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색깔, 둘 사이에 쉽게 연상되는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처음에는 예술인 마을 헤이리 에서 있는 서점에서 본 책들이 기억이 나서 색깔을 단순히 미술적인 즉,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색상으로만 인식이 되었다. 그 책들은 색깔과 인간의 심리를 다룬 책들이었다. 선뜻 그 책을 선택하기는 망설여졌다. 나의 책에 관한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평소 읽기 쉬운 책이나, 다른 사람의 추천을 받아 책을 읽던 나로서는 스스로 책을 택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서점에 가서 색 이란 단어로 서적을 검색해 보았다. 처음에는 『색종이를 접어보아요』, 『색채 심리』 등내가 생각할 수 있었던 범위의 책들만 나왔다. 100여 권의 책 목록들을 쭉 뒤지던 중, 『인종차별, 야만의 색깔들』이란 책을 발견했다. 순간 아, 인간의 색깔로 인종을 구분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호기심 반, 깨달음 반인 마음으로 그 책을 찾아보았다. 책을 받자마자 처음 받은 인상은 음...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었다. 그 책 구성 또한 여느 사회학자들이 쓴 심오한 토론을 다룬 책들과는 달랐기에 한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이 책의 저자는 타하르 벤 젤룬 ( Tahar Ben Jelloun ) 으로 이슬람 문화권에서 태어나 철학을 전공하고, 프랑스에서 사회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이 저자의 다른 저서인 『신성한 밤』을 통해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상 ( Le Prix de Gonocourt)' 을 수상 받았다. 늘 책의 저자를 주의 깊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선택한 책이 책을 쓴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로 내용의 전개와 핵심 주장이 달라질 수 있기에 저자에 관해서도 읽어 보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모로코-아프리카의 상부 쪽에 위치한 나라로 스페인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하기에 백인들에 대해 차별대우를 받아 주관적으로 쓴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을 자신의 딸아이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이 아니기도 하지만, 우리가 단순히 생각하고 넘어갔던 개념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또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옆에 주석을 달아 설명해주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인종주의란 모든 사회에 꽤 널리 퍼져 있어서 보편적으로 찾아 볼 수 있는 행동양식으로, 자신과 다른 육체적 · 문화적 특징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을 의심하는 태도, 나아가 멸시하기까지 하는 태도를 말한다. 자신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의심하는 경향은 예로부터 세계어느 곳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태도이지만, 그 대상에 대해 피부색만으로 판단하고, 편견을 가지는 것은 인종주의라 하여 우리가 기피해야할 대상이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인종주의적 생각을 갖는 이유를 첫째는 두려움, 둘째는 무지에서, 셋째로는 거절과 거부, 마지막으로 기만이라고 하였다.첫째 인종주의자들의 두려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p.18-) 조금은 생소한 해석이라 쉽게 와 닿지 않아 이 부분을 여러 번 읽게 되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미지의 것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 인간들은 두려움을 갖게 된다. 그래서 자신과 피부색이 다른 이들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자체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책의 예시와 그 밖의 실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상황들을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었다. (책에서 p.18) 베트남 출신의 학생한테 방을 세주는 걸 거절하거나, (현실에서) 백인들의 문화는 무조건 좋은 것, 선망의 대상으로 여겨 숭배하는 것 ( 숭배의 근원은 두려움이라 생각한다.), 흑인들은 범죄를 쉽게 저지르니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하는 것 등 모두 두려움에서 나타나는 행동들이다. 