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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니메이션]실루엣 애니메이션에 대하여
    『Die Geschichte des Prinzen Achmed』(1926)와『Princes Et Princesses』(1999) 분석을 통한유럽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특징‘실루엣 애니메이션(silhouette animation)’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 것은 2001년도에 『프린스 앤 프린세스』라는 작품이 국내에서 개봉될 때쯤이었다. 그 후 지난 학기 이라는 과목 수업 시간에 『The Adventure of Prince Achmed』 (1926)라는 애니메이션을 접했을 때, 『프린스 앤 프린세스』와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과제를 위해 자료를 조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The Adventure of Prince Achmed』는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창시자인 독일의 Lotte Reiniger의 1926년도 작품으로 독일 원제는 『Die Geschichte des Prinzen Achmed』이다. 한편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프랑스 작가 Michel Ocelot의 1999년도 작품으로 프랑스 원제는 『Princes Et Princesses』이다. 이렇듯 만들어진 시기도, 국가도 다르지만 제작 기법이나 주제 및 내용이 상당히 유사한 두 작품을 비교하여 유럽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분석해보고자 한다.1. 실루엣 애니메이션이란?먼저 실루엣 애니메이션이란 무엇인지 조사를 해보았다. 실루엣 애니메이션은 절지 애니메이션(cut-out animation))에 조명을 가미해 흑백의 강한 콘트라스트로 구성된 화면을 말한다.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제작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검은 종이를 접거나 오려서 캐릭터와 배경의 형태를 만든 후 이것을 변화에 따라 순서대로 배열해 놓고 촬영하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캐릭터와 배경을 두꺼운 종이로 오려 제작하고 그 뒤에서 조명을 비추어 그림자를 만든 후 촬영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실루엣 애니메이션은 흑백의 강한 콘트라스트로 구성된다. 형체도 전체 외곽선에 의한 윤곽만이 보이므로, 단조롭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깊은 의미를 담아 낼 수 있으며 신비롭고 강한 느낌을 준다. 우리가 그림자 연극을 볼 때 노출되지 않은 감추어진 것에 대하여 신비감과 흥미를 느끼듯, 실루엣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 때 캐릭터는 섬세하게 제작되어 모든 동작을 수월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실루엣 애니메이션은 특히 창시자인 Lotte Reiniger를 포함하는 초기 독일 애니메이터들이 가장 흥미를 가졌던 형태라고 한다. 이 기법은 실루엣 연극에서부터 출발하여 중국에서 유럽으로 이미 오래 전에 들어와 있었는데, 그 당시 독일은 실루엣 영화 전문 극장까지 있을 정도였다. 즉 실루엣 연극 혹은 그림자 인형극이라는 형식은 서구 유럽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한 것이었으며, 실루엣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전통적인 형식을 영상에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컬러필름이 개발된 후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배경에 다양한 색의 빛을 겹쳐지게 되어, 실루엣 애니메이션은 흑백의 한계를 넘어 더욱 아름다운 색조를 이용한 그림자 미학으로 진보하였다.2.『Die Geschichte des Prinzen Achmed』와『Princes Et Princesses』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Lotte Reiniger의 『Die Geschichte des Prinzen Achmed』(1926)는 지극히 단순한 흑과 백의 조화로 이루어지는 무성 실루엣 애니메이션으로, 나중에 흰 색의 배경에 칼라가 덧입혀지고 배경음악이 추가되었다. 내가 본 것은 칼라에 BGM이 있는 것이었는데, 그랬기 때문에 Michel Ocelot의 『Princes Et Princesses』(1999) 와 기법 상에서 큰 차이가 없어보였던 게 아닌가 싶다. 다만 만들어질 당시에는 흑백 무성 영화였기 때문에, 극중 인물의 대사가 자막으로 만들어져 극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다. 내용은 (The Arabian Nights)의 일부 이야기에 기초하고 있거나,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Michel Ocelot의 『Princes Et Princesses』(1999) 는 세계 여러 나라의 민담을 소재로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3명의 애니메이터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액자구조이다. 