인 채 경찰서를 나서던 그는 남한에 대해 더욱 실망하고 만다. 무고한 시민에게 폭력을 행사하고도 아무렇지 않아하는 뻔뻔한 광장. 그리고 옛날 일을 떠올린다. 버스 안에서 자신처럼 당하던 사람을 못 본채 하던 사람들과 자신의 모습. 자신의 밀실을 지키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고통쯤은 못 본 채 하면 그만인 사람들. 그런데 아버지로 인해 명준의 밀실은 침해를 당하고 말았다. 잘못을 한 건 옆방에 있는 아버지인데 불한당들이 노크도 없이 들어와서는 흙발로 그를 때린 것이다. 그는 결국 월북을 결심한다.북한의 광장은 당이 주인공인 광장이다. ‘게으른 개’인 공산당이 지배하고 앵무새 같은 인민이 개에게 쫓겨 이리 저리 몰려다니는, 더럽고 처참한 광장이다. 북한은 밀실, 즉 개인적 욕망이 가득한 남한과는 정 반대로 개인적 욕망이 터부시 되어있다. 남한에 회의를 느끼고 광장의 희망을 꿈꾸며 북으로 간 이명준은 크게 실망하고 만다. 붉은 심장을 가진 꼬뮤니스트는 보이지 않고 당이 명령하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만이 있었기 때문이다. 열정은 없고 그저 매스게임에 파묻힌 북한의 광장에서 명준은 또 한번 실망을 하고 만다.남한과 북한의 광장은 각각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상징한다. 명준의 눈에는 양쪽 모두부정적이다. 두 광장에 있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광장을 망가뜨리는 욕망뿐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선택할 기로에서 명준은 생각한다. 자신이 설 곳은 양쪽 나라 모두 아니라고. 명준에게 있어 아무도 없는 광장, 맺어질 아무것도 믿음도 없는, 헛것을 섬기는 광장은 북한이다. 남한은 실존하지 않는 사람들의 광장 아닌 광장이다. 그나마 그곳에는 자유가 있지만 추악한 밤의 광장임에는 변화가 없다. 결국 양쪽 모두에 질린 명준은 중립국을 택한다.3. 집단, 개인의 광장광장과 밀실은 집단과 개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집단의 욕망이 광장이라면 개인의 욕망은 밀실이다. 명준은 광장과 밀실 양쪽 모두에서 희망을 꿈꾼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서 끝까지 갈등하는 인물이 명준이다. 중립국을 향하는 배 안에서 명준은 집단이며 개인이다. 함께 가는 동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집단에 속하면서도 결국 명준은 한 사람의 개인일 뿐이다. 소설 속 단어로 이야기 하면 ‘더미’와 ‘낱’이다. 명준은 어쩔 수 없는 더미의 일부이면서도 벗어나고파한다. 아무리 초라해도 저 혼자만이 쓰는 광장 없이는 숨을 돌리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명준의 갈등은 홍콩상륙문제로 불거진다. 집단은 리더격인 명준에게 처음의 약속을 어기고 잠깐만 홍콩에 상륙하자고 말한다. 선장을 설득해 달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집단이 개인에게 행하는 폭력을 보여준다. 다수인 집단이 질책하는 시선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개인은 고통을 느낀다. 명준은 마음속으로 분노를 터트린다. ‘왜 내 탓이냔 말이야!’라고 외치면서.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집단의 광장이다. 밀실 안에서는 누구도 탓 할 수 없다. 모두가 자신의 책임이다. 사람은 자신이 약하다고 느낄 때 광장으로 뛰쳐나온다.(낱에게는 타고난 두려움이 있기에) 그리고 집단에 섞인다. 이러한 집단의 힘은 밀실에 있는 사람을 나오게 하지만 집단을 비겁하게 만들기도 한다. 명준은 집단과 대적하며 북에서 있었던 자아비판회를 떠올린다.북에서 신문사에 근무하던 명준은 있는 그대로 쓴 기사 때문에 자아비판을 강요받는다. 결국 명준은 자신을 비난하는 상사와 동료의 눈초리에 굴복하고 만다. 그는 ‘광장의 요령’이라는 슬픈 깨달음을 얻는다. 배에서는 그 때와 다르게 굴복하지 않는다. 광장에 맞서 싸운다. 밀실을 지키기 위한 명준의 마지막 노력이었던 것이다.4. 명준의 광장4.1 윤애와 은혜남과 북, 양국여자와 명준과의 연애는 이 소설에서 큰 줄기를 차지한다. 윤애는 남한의 국문학과 대학생, 은혜는 북한의 발레리나이다. 윤애는 명준의 첫사랑이나 다름없는데 명준에게 있어 어쩐지 벽이 느껴지는 여자이다. 명준은 윤애가 자신을 솔직하게 열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비곗살과도 같은, 순결 콤플렉스 때문이다. 이에 비해 은혜는 명준을 한번도 거부한 적이 없는, 명준의 마지막 사랑이다.