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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탕달의 적과 흑 감상문
    적과 흑세속의 사람들이 일생동안 추구하는 것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사랑, 돈, 유희와 쾌락 등등 여러 가지가 있을 테지만, 개중 대표적인 것으로 역시 명예와 권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역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장식하고 싶어서 이것들을 추구할 수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사람들이 이들을 얻고자 하는 이유는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면 여타 나머지 것들은 저절로 따라오기 마련인 것이 인간사회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돈이 절대적 권능을 행사하는 자본주의사회 이전의 사회라면 더더욱 그러하였으리라. 그리고 그 때에는, 신분이라는 족쇄에 묶여 그나마도 얻을 수 있는 길이 한정되어 있었고,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반란이나 권모술수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가며 목표를 위해 몸부림쳤던 것이다. 소설 의 주인공, 청년 쥘리앵 소렐도 그런 길을 택했던 이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때는 프랑스 왕정복고기, 모순투성이의 앙시앵레짐이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번 흩어진 후이지만, 아직 신분이라는 굴레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고 있던 그러한 시대였다. 무식하고 가진 것 없는(물론 후에 레날시장에게 돈을 울궈내어 모자랄 것은 없는 생활을 하지만) 목재상의 셋째아들 쥘리앵 소렐은 선천적으로 목재상의 힘든 일 보다는 학문을 하기에 적합한 가녀리고 아름다운 육체의 소유자였고, 두뇌 또한 명석한 젊은이였다. 그러나 천한 신분과 그 신분을 벗어던지려는 의지라고는 전혀 없는 집안의 강압적인 분위기로 인해 그의 미래는 절망적이었고, 그는 자신의 처지에 진절머리를 느끼고 무슨 수를 써서도 출세하기로 맘먹는다. 당시 신분이 낮은 자가 출세할 수 있는 방법은 단 두 가지, 군인이 되거나 성직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군인으로서 출세하는 길은 나폴레옹이 몰락한 후 전망이 불투명해져 있었고, 쥘리앵은 성직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이때부터 오직 출세 지향적인 삶을 살며 모든 것을 그와 연결시키려는 쥘리앵의 일생이 소설의 주 내용이다. 그러나 나름의 처세술을 발휘하며 뿌듯해하고, 단지 멋진 귀족청년 같은 바람둥이의 모습을 갖고 싶어서 레날 부인을 유혹하며, 자존심강한 귀족처녀를 정복하고싶다는 이유로 라 몰 후작의 딸 마틸드에게 접근하고, 조금이라도 자존심에 상처가 생긴다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쥘리앵의 모습은 닳고 닳은 티가 난다기보다 유치하고 불쌍하게 그려진다. 때문에 쥘리앵이 비록 속물중의 속물이지만, 독자는 그런 그를 악한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연민의 눈길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좀더 나은 삶(비록속물적인 삶일지라도)이라는 목표를 향해 몸부림치다가 결국 그 문턱에서 좌절하고 마는 쥘리앵의 모습에서 독자는 나름의 고민거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그 고민의 뒤끝에서 배어나오는 씁쓸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거대한 사회조직과 제도, 그리고 그 안 여기저기에 잠복해있는 음모와 술수와 거짓과 눈속임과 위선등이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서서히 잠식해 나가는지를 보면서 우리가 느끼는 참담함이란 그 어떤 사회고발서 못지 않다. 은 분명 지면의 3분의 2 가량을 쥘리앵의 연애이야기에 할애하는 등 읽기에 따라서는 단순한 연애소설로도 읽힐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숨겨진 날카로운 사회분석과 고발은 이 왜 잊혀지지 않고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는가에 대해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쥘리앵 소렐이라는 인물의 속물적 삶의 경로와, 그가 레날 부인으로 인해 참사랑을 깨닫는 후반의 극적인 반전은 독자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라는 인류의 본질적 질문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계기까지 마련해주고 있다. 후반부의 반전이 현대적 정서로 보았을 때 조금은 신파적이고 작위적인 느낌이 있다 할지라도, 이 가지는 무수한 매력들을 상쇠시킬 수는 없으리라. 굳이 멀리가지 않더라도, 소설 곳곳에서 드러나는 유머와 마치 작가가 진정으로 신이 되어 작중인물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심리묘사만 보아도 이 소설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에 드러난 인물들의 심리변화와 그에 대한 묘사는 분명 고전적 한계를 벗어나는 현대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독후감/창작| 2003.10.16| 2페이지| 1,000원| 조회(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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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감상문
