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보고 와서나는 친구들과 함께 테마방학을 이용해서 뮤지컬을 보러 가기로 했다. 예매를 하기 위해 모두 버디에 들어 와 있기로 했는데 컴퓨터가 이상해서 들어가지 못했다. 친구들이 모두 준비하고 나는 그냥 따라가기만 했다. 7시30분에 공연인데 나는 집에서 1시30분에 나왔다. 예매를 안한 애가 있어서 예정보다 일찍 갔다. 나는 길치라서 엄마께서 길 좀 잘 보고 다니라고 말씀 하셨지만 애들만 믿고 나는 걱정이 없었다. 나는 현정이랑 한가람에서 만나서 영숙이 , 은진이와 만나기로 한 한대 앞 역까지 같이 버스 타고 갔다. 오직 한가람밖에 올 줄 모른다고 엄마랑 현정이가 놀렸다. 그래서 나도 길 좀 제대로 보고 다니기로 했다. 한대 앞 역에서 당고개 행 열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지예한테 전화가 와서 금정역에서 내리라고 해서 얼른 내렸다. 내렸더니 지예가 조금 있다가 나타나서 같이 또 당고개 행 열차를 탔다. 수민이와 주옥이는 혜화역에서 만나기로 되어있었다. 우리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갔다. 탄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하도 얘기를 하면서 가다 보니까 금방 혜화역에 다 와 있었다. 우리는 내려서 주옥이와 연락을 해 맥도날드에서 만났다. 매일 학교에서 보고 또 테마방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만나니까 되게 반가웠다. 나는 마침 점심을 못 먹어서 주옥이랑 수민이가 먹고 있는 것을 마구 뺏어 먹고는 뮤지컬표 끊으러 갔다. 조금 헤매다가 뮤지컬표를 겨우 끊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동안 배고프니까 먹을 것을 먹으러 갔다. 누들파티라는 분식집에 갔는데 연예인 사진이 엄청 많았다. 배경이 다 여기 이 분식집이여서 조금 신기했다. 이정재도 있고 개그 콘서트 갈갈이 삼형제도 있고 이정수도 있고 엄청 많았다. 사진도 보고 떡볶이도 맛있게 먹고 주인아저씨도 참 친절하셨다. 그렇게 먹고 우리는 스티커 사진을 찍으러 갔다. 전에도 찍었었는데 그때 없던 애들도 있어서 또 찍었다. 찍고서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빨리 뛰어서 갔다. 들어가서 드디어 뮤지컬을 보게 되었다. 처음 보는 것이라 되게 신기했다. 불이 딱 꺼지더니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더니 무대 위쪽 부분에서 악기 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하고 조명도 은은하고 정말 멋있었다. 그러다가 조명이 하나만 켜지더니 한 여자 배우가 노래를 하면서 나왔고 그 옆에 걸인과 취객들이 자기 집 안방인냥 드러누워 있었다. 여자배우의 옷이 보통 서울사람들이 입는 그런 옷이 아니고 어딘가 조금 특이해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다. 손오공이 입는 딱 그런 옷이었는데 나도 왠지 입어보고 싶었다. 그 여자의 이름은 선녀였다. 이름에서 이미지가 풍겨 나오듯이 순진무구해 보였다. 처음 온 서울의 모습이 선녀의 눈에는 더럽고 황량해 보였나보다. 연변에서 온 처녀인 선녀는 제비씨라는 사람이 약혼자라면서 노래를 부르고 지하철 1호선을 탔다. 나는 제비씨라는 이름이 웃겨서 조금 웃었는데 옆에 앉은 사람이 나를 쳐다보았다. 수민이가 자제 좀 하라고 했다. 선녀는 타서 신기한 듯 광고를 계속 읽어대다가 지하철에 사람들에게 오팔팔이 어디냐고 계속 물어보았는데 사람들은 계속 무시했다. 제비씨를 찾으려고 물어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계속 무시했다. 현대 사회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 같았다. 서로에게 무관심한 이 모습! 나도 얼마 전 이사 오기 전까지 한 아파트에서 10년도 넘게 살았는데 옆집하고는 아주 친한데 나머지 이웃들과는 거의 인사만 하는 정도였다. 그렇게 오랫동안 가까이 살면서도 집에 놀러 가본적도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이렇게 가까이 사는 데에도 무관심한데 전철 같은 곳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무관심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갑자기 도덕 시간에 배운 개인주의 인간소외 이런 말 들이 떠오르며 오만 잡다한 생각이 다 들었다. 정말 요즘 세상에는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너무 두꺼운 것 같다. 좀 슬퍼졌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또 노래가 나왔다. 지하철 승객들이 서로 마주 앉아 흘끔 흘끔 쳐다보면서 그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신문지를 거꾸로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저 여자는 머리가 왜 저러지?’ ‘저 남자 어디를 가는 중이야?’ ‘자주 만나네...’ 제각기 관찰하고 속으로 할 말들이 많지만 “생판 모르는 남남인데 뭐” 아니면 “ 내가 무슨 상관이겠어.” 하며 모르는 척 시치미들을 땐다. 사실 나도 지하철에 앉으면 바로 마주 보이는 사람들 때문에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다. 친구와 같이 타서 이야기를 하면서 가면 조금 덜한데 혼자 타면 자는 척 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이렇게 철저히 남의 존재를 무시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선녀는 오팔팔에 도착했다. 그 제비씨가 뭐라고 말을 했는지 선녀는 오팔팔을 독립군의 거리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오팔팔의 실제 모습은 그렇지 않았다. 몸을 팔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였다. 선녀씨의 서울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조금씩 깨지기 시작한다. 거기서 걸레씨 안경씨 곰보할멈 철수 빨간바지 등등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 걸레씨와 안경씨가 가장 인상깊었다. 걸레씨는 말 그대로 창녀이다. 자신의 몸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고, 심지어는 마약까지 하는 여자이다. 하지만, 사랑만큼은 너무나 순수해서 안경에 대한 사랑은 대단히 지극하다. 몸이 물론 더럽다 하더라도 정신만큼은 누구보다도 맑은 그런 여자이다. 걸레는 선녀를 위해 노래를 불러 주었고, 안경을 위해 온갖 노력을 서슴지 않는다. 안경씨는 항상 검은색 안경을 쓰고 지하철에서 구걸을 해서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사람이다. 그리고 동시에 걸레로부터 헌신적인 사랑을 받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대학생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권 대학생으로 말이다. 쫓기는 것을 오팔팔의 사람들이 보호해 주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결국에는 평범한 공장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말이다. 그래도 안경씨도 순수한 사람 같다. 걸레씨의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걸레를 순수한 여성으로 생각하고 사랑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마지막에 걸레씨는 달려오는 지하철에 뛰어들어 죽고 만다. 걸레의 장례식이 있고 선녀는 그렇게 찾던 제비씨를 만나지만 실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걸레를 잃은 슬픔에 절망하던 중인 안경씨와 새롭게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렇게 뮤지컬이 끝이 났다. 처음 보는 뮤지컬이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 좁은 무대가 지하철구내, 포장마차, 창녀촌까지 어떻게 그렇게 다양하게 변하나 신기했고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멋있었다. 이 뮤지컬을 보면서 서울의 모습, 그리고 현대 사회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제까지 생각지 못했던 문제점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이런 모습들을 조금이라도 밝게 바꾸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쨌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나오는데 밖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일자로 서서 인사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신기하고 싸인 해 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애들이 자제하라고 해서 참았다. 밖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비가 좋긴 한대 오늘은 좀 심하다 싶었다. 스티커사진 찍으려다가 너무 늦어서 막바로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1호선이라는 뮤지컬을 보고 나서 인지 몰라도 지하철에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다. 역시 사람은 경험에 따라 같은 세상도 볼 수 있는 것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너무 힘들었지만 꽤 즐겁고 보람된 하루 였다.
