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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저드베이커리, 마법사의 빵집
    위저드 베이커리위저드 베이커리, 마법사의 빵집. 흥미를 유발하는 책 제목이다. 마법사의 빵집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재료로 어떤 빵을 만들까. 판타지를 생각하며 책을 읽었는데 물론 판타지기는 했다만 조금은 내 생각과 달랐다. 판타지의 범주에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소년의 성장소설이다. 괜히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이 책은 미스터리와 호러, 판타지적 요소를 두루 갖춘 작품으로,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호를 기대할 수 없는 한 소년이 우연히 몸을 피한 빵집에서 벌어지는 한여름의 이야기를 절망으로 가득 찬 현실에 판타지적 시선으로 접근하고 있다.주인공이자 화자인 '나'는 6살 때 어머니의 자살을 겪었고 그 뒤 재혼한 아버지와 새어머니, 의붓 여동생과 살고 있는 열여섯 살의 소년이다. 아버지의 결혼 시점부터 새어머니인 배 선생과 소년과의 관계는 점점 악화된다. 물론 배 선생의 일방적인 냉대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소년은 집에서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었고 그러면서 느낀 심리적 압박 때문인지 말을 더듬는 증상을 보인다. 저녁 식사 시간에서조차 배척을 보인 배 선생 덕에 소년은 동네 빵집에서 사오는 빵으로 매일 저녁을 해결하고 있는 처지다. 그러던 어느 날 안 그래도 배 선생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던 소년은 여동생 무희를 성추행했다는 누명까지 쓰게 되고 아빠마저 자신의 편이 되어주지 않자 집에서 쫓기듯 뛰쳐나온다. 급한 마음에 단골로 다니던 동네 빵집, 즉 '위저드베이커리'로 뛰어든 소년을 기다리는 것은 놀라운 마법의 세계였다.평범한 빵집인 것만 같던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인간들의 주문에 따라 마법의 빵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인터넷으로 접수된 주문을 점장에게 넘기는 소일거리를 하던 소년이 본 바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만드는 빵은 다양했다. 원하는 상대를 사랑에 빠뜨리게 하는 '체인 월넛 프레첼'부터 상대를 고통에 빠지게 하는 '부두인형'까지. 그러나 욕망에 따라 선택하고 나서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인간들에게 점장, 즉 마법사는 무시무시한 저주를 내린다.소년은 이곳에 머물며 자신의 욕망에 따라 마법의 힘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싶어 하는 인간들의 여러 행태를 목격한다. 가족에게서 느껴본 적 없는 따스한 위로와 삶에 대한 충고를 얻기도 한다. 그러나 그 시간이 영원할 수는 없는 법... '위저드 베이커리'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게 된다.마지막으로 소년이 점장에게 넘긴 주문서는 배 선생이 소년에게 내릴 저주를 위한 부두 인형이었다. 점장은 아주 정성껏 부두인형을 만들어 소년에게 건네주고, 또 하나의 물건을 준다. 그건 원하는 시점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타임 리와인더 머랭 쿠키'였다. 시간을 되돌린다는 건 크나큰 부작용을 동반하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고객들에게는 제한적인 판매만을 했던 점장이 소년에게 마지막으로 준 선물이었다. 소년이 원하는 시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 그의 선물.부두인형과 머랭쿠키를 들고 소년은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은 여동생 무희의 성추행범이 사실은 아버지였다는 것. 물론 이 건 스토리 전개상 중요한 건 아니었다.이 책의 특별함은 따로 있다. 이 책의 결말은 2개이다. 그 옛날 이휘재가 하던 프로인 '그래! 결심했어!'도 아니고 웬 2개의 결말인가 했는데 읽고 나니 독자들에게 마음에 드는 결말을 선택할 수 있도록 건네준 선택지가 아닌가 싶다.