(무엇보다 다리가 끝내주게 예쁘다)작가는 나름대로 다르게 표현하려 했으나 두 여자의 이미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모시 치마 저고리를 입고 명준과의 성관계를 짐승처럼 거부하는 윤애나 화려한 무용수 이면서 명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은혜나. 다른 점은 윤애의 경우 끝까지 벽을 허물 수 없었다는 것이고 은혜는 명준이 자신의 일부로 느낄 만큼 가깝게 여겼다는 것이다. 이 벽과 가까움은 모두 성관계와 관련이 있다. 사실 이 소설 속에서 두 여자는 별로 ‘사람’으로서 역할하지 않는다.(은혜의 간호병 지원도 약하게만 느껴진다) 명준이 늘 그리워하는, 약해지면 떠올리는, 명준의 마지막 남은 광장. 그것이 두 여인, 특히 은혜의 역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녀들이 육체적인 위안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명준을 치유하는 것은 그녀들의 몸이다. 윤애와 은혜는 희고 푸짐한 가슴과 매끈한 다리로 존재한다.후에 태준의 아내가 된 윤애를 강간하려던 명준은 그녀의 가슴을 보고 이렇게 느낀다.희고 푸짐한 가슴이었다. 이 가슴이 그의 것이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 힘으로 이 가슴을 빼앗을망정, 그것을 가지지 못하다는 생각이 그를 미치게 했다. 언뜻 은혜가 생각났다. 그녀는 한번도 마다하는 적이 없었다. 언제나 그를 기쁘게 안아주었다. 그 가슴은 지금 모스크바에 있다. 모스크바의 어두운 하늘 밑까지 그 가슴을 가져가야 할 까닭이 어디 있었을까. 마지막까지 좋은 말만 하다가 그녀는 떠나 버린 것이었다. 믿을 수 없는 가슴들. 이 희고, 반드르르한, 풍성한 거짓말.명준은 모든 것을 잃은 후에는 오직 은혜와의 육체적 관계에서만 희망을 느낀다. 은혜의 몸의 길이 그의 마지막 광장이자 그의 마지막 욕망이었던 것이다.4.2 나팔수에서 부챗살까지, 욕망으로서의 광장뜨거운 피를 가진 청년에서 자살에 이르기까지, 명준의 광장은 점점 작아진다. 여기서 광장은 명준의 욕망을 뜻하는데 욕망으로서의 광장은 밀실과 같은 의미의, 개인의 광장이라 할 수 있다. 처음 그의 광장은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정도로 컸다. 밀실 속에서 준비를 끝내면 광장으로 나가겠다는 젊은 명준은 패기가 넘쳤다. 그러나 밀실을 침범 받고 북으로 가면서부터 조금씩 삐걱거린다. 북에서 그는 혁명의 기수가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의 연설문은 굳은 표정은 사람들을 조금도 움직이지 못한다. 양쪽 모두에게서 실망한 명준은 사랑하는 이에게서 광장을 찾으려 한다. 단지 한 팔 안을 만큼의 광장. 그는 밀실에서 나와 단 둘만의 광장에 서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것 역시 은혜의 배신으로 무산되어 버린다. 전쟁이 일어나고 잔인하게 변한 명준은 다시 한번 광장을 찾아낸다. 그곳은 바로 혼자만의 동굴이다. 우연히 은혜를 만나고 명준의 동굴은 둘만의 광장으로 변한다. 동굴 속에서는 모든 것이 아름다워만 보인다. 은혜와 동굴에서 관계를 맺는 명준은 오로지 은혜를 죽도록 사랑하는 수컷이고 싶어 한다. 원시의 작은 광장. 이것이 그가 꿈꾸는 마지막 낙원이자 희망이었다. 그러나 은혜가 죽고 만다. 그 후 중립국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그에게 남은 광장은 단지 부챗살만큼의 공간이다. 부채를 가득 채우던 소중한 것들을 모두 오므라들고 결국 단 한 칸의 부챗살만이 남는다. 그의 광장은 그렇게 작아져만 간다.
    독후감/창작| 2004.10.26| 4페이지| 1,000원| 조회(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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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학] 이육사의 시세계-투쟁의 삶, 예술의 삶
    1. 이육사의 생애본명은 원록, 별명은 원삼, 후에 활로 개명함. 조선조의 대표적 유학자의 이퇴계의 14대 손으로서 뿌리깊은 전통의 고장 안동에서 둘째아들로 태어났다. 보문의숙에서 심학문을 배우고, 대구 교남학교에서 잠시 수학. 1925년 독립운동단체 의열단에 가입, 그해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다시 의열단의 사명을 띠고 북경으로 갔다. 1926년 일시 귀국, 다시 북경으로 가서 북경사관학교에 입학, 이듬해 가을에 귀국했으나 장진홍의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좌, 3년형을 받고 투옥되었다. 이때 그의 수인번호가 64번이어서 호를 육사로 택했다고 전한다. 1929년에 출옥, 이듬해 다시 중국으로 건너갔다. 그곳 북경대학에서 수학하면서 만주와 중국의 여러 곳을 전전, 정의부?군정부?