를 읽고..나는 이 책을 5번 정도 읽은 것같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이 책 제목도 특별한 이유 없이 좋다. 그냥 발음할 때도 기분이 좋고, 아니면 내가 과일 중에 오렌지를 제일 좋아해서 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이 책을 처음에는 그저 특별한 이유 없이 읽었다. 하지만 결국 이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되었고, 나는 아직도 이 책을 볼 때마다 울기도 한다. 특히 제제의 크리스마스 날의 일을 읽을 때면 나도 모르게 주책스런 눈물이 나올 때가 많다. 나는 절대 여리고, 감수성예민하고 이런 성격은 아닌데 말이다. 그 크리스마스 날의 일은 전부 제제네 가족의 우울한 가난 때문에 비롯되었다. 제제네 아빠는 실업자셨다. 6개월째 일을 못하고 계신 덕분에 제제의 엄마와 누나들이 공장에 나가야 했다. 제제와 그의 동생 루이스가 방구 오락장으로 장난감을 얻으러 간 날도 글로리아 누나가 "오! 왜 산다는 것이 어떤 이들에겐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 하고 말할 정도였다. 글로리아는 그깟 고물 장난감을 얻자고 그 고생을 해야 하는 동생들을 바라보며, 또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실망한 얼굴로 돌아오는 동생들을 바라보며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그런 일이 있은 후 찾아온 크리스마스이브... 제제가 가슴이 너무 아파서 생각조차 하기 싫다는 만찬과 운동화의 기대했던 선물이 없어 "가난뱅이 아버질 갖고 있다는 건 굉장히 나쁜 일이야." 하고 말했던 일 모두 우울한 가난 때문이다. 아버지는 슬픈 눈으로 제제의 그 모습을 보고 말았고, 제제는 하루 종일 구두를 닦아 아버지께 좋은 담배를 사다 드렸다. 제제는 진심은 착한 아이였던 것이다. 사실 제제가 방구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개구장이인것은 사실이다. 거리에서 주워온 스타킹을 뱀처럼 만들어서 사람들을 놀래키기도 하고 이웃집 울타리에 불을 내거나 꼬르델리아아줌마한테는 게딱지라고 부르질 않나 지나가는 아이 머리에 돌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못말리는 사고뭉치이기 이전에 제제는 6살도 안된 꼬마아이 이다. 그래서 나는 제제가 '개자식' '말썽꾸러기' '억센 털을 가진 러시아 고양이' 라고 불려지는 대목에서 조금 슬퍼진다. 어떨때 사람들은 별 생각없이 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곤 한다. 나는 그러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제제처럼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들에게는 특히 더 말이다. 어느 날 제제네 집은 이사를 가게 된다. 돈이 없어서 더이상 그 집에서는 살 수 없게 된 것이였다. 새로 살게된 집에서 모두들 나무를 고르는데 어리고 약한 제제는 크고 멋진 나무를 얻지 못해 속이 상한다. 제제는 일생 최대의 불운을 만난것 같다고 생각하고 스코틀랜드 술병의 일도 떠올리면서 어쩔수 없이 꼬마 라임오렌지나무를 선택 하지만 얼마 안 있어 나무와 친구가 된다. 슈르르까는 제제가 라임오렌지나무를 무척 사랑할때 부르는 이름이다. 또 평상시에는 밍기뉴라고 부른다. 제제는 밍기뉴에게 새로 들어간 학교에 관한 이야기 자기가 한 장난이나 매맞은 이야기 등을 해준다. 그러면 밍기뉴도 흥미진진하게 듣고 제제에게 말을 건덴다. 나는 제제가 너무 부러웠다. 이렇게 근사한 친구를 두어 대화할수 있다니... 어쩌면 나는 작고 꽃도피지않은 라임오렌지나무와 대화 할수 있는 제제의 순수함과 동심이 부러운건지도 모른다. 이렇게 순수한 우정을 쌓아갈 무렵 제제는 또 다른 멋진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 사람은 포루투갈인으로 멋진 차를 몰고 다닌다. 물론 제제와 마누엘 발라다리스 씨의 첫만남은 제제가 그의 차에 매달리는 바람에 무척 좋지 않았지만 제제의 발에 유리조각이 박힌일 때문에 둘은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마누엘 발라다리스 씨를 뽀루뚜가 라고 까지 부를 수 있게된 제제는 그를 완전히 믿고 좋아했다. 제제는 그들의 멋진 차를 타고 달리면서 뽀루뚜가에게 조잘조잘 이야기도 하고 타잔 이라는 영화도 함께 보고 그의 집에가 쓱 쓱 수염 깎는 모습을 보는 등 우정을 키워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수업중에 제로니모로부터 신경을 곤두세우는 소리를 듣고 만다. 망가라치바에 관한 이야기 였는데 그것이 그들의 멋진 차를 들이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그 속에 그가 가장 사랑하는 뽀루뚜가를 태운 채 말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는 거의 항상 눈물을 흘린다. 