3명의 동료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가 시대, 배경, 인물, 복장 등이 정해지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듯이 직접 극중에서 캐릭터를 연기한다. 애니메이터들이 이야기의 영감을 어디서 얻고, 자료는 어떻게 찾으며, 동료들과 어떻게 합작하여 일하는지 그 과정을 다 보여준다는 점이 특이하다. Michel Ocelot 본인이 스스로 밝혔듯이 Lotte Reiniger의 실루엣 애니메이션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는데, 실루엣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이유는 비용이 적게 들고 시적인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3. 나의 결론 : 두 작품의 비교 분석, 유럽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특징우선『Die Geschichte des Prinzen Achmed』와 『Princes Et Princesses』는 제작 방식이 실루엣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Die Geschichte des Prinzen Achmed』의 경우 1926년에 제작되었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오늘날에 봐도 정교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두 작품 사이에 기술적인 차이는 특별히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Die Geschichte des Prinzen Achmed』가 나중에 음악과 칼라가 덧붙여졌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하며,『Princes Et Princesses』가 한 프레임 한 프레임을 넘어갈 때의 움직임이 더욱 자연스럽기는 하지만 말이다.내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두 작품 모두 왕자와 공주가 등장하는 민담과 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얼핏 비슷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의 구조적인 측면을 볼 때『Die Geschichte des Prinzen Achmed』는 하나의 이야기가 65분의 러닝타임 동안 지속되는 반면, 『Princes Et Princesses』는 6개의 에피소드가 3명의 애니메이터들에 의해 액자구조로 엮어져 있다.또한『Die Geschichte des Prinzen Achmed』는 20세기 초에 만들어져서 그런지, 중국에 대한 희화화와 아랍 세계를 향한 묘한 동경 혹은 신비주의 등 오리엔탈리즘적인 면을 드러낸다. 가령 Achmed 왕자가 사랑하는 여인인 Peri Banu가 중국 왕의 눈에 띄어 후궁이 될 뻔 하는 장면에서, 중국 왕은 키가 작달만하고 눈이 위로 확 째진 외모의 오만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반면『Princes Et Princesses』는 ‘다름’(difference)을 인정하고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세 번째 에피소드의 외딴 성에 홀로 사는 마녀 이야기를 보면 마을 사람들은 그들과 다른 마녀를 공격하기만 한다. 그러나 사실 ‘마녀’라는 호칭도 그들이 붙인 것일 뿐이며 그녀는 매우 지적이지만 수줍음을 심하게 타는 평범한 여인일 따름이었다. 주인공인 평범한 마을 청년이 공주와의 결혼을 거부하고 마녀를 선택했다는 결론은 전통적인 동화나 신화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르다. 또 다른 예로, 마지막 여섯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왕자와 공주가 키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갖가지 다른 동물로 번갈아 변하다가 결국 왕자가 공주의 외모를 갖고 공주가 왕자의 외모를 갖는 것으로 끝난다. 이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 상대방의 다른 점을 받아들이고 이해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생각된다.
    예체능| 2005.12.18| 3페이지| 1,000원| 조회(1,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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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년대 한국영화]신상옥의 <지옥화> 감상문 평가A좋아요