    -프랑스 명작의 이해-의 첫 페이지를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건조하고 단조롭다’였다. 번역서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생활을 그리는 대부분의 현대 한국 소설들이 갖고 있는 바스러질 듯한 건조한 문체의 느낌을 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다른 소설이었다면 충분히 충격적인 시작으로 만들 수 있었을 소재인 어머니의 죽음조차 에서는 극히 단조롭게 서술되고 있다. 분명 자신의 어머니의 장례식이건만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의 장례처럼 무덤덤하고 건조하게, 때로는 짜증스럽게 진행되는 의 서두는 일변 지루하기까지 하다. 도대체 왜 이 장례식이 이야기의 진행에 끼어드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무의미한 사건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제 1부에 쓰여진 대부분의 사건들도 마찬가지이다. 마리를 만나고, 노닥거리고, 식당에 가는 등 장례식이 끝난 후 이어지는 뫼르소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은 소설에서 도대체 어떤 구실을 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런 단조로운 일상의 나열을 통해 현대인의 생활이 얼마나 건조하고 무의미한가를 알려주려는 것인가 싶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1부의 마지막 부분에서 뫼르소가 쏘아댄 총성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2부에서부터 소설은 전혀 새로운 양상을 보인다. 짧게 끊어지는, 1인칭이지만 3인칭 관찰자시점을 방불케 할 정도로 외부인 같은 시선으로 서술되는 문체는 변함이 없지만, 여러 가지 점에서 1부와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우선 1부에서 서술되었던 의미 없어 보이던 사건들의 대변신을 들 수 있다. 모든 것들이 끝에 가서 하나로 모여 뫼르소의 재판과 연계되는 것이다. 그가 행했던 사소한 언동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끈질긴 인과관계에 의해 얽혀 그를 사형으로 몰고 가는 진행과정은 가히 일종의 반전이라고 할만하다. 심지어는 그가 아무 생각 없이 마셨던 한잔의 카페오레까지도 뫼르소를 세상에 둘도 없는 극악무도한 살인범으로 몰고 가는데 효과적으로 쓰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 살인사건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일들이 연관되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아이러니함을 통해 카뮈는 지극히 합리적으로 보이는 현대사회가 얼마나 부조리할 수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2부에서는 또한 무감각한 사람으로 보이던 뫼르소의 심리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그는 여전히 권태로워 보이는, 짜증과 귀찮음에 찌들은 캐릭터지만, 자신의 욕구에만 치중되었던 관심의 지평을 넓혀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해 조금 더 관심 있는 시선으로 바라볼 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모습도 나타낸다. 사실 카뮈는 아직 인간관계 자체를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 소설 곳곳에서 그는 뫼르소가 본질적으로는 ‘보통의 인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셀레스트의 모습을 보고 ‘한 사람의 남자를 껴안고 싶은 마음이 우러났다’고 말하거나, 자신을 최악의 살인범으로 만들며 득의양양해 하는 검사의 모습을 보고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울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모든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미워하는가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는 뫼르소의 모습은 보통의 인간과 다를 바 없다. 사람들의 관심을 필요로 하고, 혼자가 아닌 것을 느낌으로써(그것을 느끼는 방법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지만)행복해지는, ‘섬으로 동떨어져 있을 수 없는’하나의 인간인 것이다.
