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례 ?Ⅰ. 독서교육의 정의…………………………………………… 1Ⅱ. 박영목(2010) 『독서교육론』요약1. 언어의 특성과 이해…………………………………………… 22. 언어 이해와 인지…………………………………………… 43. 언어의 이해와 텍스트의 구조…………………………………………… 64. 언어 이해의 심리적 과정…………………………………………… 105. 사고 기능과 언어 이해 기능…………………………………………… 116. 독서지도의 이론적 기초…………………………………………… 147. 독서지도 개선 방향…………………………………………… 168. 독서지도의 목표와 내용과 방법…………………………………………… 189. 독서지도 전략…………………………………………… 2010. 학습과 독서…………………………………………… 2511. 독서 과목의 지도 내용과 방법…………………………………………… 2612. 전략적 과정 중심 읽기지도 방안…………………………………………… 2813. 과정 중심 독서지도의 실제…………………………………………… 3014. 독서교육 연구의 방법…………………………………………… 3315. 독서교육 연구의 실제…………………………………………… 35Ⅲ. 참고 문헌…………………………………………… 37Ⅰ. 독서교육의 정의독서는 글을 읽고 의미를 재구성하고 비판하는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과정이다. 즉 독자는 독서의 목적이나 글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배경 지식을 활성화하여 글의 정보를 탐색?선택?조직함으로써 의미를 구성하고, 새롭게 구성된 의미를 자신의 배경 지식과 관점으로 통합하여 이를 여러 가지 문제 해결 상황에서 활용한다. 독자는 독서를 통해 사회?문화적 배경이 서로 다른 사람과 의미를 소통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를 창조한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축적하고 창출하며 세계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고 인간의 삶과 문화의 다양성을 깊이있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정서를 풍부하게 하고 사회와 소통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게 된다.독서란 글에 제시되어 있는 정보와독자가 적절한 스키마타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텍스트에 제시된 단서가 그 스키마타를 활성화하기에는 부족한 경우③ 독자가 주어진 텍스트를 일관성 있게 해석할 수 있으나 필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5) 언어 이해와 스키마? 읽기의 과정에서 작용하는 스키마의 기능과 역할① 읽기 자료에 담긴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한 이상적인 지식 구조를 형성② 많은 정보 중에서 중요한 정보와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중요한 정보에 더 많은 주의 집중을 일으키도록 함③ 추론의 과정을 통해 텍스트에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지 않은 정보도 찾아줌④ 정보 탐색의 순서와 절차를 제공⑤ 읽은 내용을 재편집하고 요약하는 역할⑥ 새로운 정보들을 기존의 정보들에 연결시켜 지식을 어떤 일관성 있는 형태로 재구성2. 언어 이해와 인지1) 상위인지와 독해 과정 조정상위인지, 인지조정, 독해과정 조정 등은 계층적으로 관련되는 개념이다.? 상위인지 혹은 초인지① 어떤 과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지적 기능, 전략, 이용 가능한 자원 등에 대한 의식② 어떤 과업의 성취를 보장하는 자기 규제 기제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2) 독해 과정 조정에 대한 연구 방법? 과정 중심의 연구 방법에서의 독해 과정 조정에 대한 연구 방법① 피험자의 구두 보고② 독서 진행 과정의 측정③ 질문에 대한 독자의 반응 분석④ 이해 정도에 대한 독자의 인식 분석⑤ 빈칸 메우기 결과 분석⑥ 왜곡된 텍스트의 독해 결과 분석3) 독해 과정에서의 인지 조정 작용? 