제제의 말처럼 어떤 사람에게는 죽는다는게 얼마나 쉬운일인지 모른다. 몹쓸 기차가 한번 지나가면 끝이기 때문이다.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사라져 버린것 마냥 가슴이 아팠다. 제제를 진정한 친구처럼 또 친 자식인것 마냥 대해주었던 뽀루뚜가였는데... 그가 죽었다는 것은 제제에게 정말 견디기 힘든 고통이였을 것이다. 제제는 밤낮 먹지도 못하고 계속 토하기만 하면서 보냈다. 병이 든 것이다. 놀랍게도 제제를 언제나 매질하던 가족들의 분위기는 죽음이 휩쓸고 지나간듯 조용했고 마을 사람들은 하나 둘 문병을 왔다. 제제가 노닐지 않는 마을은 슬픔으로 가득찼다. 고도이아의 극진한 간호로 제제는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제제는 더이상 꿈의 세계로 빠져들지도 않았고 그의 사랑하는 슈르르까와 대화하지도 않았다. 그는 철이 들어버린 것이다.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였다. 아빠가 라임오렌지 잘릴 걱정은 하지 말라고 할때 제제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필요없어요. 소용없어요. 전 이미 잘랐어요, 아빠." 너무 어린 나이에 슬픔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제제가 나를 마음 아프게 했다. 내가 지금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누굴까? 또 그 사람이 사라진다면 나는 살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언제 처음 슬픔을 알게 됬을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사람들은 살면서 모두 슬픔이라는 것을 느끼며 살고 있다는 것이 좀 안됬다는 생각이든다. 그리고 내가 옛날 했던 많은 상상을 지금은 할 수 없다는 것이 서글프다. 정확한 사실을 알면 알수록 왠지 꿈의 세계는 그만큼 멀어지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제제만 할때 나무와 대화를 했었는지 더러운 개울을 보고 아마조나라고 불렀었는지 아니였는지 조차 기억이 안 난다. 나는 그런것들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지 너무 오래된것 같다.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를 읽고..토토에게..토토야 안녕? 나는 한국에 사는 지혜라고 해. 나는 이제 고등학생이 되. 너의 이야기를 너무 재미있게 읽고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너의 이야기는 유감스럽게도 니가 퇴학당하는 장면부터 시작이 되더구나. 그것도 겨우 초등학교 1학년에 말이야. 첫장 읽을 때부터 니가 심상치 않은 애라는 것을 눈치 채고 말았어. 수업 중에 책상뚜껑을 백 번도 더 열었다 닫았다 하고 수업 중간에 일어서서는 "친동야 아저씨!" 하고 외치질 않나 교실 지붕 밑에다가 집을 짓고 있는 제비에게 말을 걸어 데는 너는 정말이지 심하게 재밌있었어. 너는 물론 사람들에게 피해를 좀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겠지. 정말 특이한 애구나. 생각하면서도 너의 천진난만함이 부럽기도 했어. 나도 한번 해볼까? 정말 재미있겠지만 나는 아마 못할꺼야. 사람들을 의식해야되고 하고 싶은 것을 그때 그때 모두 다 해버리면 안되고 참아야 한다는걸 이미 배웠으니까..좀 씁쓸하지만 나는 벌써 고등학생인걸..어쨌든 결국 퇴학당한꼴이 되긴 했지만 그것 덕분에 너는 도모에 학원에 오게 됬으니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해. 너와 고바야시 소사쿠 선생님과의 첫 만남을 난 아직도 기억해. 너의 조금은(?) 길었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신 교장선생님 역시 예사분이 아니신것 같았어. 새 학교의 문도 역시 특이했지. 나무로 된 문이라...너의 표현대로 하자면 땅에서 자라난 문! 정말 멋있을것 같아. 그보다 더 내가 부러운것은 바로 전철 교실이야. 나였어도 너처럼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갔을 거야. 수업중에도 여행하고 있는 기분이 들고 얼마나 좋을까? 도모에 학원에서는 수업도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부터 하더구나. 선생님 말씀이나 설명을 멍하니 듣고만 있는 일이 거의 없다니... 집중력이 조금 부족하고 수업시간에 가만히 있질 못하는 나한테는 재일 부러운 점이야. 그러고 보니 나도 토토 너와 닮은 점이 있는 것 같네. 