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도서 독후감 과제분명 어려울 테지만, 한번쯤 읽어볼 가치 또한 분명 있다고 생각했다. 한 손으로 잡아보기에도 두꺼운 건 명백했지만, 그만큼 꺼낼 수 있는 지식 또한 깊을 거라 생각했다.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인물이다. 가장 대표적으로 은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 책은 인류 사회의 발전 단계를 명백하게 규명했다. 제1, 농업 혁명의 물결. 제2, 산업 혁명의 물결. 그리고 제3, 정보 혁명의 물결. 제3의 물결이 몰아치는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는 현대인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 이론을 그 책은 담고 있다.2007년에 한국에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뒤 YES24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고, 그 해 논술고사에 출제될 것으로 끊임없이 점쳐졌던 앨빈 토플러의 신간이 바로 였다. 평소에 책 쇼핑을 좋아하는 나는 앨빈 토플러의 친필 사인을 첨부해준다는 광고에 냉큼 읽지도 못할 두꺼운 책을 주문해버렸다. 고삼 때였기에, 수능 끝나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되뇌기만 하다가 결국은 수능도 끝나고 논술도 입시도 끝나고 대학에 오고서도 한참이나 있다가 이 책을 다시 찾았다. 먼지가 뽀얗게 앉은 책에는 아직도 한국 독자에게 보내는 앨빈 토플러의 사인이 은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권장도서 목록에는 더 얇고 쉬운 책도 물론 있었지만, 평소에 벼르고 있던 책이었기에 읽어볼 가치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시작했던 독서였다. 예상대로였다. 책은 두껍고 어려웠고 그러나 그만큼의 가치가 충분했다. 매우 흥미롭고 인상적인 개념들이 많이 등장했다.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바로 미래의 세 가지 심층 기반 중 하나인 시간에 관한 부분이었다. 누구나 시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간 관리에 관한 책도 많이 나와 있고 나도 그 중 여러 권을 읽었다. 성공한 리더들은 언제나 시간 관리에 능했다. 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으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짧고도 아름다운 청춘의 시간은, 공부할 수 있는 학생 시절의 시간은 금보다 소중하고 다이아몬드보다 소중하다고도 한다. 나 또한 시간을 귀히 여기고 시간 낭비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 중 하나다.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고 다른 친구들이 하나 둘 재수학원으로 발길을 옮길 때 나는 내 젊은 날의 일 년이 너무나 아까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직 어려서 내가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60세와 70세간의 차이는 19세와 20세의 차이보다 훨씬 작은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노년을 그다지 여유 있게 보낼 것 같지는 않지만, 싱그러운 젊음을 퀴퀴한 공부방에서 썩히는 건 3년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시달리고 싶지 않았다. 빨리 밝은 곳으로 뛰어나가 나의 젊음을 뽐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당시의 결정에 대한 후회는 없고 이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긴 결정에 대한 온당한 보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그만큼 시간이 중요할진대, 앨빈 토플러 역시 이것이 미래 사회를 좌우할 세 가지 심층 기반 중 하나라고 말하며 강조한다. 특히 사회의 각 주체들을 자동차에 비유한 부분이 아주 흥미로웠다. 미국 기준이라 우리나라와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오늘날은 전세계 어느 나라나 비슷한 생활양식을 공유하는 세계화 시대이기 때문에 얼추 들어맞았다.시속 160킬로미터, 변화에 가장 민감하고 항상 제일 앞서 가는 조직은 기업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다음은 NGO 즉 비정부기구였다. 이들은 사회 변혁을 이끌어내는 조직이기 때문에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그리고 이 자동차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는데, 이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을 뜻한다.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빠르게 수렴하고 있는 것이다.그 다음 시속 95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는 자동차에는 ‘가족’이 타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것이 의아했지만, 계속 읽어나가다 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리 사회의 경우, 가부장적 질서가 아직 공고한데 어떻게 가족이 저런 속도로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출산율이나 이혼율, 독신가정 수 등이 최근에 아주 빠르게 변화한 것을 생각하면 설득력이 있었다. 연속극에 나오는 대가족은 사실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다음으로 시속 50킬로미터, 느림보 고물 자동차의 정체는 노동조합이었다. 이들은 과거의 구태의연한 관례를 고수함으로서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기업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