성공적인 독해를 결정짓는 요인① 독서 목적 설정② 독서 목적에 따른 독서 행위의 조정③ 중심 내용의 식별④ 논리적 구조의 활용⑤ 기존 지식의 활성화⑥ 문맥 정보의 적극적 활용⑦ 텍스트의 명료성, 완결성, 일관성 평가⑧ 이해의 실패에 대한 대처⑨ 이해의 정확성과 이해 수준 점검제3장 언어의 이해와 텍스트의 구조1. 텍스트의 구성 체계1) 텍스트 구조의 의미텍스트의 구조는 텍스트의 내용을 조직하는 데 사용된 기본적인 골격 또는 개요를 뜻한다.의 인식, 문자소들의 연결체를 발음하기 위한 문자-음소 대응 규칙 또는 유추의 사용, 단어 인식을 위한 음운론적 규칙의 사용③ 문맥을 이용한 보충적 정보 처리 방식 : 다음에 올 단어의 의미론적 특성 및 통사론적 특성에 관하여 예측하는 방식, 단어 인식을 위해 문맥 정보 및 단어의 모양을 활용하는 방식? 작용 기억 (=작업 기억, working memory)① 시각 영상② 단기 시각 기억③ 식별된 단어 및 어휘 저장고 등록④ 식별된 단어의 잠정적인 결정체⑤ 완결된 명제⑥ 연결되고 조직된 명제들? 지식 기저 (=장기 기억, cong term memory)① 문자에 대한 시각적 접근을 위한 지침 및 표기 규칙 등에 대한 장기기억② 화용론적 규칙과 통사론적 규칙 및 의미론적 규칙 등에 관한 장기기억1) 단어 인식 과정? 시각 정보의 추출① 눈동자의 이동 : 눈동자 고정 시 시각 정보가 추출되어 고밀도의 시각 영상 저장고에 등록, 등록된 정보 중 일부는 다음에 오는 정보와 결합하여 심층적으로 처리② 눈동자 지각의 범위 : 단어 인식에 사용되는 정보는 범위의 중앙에 위치하는 소수의 정보③ 단기 시각 기억 : 시각 정보의 추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④ 눈동자 고정 위치와 시간 : 각각 인쇄 자료의 문자 배열 특성과 정보 자료의 특성에 따라 좌우됨? 단어 인식에 사용되는 정보원 및 그 사용 방식 : 개별 문자의 특성, 철자 형태, 발음 규칙, 단어 모양 등2) 문장 및 텍스트의 이해? 문장 및 텍스트의 이해 과정① 문장의 분해 : 단어 인식 단계의 정보 처리 과정에서 마련된 식별된 단어들의 배열에 바탕을 둔 정보를 사용하여 명제를 구성② 명제들을 연결·조직하여 통일성을 갖춘 텍스트의 기저를 형성③ 연결된 명제들을 사용하여 텍스트의 기저를 새로이 조직하고 통합하여 장기 기억 속에 저장? 독서 과정에서 독자의 의사 결정① 문장을 기저 명제들로 분해하여 문장의 의미를 기억② 하나의 명제를 구성하는 의미 단위들 사이의 관계인 격 관계에 관한 정보를 저장③ 중의성을 가진전략 중심으로 하여 설계되어야 함1) 전략 중심 읽기 지도의 내용과 절차가) 전략 중심 읽기 지도의 내용① 연결짓기 전략의 지도 : 새로운 것과 아는 것 사이에 다리 놓기② 질문하기 전략의 지도 : 새로운 앎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기③ 시각화하기 전략의 지도 : 읽기 활동의 과정에서 마음속으로 그림 그리기④ 추론하기 전략의 지도 : 행간읽기⑤ 중심내용 결정하기 전략지도 : 텍스트의 정수 뽑기⑥ 정보 종합하기 전략 : 사고의 발전나) 전략 중심 읽기 지도의 절차① 교사의 시범② 교사 안내 중심 읽기 활동③ 개별 학생 중심 독립적 읽기 활동④ 실제 읽기 상황에서의 읽기 전략 적용 활동2) 읽기 학습의 유형과 읽기 지도 전략가) 읽기 학습의 유형a) 인지 과정 관련 학습 : 활성화하기 및 초점 정하기, 선정하기 및 조직하기, 통합하기 및 적용하기b) 텍스트 구조 관련 학습 : 원인과 결과, 개념과 정의, 문제-해결 혹은 비교/대조, 명제(주요 내용)와 세부 내용, 목표 행위 결과c) 학생 활동 관련 학습 : 어휘 확충, 아이디어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협동적 학습, 토론의 촉진, 상호작용적 독서, 시각적 표상, 학습 기능 개발나) 읽기 학습 과정별 사고 활동의 유형- 학습 준비과정: 활성화하기, 초점 맞추기- 내용 처리과정: 선정하기, 조직하기- 학습 결과 처리과정: 통합하기, 적용하기다) 읽기 지도 전략에 따른 읽기 학습 유형- 도식을 통한 유추 전략- 예측하기 안내 전략- 기존지식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전략- 텍스트의 각 부분 개관하기 전략- 등장인물의 대화 분석 전략- 개념과 정의 도식화 전략- 읽기에 대한 상이한 관점 활용 전략- 토의 망 활용 전략- 정교화 및 통합 전략- 등장인물 따라 하기 전략- 개념 도식 활용 전략- 심상 안내 전략- 역사적 변화의 기본 구조 활용 전략- 역사적 사건의 문제 해결 관계 기억 전략- 탐색차트 활용 전략- 상호작용적 읽기 안내 전략- 역할 분담 전략(Jigsaw)- K-W-L활용전략- 학습 결과 및 방법 기록 전략- 주요 정보 할 수 있다.? 