의열단등 독립운동단체에 가담하여 독립투쟁을 벌였으며, 노선을 알게 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1933년 9월 귀국, 이때부터 시작에 전념, 육사란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의 첫 작품은 1933년 에 발표한 《황혼》이었다. 1935년 시조 《춘추삼재》와 시 《실재》를 썼으며, 1937년 신석초?윤곤강?김광균 등과 동인지 《자오선》을 발간하여 《청포도》《교목》《파초》등의 상징적이면서도 서정이 풍부한 목가풍의 시를 발표했다.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광야》와 《절정》에서 보듯이 그의 시는 식민지하의 민족적 비운을 소재로 삼아 강렬한 저항의 의지를 나타내고, 꺼지지 않는 민족의 의지를 장엄하게 노래한 점이 특징이다. 1941년 폐를 앓아 성모병원에 입원, 잠시 요양했으나 독립운동을 위해 1943년 초봄 다시 북경으로 갔다. 그해 4월 귀국했다가 6월에 피검, 북경으로 압송되어 수감중 북경감옥에서 옥사했다. 그리 길지 않은 40생애에 무려 열일곱 차례나 일제에게 피검, 투옥되는 등 참혹한 고통 속에서 시달리다가 끝내 이국의 감옥에서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2. 이육사의 시세계2.1 이육사 시의 기법적 특징육사 시의 표기상의 특징은 한글이 주를 이루지만 필요한 경우엔 한자를 많이 섞어 쓰고 있사용하지 않고 있다. 방법적인 면에서 볼 때에는 이미지즘의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의 많은 시편들에는 반짝이는 이미지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시의 주제를 심화하고 미감을 확대하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그의 시들 중 「바다의 마음」과 「아편」에서 그 특징이 잘 드러나는데 「바다의 마음」에서는 시각적 이미지가 중심을 이룬다. 대조적 심상으로 묘사하여 바다의 모습을 선명하게 형상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미지즘에 편향되어 있지는 않다. 바다의 인상을 몇 개의 이미지로써 선명하게 묘사하면서도 그 속에 바다에 대한 관념을 착색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아편」역시 이미지즘적 성향이 두드러진다. 특히나 이국적, 관능적 분위기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육사의 여타 시와 구별 되는 작품이다.이러한 이미지즘적인 실험이 내포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미지즘에의 관심은 육사시의 형성기인 30년대 초에 이 땅을 풍미하던 모더니즘 편향성에 기인하는지도 모른다. 또한 전통적인 한시의 기법에 연원하는지도 모른다. 특히 그의 절제된 시어와 형태를 미루어 보면 오히려 이러한 전통시의 기법에 더 깊은 근친관계가 성립된다는 점을 시사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육사가 이러한 이미지즘의 기법이 방법적인 면에서는 필요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것이 시의 핵심이 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던 점에 놓여진다. 왜냐하면 몇 편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가 방법보다는 정신의 탐구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육사는 오히려 정신의 치열성이 초래하기 쉬운 과격성을 제어하기 위하여 이미지즘의 원리를 효율적으로 채용한 데서 시적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이육사의 시는 정신의 치열성이 초래하기 쉬운 과격성을 제어하기 위하여 이미지즘의 원리를 효율적으로 채용한 데서 시적 성공을 거둔다. 이육사에게 있어 이미지즘의 중요한 특성인 장식성, 감각성은 그다지 체질에 맞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다만 그의 가열한 시의식이 서정적 심미성을 획것으로 보인다.2.2 절망적 현실과 단절적 세계관이육사의 시에는 끊임없는 떠돌이의식 혹은 삶의 고달픔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40평생에 걸친 떠돌이 생활은 그의 시에 유형무형으로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그에게 있어 단란한 가정생활 또는 편안한 안주 생활이란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었으며, 오로지 불안한 잠행과 표랑의 신산함만이 가득 찼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그의 시에는 이러한 떠돌이로서의 인생에 대한 불안의식과 강박관념, 그리고 고통과 절망감이 표출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시 「연보」에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난다.