내가 갖고 있던 인종주의적 의식은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는 외국인들을 보면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생겨난다. 하지만 호기심과 함께 드는 생각은 나와 다르다는 데서 나오는 약간의 생소함, 그리고 무시할 수 없는 작은 두려움이다. 저자는 딸아이에게 누구나 들 수 있는 두려움이 모두다 인 무서워해. 특히 그 이방인이 자신보다 가난할 경우엔 더 그렇단다. (p.19) 라는 말이 내 마음에 다가왔다. 지하철에서 백인들을 보면 평소 가지고 있던 짧은 영어실력이라도 발휘해서 말을 걸어보고 싶어 하면서, 동남아시아에서 온 이민자들을 보면 그런 생각은커녕 내 옆자리에는 앉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가끔씩 들었던 나로서는 이 말에 내가 의식하지 못한 인종주의가 내 안에도 있는 것을 깨달았다.둘째는 무지 때문에 우리는 인종주의적인 태도를 가진다고 했다.(p.29-) 인종주의자들은 대중들의 무지함을 통해 인종차별의 과학적 증거를 내세우기도 하였다. '인종 이란 말 자체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말이다. 백인종, 흑인종 또는 황인종 등은 외면적인, 즉 신체적인 차이들을 강조하기 위해서 쓰였던 말일 뿐이다. ' 피부색이 다른 것은 멜라닌(melanin)이 생산되는 양의 차이일 뿐 어떻든 간에 그들의 혈관을 흐르는 피는 모두 붉은 색이다.'(p.31)라는 구절을 읽을 때, 의사의 길을 걷겠다고 한 나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아! 하는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피부색이야 어떻든 간에 모든 이들의 피는 붉다는 그 한마디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단순한 정보를 새로운 자극으로 바꿔 주었다. 우리가 수혈을 받을 때는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이든 흰 피부를 가진 사람이든(앞으로 가능하면 백인종, 흑인종 등의 말은 쓰지 않겠다.), 혹은 코가 큰 사람이나 눈이 작은 사람, 입술이 두꺼운 사람 그 어떤 외형적인 조건을 필요치 않는다. 다만 현재 밝혀진 ABO식 혈액형에 따라 A형은 A형으로부터, B형은 B형으로부터 수혈을 받을 뿐인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인 무지 말고도, 인간에 대한 무관심도 무지로 해석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지하철 안에서 본 동남 아시아인에 대해 다시 이야기 하자면,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외형적인 특징과 뉴스에서 떠들어 대던 매우 일반적인 지식일 뿐이다. 만약 내가 그와 말이 통하여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그와 나는 친구거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그는 외국에 있는 내 친구의 친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하고 보니, 내 마음에 작은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세 번째는 그는 딸아이에게 거절과 거부, 그리고 어리석음에 대해 설명하였다. (p.42-) 그는 인종주의자는 자기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나머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여유가 없는 자라고 했다. 아이에게 설명하는 것이라 조금은 감정적이고 단순한 설명이긴 하다. 그러나 그가 들어준 예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소란스런 사촌 동생이 네 방에 함부로 들어가서 공책을 찢거나 몹시도 귀찮게 할 때 녀석을 박으로 쫓아낸다고 해서 네가 인종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같은 반 친구인, 예를 들어 말리 출신인 압두가 네 방에 들어와서 조용히 앉아 있는데 그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애를 밖으로 쫓아낸다면 너는 인종주의자 인거다. 이에 아이는 이렇게 질문했다. 하지만 내가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잖아요. 나와 같은 질문이다. 예수님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고 말씀 하셨지만 쉬운 일이 아닌 것과 같다. 그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존중 이라는 답을 내렸다.(p.45) 그렇다. 이방인들 모두를 사랑할 수는 없지만 그의 존재를 내 존재함과 같이 인정하고, 경의와 존경을 표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서 어리석음 을 말하였다. 이는 우리가 쪽빠리는 근성이 약삭빠른 존재야. , 혹은 영화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를 통해 흑인들은 다 범죄자야. 등의 생각들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한 개인을 바라보기 이전에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어 상대를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행동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기만과 절멸에 대해 이야기 하였다.