    독후감/창작| 2003.10.16| 2페이지| 1,000원| 조회(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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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셸 투르니에의 트리스탄 복스 감상문 평가C아쉬워요
    프랑스 명작의 이해-감상문인간에게 가장 흥미로우며 해결하기 힘든 연구주제는 다름아닌 인간 자신이라는 얘기가 있다. 사실 사람과 그 부산물들에 대한 연구는 인류가 사유를 시작한 순간부터 끊임없이 이뤄져왔으며 오늘날까지 인문학이나 사회학이란 이름으로 학문분야의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인류 자신에 관련된 수많은 연구 가운데 중요한 것중에 하나가 바로 인간의 욕망에 대한 탐구이다. 인간에게 욕망이란 어떤 존재인가, 어떻게 발현해야 옳은 것인가 등으로 이 주제는 지난 수십세기동안 수많은 학자들의 사유대상이 되었으며, 단편집 의 저자인 미셸 투르니에 또한 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철학자의 길을 걷다가 소설가로 변신한 그의 행적답게 투르니에에게 있어서 소설이란 성찰의 수단이자 표현의 수단이다. 프로이드가 꿈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탐구했다면, 미셸 투르니에는 과히 소설을 통해 인간의 제욕망에 대한 자기나름의 해석을 내리고 있다 할만하다. 단편집 에 실린 그의 작품들은 치밀한 욕망분석으로 채워져 있고, 아예 작품 자체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그의 작품에는 세상사람들이 희구하는 거의 모든것들이 망라되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상적 연인이나 상담자(트리스탄 복스), 권태로부터의 탈출(소녀의 죽음), 따뜻하고 평화로운 세계(꼬마 푸세의 가출), ‘봄’으로 상징되는 영원한 인생의 젊음(들닭) 등등 그가 보여주는 욕망의 세계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보았을 지극히 보편적인 공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보편적 주제를 가공해내어 하나의 소설을 탄생시킴에 있어서 투르니에는 여느 소설가와는 구별되는 그만의 뚜렷한 개성을 드러낸다. 때로는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색채를 통해, 때로는 신화나 민담 전설의 모티브를 비틀어서, 또 어느떄는 신비스럽고 잔혹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그의 소설은 하나하나 그만의 맛깔스런 모습을 지니고 있다. 아홉 번째 단편 에서 그가 끌어온 소재는 라디오, 정확히 말하자면 청각의 마력이다.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두려움과 신비감을 가장 극명히 반영하는 현대사회의 대중매체로서 라디오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TV나 문자매체같은 시각매체들과는 구별되는 라디오만의 독특한 매력은 어ㄸ■ㄴ면에서는 시각매체보다 더욱 절대적이다. 시각매체가 아무리 환상적인 장면을 구현한다 할지라도 그 장면은 보이는 이상의 것은 포함할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라디오는 청각만을 인지시키고 나머지 부분은 청자들이 자신들 나름의 상상으로 메꾸게 함으로써 인간의 상상력이라는 무한계의 세계로 나아갈수 있기 때문이다. 에서는 라디오라는 매체의 영향력이 현재보다 더욱 극명했던 시기의 한 단면을 보여주며 인간의 욕망이 불러오는 파국의 모습을 보여주고있다.실패한 희극배우였던 펠릭스 로비네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라디오 방송의 인기 ‘스피쾨르’,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DJ가 되면서부터 사건은 비극적인 결말을 예고한다. 볼품없는 자신의 모습을 ‘트리스탄 복스’라는 만인의 연인으로 가장하고 이상적인 인물을 창조해내는데 골몰했던 로비네는 대중을 제어할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한동안 인기인으로서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할수 있었다. 그러나 대중들의 욕구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그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고, 결국에는 ‘실재하지 않는 인물을 실재하게끔’ 만들고야 만다. 또한 그러한 욕망의 집중포화를 받던 두 여인, 비서 플라비양과 로비네의 아내 아멜리는 자기분열끝에 결국 파멸했고(요리라는 인생의 낙마저 상실하고 공허한 생활을 하는 아멜리의 모습은 파멸과 다를바 없다), 로비네 또한 자신의 아내에게조차 소외되는 외로운 존재로서 남게된다.에서는 사건을 진행시키는 욕망의 흐름이 그 어떤 단편들보다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모든 것은 욕망에 따라 굴러간다. 로비네는 여유로운 삶을 위해 트리스탄 복스가 되었고, 청자들은 단절과 고독으로 외로운 자신들의 상담자로서, 혹은 연인으로서 욕망에 따라 그를 가공해내었으며, 비서 플라비양과 아멜리는 청자들의 욕망과 자신들의 욕망에 휩쓸려 사건을 파국으로 치닫게 만든다. 