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한국의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어떻게 볼 것인가?우리는 21세기 문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고 있다. 사회는 시간의 속도를 몸으로 느낄 수 없을 만큼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새로운 유형의 소비,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패션과 스타일 변화의 급격한 리듬, 사회 전반에서 찾아볼 수 있는 광고와 텔레비전의 미디어 침투, 인터넷의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화로 사회는 내일을 알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새롭게 조명할 가치가 있다. 한국에서 현재 쓰이는 포스트모더니즘 문학들이 과연 오늘날의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 대한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는 관점에서 우리는 어떠한 시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해 보겠다.포스트모더니즘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권위주의적인 모더니즘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것이다. 즉, 유태인 대량학살, 무절제한 생태계 등 인간성을 위협하는 이러한 현상들에 대하여 구축한 서구세계의 지적 인식틀 안에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합리주의 이성론에 대해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이후에 계속된 사회 문화적인 변화 역시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 시켰으며 새로운 질서를 다각적으로 표현한 것들이다. 이런 새로운 질서에 상응하는 변화된 예술적 현상을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한다.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또한 이러한 사회 현상 속에서 나타나게 되었다.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주요 특성으로는 첫째로 ‘상호텍스트성’이 있는데 이는 모더니즘 문학이 저자를 신적인 존재로 보고 작품을 신의 피조물로 본 것에 반하여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서는 ‘하늘 아래 새로운 창조란 없다.’는 생각으로 작가는 단지 장인일 뿐이며 작품은 장인의 삶의 경험으로 만들어 낸 인공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여긴다. 둘째로 장르와 장르 사이의 벽을 허물어 유동적인 관계가 이루어졌다. 이로 인하여 소설과 비예술, 소설과 역사, 소설과 심리학 등으로 연계되어 장르의 구분이 희미해졌다. 셋째로 한 문학 작품이 스스로의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자기반영성’에 관심을 기울이며 이는 리얼리즘의 자연과 우주를 향한 시선과 모더니즘의 작가 내면을 향한 시선에서 벗어나 text의 창작과정에 관심을 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기반영성’을 작품의 중심적인 주제로 삼는 ‘메타픽션’ 소설이 등장한다. ‘메타픽션’ 이란 ‘소설 속의 소설’, ‘소설에 관한 소설’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모더니즘의 귀족적인 중심을 향한 문학에서 비주류, 소외받은 인간을 향해 관심을 보인다.포스트모더니즘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을 바라볼 수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이 가진 사상적 특징과 표현적 특징이 바로 그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이 새로운 문화적 현상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수용이 필요하다.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이 내포하고 있는 사상은 인간 각자의 개성을 중시하며, 자율성을 존중하고 다양성, 대중성을 지향한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상은 그 이전의 사상에 반하여 나타나게 된 움직임임으로 크게 비판받을만한 내용은 없어 보인다. 다만, 현실을 직설적으로 표현함에 있어 냉소주의적이고 허무주의적인 사상에 집중되어 현실의 부정적인 면모만 취할 가능성이 있다. 아래의 시가 대표적인 예이다.세운상가, 욕망의 이름으로 나를 찍어낸 곳내 세포들의 상점을 가득 채운 건 트레이시와 치치올리나,제니시스, 허슬러, 그리고 각종 일제 전자 제품들,세운상가는 복제된 수만의 나를 먹어치웠고내 욕망의 허기가 세운상각를 번창시켰다.유하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2」부분또한, 표현적인 측면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리는 문학과 그것을 이루는 텍스트의 특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기원 전 3000천년 경 인류는 상형문자에서 선형문자로 새로운 문자 체계를 발명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상형문자의 선과 점을 분해하여 상징성을 통해 새로운 문자로 조합한 것으로 텍스트 자체의 기표적인 모습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만, 기의적인 특성으로 인해 우리가 경험하고 교육받아온 내용으로 수용자의 입장에서 재 해석할 수 있다(사진의 철학을 위하여 5~6p 정리, 빌렘 플루서 저).