그렇게 설레이는 첫 수업 이후로 도모에 학원을 다니는 너의 이야기는 항상 새롭고 부러운 것 투성이였어. '산과 들과 바다에서 나는것'을 먹는 점심시간과 그때 부르는 꼭꼭 씹어요 노래, 산책,알몸으로 수영하는 모습, 텐트치고 야영하는 날의 일들,온천 여행과 운동회 등등,,그런 것들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교장 선생님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노력,아이들에 대한 이해심이 많이 묻어 나오는 교육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 토토 니가 화장실에 지갑을 빠뜨린 날 있었잖아. 울지도 않고 그 지갑을 찾기로 결심한 너도 참 대단했지만 그 날 지루바가지로 분뇨를 퍼내고 있는 너의 모습을 보고 놀라거나 화내지 않으시고 "끝나고 나면 전부 원래대로 해 놓거라." 하고 말씀하신 교장선생님도 정말 존경스러웠어. 그 날 너는 결국 지갑은 찾지 못했지만 교장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켰고 많은 것을 알게 모르게 느꼈을 거라 생각해. 니가 야스아키를 너의 나무에 초대했던 날 기억나니? 나는 너의 이야기 중에 그 날 일이 가장 감동적이였어. 다리를 질질 끌면서 걷는 야스아키는 소아마비였잖아. 그런 그를 어떻게 자기 나무로 초대할 생각을 했을까? 토토 너만이 할 수있는 모험이다 싶어. 사다리를 세우고 야스아키의 엉덩이를 밀어보기도 했지만 이 모험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잖아. 그래도 넌 포기 하지 않았어. 토토 니가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야스아키에게 뺨을 부풀려 재미있는 표정을 지어 보여준 다음 "기다려 봐. 나한테 더 좋은 생각이 있으니까!" 하고 말 할때에는 눈물이 나올 뻔 했어. 넌 정말 따뜻한 아이야. 이번에는 접사다리를 가지고 나와 야스아키를 밀고 당기고 마침내 나무에 오르고야 말았잖니. 기뻐 어쩔 줄 모르는 야스아키와 너 처럼 나도 정말 기쁘고 내가 한것 마냥 뿌듯했었어. 이런 일이 있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순수한 야스아키가 죽었을 때는 정말 얼마나 슬펐는지 몰라. 너도 눈물을 흘렸잖니. 그런 일이 있은후 전쟁이 나고 아이들은 뿔뿔히 흩어지는 등 어려운 일이 있었지만 강하고 따뜻한 토토 너는 꿋꿋히 잘 이겨 냈으리라 믿어. 엉뚱하고 개구쟁이 이지만 너무나 밝고 따뜻한 너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참 많이 웃고 울고 또 많은 것을 배운것 같아. 교장 선생님이 불타고 있는 도모에학원을 바라보며 이런 말을 했던것이 기억이 나. "얘야, 이번에는 무슨 학교를 만들까?" 이토록 훌륭하신 교장 선생님, 착하고 순수한 아이들, 그리고 너...정말 잊지 못할꺼야. 그럼 다시 만날수 있게 되길 바래. 안녕.
어린왕자를 읽고나는 어린왕자를 이번에서야 읽게 되었다. 3년쯤 전에 누워서 읽어보다가 잠이 들어 버린후 쭉 읽지 않다가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사실 매우 짧은 책이라 제일 먼저 읽었다. 그러나 나는 이책을 다 읽고 이 처럼 감동적이고 큰 가르침을 주는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는 것이 많이 부끄러웠다. 이 책은 이 글을 쓴 사람의 여섯 살적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이야기와 또 그림은 책을 읽기 전에 몇번 보고 들은 적이 있었다. 그는 체험한 이야기라고 하는 처녀림에 대한 책에서 훌륭한 그림을 하나 보고 어른들에게 그려보인다. 하지만 사물의 겉모습밖에 볼 줄 모르는 어른들은 그의 그림을 알아보지 못한다. 보아구렁이가 코끼리를 삭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모자가 왜 무섭겠느냐?"같은 말밖엔 할 줄 몰랐다. 게다가 그런 일을 하느니 차라리 지리 역사 산수 문법에 취미를 붙이라고 말을 한다. 나는 참 어른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바로 눈 앞에 있는 것도 보지 못하는 것이 어떻게 눈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했다. 나는 그 그림을 알아 볼수 있었을까? 하고 말이다. 알아볼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하겠는것을 보면 나도 아마 어른같이 생겨가나보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서글프졌다. 그렇게 여섯 살에 화가라는 훌륭한 꿈을 포기해버린 그는 비행기 조종자가 되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비행기가 고장을 일으켜 사하라 사막에 혼자 남게 된다. 그 때 드디어 이 책에 주인공 어린 왕자가 나타났다. "아저씨...나 양 한마리만 그려 줘?" 라고 하며 말이다. 나는 어린왕자의 첫 등장이 정말 황당했다. 내가 이러니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서 절박하게 비행기를 수리하고 있던 그가 얼마나 기가 막혔을지 상상을 하니 우습다. 그는 거부하지 못한채 양을 그렸고 여러 번 퇴짜맞은 후에 상자를 하나 그려주었다. 