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라 하면 제일 먼저 하나님이 만드신, 나를 감싸는 자연적이고 따뜻한 햇빛을 생각한다. 어릴 때 느꼈던 포근하고 따뜻한 빛, 마음 한 켠에 애틋하게 간직하고 있던 그것을 기억한다. 나는 그 빛을 사랑한다. 이번 James Turrrell의 전시회는 바쁘게 하루하루에 치여 살아가던 나에게 애틋했던 그 ‘빛’과의 ‘쉼’을 제공한 전시였다.원래 전시회라는 것을 자주 접하지 않았었던 내가 아주 오랜만에 전시회에 갔으니, 그것은 바로 James Turrrell의 ‘빛’을 주제로 한 스카이스페이스 작품이다. 친구들과 가면서 무엇이 전시되어 있을까 기대를 많이 했다. 아마도 색색깔의 조명이 많이 전시되어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드디어 도착한 쉼 박물관은 어울리지 않는 외딴 곳에 있는 예쁜 건물이었다. 그곳엔 James Turrrell의 작품 외에도 전통상여문화에 대해 전시하고 있었다. 우리가 Turrell의 작품을 감상하기 전 박물관의 설립자 아주머니가 그곳의 여러 전시물-제기, 박 모티프로 한 여러 수공예물, 상여 등-을 설명과 함께 구경시켜 주셨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Turrell의 작품으로 옮겨 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다들 보고 이게 끝이냐 서로 물었다. 사방을 둘러싼 나무 의자와 흰벽, 그리고 천장에 네모난 구멍. 이게 다였다. 아... 이런거구나. 약간 느낌이 올 듯 말 듯 하였다. 잠깐 나와 Turrrell의 스카이스페이스 작품에 대한 기사를 몇 개 보았다. “아, 이제야 이 작품이 무엇인지 알았다.”James Turrrell 은 진정 빛과 공간의 예술가였다. 작품에 대한 기사에서 이런 말을 본 것이 기억난다. ‘그의 작품은 의미를 해석하거나 분석할 필요가 없다. 그저 그가 빛을 통해 만들어 놓은 공간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빛의 작용과 공간, 느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또한 James Turrrell은 말한다. ‘내 작품은 바라보는 것(looking at)이 아니라 들여다보는 것(looking into)이다.’그 작품은 내가 그 것에 들어감으로 인해서 나에게 하나의 공간으로 다가왔고, 그 상황을 둘러싸고 있던 빛을 나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느끼게 했다. 간혹 들려오는 짹짹이는 새소리, 벌레우는 소리는 여느 오후 세 네 시쯤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마음의 잔잔함도 만나게 해주었다. 이 박물관이, 이 스카이스페이스가 왜 이런 조용하고 약간은 쌩뚱 맞은 언덕 위에 있는 지 알 것 같았다. 친구들과 같이 갔지만, 이내 모두들 자신과 만나는 이런 조용함속에 각자의 나름대로의 생각으로, 또 내면의 빛으로 빨려들었다.고요함. 약간은 추운 듯한 날씨가 더욱 고요함을 느끼게 했다. 여유 없었던 나를 돌아보고, 개인적으로 그런 나와의 만남이 포근한 시간이었다. 그 시간, 왠지 모르게 애틋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아마도 어릴 때의 단순한 생각, 단순한 사랑, 단순한 삶에서 느꼈던 따뜻한 빛을, 행복을, 내가 추운 마음의 한 켠에 가지고 있던 기억을 만나게 해 준 체험의 시간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왜 그리 정신없고 차갑게 살았는지. 이기적이고, 자기보호적인 태도는 정신없이 자기 자신을 향하고 그것으로 다른 사람이 어떤 상처를 받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자기 자신만을 증명하려 애쓰고,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는 서로의 마음은 쉴 곳이 없었다. 지쳐있었다. 이런 나에게 이 시간은 또한 ‘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