「연보」에는 고달픔으로서의 생의 인식과 함께 떠돌이의식이 표출돼 있다. 시의 전반부에는 과거회상으로, 후반부는 현재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먼저 전반부에는 지나간 어린시절에 대한 회상과 함께 덧없이 흘러간 그 세월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그것은 대체로 버려짐으로서의 삶에 대한 느낌이고, 흘러감으로서의 생의 인식에 초점이 모아진다. 후반부 네 연은 현재적 삶의 질곡으로 연결되어 있다. “거미줄만 발목에 걸린다해도/쇠사슬을 잡아맨 듯 무거워졌다”라는 구절은 현실의 질곡과 그 고통이 하나의 극에 달해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연에는 그러한 고달픈 삶에 대한 슬픈 긍정과 위안이 표출됨으로써 비극적 삶의 비장한 아름다움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이처럼 육사의 시에는 좌절의식과 불안의식, 그리고 방랑의식을 바탕으로 한 고달품으로서의 인생관 또는 구속으로서의 인생관이 중요한 뼈대를 이룬다. 이는 자아와 세계와의 단절 혹은 상실, 즉 불연속적 세계관과 관련이 깊다. 그의 시에는 과거와 현실의 단절, 현실과 미래의 단절, 혹은 나와 너의 단절, 여기와 저기의 단절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러한 불연속적 세계인식은 시인이 처한 당대 상황의 불모성과 비극성, 즉 조국상실로부터 연유한 것이 분명하다. 조국의 상실은 전통의 상실이며 전 민속의 수인화이고 세계와의 단절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국상실의 비극에서 연유한 민족 구성원 사이에서의 단절과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서의 불연속적 세계인식을 보다 능동적으로 극복하려는 치열한 몸부림이 그의 또 다른 시편에 강력하게 분출되는 것이다.2.3 자기극복의지와 기다림의 철학「절정」은 근대시사에서 가장 빈번히 논의돼 온 소문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일정 36년의 전기간의 상황이 압축되어 있고 그 정황이 상징되어 있다.”거나 “남성주의와 초극의지를 바탕으로 육사의 투쟁과 인고가 극점을 이룬 시”또는 “비극적 황홀을 보여 주며 육사의 삶이 구극적인 시적 표현을 얻은 시”라고 높이 평가 되어 왔다. 요약컨대 독립투사로서의 육사의 삶을 시인으로서의 삶과 분리시키지 않은 관점에서 육사시를 높이 평가한 경우에 해당한다. 아울러 “한 사람의 투사가 자신의 삶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최종적 의의를 부여하는 결단의 자리를 노래한 작품”, “일본 관헌의 채찍과 일본 군국주의의 학정에 쫓겨 칼날 같은 벼랑에선 민족 전체의 현실을 노래한 작품”, “자기 무화를 통해서 자유롭고 창조적인 삶의 지평으로 완성되어 가는 비극적 초월의 과정을 보여 준 작품”등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러한 논의점들은 주로 이 「절정」이 식민지하 수난의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은 빼어난 저항시라는 데 초점이 모아진다. 또한 이 시가 근원적인 면에서 자기극복의 과정에서 비롯되는 갈등과 고뇌의 절정에서 현실의식과 대결정신, 그리고 예술의식의 비극적 화해를 성취함으로써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운명애의 시로 파악되기도 한다.이 시는 각각 2행씩 기승전결 네 연으로 짜여져 있다. 전반부는 상황의 제시로, 후반부는 주관의 표출로 특징 지워 진다. 전반부는 객관적인 정황과 퍼스나가 처한 상황으로 나누어진다. 후반부는 다시 순응의지와 극복의지가 갈등을 이루는 셋째 연과 이러한 갈등이 운명애로 화해되는 넷째 연으로 구분된다. 마지막 구절에서의 운명애로의 비극적 초월과 상승은 이러한 운명과의 뜨거운 해후와 그에 대한 능동적 수락으로부터 획득되어지는 것이다.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라는 이 시의 결구는 림의 절정에 도달하여 운명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성취하는 순간에 나타나는 비극적 자기초월의 아름다움에 해당하는 것이다.다시 말해서 이시는 절정으로서 끝난 시가 아니라 새로운 운명으로 접어드는 시작의 시, 출발의 시가 된다는 점이다. 