(p.48) 기만은 남을 그럴듯하게 속이는 행위 를 말한다. 프랑스의 인종주의 정당인 은 프랑스 곳곳에 3백만 명의 실업자 = 3백만 명의 과도한 이주민 이라는 문구로 프랑스의 실업률 상승 이유를 이주민들에게 돌렸다. 이는 이주민들을 희생양을 삼아 국민들을 속이는 행위다. 이러한 일은 우리나라에돌려 그들이 우리나라에 거주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통과되었었다. 물론 불법체류는 잘못된 것이나, 이를 터뜨려 경제침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다른 방향으로 쏠리게 하는 행위는 인종주의적 행위인 것이다. 목적을 위해 다른 방향으로 관심을 돌리는 술수는 정치를 함에 있어서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수단이 범국민적으로 인종주의적 생각을 갖게 만든다면 우리는 그것을 비판하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절멸( extermination )이다. 그는 이 예로 나치독일의 히틀러의 유대인 말살정책을 들었다. 그 바탕에는 다음과 같은 인종주의적인 이론이 있다. 유대인들은 불순한 인종 , 즉 열등한 인종에 속하므로 그들은 삶의 자격이 없다. 히틀러는 이러한 종족말살을 발달한 과학기술을 이용해 시행한 것이다. 여러 가지 인종 차별이 있지만 내 생각에는 절멸 이상의 최악의 인종주의가 없는 것 같다. 그 어느 누구도 남의 생명을 함부로 다룰 수는 없다. 그런데 단지 유대인, 혹은 집시라는 이유로 그들을 죽인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이 구절에서 예전에 보았던 영화 쉰들러 리스트 가 생각났다. 독일군의 점령지인 폴란드의 한 지방에서 기회주의자인 오스카 쉰들러는 폴란드계 유태인이 경영하는 그릇 공장을 인수하러 도착한다. 그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나치 당원이 되어 SS요원들에게 여자, 술, 담배 등을 뇌물로 바치며 갖은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인건비 한 푼 안들이고 유태인을 이용하면서 한편으로는 유태인 회계사와 가까워지게 된다. 그는 쉰들러의 이기주의와 양심을 흔들어 놓았고, 결국 나치의 살인 행위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었다. 쉰들러는 그의 양심을 움직이고 유태인을 강제 노동 수용소로부터 구해내기로 결심하게 된다. 끝에는 1000여명의 유태인들을 구해냈다. 그 줄거리를 간단히 적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종주의는 어느 특정한 사람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인종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무지에서 깨어나 그들이 나와 같은 존재라는 ’
한의학에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역시나 침술분야였다. 나는 아직까지 침을 한번도 맞아 본 적은 없지만 주변 이야기를 들어 보면 목과 등 부위에 담이 결렸을 때, 무릎 옆쪽에 침을 맞고는 풀렸다는 경우가 있다. 실제 질병이 발생한 부위와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는 곳에 자극을 주었는데 그 자극을 통해 치료가 되었다는 것은 일반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번 침구학 논문을 읽으면서 환부와 침을 놓는 자리의 연결성이 경락으로 설명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논문이 많은 한자로 쓰여 있어서 읽기도 힘들었고,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다고 장담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이 논문을 통해 내가 느낀 몇 가지를 지금부터 써보려고 한다.내용의 좀 더 수월한 이해를 위해 경락의 정의에 대해 책과 인터넷을 통해 조사해 보았다. 그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쉽게 경락에 대해 풀어놓은 것은 다음과 같다.경락이란 인체 내의 에너지 개념인 기(氣)라고 하는 것의 통로이고 여기다 경혈은 경락상의 주요지점들로서 침구를 서술하는 자리이다.이 논문은 경락학설에 관한 연구로서 경락과 경맥, 경혈 등이 현재까지 해부학적으로 밝혀진 신경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소개된 경락에 관한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었으나, 뇌, 척수 등의 서양 의학적인 내용들은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었다(물론 현재 배운 범위에 한에서만). 앞부분에는 상하지 경락분포와 피부신경분포를 비교해 놓았는데, 주로 C5, C6, C7, C8, T1에서 뻗어 나온 신경이 팔에 분포되어 있었다. 이 분포를 경락분포와 하나하나 비교하여 써놓았는데, 이 부분에서는 위치에 따라 판단한 것 같다. 사람마다 그 분포가 조금씩은 다르기에 그 자체를 바로 쓸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노력은 의학과 한의학을 동시에 이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어서 다리에서의 경락분포와 피부신경분포를 비교해 놓았는데, 나에게는 한의학적인 지식이 많지 않을 뿐 더러, 학교과정에서도 아직 세세한 신경부분을 배우지 않았기에 이해하기는 어려웠다.