    독후감/창작| 2013.07.29| 2페이지| 1,000원| 조회(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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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가시노 게이고 - 백야행
    백야행, 그 하얀 밤을 걷다히가시노 게이고를 평소 좋아하는 편이다. 백야행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고 여러 차례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읽을 때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대체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를 알 수 없다.백야행, 그 하얀 밤을 걷다, 그 하얀 어두움을 걷다. 주인공인 료지, 그리고 유키호 그들은 정말 하얀 밤을 걸었을까. 하얀 밤은 료지에게만 해당된 사항 같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유키호에게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는 료지, 무슨 일이든 하는 료지. 차라리 영화 백야행의 고수가 더 이해가 갈 것 같다. 사랑이라는 핑계라도 댈 수 있으니. 하지만 소설 속 유키호와 료지는 확연히 드러난 접점이나 감정선이 없다. 하지만 료지는 뭐든 한다. 고등학교 때 유키호의 단순한 질투를 돕기 위해 성폭행까지 감수한 건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가능할까.어릴 때 료지의 아버지는 유키호의 엄마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유키호를 대상으로 한 성매매를 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료지는 자신의 아빠를 죽인다. 유키호는 부잣집 친척댁으로 입양을 원해 자신의 엄마를 자살로 위장해 살해한다. 단순히 여기까지라면 백번 천번 이해해서 복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하지만 유키호가 입양된 이후 단순히 유키호의 질투 때문에 주변 여자들을 성폭행한 료지는 도대체 뭘까. 유키호는 꼭 여왕벌 같다.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위해서라면 뭐든 행하며 주변 사람들의 모든 관심과 시선은 자신에게로 향하기를 원하는. 유키호가 그렇게 된 데에는 어린 시절의 그 사건이 큰 영향을 끼친 걸까. 이해가 되지 않는 캐릭터 설정이다. 어릴 적 그 사건으로 인해 료지와 유키호에게는 인간으로서의 감정이 일정 부분 상실됐음을 말하고 싶던 걸까.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이 받을 상처 따위에는 관심도 없는 유키호, 게다가 주군에게 충성하는 가신처럼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는 료지. 결국에 파멸된 건 료지 뿐이다. 유키호는 하얀 밤을 걸은 게 아니다. 하얀 낮을 걸었을 뿐. 낮도 밤도 아닌 백야를 걸었던 건 료지뿐이다. 물론 료지에게도 전혀 동정심을 생기지 않았다. 그 둘의 파멸만을 바라며 글을 읽어내렸으니까.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료지를 모른 척 돌아서는 유키호의 모습이 가슴 아팠다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유키호는 오히려 마음 편해졌을 지도 모른다. 자신의 악행을 아는 사람이 사라짐으로 완전범죄가 됐으니. 아니면 서운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더라도 그건 료지 자체에 대한 상실감보다는 자신의 수족과도 같던 충복이 사라짐에 대한 상실감이었을 것이다.
    독후감/창작| 2013.07.29| 1페이지| 1,000원| 조회(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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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엔트 특근 열차 살인 사건`을 읽고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또는 지금 이 책 바로 ‘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 이렇게 두 가지 중 하나를 댈 것이다. 그만큼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오리엔트 특급 살인 사건‘, 또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 살인 사건‘ 이라고 불리는 이 책은 제목부터 흥미를 유발한다. 살인사건이면 살인사건이지 특급 살인사건이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특급 살인이라 이러한 책 제목이 붙은 건 아니라고 한다. 오리엔트 특급 열차는 프랑스 파리에서 이스탄불까지 횡단하던 유럽 최초의 열차라고 한다. 이러한 오리엔트 특급 열차에서 벌어진 하나의 살인 사건. 우연히 그 열차에 탑승해 있던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적 탐정, 포와로가 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스토리다. 아서 코난 도일에게 홈즈가 있다면 애거서 크리스티에게는 포와로가 있다. 홈즈처럼 유명하지는 않아도 포와로에게는 포와로만의 매력이 있다. 작달만한 키에 달걀 모양의 머리, 한껏 멋낸 콧수염이 포와로를 소개하는 설명이다. 어쨌든 이 작달만한 벨기에 신사는 오리엔트 특급 열차 살인 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이 간단한 이야기가 어찌하여 대표적인 추리소설이 됐는지는 읽어보면 알 수 있다. 간단한 이야기를 간단하지 않게 풀어나간다. 특히나 이 소설의 트릭은 다른 추리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굉장히 많이 활용됐다. 현대의 소설과 영화들을 먼저 접한 이들이라면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 것이다. 그만큼 재해석되고 활용된 부분이 많은 책이기 때문이다.포와로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프랑스의 칼레를 향해 떠난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타게 된다. 오리엔트 특급열차에는 14명의 승객이 타고 있는데, 이 열차가 폭설 때문에 정지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이 살해당한다. 아무도 열차를 빠져나갈 수는 없다. 게다가, 승개들은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범인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모두들 완벽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으며 각자의 알리바이는 다른 승객 누군가로부터 입증받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포와로는 그의 회색 두뇌로 사건을 점점 분석해나간다. 