단점 : 수준이 낮은 학습자가 정리한 정보는 다른 학습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18. 배경지식의 활성화를 통한 능동적 읽기 전략 (K-W-L) : 이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은 읽기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활성화하게 되며, 대답해야 할 질문들을 생성하게 되고, 읽어야 할 글의 내용을 예측하게 되고, 글을 읽은 후에 새롭게 배운 내용을 조직하고 통합할 수 있게 됨? 장점 : 학생들이 능동적인 자세로 글을 읽을 수 있다.? 단점 : 스키마가 부족한 학습자들에게는 활용하기 어렵다.19. 학습 결과 및 방법 쓰기 전략 :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전략? 장점 : 학습한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풀어쓰도록 할 수 있으며, 학생들의 이해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단점 : 글쓰기 능력이 부족한 학습자들에게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20. 주요 정보 요약 전략 : 학생들이 글을 읽고 난 후에 핵심 용어와 개념을 확인하여 주요 정보 중심으로 글 전체를 요약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전략? 장점 : 자신의 언어로 의미있는 요약을 만들 수 있다.? 단점 : 요약하는 능력이 부족한 학습자들에게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21. 수학 교과서의 주요 개념 이해 전략 : 간명하고 압축적인 언어로 된 수학 교과서의 주요 개념을 효과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전략? 장점 : 과목마다 다른 방식으로 글을 읽어야 함을 인식시킬 수 있다.22. 의미 지도 (Mind Map) 활용 전략 : 읽기 자료에 제시된 중요한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구체적이고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전략? 장점 : 학생들이 글을 읽기 전에 미리 핵심적인 개념들을 파악할 수 있다.23. 짝과 함께 재고하기 전략 (Paired Reviews) : 학생들에게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 장점 : 짝과의 교류를 통해 협동 능력을 서 의도
프로이드 이후 현대 정신분석학에서 무의식과 욕망에 관한 가장 도전적인 방법론적 해석을 시도한 것으로 평가되는 자크 라깡은 ‘욕망’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한 정신분석 이론을 펼쳤다. 그는 인간의 욕망과 무의식이 말을 통해 나타난다고 주장하면서, 주체가 욕망을 추구해가는 과정을 각각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로 나누고, 언어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분석하고자 했다.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고 주장한 라깡은 무의식의 기제인 압축과 전치가 언어학의 은유와 환유와 동일하다는 논지를 펼쳤다. 즉 하나의 기표를 다른 기표로 대체하는 은유는 원초적 억압의 원인이 되는 오이디푸스적 삼각구도로 설명될 수 있으며, 기표에서 기표로의 이동인 환유는 욕망의 이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와 같이 라깡은 무의식이 표현되고 조직되는 방식을 언어적인 구조와 동일하다고 보았다. 또한 그에게 있어 무의식과 욕망은 문학적 담화를 생성하는 동인이 되는데, 이를 구성하는 언어는 절대적이고 완벽한 이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핍된 주체가 자신의 욕망을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환유이다. 