대체로 해부례에서 보건대, 퍼지는 경로는 신경간의 분포와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경락은 신경과 유관하지만 경락자체가 단독 특수전도계이고 전기, 자기, 음성, 기계적 자극, 화학적 자극 등에 관하여 특수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인식된다. (p.272)이 부분에서 경락은 신경과는 확실히 다른 것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락과 신경의 분포가 같을지도 모른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잘못된 생각임을 확인하니 한의학에 대한 나의 궁금증들이 풀려나감과 동시에, 또 다시 새로운 의문점이 생겨났다. 경락은 실제 눈에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밝혀진 것이며, 또 그것이 전기, 자기, 음성, 기계적 자극, 화학적 자극 등에 대해 반응하는 것은 어떻게 알아냈는지가 궁금했다. 그 내용은 이 글의 마지막 부분에 모두 정리해 놓았다. 그 다음에 경락과 신경 체액조절기능과의 상관설이었는데, 둘 사이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있다는 정도 밖에 알 수 없었다. 신경체액이라는 것은 호르몬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통속 한의학 원론」이란 책의 경락학 파트에 보면, 월경 전이나 임신 중, 혹은 출산 직후 입 주위에 여드름이나 주근깨, 기미가 생긴다고 나와 있다. 그 이유를 경락학 쪽에서는 독맥, 방광, 경락, 임맥, 신 경락의 변동에서 찾지만, 서양 의학적으로는 그 시기에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입 주위에 여드름 등이 생긴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경락은 실제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지만, 호르몬은 분비되는 지점이 정해져 있고, 또 상대적으로 손쉽게 검출이 가능하다. 이 차이점이 동양의학의 경락설을 서양의학에서 인정하지 못하게 한 것 같다. 또 한가지 이유를 더 찾자면 앞에서 경락에 대한 간단한 정의에서도 나왔듯이 경락은 생체에너지였기에, 사체를 해부하여 신경분포를 알아낸 서양의학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었던 것 같다.경혈과 자극시간을 잘 조합하였을 때, 여성 호르몬에 대해서도 영향을 줄 수가 있다고 하는 흥미 깊은 보고가 있다. 어떤 지점에 침저주파 자극을 행하니까 Progesteron과 estradiol은 난포기에는 혈중 level이 상승 경향을 나타내고 황체기에는 하가 경향을 나타낸다. 한편 Progesteron은 난포기에는 부신에서 분비되는 것이기 때문에 난소의 보이지 않는 부신피질 호르몬의 영향도 생각되어질 수 있다.그러나 논문의 뒷부분에 간단히 소개된 이 실험을 읽고는 내가 경락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이 논문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또 하나 알게 되었다. 그것은 침의 굵기나 길이에 따라 자극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과, 침을 인체에 자입할 때 경혈이던 아니던 상관없이 천천히 침을 피부에 자입하면 통증을 느끼지만, 재빨리 침을 자입하면 거의 통증을 못 느낀다는 것이다. 게다가 침을 놓고는 그 침에 전류를 흘려주어 자극의 강도를 조절한다는 사실은 너무 신기할 따름이었다.『 경락은 1965년 북한의 김봉한 이라는 학자에 의해 그 존재가 확실히 규명되었다. 그는 경락에 흐르는 생명 에너지, 즉 기는 절대로 모호한 철학적 개념이 아니라 분명하게 검증할 수 있는 물리적·화학적 실체라고 보았고, 오랜 연구 끝에 그가 내린 기의 실체는 고에너지의 화학물질과 전기였다. 고에너지의 화학물질이라 함은 경락 속을 흐르는 액체를 말하는데, 경락 속의 액체를 검출하여 분석을 해 보니 DNA 같은 생명 발현물질과 아드레날린(부신에서 생기는 교감신경 호르몬으로서 심장마비 환자에게 직접 수사될 정도로 강력한 자극촉진제), 히알루론산(남자의 정액 속에 다량 존재하는 다당류 무질), 에스트로겐 같은 고에너지 성분들이 있었다. 이 물질들의 양은 혈액과 임파액을 포함한 인체 내의 중요한 어떠한 액체 속의 양보다도 훨씬 많았다. 경락액은 생명을 창출하고, 성장시키며, 활동시키는 에너지였던 것이다. 경락이론에 따르면 인체에는 신경의 흐름과 혈액의 흐름 외에 정보전달과 조절을 총괄하는 에너지의 흐름이 있다. 그동안 동서양의 많은 의학자들이 경락체계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초정밀고해상도의 전자현미경까지 동원해 경락의 존재를 확인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아직 눈으로 볼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진전은 있었다. 