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골의 를 읽고삶에 만족하지 않고 욕망을 끊임없이 갈구할 때 인간은 어디까지 추락하는가는 니콜라이 고골의 단편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도스토옙스키가 ‘우리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라고 말할 정도로 고골은 리얼리즘 문학의 창시자이다. 고골은 에서 삶의 목표가 고작 외투 한 벌인 소시민의 가난한 삶과 비인간적인 관료 제도, 그리고 욕망이 확장되는 과정을 통한 비극을 그려낸다.주인공인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작달막한 키에 이마가 약간 벗어지고 주름진 얼굴을 한 보잘것없는 9급 문관이다. 사람들은 볼품없는 외모에 행색도 초라한 낮은 관등의 그를 조롱하고 비아냥거리지만 아카키에게는 익숙한 일일뿐이다.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업무는 서류를 정서(正書)하는 일이다. 직무에 강한 애정을 가지고 충실히 수행한다. 그의 노고를 치하한 상관이 더 중요한 업무를 맡기지만 결국 정서만을 고집하며 늘 그 자리에 머문다.매섭게 후려치는 한파에도 얇고 초라한 외투 하나 걸친 그는, 이내 그 외투마저 닳아 해진 것을 알아채고 재봉사를 찾아간다. 더 이상 덧댈 수 없이 양복지가 모두 삭아 수선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말을 듣고 절망한다. 새 외투를 장만해야 했지만 가난한 그에게 그만한 여윳돈은 없었다. 결국 한 푼 두 푼 동전을 모아둔 상자를 깨고 외투를 사기 위한 절약이 시작된다. 저녁마다 켜던 촛불도 켜지 않고 구두 밑창이 닳을까 발끝으로 조심스레 다녔으며 속옷이 해질까 봐 집에서는 속옷마저 벗고 지냈다. 심지어 저녁은 늘 굶었다. 운 좋게 보너스가 예상보다 많이 들어오면서, 그 뒤 두세 달 정도 더 굶주린 끝에 드디어 새 외투를 손에 들게 된다.간절히 원하던 새 외투를 입은 아카키는 내적인 만족감을 얻게 되고 주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 관리 중 한 사람이 새 외투를 장만한 아카키를 위해 야회(夜會)를 제안하고 어쩔 수 없이 참석하면서 불행이 시작된다. 야회에 참석하고 집으로 가는 도중 강도를 만나 새 외투를 강탈당한 것이다. 외투를 되찾기 위해 경찰서장을 찾아가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고 고관을 찾아간다. 고관은 허세와 위엄을 내세우며 본인이 범접할 수 없는 존재임을 과시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언성 높여 성질을 부리고 아카키는 이후 열병에 걸려 앓다가 죽음에 이르게 된다. 아카키가 죽은 후 관리의 모습을 한 유령이 나타나 사람들의 외투를 빼앗는데 이윽고 고관을 외투를 빼앗은 후에는 더 이상 출몰하지 않게 된다.아카키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무엇일까?욕망을 품은 대가였을까? 아니면 비인간적인 고관의 갑질로 인한 충격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어쩌면 단순히 페테르부르크의 매서운 강추위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외투는 파멸로 이끈 욕망의 상징일 수도 있지만 짧은 생을 살다간 아카키의 가련한 인생에 잠시나마 생기를 불어넣어 준 선물이었을 수도 있다. 어떤 해석을 하던 그것은 독자의 몫이다. 고골이 책에서도 기술했듯이, 사람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두 알아내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한 일일 테니 말이다.고골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욕망을 품은 인간은 모두 파멸로 끝났다. 역시 아카키가 새 외투라는 욕망을 품게 되면서 그 욕망이 확장하는 과정을 통해 죽음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한다.이야기의 결말은 현진건의 처럼 비관적이며 역설적이다. 인력거꾼 김첨지가 많은 돈을 번 운수 좋은 날 그의 아내가 숨을 거둔 것처럼, 아카키 역시 염원하던 새 외투로 최고의 기분을 만끽하다 외투를 강탈당하고 죽음에 이른다. 오랜 염원 끝에 이뤄낸 성취의 열매는 달콤했지만 성취에 대한 희열도 잠시, 결국 그는 죽음을 맞은 것이다. 외투 한 벌을 걸치기 위해 그가 치른 대가는 참으로 혹독해 보였다.외투를 손에 넣기 전의 아카키는 본인의 삶에 만족하는 삶을 살았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으며 어떠한 유흥에도 빠지지 않고 오로지 정서만을 생각했다. 그가 새 외투라는 욕망을 품으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새 외투를 손에 넣는 과정은 피천득의 을 떠오르게 한다. 