    지난 4월 7일(목)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1958년, 신상옥 작)를 보았다. 무엇보다도 는 50년대에 만들어진 한국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사실 신상옥 감독이 대단하다는 말은 전부터 익히 들어왔지만 그가 만든 영화를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뭐가 그리 대단한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본 후에는 신상옥 감독이 대단하다는 말에 100% 동의하게 되었으며, 신상옥 감독이 만든 다른 영화를 앞으로 또 보고 싶어졌다. 인상 깊었던 몇몇 장면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1. 동생 동식이 제대 후 서울역에 도착해서 날치기 당하는 장면, 그리고 동식이 형 영식을 번잡한 시장에서 발견하는 장면 :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주는 팜플렛에 따르면, 서울역/시장/댄스클럽을 기록한 화면에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영향을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영화는 6.25 전쟁 이후 완전히 파탄이 난 한국의 경제적 상황, 따라서 미국의 원조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에 양공주와 미군면세품을 빼돌려 먹고 사는 특수층의 현실을 다루고 있다. 그러한 소재를 다룰 때 리얼리즘만큼 효과적인 접근법이 없을 것이다.2. 물놀이가서 영식이 소냐에게 청혼하는 장면 : 소냐로 분한 최은희는 아슬아슬한 수영복을 입고 매혹적인 몸매를 드러낸다. 그녀가 주로 맡은 역할은 유교적 전통에 순응하는 여인상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뜻밖이었다. 또한 소냐가 청혼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자 갑자기 헤엄쳐서 물에 떠 있는 배로 가고 영식이 따라간 후에 배가 흔들리게끔 처리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굳이 두 사람의 정사를 직접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히 에로틱한 느낌이 전달되었다.3. 클럽 공연과 미군 창고를 터는 영식 일당들을 보여주는 장면 : 관능적인 몸짓의 무용수와 영식 일당의 모습을 교차편집 함으로써, 긴장감과 박진감을 높이고 있다.4. 동식이 물가에 앉아 어렸을 때 형이 자신을 구해주었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 : 물을 매개로 하여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으며, 잃었던 형제애를 회복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5. 자동차 추격 씬 : 영식 일당, 헌병대원들, 영식을 구하려는 동식, 동식을 따라가는 소냐가 탄 차들이 순서대로 지나간다. 이들의 방향은 한결같이 좌에서 우를 향한다. 오늘날의 영화 같으면 이러한 이동방향의 일관성을 일부러 깨서 관객들이 더욱 긴장과 혼란을 느끼도록 하겠지만, 5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답게 는 고전영화의 관습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어쨌거나 신상옥 감독은 관습을 철저하게 지키면서도 자동차 추격과 총격전, 자동차 사고 장면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6. 형 영식이 자신을 배신한 소냐를 늪에서 칼로 죽이는 장면 : 소냐는 영식의 시퍼런 서슬에 겁에 질려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영식은 죽어가는 와중에서도 자신을 배신한 여인을 죽이려 한다. 도망치는 여인과 여인을 쫓는 남자의 몸은 온통 진흙으로 뒤덮이고, 때마침 이 늪에는 안개까지 낀다. 미군에게 몸을 파는 양공주 소냐와 미군부대에서 ‘양키 물건’을 빼내다 암시장에서 돈을 버는 영식의 운명이 문학적인 상징물들로 표현된다. 즉 이미 타락한 이들은 순수한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에, 이들의 비극적인 최후는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이 장면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독후감/창작| 2005.12.18| 2페이지| 1,000원| 조회(1,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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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애니메이션]르네 랄루의 <판타스틱 플래닛> 평가A+최고예요
    판타스틱 플래닛(La Planete Sauvage; The Savage Planet)1. 작품개요⑴ 작가① 각색, 연출: 르네 랄루 Rene Laloux (1929-2004, 프랑스)- 이탈리아의 부르노 보제토, 러시아의 유리 놀슈타인과 더불어 세계 3대 애니메이터로 꼽히는 사람 중 하나.- 13세 무렵 유럽 전역을 유랑. 1955-1959년까지 정신병원에 머무르며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던 중, 환자와 간호사들을 위한 인형극을 만들며 첫 단편 애니메이션 완성.- 파리로 돌아온 후 롤랑 토포르를 비롯 여러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등과 교분을 쌓기 시작. 이 시절 랄루는 토포르와 함께 , 등 여러 단편을 통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스타일과 기법을 실험.- 1973년 장편 데뷔작 으로 26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애니메이션 영화 최초!). 이후 (1982), (1988)에 이르기까지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지닌 애니메이터로 인정받음. 그의 애니메이션은 타자의 시간과 타자의 장소를 소환하는 일관된 경향을 가짐.② 각색, 연출: 애니메이터 롤랑 토포르 Roland Topor (1938-1997, 프랑스)- 르네 랄루와의 단편 작업에서 디자인을 담당하며 예술가로서의 이력을 시작.