포와로와 홈즈의 대표적 차이점이라면 직감보다는 냉철한 분석을 통해 해결을 나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홈즈처럼 변장하고 발로 뛰며 정보를 수집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가만히 의자에 앉아 생각하며 사건을 하나하나 분석하는 것이 그만의 추리 방식이니까. 어쨌든 포와르는 사건을 하나하나 되짚어 가면서 하나의 의문점이 생긴다. 승객들은 다들 서로 모르는 사이인척 하고 있지만 서로가 완벽할 정도로 다른 사람의 알리바이를 입증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기억력이나 이미 오래 전에 있던 사건들에 대한 기억력이 남들보다 탁월한 포와로는 수년 전 미국에서 있었던 하나의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당시 피해자였던 한 소녀의 복수를 위해 많은 이들이 모여 이러한 사건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는 것을 포와로가 밝혀냈을 때 참 놀랐다. 범인이 한 명이 아니다. 범인들끼리는 유대관계에 있으며 서로가 서로의 범행을 감싸주고 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생각난다. 유괴당한 아이들의 가족들에게 금자는 제안한다. 각각 한번씩 그를 벌하자고. 그래서 각각의 방식으로 그에게 고통을 가한다. 아무래도 이 소설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독후감/창작| 2012.12.28| 2페이지| 1,000원| 조회(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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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리터의 눈물
    1리터의 눈물한때 일본 드라마가 우리나라 네티즌들에게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소위 ‘일드’라 불리며 일본 감성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는데 ‘1리터의 눈물’도 그러한 드라마 중의 하나로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일본 여배우인 ‘사와지리 에리카’가 출연하여 남성팬들에게 특히 큰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큰 관심이 없었기에 보지 않았으나 소설이 원작인데 굉장히 슬펐다는 친구의 말에 펑펑 울고 싶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빌려와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고 나서 알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소설은 아니다. 실제 주인공이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랄까.실제 이야기는 이렇다. 소녀의 이름은 아야. 아야는 운동도 공부도 잘 하는 밝고 건강한 아이였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갑자기 살이 빠지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져 걸핏하면 잘 넘어지는 등 몸의 변화가 일어났다. 진단 결과는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불치병. 하지만 아야는 여느 또래처럼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부푼 희망을 안고 새 학기를 맞이한다. 그리고 고등학교 입학 1년 만에 제대로 걷지 못하는 등 병이 심해져 양호학교로 전학하게 되지만, 아야는 매일 일기를 쓰며 힘든 투병 생활을 버텼다. 아야의 꿈과 희망이 담긴 일기는 출간되어 수백만 독자를 감동시켰고, 아야는 출간 2년 후인 1988년 가족과 독자들의 응원을 뒤로 한 채 25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여하튼 책은 척수소뇌변성증에 걸린 한 소녀의 이야기다. 이름도 어렵다. 척수소뇌변성증, 당연히 소녀 역시 듣도 보도 못한 병이었으며 희귀병에 걸린 소녀는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어하다가 역경 속에서도 밝게 잘 지낸다. 이런 간단한 이야기면 좋았겠지만 마냥 간단하지는 않았으며 현실이 그러하듯 소녀의 엔딩은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그리고 난 내가 바라던 대로 눈물을 펑펑 쏟아낼 수 있었다. 그러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밝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아야의 모습이 역설적으로 느껴지면서 더더욱 내 눈물샘을 자극했다.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조금만 아파도 엄살을 부리며 짜증을 부리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라면 그럴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리고 아야 못지않게 대단한 것은 아야의 가족이었다. 나 역시 나의 가족을 사랑하지만 아야의 가족들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지를 누가 묻는다면 그렇다고 확실히 답하지는 못하겠다. 아야의 엄마와 같은 엄마가 되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딸에게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엄마. 각설하고 아야는 내 자신을 반성하게끔 만들었다. 현재에 만족하며 주어진 시간에 행복해하며 살아야하는데 그러지 못한 내 모습이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내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 내가 깨달았을 때 지금 내가 허투루 보내고 있는 이 순간들에 대해 얼마나 후회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자 지금 이 순간을 이렇게 함부로 허비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문제는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그런 감정들이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책을 다 읽은지 며칠이 지난 지금을 봤을 때 역시 또 시간의 소중함을 모른다는 것이 나의 한계인가보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다잡을 필요가 있는 거겠지 싶다.