프랑스의 연구자 피에르 드 베르나쥴도는 1985년 논문에서 인체실험을 통해 김봉한의 연구를 증명하였는데, 그는 방사성 테크니튬 99mg을 경혈에 주입하고 감마 카메라로 추적하여 경락의 실재를 확인한 바가 있다.1960년대 초 독일의 폴박사는 경혈이 피부의 다른 부위보다 전기전도성이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 경혈들이 제각기 내부 장기의 기능과 연관돼 있어 경혈의 전기적 상태를 측정하면 장기가 건강한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만일 장기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면 경혈에 적절한 전기자극(전기침)을 가함으로써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도 입증했다. 이후 폴박사는 30여년 간의 임상연구를 통해 '폴박사 전기침'(EAV, Electro-Acupuncture according to Voll)이라는 독특한 분야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경락을 흐르는 에너지의 실체가 바로 자기장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이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레이저침으로 경혈에 자극을 가한 후 인체의 자기장을 측정한 결과 자기장이 30-50배나 상승했다. 자극의 형태가 전기이든 자기이든, 또는 광에너지(적외선 혹은 레이저)이든 경혈을 통해 일단 들어가면 몸에서 자기장에너지로 바뀐다는 뜻이다. 조기 진단이 장점 경락체계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함께 실제 치료에 활용될 수 있는 첨단 장비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폴박사의 이론과 전자공학을 결합시킨 '메리디안'이라는 기계가 개발돼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생체전자기치료는 내부 장기의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기에 작은 이상이 생기기 시작할 때 발생하는 전자기 에너지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반적인 의료기가 특정 부분의 질병상태를 확인하는데 그치는 것에 비해 장기조직 전반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진할 수 있다. 나아가 기존의 서양 의학적 방법으로는 진단이 어려운 여러 가지 신경성 질환들을 밝혀내고 치료하는데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전류를 인체에 흘릴 때 측정부위에 따라 서로 다른 저항값이 나타난다. 이때 저항값이 상대적으로 낮은(전기가 잘 흐르는) 지점이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경혈점과 대부분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또 전기전도도가 높은 지점들을 연결하는 인체상의 선을 서양에서는 '메리디안'(merdian)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신기하게도 동양의학에서 말하는 에너지 통로인 경락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즉 경락은 인체상의 전기적인 통로는 아닐지라도 전기전도성이 가장 높은 실재하는 체계다.』
이 책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었다. 이모집에 사촌동생 과외를 해주러 갔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은 이모댁이 이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짐정리가 끝나지 않아 공부방이 아닌 안방에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사촌동생에게 문제를 풀리고는 주변 책장을 슥 둘러보던 중 한 아이 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친숙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 이전에 알고 있던 책은 분명 아니었다. 슬그머니 그 책을 꺼내 첫 표지를 보았을 때 왠지 느낌이 좋았다. 이전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이건 다 못 읽었다.), 사랑의 기술 과 로버트 그린의 유혹의 기술 등을 읽었지만 아직 아동심리학에는 접근하지 못하였었다. 인간을 주제로 한 책을 선택하라기에 나는 주저 없이 내가 감명 깊게 읽었고 또 많은 관심이 있었던,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이 책의 저자는 토리. L. 헤이든으로 20년 넘게 미국에서 특수 교육 교사로 활동해온 사람으로 자신이 맡았던 한 여자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었다. 이 책을 접하는 모든 사람은 아마도 저자의 사랑과 소설 같은,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을 겪은 한 여자아이의 용기와 쾌활함, 그리고 사랑받고자 하는 그 강력한 욕구를 태연자약하게 표현하는 그 애의 능력에 빠져들 것이다. 한권의 책을 다 읽고 난 나는 벅차오르는 감동에 쉽사리 말문을 열수가 없었다. 소설 같은 긴장감이 책장을 빨리 넘기게 했고 소설 같은 내용에 눈물이 흘렀다. 차라리 소설에서나 일어난 이야기였다면 마음이 덜 아팠을 것이다. 토리선생님의 헌신에 고개 숙여지고 쉴라 의 불행한 아픔에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진심으로 친구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정말 메말라가는 마음에 하나의 샘이 될 것 같아서.