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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미제라블 독후감
    아버지께서 선생님이라서 그런지 집에는 책들이 많았다. 하지만 제대로 있을 리 없었다. 전부 다 책벌레가 갉아먹기 직전의 오래된 책들이었으니까...그 중 나는 장발장이라는 책을 초등학교 때 이미 읽었었지만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 자율학습시간에 공부하는 것이 지겨워 독서를 시작했다. 그때 교실 여기저기에 굴러다니던 책의 제목이 레미제라블이었다.읽고 나서야 장발장의 원제목이었던 것을 알게 되었는데, 어렸을 때는 만화로도 나왔었고 책도 장발장이어서 레미제라블이란 원제목을 몰랐던 것이다.교수님께서 이 과제를 내주신 이후에 나는 예전에 읽었던 레미제라블이 완역본은 아니었다는 것을 지금에 와서야 또 알게 되었다. 책을 참고삼아 독후감을 쓰려고 도서관에 가봤더니 최근에 나온 것 같은 새 책의 레미제라블이 10권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었다.초저녁에 책을 읽기 시작해 한밤중을 지나 새벽이 되면 책의 끝머리에 도달했다. 이불 속에 엎드려 읽다 보면 새벽쯤엔 장발장이 부상당한 마리우스를 어깨에 들쳐업은 채 파리의 하수구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에 이르렀다. 불쌍한 코제트가 크리스마스이브에 혼자 물 길러 나가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아팠고, 장발장을 만나 인형을 선물 받을 땐 감격했다.솔직히 나는 이 책을 전부 다 읽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충 훑어보아도 어느 정도는 아는 내용들이었다.레미제라블은 비참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너무나 사랑하는 딸 코제트와 헤어져 멀리 타지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나고 만 팡틴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리고 악독한 데르나르디에의 집에 맡겨져 고생만 하고 자라온 코제트, 착한 마음과 인정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남의 것을 탐내기만 하는 데르나르디에 부부, 어쩌면 양심이 메마른 그들이 가엾게 자라온 코제트보다 더욱 불쌍한 사람들일지 모른다.난 자베르도 비참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는 충분한 지위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인간애와 사랑에 너무나도 굶주려 있었기 때문이다.레미제라블에서 가장 큰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은 장발장을 인도한 미리엘 주교 같으신 분일 것이다.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나온 장발장을 아무도 위해주는 사람이 없었을 때 눈보라에 휘말려 추위에 떨며 세상을 원망하고 있을 때 미리엘 주교는 따뜻한 사랑으로 장발장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장발장은 미리엘 주교의 은덕을 배반하고 또 다시 도둑질을 하여 자기 자신을 허물어 버린다. 이때 미리엘 주교는 자멸하려는 장발장에게 은촛대까지 주면서 도둑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로써 장발장은 미리엘 주교의 거룩한 인간애에 감동되어 새로운 사람으로 새 출발하는 것이다.그리하여 장발장은 마들레느란 이름으로 개명하고, 검은 구슬을 가공하는 공장을 차려 근면하고 성실하며 사랑과 정의를 위하여 일생을 바치겠다는 굳은 각오로 새로운 삶을 이어, 마을 사람들로부터 시장이 되어 달라는 청원을 받고 몇 번이고 거절하다가 결국은 몬트르이유라는 조그만 마을의 시장이 되었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장발장에게는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 이 마을을 번창하게 하였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는 시장 마들레느에게는 그의 악명 높은 부하 자베르 경시의 감시를 받게 되면서부터이다.자베르는 결코 장발장을 놓아주지 않았다. 난 자베르의 그 냉혹함과 인정 없음이 너무도 미웠다. 그래서 그가 프랑스 혁명 때 장발장에게 총살당할 상황에 처했을 때는 오히려 속이 후련하였다.장발장 앞에 커다란 걸림돌이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장발장은 그를 놓아 주었다. 그 순간 짧은 마음에 장발장이 너무 어리석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만약 나였다면 미움과 원망으로 인한 분노로 그를 단번에 죽였을 것을...하지만 곧 내 생각이 무척 어리석었음을 알았다. 쟈베르의 경우 그는 매우 독특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났다고 하는데, 그의 부모는 모두 죄수였으며 감방에서 죽었다. 이러한 배경은 그로 하여금 죄를 끔찍이 싫어하고 죄에 대해 콤플렉스를 느끼게끔 만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이 세상의 모든 악은 근본적으로 처단하고 징벌하고 싶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장발장의 원수에 대한 사랑은 비로소 자베르를 따뜻한 인간애에 눈뜨게 만든 것이다.전에 구슬 공장의 불쌍한 여직공 팡틴이 딸 코제트를 멀리 두고 숨을 거두자 이 딸을 돌보아 주기로 약속한대로 장발장은 자기의 친딸처럼 곱게 길러 내는 진실에 가득 찬 행동을 통해 남을 도울 줄 아는 사람, 정의를 위하는 사람, 가장 인간을 중하게 여기는 정신 자세 등 이 이야기에서 너무나 배운 것이 많다.부모 없는 불쌍한 아이를 저버리지 않았고,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의로운 신의, 자기의 목숨, 자기의 희생을 각오하고서라도 봉사하고 정의를 앞세우는 당당한 태도에 자베르 경시도 마침내 이 위대한 인류애에 무릎을 꿇는 것이다."장발장은 하느님과 같이 착한 사람이다."장발장은 무죄라는 것을 기록해 두고 자베르 경시는 장발장의 따뜻한 진실과 적을 사랑하는 거룩한 마음 때문에, 이제 진정한 사람이 되어 사나이답게 참회하는 최후를 세느강 속으로 몸을 던지는 것이다. 