오로지 은전 한 닢에 맹목적으로 집착하여 여섯 달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드디어 손에 넣는 거지 와 같이 아카키 역시 외투 한 벌 손에 넣게 위해 처절한 굶주림과 싸우며 갖은 고생을 한다. 두 소설은 공통적으로 소유를 위한 지난한 과정, 성취에서 오는 희열을 드러냄과 동시에 인간의 소유욕이 얼마나 어리석고 허망한 것인지 환기시켜준다.탐욕이 아카키를 파멸로 이끌었다면, 과연 추운 겨울을 버티기 위한 외투 한 벌 염원한 것을 탐욕이라 부를 수 있을까? 처음 아카키가 품은 외투에 대한 열망은 결코 지나친 욕심이 아니었다. 우리는 그에게 새 외투가 얼마나 절실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가 그 외투를 얻기 위해 얼마나 참혹한 굶주림을 참으며 고군분투했는지 낱낱이 알고 있다. 그 과정이 인내의 산물임을 너무 잘 알기에 그의 결말이 안타깝다. 슬픔에 빠진 그를 더욱 고통의 나락으로 빠뜨린 고관에 대한 분노도 느낀다. 억울한 그의 혼이 유령이 되어 나타났을 때 고관을 향한 통쾌한 복수를 기대했건만, 고작 고관의 외투 한 벌로 빼앗은 것으로 끝나다니 소박한 꿈을 지닌 자의 소박한 복수가 아닐 수 없다.하지만 고골의 는 단순히 가난하고 선량한 자가 공권력에 의해 죽음에 이르는 억울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를 파멸로 이끈 것은 외투에 대한 열망 때문이 아니라 외투로 시작된 욕망의 확장으로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할지도 모른다.새 외투를 걸친 아카키는 이제 과거의 아카키와는 다른 인물이다. 외투가 생긴 이후에는 집에서 어떠한 서류도 정서하지 않았으며 침대에서 뒹굴뒹굴하며 시간을 보낸다. 몇 년 만에 화려한 저녁거리를 활보하고 처음으로 야회에 참석한다. 가는 도중 다리를 드러낸 아름다운 여인의 그림을 서서 바라보기도 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지나가는 여자의 뒤를 쫓아가려고도 한다. 이렇게 아카키는 욕망의 인간이 되고 있었다. 중요한 일을 맡으려는 야망도 없이 운명에 만족한 삶을 영위하던 아카키가 ‘외투’라는 물질적인 욕망이 생기면서 ‘유흥’의 욕망, ‘여자’에 대한 욕망까지 품게 된 것이다. 물질적인 욕망 역시 점점 커진다. 자신의 새 외투보다 더 좋은 외투가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옷깃에 비버 털이나 가죽을 댔거나 소맷단에 벨벳을 댄 외투들이다. 결국 아카키는 유령이 되어서도 빼앗긴 외투를 구실 삼아 자신의 외투보다 더 좋은 털과 가죽으로 만든 외투를 벗겨간다. 욕망이란 늘 이렇게 만족이 불가능한 것이다.가난한 소시민인 아카키의 욕망은 소박하고 순수했다. 하지만 외투로 시작된 그의 욕망은 정서를 삶의 즐거움으로 여기던 근면한 그를 눈앞의 쾌락만을 쫓는 어리석은 인간으로 바꿔놓았다. 외투가 뭐길래 처음으로 결근을 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실 사회의 부당함과 더불어 인간의 채워지지 않는 욕망과 그 탐욕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고골이 경계한 것은 욕망 자체가 아닌 점점 확장되는 욕망의 속성이 아닐까?우리는 소설 를 통해 생각해야 한다. 언제까지 사회의 탓만 하며 살 수는 없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나를 다스려야 한다. 우리는 한번씩 밖으로 향한 안테나를 내면으로도 돌려서 살펴보아야 한다. 욕망이라는 밑 빠진 독을 채우기 위해, 잠깐의 쾌락을 위해 오늘도 어리석고 허망한 쳇바퀴를 돌리고 있지는 않은지.-끝-
를 읽고“이 광활하고도 지루한 세상에서 최고의 글쟁이가 되는 법”이 책은 ‘단락 쓰기’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글쓰기 책과 차별화된 점이다.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단락쓰기부터 공부하는 것이 옳다는 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제1장 ‘처음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서는 도입 단락을 쓰는 방법을, 제2장 ‘중간을 어떻게 쓸 것인 것?’ 에서는 단락을 이어 쓰는 방법을, 제3장 ‘마무리를 어떻게 쓸 것인가?’ 에서는 마무리 단락을 쓰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글쓰기 초심자들에게는 더없이 유익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방법을 익혀야만 더욱 다양한 시도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처음을 어떻게 쓸 것인가?첫 줄을 쓰는 것은 어마어마한 공포이자 마술이며, 기도인 동시에 수줍음이다.