이 시는 절망을 통해서 낙관으로, 부정을 통해서 긍정으로, 소멸을 통해서 생성으로, 절정을 딛고서 새로운 상승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린 의지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절정」의 극복정신, 새 출발의 정신은 「꽃」의 세계로 연결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그것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 즉 부활의지로의 전환이다. 시「절정」에서의 ‘절정’은 한계점 또는 끝남의 지점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새 생명의 탄생을 약속하는 도약의 지점이며 약속을 향한 새 출발의 지점이 되는 데 참된 의미가 드러난다.바로 여기에 시「절정」의 참뜻이 드러난다. 그것은 운명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마침내 성취하게 되는 삶의 비약적 상승의 시점이며 존재의 비극적 초월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희망과 기다림의 철학으로 나아가게 되는 정신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이룩되는 것이다.2.4 미래지향적 선구자 의식육사의 대표작 중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광야」는 육사 시의 면모를 종합적으로 제시해 준다. 먼저 그것은 구성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형식적인 구성은 다섯 연으로 짜여져 있는데 내용상으로는 기승전결이라는 육사시의 기본구성법을 취하고 있다.먼저 첫 기단락에서는 광야의 모습이 묘사된다. 그리고 첫 연에서는 시간성이, 둘째 연에서는 공간성이 각각 제시된다. 이 기단락은 태초에 광야의 생성이 이루어지는 순간과 그 광대무변한 모습을 통해서 광야의 엄숙하면서도 웅장한 정경을 묘사한 것이다.승단락에서는 흐름과 순환의 상상력, 즉 ‘광음’ ‘계절’ ‘강물’ 등의 이미지들을 통해서 광야의 역사성을 제시한다. 특히 ‘큰 강물’과 “비로소 길을 열었다”의 결합 속에는 마치 큰 강물이 굽이침과 대응되는 인류사의 힘찬 생성력이 담겨져 있으며, 아울러 자연사와 인간사의 마주침다.
    인문/어학| 2004.10.28| 5페이지| 1,000원| 조회(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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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분석] 나츠메 소세키 - 도련님 감상문(심리분석 중심)
    나츠메 소세키의 도련님 감상문- 캐릭터 별 행동 분석을 중심으로담 당 과 목: 동양문학의이해담 당 교 수: 박지영제출자 성명: 황윤하학번: 20023126학과: 문예창작학년: 3제 출 일 자: 2003. 6. 25.1. 들어가며나츠메 소세키의 작품을 읽는 것은 ‘도련님’이 처음이었다. 제목만 봐서는 내용을 쉽게 짐작 할 수 없었다. 단지 주인공이 ‘도련님’이겠구나 하는 당연한 추측만이 들 뿐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린 남자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올 것이라는 생각이 따라왔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니 주인공은 성인 남자였다. 이십대 초반의 청년. 그가 바로 소설 속 도련님이었다. 하지만 제목을 접하고 느꼈던 익살스러움, 장난끼 많은 어린 남자아이의 느낌은 그대로 살아있었다. 다 큰 청년에 게다가 선생님인 도련님은 우리가 보통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며 소설 속에 생동감 있게 표현된다. 그와 함께 개성 있는 다른 캐릭터들도 소설을 더욱 재미있게 해 주었다. 멧돼지, 끝물선생, 빨간셔츠, 알랑쇠, 너구리, 마돈나 등의 재미난 별명으로 불려지는 캐릭터들은 별명에 걸맞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도련님과 함께 소설 ‘도련님’을 힘있게 이끌어 나간다. ‘도련님’은 현대에도 재미있게 읽힐 수 있는 소설인 것이다. 그러나 소설 ‘도련님’이 가치 있는 것은 단순히 재미 때문만은 아니다. 그 안에는 수많은 교훈과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 또한 사회 비판까지 들어있다. 나츠메 소세키가 위대한 작가인 것은 바로 이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재미있게 이끌어 가는 것. 그리고 그 주제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 다는 것.