- 첫 장편 에서 르네 랄루와 함께 각색, 연출.- 로만 폴란스키 감독, 주연의 (1976)의 원작자.- 앙리 조뇌 감독의 (1989)의 원작, 미술감독.③ 원작: 스테판 울 Stefan Wul (1922-2003, 체코슬로바키아)-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소설가 스테판 울이 쓴 SF소설 이 원작. 이 작품이 ‘프라하의 봄(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민주자유화운동으로, 이 운동을 막기 위하여 소련군이 체코를 불법 침략하였음)’을 비유했다는 근거를 제공.⑵ 제작연도, 발표연도- 1968년 체코의 국영 영화사 ‘크라트키필름’의 ‘이지 트롱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제작에 돌입, 5년 후인 1973년 완성, 발표. (1973년 26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국내에서는 2004년도에 개봉됨.⑶ 제작 방식- 페이퍼 애니메이션: 25명의 체코 애니메이터들이 3년 반 동안 수작업으로 제작.※ 페이퍼 애니메이션이란? : 페이퍼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영화사에 가장 처음으로 등장한 기본적인(혹은 원시적인) 제작 방식. 한 장 한 장을 손으로 그려 움직임을 표현. 이러한 제작방식의 원리 때문에 실제 묘사하고 싶은 색상의 여러 가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속성을 가짐. 즉 파스텔 톤의 희미한 묘사나 실루엣 처리와 같은 영상미를 셀 애니메이션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음. 또한 매 장마다 동일하게 그려야 하는 부담감(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앵글의 구도를 다양하게 하고 주변 배경과 소품의 세팅을 다양하게 하는 변화 전략은 결국 작품의 심도를 높이고 입체감을 내는 효과를 낳음. 결국 이러한 페이퍼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작가주의의 독특한 표현미학과 높은 예술성, 그리고 페이퍼 자체의 질감을 극대화시켜 표현할 수 있으며, 작가의 개성을 최대한 반영할 수도 있음. 또한 캐릭터의 선뿐만 아니라 배경의 모든 선도 변화하기 때문에 페이퍼 애니메이션에는 본질적으로 환상적 효과가 내재함.하지만 페이퍼 애니메이션은 셀 애니메이션과 달리 유연한 움직임이나 다양한 표정을 표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음. 또한 단체의 대량 작업에는 부적절하고 개인 작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화. 그래서 상업용 작품의 대량 생산으로는 연계되지 못하며, 작품 제작에 장기간을 필요로 함.2. 작품분석⑴ 줄거리푸른 거인(트라그)들이 지배하는 이얌 행성. 이곳에서 작은 인간(옴)들은 애완동물이나 장난감처럼 취급된다. 아기 옴 ‘테어’는 어린 거인들의 장난으로 졸지에 엄마를 잃고 고아가 되는데, 마침 그곳을 지나던 거인소녀 티바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도망치지 못하도록 목걸이를 채우고 기르는 것은 여느 트라그 족들과 마찬가지지만, 티바는 테어를 친구처럼 아끼고 사랑해준다. 테어는 우연한 기회에 티바가 공부하는 헤드폰을 통해 거인들의 지식을 전수받게 되고 그들이 독점했던 우주의 질서와 비밀스런 정보들이 테어의 머리에도 또렷하게 새겨진다. 성숙해가면서 명상에 몰두하는 거인들의 습성에 따라 테어에 대한 티바의 관심도 서서히 줄어들 무렵, 테어는 학습용 헤드폰을 가지고 탈출을 감행한다.탈출에 성공한 테어는 야생의 옴들을 만나 트라그 족의 지식을 전파하며, 더 이상 괴물이나 거인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설득한다. 한편 거인들은 대대적인 옴 소탕계획을 세우고, 테어가 속한 옴 집단을 비롯한 많은 옴들이 죽을 고비를 무릅쓰고 새로운 피난처를 향해 이동한다. 살아남은 옴들은 로케트 폐기장에서 문명화된 도시를 세운다. 옴들은 거인 외계인들의 마지막 총공격을 피해 로케트를 타고 가던 중, 푸른 거인들의 비밀 의식 장소를 발견하여 거인들을 초토화시킨다. 마침내 푸른 거인들과 옴들은 평화 협정을 맺어 평화롭게 공존하게 된다.‘옴(Om)’ 족‘트라그(Traag)’ 족★ 테어(Terr): 애완용 옴으로 키워지다가 트라그 족의 교육용 헤드폰을 훔쳐 내 옴 족을 교육, 각성하게 하고 결국 그들을 그들의 처지로부터 구원해내는 역할. 테어의 초기 생애는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모세의 출생 배경과 닮아 있는데, 여기서 테어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사고하며 위기를 해쳐나갈 전략을 모색하는 인물로 그려짐.★ 테어의 여자친구: 야생 옴. 탈출한 테어를 구해주고 큰나무 부족 옴들에게 인도하는 역할. 테어가 옴 부족 내에서 배척당할 때마다 테어의 힘이 되어줌.★ 큰나무 부족 족장(The Great Tree’s Mighty One):테어와 달리 이성보다는 무력을 믿지만, 부족의 생존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할 줄 안다.★ 마법사(The Wizard): 큰나무 부족의 마법사(제사장). 테어를 처음 본 순간부터 경계하고 배척함. 보름달이 뜨는 밤에 옴 족의 짝짓기 의식을 관장.★ 구멍 덤불(The Hollow Bush) 족의 우두머리 할머니: 처음에는 옴 족이 박멸 당할 때 도움을 주려 한 테어의 말을 불신하지만, 곧 테어의 방식을 믿고 따른다. 노인만의 지혜를 가진 인물.★ 티바(Tiwa): 어머니를 잃은 테어를 자신의 집에 데려와 길러주는 소녀. 