한 소녀가 있었다. 자기 엄마에 의해 고속도로에 버려지고 알콜중독자 아버지에게 학대받고 네 살짜리 남자아이를 유괴하여 불에 태워죽이려 했던 아이. 학교가 포기하고 이라는 딱지가 붙어 주립병원으로 내몰려야 했던 아이. 이 참담하고 절망적인 상황들이 불2)에서도 특히 자살이력을 가진 타일러 에 대한 설명 부분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쉴라 의 등장 후 터진 금붕어 사건(p.45)에서는 역시 놀라긴 하였지만, 아이의 잔혹함에서보다 자기 마음을 나쁜 행동으로 표현하고 있는 아이가 놀라울 따름이었고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게 된 아이가 안쓰러웠다. 나쁜 행동을 통해 자신을 표현했던 쉴라 는 토리 선생님의 끝없는 관심과 헌신의 노력으로 인해 결국엔 울음을 터뜨리게 된다.쉴라가 교실에 온 첫날 , 점심시간에 쉴라는 금붕어의 눈을 파는 등 교실을 난장판으로 뒤엎고 도망가다가 결국 체육관에 토리 선생님과 단 둘이 남게 되었다. 토리 선생님이 쉴라를 안정시키려고 설득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영원 같은 침묵으로 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이 상황에서 토리 선생님은 30분이고 1 시간이고 기다렸고 섣불리 아이를 붙잡으려 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에 대해 화가 나 있던 마음까지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저항적으로 드러낸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쉴라의 용기에 감탄했다. 결국 쉴라가 바지에 실수를 하는 바람에 사건이 마무리되었고 쉴라는 자신에게 체벌을 줄꺼냐고 묻게 된다. (p.45-p.54) 토리 선생님은 쉴라에게 섣불리 화를 내지 않고 기다려 주었다. 체벌에 대한 아이의 물음에는 절대 때리지 않는다 라는 믿음을 심어주려고 하였으며, 바지에 실수한 것에 대해서는 나무라지 않고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 이라며 위로해 주었다. 쉴라는 자신이 살아온 경험으로 봐서는 맞아야 되는 행동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때리지 않는 선생님이 어리둥절할 뿐이다. 어쩌면 이 사건이 쉴라가 선생님에게 마음을 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러한 것들은 아이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행동이 되는 것이다. 토리 선생님은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이었기에 그러한 행동이 가능했겠지만, 나에게는 쉴라가 너무나 이상해보였고, 아마 그와 같은 상황이라면 보통의 부모님들이 그러듯이 아이가 실수를 하면 잘못과 구별말 한마디 안하던 이 아이가 그런 말로나마 상대에 대한 감정을 표현해 주는 것을 감사해했다. 토리선생님이 아이에게 믿음을 주려는 끈질긴 노력으로 인해, 아이는 차차 마음의 문을 열어가게 된 것이다. 과거의 상처를 얘기하며 마음하파 하는 아이를 가만히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하자 아이는 선생님은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다. 나 역시도 토리선생님이 자신의 일을 쓰는 것이라 너무나 가식적으로 쓴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아마 자신의 힘든 마음 같은 것은 많이 미화시켰을 것이다. 자신이 힘들어서 실수했던 점은 나중에 뒤에 한 사건만을 이야기 한다. 내 생각에는 더 있었을 것 같다.)토리선생님은 대회를 하면서 쉴라 뿐 아니라 다른아이들의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더 잘 알고있는 사실이라 하여 잘못한 일을 강조하거나 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얘기하게 했다. 쉴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아이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고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다. 그사이 아이는 여러 검사를 통해 놀라운 지능을 드러냈고 토리선생님의 도움으로 위생상태도 청결해졌다. (p.84-p.91) 토리 선생님은 정서장애와 가난이 앗아간 경험들을 쉴라에게 되찾아 주려고 애썼다. 쉴라는 곧 활발해지고 토리선생님을 따르게 되었다. 여섯 해 동안 무관심 속에서 버려지고 거부당해 오던 아이는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안아주는 토리선생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선생님이 나타낸 친밀감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빨아들일 줄 알았다. 이는 진실있는 마음으로 사랑을 배푼 토리선생님의 노력에 따른 결과인 것 같다.토리 선생님은 시험지를 풀기 싫어하는 쉴라에게 화를 내게 되지만 삼주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될 까봐 걱정스러워 하며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서운해 하던 쉴라도 선생님의 사과와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뒤 괜찮아 졌다. 