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게만 읽던 내가 소설 속에 깊이 빠질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소설의 깊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 읽고 나서는 나츠메 소세키의 고집, 다시 말해 그가 가지는 작가로서의 소신이 느껴져 역시 대단한 작가구나 하는 것을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각 캐릭터에 부여해 작품을 이끌어 나간다. 그렇기에 나 또한 캐릭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소설을 읽어 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도련님’을 만나보자.2. 도련님도련님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솔직함이다. 무식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솔직한 점이 도련님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도련님은 솔직하기 때문에 정의롭다. 자신에게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 도련님의 어머니 같은 존재인 기요또한 대쪽같은 성품을 지녔다며 도련님을 칭찬한다. 그런데 일을 해결함에 있어 침착함이 부족하다. 도련님은 솔직한 만큼 단순하고 단순하기 때문에 지혜롭지 못하다. 이런 점은 장기 장면에서도 잘 나타난다. 형은 비겁하게 말을 써서 상대방이 난처하게 되자 좋아하며 놀려댄다. 그런 형을 본 도련님은 장기말을 던져 형의 이마에 큰 상처를 내고 만다. 도련님이 조금만 더 침착했다면 그런 식으로 일을 해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츠메 소세키는 이렇듯 약간은 허술한 도련님을 전면에 내 세운다.도련님은 선생님이 되어서도 여전히 어린애 같다. 동료 선생들에게 별명을 지어 붙이는가 하면 자신을 놀려 대는 중학생들에게 똑같이 응수한다. 어려운 질문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문제를 능숙하게 푸는 사람이 시골학교에 내려왔겠냐며 오히려 큰소리친다. 이런 도련님이 소설을 재미있게 하는 가장 큰 점이다. 도련님은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기도 잘 하고 반찬 투정을 하기도 하며 시골을 무시하기도 한다. 이렇듯 인간적인 도련님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다. 인간적인 만큼 캐릭터에 몰입하기가 쉽다. 그러나 단순히 어린애 같은 도련님의 모습에서 그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도련님은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멧돼지’ 홋타이다. 이 인물 또한 도련님과 더불어 나츠메 소세키를 대변하는 인물인데 도련님보다 조금 더 지혜롭다. 도련님은 홋타를 통해 침착하게 일을 처리 하는 법, 즉흥적인 감정을 자제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의로움도 올바르게 키워 나간다.소설 ‘도련님’의 큰 줄기는 도련님의 성장과 불의에 맞서는 도련님으로 이루어진다. 결국 불의를 완전히 꺾어 버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도련님은 성장한다.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가슴으로 느끼고 자신을 반성하며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되는 것이다. 도련님은 결국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자신을 바꾼다. 변화를 꿈꾼다면 자신부터 바꾸라는 말이 있다. 솔직함과 정의로움,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도련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작은 희망을 엿 본다.2. 멧돼지 - 홋타홋타의 첫 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다. 새로 부임한 도련님이 자기소개를 하고 인사를 하는데 홋타만이 이력서를 보지도 않는다. 처음에는 건방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종이 몇 장 보다는 직접 사람을 보고 판단하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련님은 홋타에 대해 어쨌든 불쾌해 하며 ‘멧돼지’라는 별명을 짓는다. 이런 멧돼지는 그에게 썩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홋타는 그야말로 멧돼지처럼 자신이 원하는 바를 향해 달려가는 인물인 것이다.홋타는 학교에서 잘리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끝까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어낸다. 