테어가 ‘지식과 교육’에 관한 깨달음을 얻는데 꽤 결정적인 공헌을 하는 인물. 기본적으로 순수하고 착함. ‘애완동물’로서 테어를 지극히 예뻐하지만, 인격체로서 테어를 대하진 않는다.★ Master Sihn: 티와의 아버지로서 이얌 행성의 지도자이자 과학자. 트라그 족 4명의 위원 중 한 사람으로서, 냉철하게 상황 판단을 하지만 그들 자신과 옴 족에 관해 고민하는 지식인으로 그려진다. 나머지 세 위원은 공격적이고 배타적인 보수세력으로서, 결국 그들은 옴 족을 박멸하자는 데에 합의를 본다.⑵ 캐릭터의 성격, 인물 관계⑶ 주제의식르네 랄루의 은 암시와 함축이 풍부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오늘날의 인류문명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불어로 ‘인간Homme’과 같은 발음의 옴Om족, ‘지구terr’와 같은 철자의 주인공 이름 테어Terr 등의 명백한 지칭들!) 즉 이 작품은 상징적이고 신화적인 이야기를 통해 현대 문명의 폭력성에 집중한다.※ 연상되는 ?: 서로 다른 문화권의 충돌, 냉전시대의 공포, 강대국과 약소국의 관계. 구체적 사건으로는 홀로코스트, ‘프라하의 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⑷ 연출방법, 특이점작가는 많은 롱샷(long shot)을 통해 등장인물들이 사는 공간을 보여주고 인물들 간의 관계를 드러낸다. 그것은 특히 거대한 트라그 족과 그에 비해 벌레 같아 보이는 옴 족의 치수를 가늠하고 비교하거나, 트라그 족들이 옴 족을 박멸하는 과정(절대적으로 옴 족이 불리해 보인다)을 보여주는 데에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때때로 롱샷으로 찍힌 장면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이들이 사는 행성을 ‘관찰’하여 보여주려는 작가의 의도라고 여겨진다. 롱샷은 작가가 신비로운 풍경들 사이로 기이한 생명체들과 그것들의 행위를 그저 조망하는 것에서 그 효과가 드러나는데, 그 효과란 판타스틱 플래닛이 얼마나 기괴하고 환상적인 곳인지를 몽환적으로 그려내는 것이다.
    예체능| 2005.12.18| 4페이지| 1,500원| 조회(1,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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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감상문]홋타 요시에의 <고야> 감상문
    를 읽고나서1. 홋타 요시에홋타 요시에가 쓴 1~4권은 에스파냐의 화가 고야(1746-1828)에 대한 평전이다. 평전이란 저자의 비판을 곁들인 전기문이다. 홋타 요시에는 고야의 평전을 쓰기 위해 고야에 대한 각종 자료, 기존의 평전들, 소설들을 거의 모두 섭렵한 듯 하다. 그리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야의 그림들, 고야의 흔적들도 거의 다 찾아본 것으로 보인다. 그 노력을 통해 얻은 해박한 지식, 그리고 시대와 예술에 대한 통찰은 이 책 속에서 나열되지도, 뒤섞이지도 않은 채 독자에게 전달된다. 에서 홋타 요시에의 글이 보이는 주요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첫째, 홋타 요시에는 역사학자로서 고야에게 접근한 것이 아니라 소설을 쓰는 문학가로서 고야에게 접근한다. 따라서 작가는 단순히 연대기적 사실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공문서에 남겨진 기록, 고야가 마르틴 사파테르에게 보낸 편지 등과 같은 기존의 문헌에 쓰인 내용을 바탕으로 작가적인 상상력을 발휘한다. 홋타 요시에는 고야가 출세 지향적인 성향으로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아오는 과정과, 이후 고야가 어떻게 인간 존재의 본질과 악함을 통찰하고 작품에 담아내게 되는지를 지루하지 않은, 재기발랄한 문체로 이 책에 잘 담아내고 있다. 즉 작가는 고야의 인생을 서술할 때 고야의 삶이 생생하게 독자들의 눈앞에, 혹은 머릿속에 나타나게끔 유도하고 있다.둘째, 고야 개인의 이야기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고야가 당시 살고 있던 스페인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스페인에 대해 상당한 분량을 기술하게 된 배경에 대해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는데, 영화 의 도입 부분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즉 의 도입 부분은 뉴욕 시 전체의 전경, 맨해튼 섬 전체의 모습, 맨해튼의 일부인 웨스트 사이드 지구를 차례로 비추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작가 또한 고야가 살았던 18-19세기의 스페인을 먼저 기술하는 것으로 고야의 평전을 시작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은 고야라는 인물을 묘사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효과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즉 고야의 인생을 평생 따라다녔던 에스파냐의 참혹한 현실, 곧 음모와 전쟁, 혁명과 반혁명 등이 고야를 깨어있는 시대의 증언자로 몰고 갔음을 강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해 단편적인, 그래서 왜곡된 사실만을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이러한 기술 방식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부끄럽게도 나는 스페인이 유럽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러시아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되었다).