–존 스타인벡-간소한 글이 좋은 글이라고 한다. 간소하게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문장을 단문으로 쓰면 도움이 된다. 불필요한 접속사, 반복되는 단어, 중복되는 표현을 모두 걷어내는 것이다. 그 불필요한 것들이 억지와 과장, 불필요한 논리를 만든다.인용문을 활용하는 것은 도입단락쓰기에 좋은 방법이다. 인용은 잘하면 약이고 못하면 독이다. 인용문이 내용적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되도록 나의 글이 인용문을 잘 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글은 객관적으로 써야 한다. 객관적 사실을 설명하는 것으로 도입 단락을 삼는 글은 이후 단락에서의 설명이나 주장의 든든한 토대가 되어준다. Fact의 힘은 크다.도입단락은 독자를 낚는 미끼이다. 참신함, 놀라움, 흥미로움의 요소를 갖춰야 하는데 이 요소를 두루 갖춘 것이 바로 경험이다. 개인적 경험’을 쓰려면 어떤 훈련이 필요할까? ‘기억’보다는 ‘기록’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초심자는 한 단락 분량의 짧은 이야기를 도입 단락에 쓰는 것이 좋다. 역사를 통틀어 이야기는 사람을 매료시킨다. 초심자에게 부족한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그 이야기의 유익과 감동을 마무리까지 감당해낼 수 있는 역량이다.글은 솔직해야 한다. 자기 고백으로 도입 단락을 시작하려면 시를 많이 읽기를 권한다. 자기 고백이 감정 과잉과 넋두리로 진부해 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진보적인 글을 쓰려면 도입단락에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질문이 창의적이기만 하다면, 그에 대한 답은 엉터리여도 좋다.사회적 사건을 도입으로 쓰려면 신문을 읽는 습관을 들인다. 정치적 편견이 깃들 말한 사건에 대한 기사나 칼럼을 읽는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담론이 될 때까지 기다린 후 단호하게 쓴다. 저마다의 목소리는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신의 글에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중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때로는 쓰기 싫어도 계속 써야 한다. 형편없는 작품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좋은 작품이 되기도 한다.–스티븐 킹-‘비교’는 단락 이어 쓰기에 자주 쓰인다. 비교할 대상을 적절하게 선정하고 비교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분류’는 대상을 조직화한다. 전체와 부분, 부분과 부분 사이의 관계에 질서를 부여한다.‘예시’는 큰 개념에 포함되는 하나의 개별 요소이다. 글쓴이의 추상적이고 모호한 생각을 구체화하는데 효과적이다. 예시로 단락 이어 쓰기를 잘하려면 “A하다. B가 그 좋은 예이다” 식의 표현으로 짧은 글쓰기를 연습하면 좋다. 실험을 바탕으로 하나의 법칙을 도출해내는 심리학 책을 추천한다.‘정의’는 도입부에서 많이 쓰이지만 앞 단락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요 개념을 이어지는 단락에서 분명하게 정의하기도 한다. 정의의 한계 내에서만 논의를 전개해야 한다.‘분석’은 어떤 대상을 구성 성분이나 요소로 분해하는 설명 방식이다. 대상을 공간적으로 분해하는 물리적 분석과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하는 기능적 분석, 원인과 결과를 밝히는 인과적 분석이 있다. 글쓰기는 재주가 아니라 공부다. 인과적 분석을 잘하려면 그 분야의 지식을 많이 쌓는 수밖에 없다.마무리를 어떻게 쓸 것인가?분명하게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독자가 모이지만, 모호하게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비평가만 몰려들 뿐이다. -알베르 카뮈-설명문의 마지막 단락은 독자들의 의문을 풀어주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설명문은 친절한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재미있지 않고서는 친절하기도 힘들다.논증문의 마무리 단락은 이전 단락들에서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근거가 확보되면 주장은 저절로 설득력을 지닌다.나의 인생을 돌아보고 ‘내 인생의 어느 날의 의미’로 마무리를 삼는 글도 좋다.글을 마무리하는 방법으로 ‘마무리하지 않기’를 택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독자들과 함께 답을 찾아나가려 하는 것이다.