그 때서야 어린왕자는 환하게 웃으면서 "이 양은 풀을 많이 줘야 할까?" 하고 물어 댔다. 나는 이 대목에서 상자속에 양을 볼 줄 아는 어린왕자가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그가 그려준 양이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하고 궁금했다. 어쨌든 그는 이렇게 해서 어린왕자를 만나게 된다. 왕자는 그에게는 여러 가지를 물어 보면서도 그가 묻는 말은 조금도 듣는 것 같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어린왕자에 대해 알게 되는 데 꾀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어린왕자는 마음먹으면 해가 지는 것을 마흔 세번이나 볼 수도 있을 만큼 아주 조그만 별에서 왔다. 왕자는 자그만 화산들과 꽃 한송이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왕자는 그 꽃을 무척 사랑했었나보다. 그 꽃은 무척 까탈스러웠고 수줍은 허영심으로 어린 왕자의 마음을 괴롭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 꽃은 몹시 약하고 순진하고 어린왕자의 말에 의하면 오죽잖은 가시 네 개를 가지고 바깥 세상에 대해서 제 몸을 보호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꽃도 어린왕자를 무척 좋아한 것 같다. 어린왕자가 떠나던 날 꽃은 우는 모습을 어린 왕자에게 보이기 싫어 "그렇게 우물쭈물하지 말아요. 속이 상해. 떠나기로 작정했으면 뚝 떠나는 것이지." 하고 말을 했기 때문이다. 정말 거만한 꽃이긴 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떠나온 어린 왕자는 여러 별을 여행했다. 그 중에 어린 왕자가 세번째로 여행한 별이 가장 인상깊었다. 그 별에는 술고래가 살고 있었는데 어린 왕자가 술은 왜 마시냐고 물으니까 잊어버리려고 마신다고 했다. 이번에는 어린 왕자가 "무얼 잊어버려?" 하니까 "창피한 걸 잊어벼리려고 그러지."하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무엇이 창피하냐고 묻는 말에 그 술고래는 "술 마시는 게 창피하지!" 하고 말하는 것이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괴상한 말이 아닐 수가 없다. 어른들은 정말 괴상하고 야릇하다고 왕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여행하다가 온 일곱번째 별이 지구였다. 사람들은 지구 위의 아주 작은 부분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전 인류를 태평양의 조그만 섬 안에 몰아넣을 수 있다니..어른들은 이 말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자기네들이 자리를 훨씬 더 많이 잡고 있는 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나 의문을 가지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알게 모르게 나도 내가 매우 중요한 존재이고 세상이 나 없이는 안 굴러 간다는 생각을 해 온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도 점점 허영심많은 어른들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슬픈 일이다. 여우에게 '길들인다'라는 말의 뜻을 배운 어린 왕자가 "꽃이 하나 있는데... 그 꽃이 나를 길들였는가 봐..." 하고 말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였다. 나를 길들인 것은 누굴까? 아니면 무엇일까? 만약 아직 진정으로 길들여지지 않았다면 그것도 슬픈일임에 틀림이 없다. 왜냐하면 여우가 길이들면 생활이 해가 돋은 것처럼 환해지고, 어느 발소리하고도 틀린 발소리를 알게 될거라고 했으니까...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책장은 날아갈듯 넘어가고 어린 왕자와 '그'가 우물에서 물을 마시는 장면이 나왔다. 이 책은 모든 부분이 감동적이지만 이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고 인상이 깊다. 어린 왕자는 참 맞는 말만 한다. 어린 왕자는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꽃 때문에 별들은 아름다운 것이고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엔가 우물이 숨어 있어서라고 했다. 또 중요한건 눈에 뵈지 않는 것이며 마음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 말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환경수필집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아빠께서 날씨 좋다고 하셨다. 