    독후감/창작| 2012.12.21| 2페이지| 1,000원| 조회(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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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라는 유명 일본 드라마를 접하고 난 후 영화, 그리고 원작인 소설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순정의 느낌이 물씬 난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외쳐야 할 만큼 절실한 사랑이라는 걸까.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적어도 그들에게는 그렇다.주인공은 ‘사쿠’와 ‘아키’인데, 중학교 시절 학급 임원으로 만난 ‘사쿠’와 ‘아키’의 잔잔한 그러나 폭풍 같은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사쿠’는 ‘아키’가 단순히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담임선생님의 장례식장에서 조사를 낭독하는 ‘아키’에게 한 줄기 빛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보고 그것이 사랑을 깨닫고 잔잔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나가게 된다. 하지만 ‘아키’는 백혈병에 걸리게 되고 두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하게 된다. 이 게 이 책의 스토리의 전부다. 별 다를 것도 없고 특별할 것도 없는, 어찌 보면 약간은 진부할 수도 있는 스토리. 그렇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 데는 첫사랑이라는 소재가 크게 작용한 것 같다.첫사랑,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가 아닐 수 없다. 나 역시 첫사랑은 잊혀 지지 않는다. 이름도, 그리고 그와 함께한 사소한 것들까지. 오히려 더 최근인 다른 사랑들에 비해 더 잊혀 지지 않는 것 같다. 처음이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내가 첫사랑이라고 의미를 부여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어쨌든 내가 그런 것처럼 많은 이들에게도 첫사랑은 의미가 있는 단어고 그러한 그들의 감성에는 이 소설이 잘 맞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 책의 저자의 필력이 무척이나 뛰어나다든지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이 소재에는 부족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필력이라고 생각된다. 독자들의 가슴을 후볐으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엉엉 울었다. ‘아키’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더더욱 울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한 법, 게다가 백혈병의 완치율을 생각해본다면 당연한 것이겠지. 결국 ‘아키’는 죽음을 맞게 되고 소설의 첫 부분에 나오듯이 ‘사쿠’는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다. ‘사쿠’와 ‘아키’의 이야기만 다루어도 됐을 것을 왜 집어넣었는지 모르겠다. 잊혀지지 않는 그러나 바래진 옛 사랑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아주 어렸을 때는 사랑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사랑의 영원성을 강조하며 나에게 그러한 사랑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죽는다 해도 나만 바라보며 살기를 바랐던 것 같다. 영원한 사랑은 있을 수 있겠으나 쌍방이 아닌 일방적인 영원한 사랑이라는 것은 힘들다는 것, 그리고 그게 얼마나 잔인한 바람이었는지는 몰랐던 것 같다. 옆에 없는 이를 평생을 그리워하며 산다는 것은 어찌 보면 청승이고 궁상이다. 사랑을 일방적인 감정이 아니며 서로 소통하고 교통해나가는 과정에서 발전하는 것인데 혼자 그 감정을 계속 간직하고 있다면 미화하고 왜곡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을 테니까.2012년 첫사랑의 대표격인 영화 ‘건축학개론’이 있다. 수지와 이제훈은 자라 한가인과 엄태웅이 되었고 서로가 첫사랑이었던 그들이지만 한가인은 결혼과 이혼도 했고 엄태웅 역시 결혼할 여자가 옆에 있다. 오랜만에 만난 그들의 마음에 물결이 일지만 그 물결은 현재를 덮을 정도는 아니었다. 엄태웅은 결국 한가인이 아닌 옆에 있는 그녀를 택하니까.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은 그런 것 같다. 옆에 있는 현재의 사랑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지만 마음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언제든 가끔 꺼내어볼 수 있는 존재. 내 남자친구의 마음속에도 이러한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면 속이 쓰리지만 어쩌겠는가. 나에게도 그러한 존재가 있는 걸. 앞으로 다시는 만나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그리고 만난다 해도 엄태웅과 한가인처럼 마음의 물결이 일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건 엄태웅이고, 한가인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피천득의 ‘인연’처럼 만나지 말았어야했다고 한탄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아름답던 시기의 모습만 남기고 사라진 ‘아키’같은 첫사랑을 둔 남자가 가장 가슴에 큰 자욱을 지니고 있으려나. 이혼한 사람은 만나도 사별한 사람은 못 만난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독후감/창작| 2012.12.21| 2페이지| 1,000원| 조회(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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