난 이 부분을 읽으며 자베르는 정말 가엾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모처럼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 깨달음으로 새 삶을 시작하면 될 것을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장발장의 일생을 좌우했던 것은 죄수였다는 사실이다. 도합 감옥생활 19년의 죄수 출신으로 정상적 생활을 못한 채 자베르 경감에게 쫓기며 살아간다. 죄수라는 낙인이 사회에 복귀해서도 일생동안 장애가 된다는 사실은 어린 마음에도 잘못된 제도의 표상으로 남았다. 제도적 권위에 누구보다 충실한 자베르가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이라는 사실 앞에 법 제도와 인간성의 관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발장의 용서로 생명을 구한 자베르가 다시 장발장을 만나 그를 풀어 주고 자신은 자살하는 장면은 인간에 대한 어떤 섣부른 선입견도 잘못될 수 있다는 것, 현상적으로는 불법의 세계지만 실은 불법으로만 꽉 찬 악의 축은 아니라는 것이 레미제라블 전편에 흐르는 주요한 주제인 것 같다.다른 한편 법질서를 대변하는 자베르는 장발장을 괴롭히는 악당으로 생각되었지만, 이제는 공직자로서 그만큼 충실한 인물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 그리고 그도 위험과 고뇌 속에서 노력하며 살아간 인간이었음을 다른 각도에서 느끼기도 한다.포슐르방 할아범이 구렁텅이에서 마차에 깔렸을 때 자베르의 의심을 알면서도 용감하게 구출하는 것은 참으로 인간애가 가득 찬 참사랑의 본보기라고 여겼다.뿐만 아니라 아라스시 재판소에서는 장발장과 비슷하게 닮은 사람이 사과 한 개를 훔친 죄로 잡혀와 장발장으로 잘못 인정되어 무서운 종신형을 선고받을 찰나에 장발장은 감히 나서서 자기가 장발장이라고 증명해 낸다. 이것도 보통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룩한 성인의 행동으로 보였다.미리엘 주교의 가르침을 최후까지 지키기 위하여 사랑과 정의를 위하여 희생되겠다는 결심으로 장발장은 또다시 종신형 죄수가 되어 쓰롱 감옥으로 가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정말 안타깝고 애달픈 마음이 내 가슴에 벅차올랐다.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장발장은 빵 한 조각 훔친 죄로 19년 동안감옥살이를 했다는 단순한 이야기 밖에 몰랐는데 이 이후로 전개되는 내용이 더욱 흥미로웠다.그중 나를 사로잡은 부분은 바리케이트의 밤이었다. 이 부분은 어릴 때 감이 잘 오지 않던 부분이었지만, 나이를 웬만큼 먹은 지금은 그 부분을 완벽하게 이해하게 해 주었다. 1832년 6월 15일 밤! 죽기를 결단하고 총을 잡고 바리케이트를 수호하다 산화한 젊은이들은 1980년 5월 27일 광주의 모습이자, 우리들이 결단해야 할 그 무엇과도 연결되는 것이었다. 그 바리케이트의 밤은 비장하고 결연했으며 정열에 찬 젊은이의 집합체였다.앙졸라의 용기, 그 친구들의 순정은 젊은 가슴을 한없이 울렸다. 그것은 젊은이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두었던 정열을 마지막 순간에 불태우고 죽어간 마뫼프 노인, 어려운 가정 속에서 버림받고 자라나면서도 낙천적이고 두려움 모르는 민초 같은 소년 가부로슈의 용기와 죽음 역시 가슴을 쳤다. 레미제라블은 나에게 인간과 사회의 여러 모습을 보다 깊은 시각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그리고 쓰롱 감옥 생활 중, 배 수리를 하기 위해 죄수들을 끌어내어 일을 시켰을 때 배의 높은 돛대 위에 용감히 올라가 위험하게 된 사람을 구출하고 자기는 물속으로 뛰어 들어 탈옥하지 않으면 안될 처지를 생각하면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느꼈다. 장발장은 꼭 살아나서 더 좋은 일 더 많은 일을 해야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전에 마차에 깔린 할아범 포슐르방을 구해준 인연으로 이번에는 장발장이 포슐르방의 도움을 받아 피난처를 얻게 되는 것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곧 자기를 돕는 것이라고 새삼 느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협동하고 봉사하고 사랑하는 정의로운 생활 태도가 곧 우리들의 마음의 고향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반면에 또한 나는 소설 속에 나타난 장발장과 자베르 형사 그리고 데르나르디에가 우리 인간의 여러 유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배고픔에 못 이겨 살기위해 훔친 빵으로 인해 19년을 복역한 장발장 그리고 평생 그를 쫓으며 장발장의 유죄를 입증하고 그가 죄인임을 만천하에 드러내고자 노력했던 자베르, 평생 비겁하게 돈을 벌고자 아등바등했던 데르나르디에... 이들 모두가 우리의 모습인 것 같다.하지만 장발장이 스스로 고난을 택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모습에 내 가슴은 감동으로 가득 찼다. 한평생 사랑으로 살아간 그는 멋졌다. 그렇기에 그는 비참한 사람이 아니라 영웅이라는 것이다. 난 이 책을 통해 인간애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어떤 나쁜 사람의 마음도 돌려놓을 수 있을 만큼 큰 힘을 가진 인간애!이제부터라도 좀더 사람을 사랑하고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장발장은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과 감옥이 없는 평화로운 하늘에서 나를 아니 우리 모두를 지켜보고 있으리라 믿는다. 나도 그를 그리워하며 그 같은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하늘나라에서 다시 그를 만나도 부끄럽지 않을 모습으로...
    독후감/창작| 2004.10.18| 6페이지| 1,000원| 조회(1,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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