셋째, 작가는 근대 이후 모든 인류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전쟁의 참화’를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특정한 관점을 가지고 고야의 평전을 썼다. 홋타 요시에 자신이 일본의 진보적인 지식인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작가는 나폴레옹의 등장 이후 근대/현대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생겨난 ‘인간’에게 일어나는 전쟁이라는 참화의 원인, 양상, 결과 등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인간과 전쟁이라는 두 소재의 상관관계를 다룬 것이 아니다. 작가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날카롭게 꿰뚫어보고 있다.2. 고야의 생애개인적으로 책에 소개된 고야에 관한 내용 중에서 물론 고야의 작품들에 대한 흥미도 생겨나긴 했지만(책에 고야의 그림들이 흑백으로 실렸다는 사실이 조금 아쉬운 부분임), 고야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웠다. 고야라는 인물에 대해 홋타 요시에가 소개해준 내용 중 흥미로웠던 것들은 다음과 같다.먼저 가장 원초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로, 고야의 여성 편력이 흥미로웠다. 그 중 대표적으로 매독 때문에 청력을 잃고 난 직후 시작된 알바 공작부인과의 관계, 말년의 레오카티아와의 생활 등을 보면 고야는 참으로 타고난 정력가이다. 남편의 끊임없는 바람기를 끝내는 체념하고 늘 가정에서 조용히 지키고 기다렸을 부인 호세파 또한 너무 불쌍하다. 호세파의 삶에서 나는 나의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첩을 두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했던 시절 그녀들이 겪었던 고초가 호세파의 입에서도 당장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알바 공작부인에 대해서는 물론 2개의 마하 그림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을 소개해주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평생 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숱한 여자들과 염문을 뿌렸던 고야. 그의 후기 작품에서 여성에 대한 증오심(misogyny)이 엿보이는 것을 보면 고야가 알바 공작부인을 나름 진심으로 사랑했던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 정말 사랑했으니까 그토록 미워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다음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고야의 출세지향적인 성격이다. 그는 왕립 아카데미 회원이 되기 위해, 궁정화가가 되기 위해 부단히, 그리고 치밀하게 노력했다. 그 자리를 차지하고 나서 그는 별장을 사고, 보석을 사는 등 자신의 부유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마음껏 즐기는 사람이었다. 고야는 실상 지독한 출세주의자에 이기주의자였으며 자신에게 찾아든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교활하고 비굴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궁정과 상류사회로 진출하기 위해서 정략결혼이나 때때로 선배 작가들의 필치를 일부분 표절하기까지 했다.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기도 하도 어떤 상황에서도 도무지 체념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3. 예술가 고야그러나 위에서 말한 고야의 흥미로운 특징들이 고야에 대한 전부가 아니다. 다음에서는 예술가로서의 고야에 대해, 그리고 내가 느낀 점에 대해 쓰겠다. 4권 말미에 보면 말년의 고야가 보르도에 망명한 뒤에 그린 데생의 해설로 쓰인 문구를 소개했는데 이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Aun aprendo).진정한 예술가는 그의 삶이 지속되는 동안 끊임없이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즉 그것은 늘 부단 없이 노력하고 깨어있어야만 한다는 점에서 진행형의 삶이다. 고야의 생애는 이러한 예술가의 삶의 전형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마치 괴테나 베토벤의 삶처럼 말이다.사실 고야는 중년이 되도록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가 살던 당대에 유행했던 화풍이나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모방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쩌면 이 시절의 고야에게는 ‘예술가’라는 자의식조차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 있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벌게 해주는 도구일 뿐이었을 것이다.