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서는 텍스트가 기의와 무관한 상태의 기표로 존재하며 단지 언어적 기호로 인식되고, 이때 그 기호는 어떤 개념도 지시하지 않는다. 이는 텍스트(선형문자)가 발명된 상징화의 역이 아닌 새로운 개념이며, 기존의 텍스트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부정한다. 예술을 표현하는 사상과 그 소재와의 동일 지향성은 중요 시 되고 있으며, 스타일을 구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해석에 반대한다” 발췌, 수잔 손택 저). 예를 들면 사진과 카메라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카메라의 물리적으로 몸체와 불쑥 튀어나온 렌즈가 남자의 성기의 모양과 닮아있고, 사진 촬영에 쓰이는 용어 역시 남성의 공격성과 닮아 있다. 쏘다, 찍다, 박다 등의 단어는 그의 성격을 대변해준다. 아울러 촬영이라는 부분은 사냥과 같은 공격성을 지향한다. 시간과 행태를 사냥하는 사진 촬영이라는 행위는 사진과 카메라의 동일한 지향성을 나타내주며, 사진의 특징을 구분짓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on photography” 발췌, 수잔 손택 저).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은 그를 표현하는 텍스트의 기표, 기의적 연계성을 부정한다. 아래의 시가 대표적인 예이다.가을이 밀려들어왔다. 내, 아주, 어두움을 향하여 잘 기우는 영혼 속의, 작디 작은 여러 명의, 조그만 아이들이 내 핏줄의 문간 앞으로 조르르 달려나왔다. 누구니? 응? 빨리 말해. 보이니? 누구? 응, 기차놓친 여행자거나, 간밤에 충분히 자지 못한 사람처럼 보여. 그러니? 문열어줘라 얘, 얼른. 그 애들이 법석이며 술렁거렸다. 그 애들은 아주, 잘, 그 피곤한 여행자의, 여름의 헤매임을 아는 것이다. … 후략김정란 「가을」부분위의 시는 기표적인 텍스트로 표현한 시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가 아는 텍스트의 일반적인 기표-기의의 의미로 해석되지 않는다는 것은 문학의 표현적 문제점도 야기시킨다. 기표-기의의 관계인 텍스트가 붕괴되면 이를 받아드리는 수용자의 입장에서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기표-기의의 연계성은 한 언어권 안의 일종의 약속이기 때문에 이를 부정할 시에는 작가와 독자의 소통이라는 측면이 이뤄지지 않으며 독자 내부에서도 그런 문학작품을 도외시할 수 있을 것이다(“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은 공해 문학이다”, 민병기 저).위와 비슷하게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개성을 지향하는 포스트모던의 특성 상 모더니즘의 작가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문학들이 등장하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더니즘에서 볼 수 없었던 더욱 난해한 작가주의 문학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는 작가와 독자의 소통을 중시하는 포스트모던의 특징에도 부합되지 않고 현재 많은 부분들이 비평가 또는 그러한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만 인지되어 연구되고 있을 뿐 대중과의 소통은 미미하다고 생각된다.이번에는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긍정적으로 조망해보자. 먼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은 모더니즘 문학에서 드러나는 어떠한 희망적 이상향을 제시하지 않음으로 좀 더 현실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다음 시를 한번 살펴보자.비가 오면속살 허옇게 다 드러내 놓고 비바람 몰아치면쑥대머리 풀어헤친 수양버들 길가,속치마 바람으로, 자고 가요 제발 자고 가요, 지나가는 남자만 보면 술 취해 미친 듯손 흔드는 남희 엄마 기어이 부녀보호소로 끌려가고벙어리 여인 신음 하나 행적 없이 사라져 가고김신용 「수건 섹스폰」부분이 시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주체와 객체의 대한 객관적 인식이다. 시인이 자신의 환경, 자신의 삶을 노래하되 어떤 관념적 이념에도 기대지 않고 노래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휴머니즘의 세계가 강조되지도 않는다. 한 마디로 병든 주체와 병든 객체를 객관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어떤 가식도 없이 뿌리 뽑힌 삶을 객관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사회적 비판이 아닌 삶 자체에 대한 우울한 반응을 보여준다.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서는 데리다의 ‘해체’의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는 단순한 파괴의 의미가 아닌 기존의 존재하던 작가와 문학의 권위를 언어, 주체, 중심에 대한 회의를 통해 어떠한 ‘틈’을 만들어 냄으로 ‘타자로서의 독자’가 작가와 자리를 공유하게 된다. 이런 생각은 메타문학, 일상시, 병렬시, 패스티쉬, 꼴라주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여기서는 패스티쉬와 병렬시를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