다른 마무리 방법으로 다음 글에서 다룰 것이라고 언급하는 방식이 있다. 제법 많은 경우에 글은 또 다른 글로 이어지니, 그 매듭에 해당하는 단락은 결코 마무리이기만 할 수는 없다.한 단락이나 한 편의 짧은 글에 뭔가 대단한 것을 담을 수는 없다.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는 자신이 무슨 내용을 어떤 방법으로 이 부족한 글 속에 담았는지 겸손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이렇게 마무리된 글들이 쌓일 때 우리는 글쟁이다워진다.이 책은 단락 쓰기 방법을 설명하고 적당한 예문을 들면서 구체적으로 논하고 있다. 작가가 제시한 예문들만 찾아보아도 글쓰기의 최고 스승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작가들의 글을 직접 익히는 것만큼 효과적인 글쓰기 방법을 없을 테니까 말이다.글은 작가들과 같이 글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재생산되는 현대에서는 내가 쓴 글이 나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작가 지망생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글쓰기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는 이유이다.는 우리의 글이 전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끝-
을 읽고“인생의 성패는 말의 기교나 기술이 아니라 언어 창고에 어떤 말을 얼마나 저장하느냐에 달렸다.”책 표지 문구에 마음이 끌려 읽기 시작했다. 나의 언어 창고에는 어떤 말을 담아야 할까? 동서양의 고전이나 성현의 말 속엔 어떤 내공이 담겨 있을까? 은 말공부를 위한 책이다. 말공부라고는 하지만 화술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말의 표현보다는 그 의미에 집중한다. 기존의 언어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하며 상황을 읽는 안목을 기르는 총체적인 노력의 과정을 담고 있다.책의 구성은 수양, 관점, 지성, 창의성, 경청, 질문, 화법, 자유, 이렇게 8단계로 나뉜다.1단계: 수양 (말 그릇 키우기)말 공부는 수양에서부터 시작된다. 수양의 핵심은 자존감을 기르고 감정을 경영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감정 경영이란 내면의 감정을 지혜롭게 풀어내는 것을 말한다.우리는 모두 작품이다. 사회는 우리를 제품으로 취급할지라도 우리는 스스로를 작품이라 여겨야 할 것이다. 우리의 삶을 작품으로 바라볼 때 단점이라 여겼던 나의 열등감까지 끌어안을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우리 자신의 감정을 경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는 스피노자가 분류하고 분석한 48가지 감정이 나와있다. 내가 자주 휩쓸리는 감정과 부족한 감정을 찾아보면 상황을 왜곡하지 않고 감정을 경영하는 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2단계: 관점 (관점 바꾸기)내면이 부족한 사람은 말이 번잡하고 마음에 주관이 없는 사람은 말이 공허하다.-성대중 (조선 후기 성리학자)-관점은 필연적으로 내가 처한 위치에 기초한다. 새 관점을 창조하려면 후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 춘추시대 학자이자 공자의 수제자인 ‘자하’가 말한 것처럼 '널리 배우고 뜻을 깊이 새기며 간절히 묻고 곁에서부터 생각하라'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3단계: 지성 (말이 깊어지려면)책은 반드시 세 번 읽어야 한다. 먼저, 텍스트를 읽고 다음으로 그 필자를 읽고 마지막으로 독자 자신을 읽어야 한다. 독서는 새로운 탄생이다. 필자의 죽음과 독자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끊임없는 탈주이다. –신영복-나는 줄곧 책을 많이 읽으면 유식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독서의 이유이자 목적이라 여겼는데 이 부분을 읽고 깨달았다.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지성이 길러질 수 없다는 것을. 나의 해석을 거쳐야 지식은 지성이 되고 지혜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나의 말에 힘을 부여하고자 한다면 나의 언어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훈련을 거쳐야 하겠다. 4단계: 창의성 (참신하게 말하기)창의성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기존과 무조건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창의성은 현재에서 한 걸음 나아갔거나 내파한 곳에서 비롯된다.