    독후감/창작| 2005.12.18| 4페이지| 1,000원| 조회(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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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년대 한국영화]“60년대 한국영화의 유약한 남성 캐릭터에 대하여 : <하녀>과 <귀로>를 중심으로”
    [1960년대 한국영화 REPORT]“60년대 한국영화의 유약한 남성 캐릭터에 대하여 :과 를 중심으로”1. 서론수업 시간에 보았던 60년대 한국영화 중, 김기영 감독의 와 이만희 감독의 에 등장하는 남성 캐릭터(더 구체적으로는 남편)를 비교하고자 한다. 이 남성 캐릭터들은 유약하고 무력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다음에 이어지는 본론에서 각 영화의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하고 이들 남성 캐릭터의 유약한 성격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겠다.2. 본론⑴ 김기영의 (1960년)공장의 합창반 선생인 동식(김진규)은 그를 사모하는 여공 곽선영으로부터 연애편지를 받는다. 공장 관리자 측에 편지를 넘긴 동식 때문에 곽선영은 직장에서 쫓겨날 처지가 되고, 결국 곽선영은 자살한다. 선영의 친구, 경희(엄앵란)는 피아노 개인 레슨을 이유로 동식에게 접근한다. 이 무렵 동식의 가족은 새로 지은 2층 양옥집으로 이사하는데, 밤낮으로 재봉틀을 돌리고 가사 일까지 하던 동식의 아내(주증녀)가 과로로 쓰러진다. 이에 동식은 경희의 소개로 하녀(이은심)를 고용한다. 새로 온 하녀는 쥐를 손으로 잡는가하면, 처녀답지 않게 담배를 피우고, 경희를 가르치는 동식의 방을 몰래 엿보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임신하여 만삭인 아내와 아이들이 처가에 가고 없는 동안, 혼자 있는 동식의 집에 경희가 찾아와 사랑을 고백하는데 이에 동식은 거절을 하고 경희는 동식을 위협한다. 경희가 떠난 후 고민하던 동식의 곁에 하녀가 다가와 동식을 유혹한다. 동식은 순간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하녀와 관계를 맺게 된다. 그 뒤 하녀는 부인과 동식 사이를 질투하며 동식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애를 가졌다는 것을 빌미로 동식을 점점 더 소유하려고 한다. 이에 동식은 부인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한다. 부인은 하녀에게 애를 유산시키도록 강요하고 하녀는 사고로 애를 잃는다. 그 후 하녀는 아기를 잃은 것에 대해 동식의 가족을 원망하고, 아내는 하녀를 내쫓으려고 한다. 하녀는 그에 대한 복수심으로 동식의 아들(안성기)을 죽음으로 이끈다. 하녀는 아내에게 동식을 내달라고 요구하고, 아내는 이 모든 일이 세상에 알려질까 두려워 그에 응한다. 하지만 하녀는 동식을 소유할 수 없음을 알고 급기야 동식에게 동반자살을 요구하게 된다. 그리하여 동식은 아내 곁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동식은 이 모든 것이 있을 수 있는 환상 같은 이야기라며 정리한다.이와 같은 영화의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이, 에서 남편 동식은 아내와 하녀라는 여성 캐릭터와 비교해 볼 때 스스로의 의지라는 것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자기의 의견을 내지 못하고 아내와 하녀 사이에서 헤매기만 한다. 모든 판단과 결정은 아내와 하녀가 대신 내려준다. 심지어 동식은 자신의 목숨마저도 하녀가 하자는 대로 끊어버리고 만다. 가부장제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여성의 선택이라곤 전혀 배려되지 않았던 1960년대의 한국 사회에서, 동식 같은 남성 캐릭터는 혁명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우선 동식이 가정 내에서 유약하고 무력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적인 것에 있다. 동식이 공장에서 음악 강사를 하고 개인 피아노 과외를 해서 돈을 벌기는 하지만, 동식이 버는 돈은 고정적이지 않고 아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부부 간의 대화에서도 드러나듯이, 동식의 가족이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안정되기까지는 아내가 재봉질을 해서 버는 돈의 비중이 컸다. 즉 동식의 가정 내에서 남편과 아내의 위치는 이들 부부의 경제적인 능력의 차이로 말미암아 일반적인 것과는 다른, 역전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곽선영을 죽음으로 몰고 간 동식의 결벽스러운 성격은 평화롭고 안정적인 중산층 가족이라는 환상에 대한 강박으로 보이는데, 때때로 그가 집착하는 이러한 환상이 아내가 만들어낸 것인지 아니면 동식 스스로의 것인지 헷갈린다. 