그리고 끝으로 나타난 뒤라토 또한 트리스탄 복스로서의 삶이 보장하는 특권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제 2의 트리스탄 복스가 되는 길을 택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맞물려 빚어내는 사건의 진행과 결과는 치명적이다. 주체할수 없는 파국의 길로의 질주, 소설의 맨 마지막 부분에서 로비네가 아멜리의 편지들을 발견하고 느꼈던 그 절대적인 고독의 감정, 그리고 쳇바퀴 돌듯 로비네와 똑같은 삶을 반복하는 뒤라토의 모습에서 발견되는 자신의,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모습은 섬뜩하기만 하다. 투르니에가 이러한 섬뜩할 정도의 욕망분석을 통해 독자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독후감/창작| 2003.10.16| 2페이지| 1,000원| 조회(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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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신의 페드르 감상문
    페드르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보았을 인류 상상력의 보고, 그리스 신화. 그리스 신화에는 이후 수많은 전설 신화 민담 문학작품의 모태가 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나, 아버지를 사랑한 일렉트라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심리학’이라는 옷을 입고 회자되고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이러한 다채로운 전설 속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웅, 테세우스의 이야기가 있다. 아테네의 왕이 된 부친을 찾아가며 갖가지 모험을 벌이고, 크레타 섬의 괴물 미노타우로스에게 선남선녀를 공물로 바쳐야함을 슬피 여겨 스스로 공물이 되어 미노타우로스를 퇴치하러 남자, 나중에 아테네 국왕의 지위에까지 오르는 이 영웅의 이야기에는 한 여인이 등장한다. 크레타의 왕 미노스의 딸인 아리아드네가 바로 그녀이다. 크레타 섬의 미궁을 빠져나오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퇴치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그녀는 테세우스와 함께 있기를 소원했지만, 테세우스는 그녀를 외딴 섬의 해안에 버리고 만다. 그리고 후에, 이 아리아드네의 동생 파이드라가 바로 이 테세우스의 후비가 되는 것이다. 이미 늙은 테세우스, 게다가 자신의 언니를 버렸던 비열한 남자의 아내가 된 파이드라는 테세우스가 아마존족의 여왕 안티오페와의 사이에서 얻은 자식인 히폴뤼토스를 연모하게 되고, 이들의 운명은 비극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파이드라 콤플렉스’(의붓어머니가 자신의 의붓아들을 사랑하는 것)라는 심리학 용어까지 탄생시킨 이 유명한 이야기는 문학작품이나 영화로 여러 번 각색되었는데, 라신의 도 바로 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아테네의 왕 테제의 계비 페드르는 자신의 의붓자식이 되는 테제의 아들 이폴리트를 보자마자 설명할 수 없는, 그리고 참을 수 없는 격정 속으로 빨려든다. 자신의 남편 테제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이폴리트를 본 순간 투영되었으리라. 페드르가 테제에게 가졌던 감정은 상당히 복합적인 것이었다. 페드르는 크레타 섬에서 그녀의 언니와 함께 보았던 아름답고 용감하고 훌륭한, 순수한 청년이었던 테제의 모습을 사랑했지만, 정작 자신의 남편이 되어있는 테제는 그러한 옛 모습과는 딴판으로 변해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신의를 저버리고 자신의 언니를 버렸던 매정한 남자 테제에 대한 앙금이 마음 저 바닥에 엉겨있는 상태였다. 사랑했지만, 동시에 증오하는 존재인 테제. 그러나 테제의 장성한 아들 이폴리트는 테제의 젊었을 적 모습을 빼박은 듯 싱그럽고 아름다운 남자였다. 테제를 닮은 얼굴을 가진 이폴리트를 보면서, 페드르는 젊었을 적의 테제, 즉 자신의 사랑하는 테제의 모습들만을 투영했던 것이다. ‘이랬으면 좋았을 것을’을 되뇌던 페드르 앞에 나타난 이폴리트는 자신이 꿈꾸던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존재였고, 그래서 페드르는 이폴리트에게 그렇게 미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러나 천성이 덕스럽고 고귀한 그녀에게 이러한 감정은 치욕이 아닐 수 없었다. 라신이 서문에서 밝힌 대로, 아무리 사랑 때문에 생겨난 죄라도, 단지 생각만 했던 것이라 할지라도 계모가 자신의 의붓자식을 사랑한다는 것은 분명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었고, 페드르는 그녀 나름대로 처절한 자기제어를 행해간다. 테제에게 이폴리트를 모함해 추방시킴으로써 자신의 시야에서 벗어나게도 해보고, 신에게 기원도 해보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보았지만, 다시 이폴리트의 앞에 선 순간 페드르는 다시 무장해제당하고 말았다. 