자칫하면 사이가 깨질 뻔 한 아슬아슬 한 상황에서 한번 더 믿음을 심어 준 토리선생님의 노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쉴라의 거친 행동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타인을 믿지도 없어요. 아빠한테 맞을 때도 그래요. 교장 선생님한테도요. 보셨잖아요. 몽둥이로 때려도 난 안 울어요. (p.126) 이 말에 내 마음이 너무나 아파 눈물이 멎지 않았다. 그 암울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자존심만은 무너뜨리지 않으려는 이 작은 아이의 노력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다. 토리 선생님은 맞아도 울지 않는 쉴라를 가만히 안아주고 앞으로의 대책(쉴라가 정학을 당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그녀는 그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을 보여주었던 것이다.홈스선생의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든 사건이 있은 뒤 학교에서는 더 이상 쉴라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 여기서도 토리선생님은 방법을 모색하는 등 노력 끝에 쉴라가 계속 학교를 다녀도 좋다는 허가를 받아낸다. 토리 선생님은 하마터면 학교를 다니지 못할 뻔 한 쉴라를 눈물어린 노력 끝에 계속 다닐 수 있게 해줌으로써 쉴라에게 선생님이 자신을 버리지 않을꺼라는 믿음을 주었다. 그로 인해 쉴라는 강한 집착과 애착의 단계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선생은 쉴라에게 스스로 느끼도록 하였기에 쉴라가 한단계 성숙할 수 있었던 것이다. 쉴라의 공부는 급진전 하였으며 시회성에도 구준한 발전을 보였다. 선생님을 졸졸 따라 다니던 습벽에서도 조금씩 벗어났으며, 쉴라의 아버지까지 만나게 되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글의 표현에 따르면 p.135) 배불뚝이 거한에 아랫니는 하나 밖에 안가지고 있었고 늘 술에 절어 사는 사람이었다. 너무 끔찍했다. 쉴라가 이제까지 나아가는 모습이 정말 기적 같았다. (물론 기적적인 일이지만.) 아이의 존재를 완전히 깔아뭉개는 말만 하는 아버지였다. 정말 쉴라에 대한 동정심이 끝이 나질 않았다. 자꾸 쉴라의 애절한 마음이 내 마음과 겹쳐서 책을 읽기가 힘들 정도였다.매 수업 후 두 시간은 쉴라와 선생님의 시간인데 어느 날 둘은 어린왕자 를 같이 읽게 되고,(p.141) 길들인다는 것, 길들여진다는 것 에 대한 강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자신이 토리선생님에 의해 길들하게 해결하게 되고 쉴라도 안정이 되어 갔다.그 뒤에도 문제가 발생하였지만 그때마다 토리 선생님은 쉴라가 선생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도록 하였다. 주립병원으로 보내질 뻔도 했지만 재판에 승리하여 공부를 계속 할 수 있게 되었다.(p.222-p.225) 하지만 기쁨의 감흥도 채 가시기 전에 쉴라가 그의 삼촌 제리아저씨로부터 성적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된 사건이 일어났다. 단순 성적 폭행이 아니었다. 삼촌이란 작자가 (표현이 험하지만 그 내용을 알면 이해할 것이다.) 쉴라와 성교를 하려하면서 아이의 잠지가 작다며 그곳에 칼을 들이 댄 것이다. (p.236-p.240) 이 순간 나는 너무 역겨워서 정말 오열에 떨면서 울었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이 너무나 저주스러웠다. 몇 해전 유치원 원장의 어린아이 성폭행 사건이 있었지만 뉴스나 신문에서 그 자세한 경위는 설명하지 않기에 나는 아동성폭행이 이렇게까지 끔찍한 일인 줄은 몰랐다. 나머지 아이들이 쉴라를 걱정해 준다는 흐뭇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사건만으로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것은 아이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이, 그리고 아이들을 지켜주고 보호해야 할 기성세대라 불리는 어른들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위험한 존재가 될 수도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토리 선생님은 엄청난 일을 당한 쉴라에게 매일 병문안을 가며 지켜주려고 했다. 결국 울음을 터뜨린 선생님보다 오히려 더 담담한 쉴라가 안쓰러웠다. 그 마음이 또 다시 세상에 대해 닫혀버린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치료받고 난 뒤의 이야기도 앞 이야기 못지 않게 끔찍하다. 자신의 아버지가 다른 여자들과 성관계를 가지는 현장을 이미 6살난 어린 여자아이가 모두 보고 듣고 했다는 것이다.(p.263) 이 부분을 넘어가면서 끔찍하다는 말 이외에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쉴라는 예쁜 옷을 입고 삼촌에게 당한 사실이 그 전까지는 너무나 좋아하던 드레스에 대한 기피로 나타났다. 토리의 애인인 채드가 처음 사준 드레스를 입고 일어난 일이었다. 학예회 발표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