동식의 경제적 무능력 때문에 모든 집안의 중요한 결정을 아내가 내리게 된 나머지, 동식이 자신의 인생 목표 혹은 이상마저도 아내의 것으로 대체해버린 듯한 인상을 준다.위축되고 유약한 가부장인 동식은 결국 아내가 친정에 가고 없는 날 하녀의 적극적인 도발에 의해 순간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만다. 약점을 잡힌 가장은 속수무책으로 하녀의 꼭두각시로 전락하고 어린 아들마저, 자기의 목숨마저 잃게 된다. 물론 하녀의 집요함에 동식이 결국 걸려든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동식이 준비되었다는 듯이 무너져 내렸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어쩌면 동식은 아내가 지워준 가부장으로서의 책무에서 잠시 벗어나고픈 심정에서 만만한 대상인 하녀를 범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하녀조차도 동식을 소유하여 부리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아내와 다를 바가 없는 존재로 변모해간다.⑵ 이만희의 (1967년)6.25 전쟁 때 입은 부상 때문에 하반신 마비로 성불구자가 된 최동우(김진규)는 모 신문의 연재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이다. 인천에서 폐쇄적 삶을 살고 있는 그에게는 14년 동안 내내 남편을 정성껏 돌보는 아내(문정숙)가 있는데, 그녀는 밀려드는 외로움에 괴로워한다. 아내는 몸이 불편한 남편 대신 소설 원고를 전달하러 서울의 신문사로 가는 시간만이 유일한 탈출구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사의 신입사원 강기자(김정철)가 이런 그녀에게 호감을 갖고 접근하고 그녀는 갈등하게 된다. 아내는 강기자를 거부하려 하지만 강하게 끌리고 만다.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눈치 채고 고통스러워 하지만 직접 내색하지 못한 채 소설 속 여주인공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강기자는 그녀에게 남편과 헤어져 자신과 떠나자고 조르고, 그녀는 이 제안에 동요하면서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한다. 결국은 남편을 생각하여 청년 혼자 멀리 떠나게 한 후 남편 있는 집으로 돌아온다.의 최동우 역시 유약하고 위축된 남편으로 아내에게 의존적이다. 그는 몸이 불편해서 거동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조차 모든 수발을 아내가 들고 있으며, 그가 쓴 원고를 서울 신문사에 갖다 주는 일은 아내의 몫이다. 게다가 최동우가 쓰는 연재소설의 내용도 자신의 아내와의 생활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요컨대 그는 육체적으로도 아내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다, 그가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세계가 전부 아내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아내에게 의존하고 있다.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최동우가 성적으로 불능이라는 점일 것이다. 그는 아내가 육체적인 접촉을 그리워하며 자신에게 매달릴 때마다 차갑게 뿌리친다. 아내는 정상적인 욕구를 가진 여자이기에 그러한 욕구를 남편으로부터 충족시키려 하지만, 최동우는 아내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아내가 젊은 기자와 외도를 하는 사실을 최동우가 눈치 챘을 때,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는 아내가 외도를 하게 된 이유가 성적 불능인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아내를 처벌하지도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내를 떠나보내지도 못한다. 지금까지 최동우가 살아왔던 삶의 방식은 아내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었으므로, 앞으로도 아내 없이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최동우는 잘 알고 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남편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아내에게 비꼬는 말을 하거나 차갑게 외면하고 혹은 연재소설 속에서 아내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고작이다.
    예체능| 2005.12.18| 3페이지| 1,000원| 조회(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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