그것은 비겁한 두 인물 ‘빨간셔츠’와 ‘알랑쇠’를 응징하는 것이었다. 도련님이 끈기가 부족한 반면에 홋타는 매우 끈기 있는 인물이다. 같이 탐색을 하는데 도련님은 쉽게 지치는 반면 홋타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결국 비겁한 두 인물의 더러운 점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는 호되게 혼을 내준다. 그리고 도련님과 시골 마을을 떠난다.처음에 홋타를 경계하던 도련님도 점차 감화되어간다. 홋타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선생인데 그만큼 정의롭고 생각이 열려 있기 때문이었다. 나츠메 소세키는 정의의 편으로 도련님과 홋타 그리고 중학생아이들을 내세운다. 이들의 특징은 장난끼가 많으면서도 그만큼 순수하고 인간적이라는 점이다. 나츠메 소세키는 인간이 가지는 미덕으로 솔직하고 순수한 모습을 꼽는 듯 하다.3. 빨간셔츠와 알랑쇠이 두 인물은 이 소설 속에서 일종의 악역이다. 도련님과 멧돼지가 정의의 편이라면 이 두 사람은 불의의 편인 것이다. 빨간셔츠는 문학 교사로 언제나 빨간셔츠만을 입어 도련님이 붙인 별명이다. 알랑쇠는 미술 교사인데 빨간셔츠옆에 붙어 언제나 아부를 떠는 인물이다.빨간셔츠는 별명에서도 느껴지듯이 겉치레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다. 교감이기까지 한 빨간셔츠는 겉으로는 도련님을 위해 주는 척, 신사인 척 하지만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비겁한 인물이다. 약혼자가 있는 여자를 빼앗을 정도로 비겁한데 그러면서도 언제나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놓는 교활한 점까지 가지고 있다. 도련님은 언제나 빨간셔츠에 밀리고 만다. 이유는 문학교사인 만큼 언변에 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빨간셔츠는 입을 놀리는데 만은 이길 자가 없다. 자신을 변호하는데 만은 매우 능숙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뒤로는 기생을 사는 이중적인 인물로 그려진다.알랑쇠는 빨간셔츠의 옆에 찰싹 붙어 아부를 떠는 인물이다. 빨간셔츠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입에 발린 칭찬을 일삼고 그러면서 고자질 또한 잘 한다. 자신의 허물을 보지 못하면서 다른 이들의 허물을 캐내는 데는 선수인 것이다. 언제나 빨간셔츠와 붙어 다니며 기생을 사는 것도 같이 한다.이 두 사람은 정의로운 멧돼지를 두려워하는데 결국 그를 밀어내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도련님만은 아직 순진하게 여겨 자신의 편으로 끌어당기려 한다. 하지만 도련님은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그러다 결국 두 사람에게 호되게 당하고 만다.나는 이 두 인물의 과목에 주목한다. 빨간셔츠와 알랑쇠는 둘 다 예술계에서 일 하는 사람이다. 도련님과 멧돼지가 이과 과목 교사인 것과 대조적이다. 가장 순수한 분야인 예술계에 일 하면서도 가장 이중적이고 비겁한 두 사람. 이를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작가는 아마도 예술계, 혹은 문단계의 현실에 질렸을 지도 모른다. 어느 분야든 사람이 있는 곳에는 이중적인, 비겁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작가는 좋은 소설가로 명성을 날렸지만 그만큼 곁에서 아부하는 인물들, 또한 속내를 숨기고 접근하는 인물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예술계에서 일 하는 사람이었을 것으로 추측해본다. 이런 점을 싫어한 작가의 생각이 빨간셔츠와 알랑쇠를 통해 어느 정도는 드러났다고 본다.결국 떠나는 것은 도련님과 멧돼지이다. 빨간셔츠와 알랑쇠는 계속 학교에 남아 실권을 가지고 학교를 휘두를 것이다. 그러나 이 비겁한 두 사람은 도련님과 멧돼지를 통해 부끄러움을 느낀다. 자신들의 치부를 들키고 만 두 사람은 겉으로는 근엄한 척 할지 몰라도 자기 자신을 향한 부끄러움만은 잊지 못할 것이다. 작가가 작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이것은 빨간셔츠와 알랑쇠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낸 것이 아닐까. 결국 무너뜨릴 수는 없었지만 스스로 반성해야 하라는 메시지가 소설 ‘도련님’에 들어 있는 것이다.
    독후감/창작| 2004.07.06| 5페이지| 1,000원| 조회(1,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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