왜 TV는 공공성을 강조하는가?왜 TV는 신문에 비해서 공공성을 강조하는가? 일차적으로는 각 언론사의 소유 주체가 다른 것에 그 원인이 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을 비롯하여 우리 나라의 종합일간지는 전부 민영(사영)이다. 반면에 지상파 종합방송국 3개 중 SBS를 제외한 KBS와 MBC는 공영 방송국이다. 경영 주체에 따라 해당 언론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경영의 ‘목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영 방송국은 국가에서 투자해서 설립한 것이기 때문에 공익적인 목적이 강하다. 반면에 민영 방송국은 일반 기업과 다를 바가 없다. 그들의 사업 아이템이 방송인 것뿐이다.하지만 지상파 민영 방송국인 SBS 역시 공익을 추구하는 캠페인이나 공익광고, 혹은 프로그램들을 편성해 내보내고 있지 않느냐는 이의가 제기될 수 있다. 이는 최근 사기업에서도 공익캠페인이나 기부 운동, 장학사업 등을 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사기업이 띠게 되는 일정 수준의 공익성은 기업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더 큰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적인 성격을 띤다. 공익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공기업과는 비교하기 어렵다.그렇다면 왜 종합신문은 전부 민영인데 지상파 방송은 공영이 많을까? 우선 방송국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신문사의 설립보다는 방송국, 그 중에서도 특히 종합방송국의 설립에는 훨씬 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고가의 방송 기자재와 스튜디오, 편집실, 조정실 등 갖출 장비가 많기 때문이다. 보통 대중교통이나 도로, 전기, 수도, 통신 등 국가의 기간산업이 되거나 시설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의 경우 국가에서 직접 독점으로 사업하는 경우가 많다. 중복 투자를 막아 사회적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방송은 도로나 전기사업만큼이나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1927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방송국이 생긴 이후로 1954년 최초의 민영방송 CBS가 생기기 전까지 방송은 국가의 독점사업이었다.더욱 직접적인 이유는 방송법의 규제 때문이다. 방송법은 개인사업자가 전국으로 방송되는 지상파 방송(=공영방송)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해놓았다. SBS의 경우 지상파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서울경기지역에서만 방송할 수 있도록 허가 받은 지역방송이기 때문에 전국으로 송출되는 KBS나 MBC, EBS 같은 공영방송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렇듯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공영방송국의 설립은 까다롭게 제한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사기업은 공익을 가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해당 기업의 이윤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하는데, 이러한 방송법의 제한이 없다면 대기업이 각자 공영의 탈을 쓴 민영(사영)방송국을 우후죽순 설립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TV는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중매체이기 때문에, 공영방송이 진정한 의미의 공영방송이기 위해서 방송법에서 방송국의 수나 설립 기준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공영방송국이 KBS와 MBC 두 방송국의 과점구조로 이루어진 만큼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그만큼 더 클 수밖에 없고 공공성은 한층 더 강조된다.앞에서 살펴본 비용의 문제도 방송법에 규정되어 있는데, 방송국의 규격이나 장비, 자산 등의 기준이 정해져 있어서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방송국을 설립하기 위해서라도 평균 5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렇게 설립 비용이나 방송법 등의 이유로 지상파 방송 채널이 과점되고 있기 때문에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크고, 그로 인한 대중과 방송통신위원회의 감시 활동 등을 통해서 방송은 공익성을 더욱 중시하게 된다고 정리해 볼 수 있겠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는 공영방송이 있기는 하나(NPR, PBS 등) 결코 민영방송보다 더 비중이 크지 않다. 오히려 ABC 같은 민영방송에 비해서 인지도나 시청률 면에서 뒤떨어지기도 한다. 이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의료보험제도까지도 민간에 맡길 만큼 시장의 자율기능을 매우 신뢰하고 있고 시장경제를 크게 지지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