페드르에게 있어서 자기절제의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테제마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아테네의 왕좌를 놓고 권력다툼이 심해지자, 그녀는 테제와 자기 사이의 아들을 보호해달라고 이폴리트에게 요청한다. 그 순간 그녀는 이미 자신의 아들의 아버지가 되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심리였으리라. 그러나 아테네왕족의 후손 아리시를 사랑하고 있던 이폴리트는 페드르의 요구를 매정히 거절하고, 순간 자제력을 잃은 그녀는 폭풍우처럼 그동안 담고 있던 말들을 쏟아내고야 만다. 그리고 멀쩡한 모습으로 테제가 귀환하고, 아리시와 이폴리트가 사랑하는 사이라는 말을 듣게되자, 그렇지 않아도 죄의식으로 몸부림치던 페드르는 이성을 잃어버리고 유모 외논이 이폴리트를 모함하도록 내버려둔다. 분노한 테제의 저주로 이폴리트가 죽고 나서야 그녀는 후회하면서, 독약을 마시고 자신의 불륜을 인정하며 자살하고 만다.
    독후감/창작| 2003.10.16| 2페이지| 1,000원| 조회(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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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욤 아폴리네르의 알코올 감상문
    프랑스 명작의 이해알코올Acools. 불어사전을 펴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나온다. 주정(酒精), 알코올, 알코올음료. 시집의 제목으로 ‘술’(아마 이렇게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을 택한 시인. 그래서일까. 에 실려있는 시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마치 술에 취해 흐리멍덩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들처럼, 때로는 환상적으로, 때로는 비논리적으로 전개되고, 그 사이에서 화자는 원인모를 우수와 고독으로 방황하며 마치 ‘술에 취한 듯한’정서로 독백을 읊는다. 화자가 읊는 주제는 고독, 방황, 사랑, 추억 등 개인적 심경이나 정서를 노래한 것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에 실려있는 시구들은 선(禪)문답을 연상시킬 정도로 이해하기 어렵고 감동의 파문에 동화되기도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을 이해하자면 화자의 심리상태 자체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더니즘과 초현실주의의 시대조류 속에 있던 아폴리네르의 정서는 보편적이라기 보다는 그 시대에 충실했던 독특한 정서이므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를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모든 시에서 감동을 얻기는 힘들어도, 몇몇 시들에서는 아폴리네르와 정서적 교감을 이룰 수 있다.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미라보 다리」. 그 낭만적인 표현과 절절한 정서가 수세기에 걸쳐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작품이다. 문학과 지성사 판에서는 다르게 번역됐지만, 대부분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흐른다’라고 번역되는 그 부분의 서정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랑을 떠나보낸 아폴리네르 자신의 투영으로서 화자의 감정이 그야말로 생생히 전달된다. 안타까움의 정서와 애잔함이 저녁 황혼 무렵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시다.「콜히쿰들」은 위험하지만 매혹적인 색, 보랏빛의 상징을 통해 다양한 은유를 이끌어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유혹적이고 악마적인 아름다움의 표현이 두드러지며, 이는 보들레르의 시와도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중독되었으나 영원히 떠나야만 하는 화자의 처절하고 절박한 슬픔이 에둘러진 비유와 절제된 어투 사이에 숨어있다.「저녁노을」은 환상적 분위기로 가득 차 그야말로 ‘Acools'적인 모습이다. ’마법의 시간‘이라 흔히 일컬어지는 저녁 황혼 무렵을 통해 화자는 환상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고, 그 세계의 모습을 전함으로써 화자 자신의 심리상태를 여러 가지 비유를 통해 전하고 있다. 화자의 정확한 심리 자체는 느끼지 못하더라도, 그 신선한 표현법과 환상적인 분위기가 충분히 독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시다.
    독후감/창작| 2003.10.16| 2페이지| 1,000원| 조회(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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