진짜 날씨도 좋고 바람도 쐬고 싶은 마음이 다 같이 들어 우리 가족은 텐트 보트 등등을 후다닥 챙기고 송도유원지로 차를 타고 달렸다. 나무 그림자 드는 곳에 텐트를 치고 낮잠을 한참 자다가 수영을 할까 하고 바다를 봤다. 바닷물을 가둬놓은 것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동해안이나 서해안 해수욕장에 갔을 때의 바닷물과는 달리 많이 더럽고 시시하게 파도도 치지 않고 해서 다시 텐트로 돌아왔다. 내가 지웅이한테 바닷물이 어쩐지 불쌍하다고 하니까 내 동생은 콧방귀를 끼고 바닷물이 뭐가 불쌍할 것이 있느냐고 했지만 나는 정말 왠지 바다가 불쌍해 보였다. 갇혀 있는 바닷물이 어쩐지 시시하고 많이 더러운 것이 조금 불쾌했다. 그 옆에 물 미끄럼틀 타는 곳으로 가는 도중에 봤는데 쓰레기가 어찌나 많은 지 알 수가 없었다. 수박 등 과일 껍질이 텐트 근처에 널려있고,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봉지들이 돌아다녔다. 쓰레기 치우는 아저씨가 따로 돌아 다니시면서 치우고 계셨는데 그 옆에서 또 버젓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있는 모습이다. 정말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네 하는 말이 딱 떠올랐다. 휴가철이면 서해안으로 동해안으로 산으로 들로 항상 많이 놀러 다니는데 그때마다 꼭 질리도록 보는 것이 쓰레기였던 것 같다. 바다이건 산이건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항상 그렇다. 몽산포 해수욕장은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주 자주 가는 해수욕장인데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외진 해수욕장이어서 참 깨끗하고 조개도 많이 잡히고 그랬다. 그런데 작년에 가봤더니 사람들로 바글바글 하고 슈퍼도 많이 생기고 심지어 노래방이나 오락실까지 생겨서 참 시끄럽고 우리가 예전에 다니던 몽산포 해수욕장의 모습이 아니었다. 동죽 바지락 같은 조개도 아주 잘 잡혔었는데 작년에 호미 들고 케 보니 한참을 파도 조개가 잘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먹을 만큼만 조개를 잡아가는 것이 아니라 잘 나온다고 온 식구들이 총 출동해서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데로 다 케 가니까 그럴 만도 했다. 새끼 조개는 살게 내 버려 둬도 좋으련만 싹 다 잡아 가지고 가는 모습들을 많이 봤다. 또 조개를 잡았으면 해감을 해야 꿔서 먹든 끓여 먹든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렇게 많이 잡아 가지고 해감도 안 해서 못 먹겠다고 다 버리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사람들이 몰리게 되면서 쓰레기 버리지 조개 다 캐가지 하니까 예전의 몽산포 해수욕장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이 어려울 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가족은 다 놀고 정리 할 때 주위에 쓰레기는 싹 주워 가지고 집으로 가져오던가 쓰레기통에 넣고 오는 것이 아빠의 엄명이기도 하고 해서 습관이 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고 쓰레기는 아주 당연히 놓고 오는 그런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가면서 호미를 흘리지는 않았나, 숟갈 같은 것을 빠뜨리고 가는 것은 아니겠지... 온갖 주위를 기울여 그런 것들은 싹 깨끗이 싸 갖고 가면서 어째서 쓰레기는 당연히 흘리고 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시시하기도 하고 더럽기도 해서 송도 유원지를 나왔다. 이렇게 된 이상 그냥 들어 갈 수는 없다면서 아빠는 낚시나 하고 가자고 하셨다. 동생과 엄마는 차에서 잠이나 잔다고 하시고 아빠와 나만 신나서 낚시를 했다. 월곳 다리 있는데서 낚시를 하는데 생각보다 고기가 어찌나 잘 잡히는지 너무나 즐거웠다. 낚시줄 던지는 것이 참 재밌었다. 낚시줄 못 내려가게 하는 것을 확 젖힌 후에 줄을 엄지 손으로 쥐고 낚시대를 뒤로 한 다음에 엄지손가락을 놓음과 동시에 낚시줄을 촥 던지는 것인데 내가 던지는 모습을 보시고 나중에 합류한 아빠 친구 분 가족들이 다 어부라고 그러셨다. 낚시줄을 넣고 숨도 안 쉬고 가만히 있으면 얼마 안 있어 물고기가 미끼를 탁 무는 그 느낌!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신기하고 짜릿했다. 그럴 때면 지체 없이 낚시대를 옆으로 탁 채서 물고기를 건 다음에 최대한 빨리 낚시대를 감아 보면 망둥이가 딸려 온다. 가족 중에 내가 낚시를 재일 못 하는 편인데 그 날은 어찌된 일인지 망둥이가 나한테만 무는지 내가 재일 잘 잡았다. 나중에 지웅이와 엄마도 합세해서 잡았지만 나만큼은 잡지 못했다. 