나 역시 창의성을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새로움은 단절이 아니며 하늘 아래 온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고. 종합과 접목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것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이다. 전기와 전화같이 새롭고 위대한 발명도 있지만 대부분 작은 변형과 발상의 전환만으로도 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발명품이 탄생하는 걸 보면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다.참신하게 말하는 훈련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는 글쓰기를 추천한다. 글을 쓰면 쓰는 동안 절로 나의 생각이 정리된다고 한다. 단순히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글이 다시 나의 생각이 되기도 하며 쓰면서 새로워지고 타인과 공유하면서 새로워진다고 하니 결국 말과 글이 하나란 생각이 든다.5단계: 경청 (경청 실현하기)엄격한 이해란, 이해와 더불어 오해를 정확하게 받아들이고 말의 두 측면 중 전적으로 이해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독일 신학자)-슐라이어마허는 타인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나의 고유한 사고방식과 관점을 모두 버려야 온전한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인에 대한 이해는 필연적으로 오해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관계란 이해와 오해의 종합이다. 오해를 인정하는 데에서 경청은 출발한다. 경청은 그저 듣기가 아니다. 귀와 마음의 기울임이다.6단계: 질문 (잘 묻고 답하려면)흔히 우리사회를 ‘질문 없는 사회’라고 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질문이 한쪽으로 치우친 사회다. 윗사람은 묻고 아랫사람은 답하는 구조다. 윗사람의 질문도 의문문을 띤 명령에 가깝다.질문이 많으면 무엇이 달라질까? 작가는 질문이 곧 변화의 씨앗이고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왜?" "이유가 뭔데?" "그래서?" 나는 그 동안 이렇게 날 선 질문들을 하지 않았나 돌아보게 되었다. 친절하게 물어 말문을 열게 하고 생산적인 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7단계: 화법 (말하기 기술)기반을 단단히 다지지 않은 채 화려한 화술만을 익히면 머지않아 바닥이 드러나기 마련이다.‘이해’가 처지를 고려하는 것이라면, '동의'는 있는 그대로를 지지하는 것이다. 타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주장을 하게 된 배경과 이유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부드럽고 열린 토론이 가능해진다.우리는 양분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 동의하지 않으면 이해마저 포기한다. 나와 다른 의견을 지니면 일단 반감부터 드는 것이다. 말의 표현보다 내용이 중요하다지만, 표현기술을 익히지 않으면 내용을 전달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8단계: 자유 (실천할 말, 버려야 할 말)유명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름값과 A/S 때문이다. 말도 그러하다. 같은 말도 믿음직한 사람 말을 더 신뢰한다. 제품 판매 후 A/S가 중요하듯 말을 한 후엔 실천이 중요하다.침묵은 말의 멈춤이다. 내면의 말도 멈추는 것이다. 내면의 말을 멈춘다는 것은 선입견과 편견으로 점철된 나의 모든 판단을 그치는 것이다. 기존의 앎과 인식을 리셋하고 침묵할수록 나의 말은 간결하고 깊어질 것이다. 그래서 침묵은 곧 명상이다.생각이 이어져 말이 되고, 말이 이어져 행동이 되는 걸 보면 결국 ‘성숙한 나’가 되기 위해서는 총체적으로 단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듯한 말로 나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나의 언어 창고에 하나씩 교양을 쌓아가는 것이다. 나를 돌아보고 행간을 읽는 힘을 기르며 말과 행동을 하나씩 바꿔 나간다면 내실 있고 깊이 있는 언어 생활자로 변화할 수 있을 것 같다. 말 공부는 ‘나’에서 시작해서 ‘타인’으로 이어지며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