우리는 작은 망둥이들은 놓아주고 하는데 옆에서 낚시를 하는 아저씨는 잘 못 잡아서 그러는지 팔려고 그러는지 작은 망둥이들도 놓아주거나 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창자를 뺀 다음에 줄에 꿰어 두고 그랬다. 어쨌든 신나게 낚시를 한참 하는데 다리 뒤쪽에서부터 무엇인가 둥둥 떠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아빠한테 여쭤보니 기름때 같은데 괜찮다고 그러셨다. 그렇지만 나는 별로 괜찮지가 않았다. 이 바닷물이 오염된 것인가? 이 기름때는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가? 위험한 물질은 아닌가? 나 혼자 별애별 생각을 다했다. 그러니 자연히 낚시도 시들해지고 해서 차에서 잠이나 잤다. 자고 있는데 밥 먹을 것이라고 그런 소리가 들려서 차에서 나왔더니 아빠와 아빠 친구분께서 잡은 망둥어를 넣고 매운탕을 끓이고 계셨다. 내가 재일 공을 세웠으니까 내가 재일 많이 먹어야 한다고 아빠 친구분께서 그러셨지만 나는 왠지 먹기가 싫었다. 깨름직하고 해서 나는 안 먹고 엄마가 사온 소세지를 거기서 튀겨 밥에다 먹었다. 그런데 나를 뺀 나머지 사람들은 다들 매운탕을 맛있게 먹었다. 다들 안 먹었으면 싶었다. 아까 그 기름때가 떠다니던 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10년 전 만해도 사람들이 낚시를 하고 고기를 잡고 한 다음 그 잡은 것들을 먹을 때 과연 나 같은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가 자연을 아끼지 않고 마음대로 훼손하고 더럽히고 하니 그 자연에서 나온 물고기 같은 것들을 마음놓고 먹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정확히 언제부터였을까? 우리들 마음 속에서 환경을 우리들의 소유라고 생각하고 훼손해도 상관없다는 식의 생각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 말이다. 나도 어느 샌가 이런 마음 자세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 하니까 무섭기도 했다. 낚시는 너무 즐겁고 신이 났는데 기름때 때문에 안심이 되지 않는 망둥어를 먹을 수가 없어서 약간 섭섭하기도 했다.그렇게 집에 돌아오고 여러 날 있다가 시화호 갈대 습지 공원에 가게 되었다. 환경 오염과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까닭에 시화호하면 썩은 물이 먼저 떠올랐는데 가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국내 최대의 인공 습지이자, 자연 학습장이 된 이 습지는 안산천, 동화천 등 시화호로 흘러드는 7 개 강물을 정화시키기 위해 지난 1997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로써 매일 7만 여 t의 물이 6 일 동안 습지를 거쳐 정화된 후 시화호로 흘러들고 있다고 안내판에 쓰여 있었다. 시화호 갈대 습지공원은 이름 그대로 갈대와 줄풀 등의 천국이었다. 다리를 지나다니는데 그 다리에 하얗게 새똥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어떻게 보면 더럽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그만큼 이 공원이 새들이나 동물들과 친하다는 것이겠지 생각했다. 습지에서 정화된 물이 마지막으로 빠져나간다는 생태 연못에는 잉어 붕어들이 있었다. 공기 정화 기능이 탁월하다는 갈대 숲이 펼쳐져 있었다. 새 우는 소리도 가끔씩 들리고 내가 상상했던 시화호에 대한 인상을 완전히 깨는 곳 이였다 . 입구 쪽에 자리 잡은 환경 생태관을 나오면서 보았다. 생태관 1층은 시화호의 역사, 습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생태 자료를 전시되어 있었다. 2층에 올라갔더니 망원경이 있고 그것을 통해 사람들이 습지를 내다보고 있었다. 나도 망원경을 통해 짧게 보긴 했지만 새들이 꽤 많고 아름다웠다. 차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송도유원지와 몽산포 해수욕장의 가득 가득 찼던 쓰레기도 떠오르고 월곳에서 낚시하다가 발견했던 기름때도 생각났다. 우리는 이미 자연을 너무 많이 훼손했는지도 모른다. 물이 더러워져 사먹기까지 하는 현실. 이런 상황 속에 우리들은 어떻게 수질 오염을 줄일 것인가 궁리하는 대신에 얼른 정수기를 발전시켰다. 우리는 무엇이 근본적인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마음대로 훼손하여 더럽혀진 자연은 어쩌면 다시 옛날처럼 돌이키기가 쉽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렇게 시화호 갈대 습지 공원을 갔다 와보니 차츰 차츰 다 함께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강물을 그냥 떠 마시고 잡은 고기를 아무런 의심 없이 구워 먹는 그런 날이 다시 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