즉 무의식은 ‘타자의 담론’이라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앞서 간단하게 설명한 라깡의 정신분석 이론을 바탕으로 이상의 「꽃나무」를 살펴보도록 하겠다.벌판한복판에 꽃나무하나가있소 근처에는 꽃나무가하나도 없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 열심히생각하는것처럼 열심으로꽃을피워가지고섰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소 나는막달아났소 한꽃나무를위하여 그러는것처럼 나는참그런이상스런흉내를내었소.- 이상 「꽃나무」 전문이상의 「꽃나무」는 1933년 《카톨릭靑年》에 발표된 작품으로, 띄어쓰기를 무시하고 연과 행의 구분을 배제하면서 자유로운 연상 작용을 기술하는 초현실주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내용을 볼 때 작품은 크게 ‘화자의 목격’과 ‘화자의 행위’라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여기에 등장하는 ‘꽃나무’는 ‘벌판 한복판에 피어있는 꽃나무(ⓐ)’와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로 구분된다.Ⅰ 벌판 한복판에 꽃나무ⓐ 하나가 있소 / 근처에는 꽃나무가 하나도 없소 /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를 열심히 생각하는 것처럼 열심으로 꽃을 피워가지고 섰소. / (그러나)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에게 갈 수 없소Ⅱ 나는 막 달아났소 / 한 꽃나무ⓑ를 위하여 그러는 것처럼 나는 참 그런 이상스런 흉내를 내었소.Ⅰ에서 화자는 근처에 꽃나무가 하나도 없는 벌판 한 복판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한 꽃나무ⓐ를 보고 있다. 그러나 꽃나무ⓑ를 열심히 생각하며 열심히 꽃을 피우고 서있는 꽃나무ⓐ는 자신이 생각하는 꽃나무ⓑ에 다가갈 수 없다. 그러자 화자는 Ⅱ에서 그리고 꽃나무ⓐ가 꽃나무ⓑ를 생각하며 열심히 꽃을 피웠지만 결국 갈 수 없었던 것처럼, 자신도 달아남으로써 그와 같이 실패하고 말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작품의 시적 상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에게 갈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전자의 꽃나무는 ‘벌판 한복판에 피어있는 꽃나무(ⓐ)’, 즉 화자와 동일시되는 대상이자 화자의 현실적 자아이며, 후자의 꽃나무는 ‘제가 생각하는 꽃나무(ⓑ)’로서 화자가 동경하는 대상이며 화자의 이상적 자아를 의미한다. 즉 이는 화자의 현실적 자아가 이상적 자아에 도달할 수 없는 상황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근처에는 꽃나무가 하나도 없’는 상황은 화자의 고독한 현실을 드러내며, ‘열심으로 꽃을 피워가지고’ 선 꽃나무는 이상에 도달하기 위한 화자의 노력을 의미하고 있다.이상적인 자아에 도달하고자 노력했지만 실패하며 끝내 ‘달아나’는 화자는 자신의 노력이 ‘이상스런 흉내’였다고 표현하며 허탈함을 느끼고 있다. 꽃나무ⓐ가 꽃나무ⓑ를 생각하며 열심히 꽃을 피웠지만 끝내 꽃나무ⓑ는 될 수 없었으며, 꽃을 피운 행위 자체가 꽃나무ⓑ, 즉 이상적인 자아의 ‘흉내’에 불과했다는 것이다.라깡의 정신분석 이론에서 상상계의 아이는 어머니에게 결여된, 즉 어머니가 욕망하는 대상인 팔뤼스를 욕망하며 자신이 어머니의 팔뤼스가 되고자 한다. 여기서 권력과 힘을 상징하는 팔뤼스는 기의이며, 아버지라는 기표 자체는 팔뤼스의 은유가 된다. 그러나 팔뤼스를 욕망하던 아이는 아버지에 의해 거세의 위협을 경험하고 결국 그가 구성한 세계인 언어적 상징 세계, 즉 상징계로 진입한다. 상징계에 진입한 아이는 더이상 어머니를 욕망할 수 없게 되면서 그 결핍을 메꾸어 줄 욕망의 대상을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이었던 팔뤼스에서 다른 것, 일명 ‘대상 a’로 대체하게 된다.작품에서 꽃나무ⓑ는 화자가 욕망하는 이상적인 존재이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세계이다. 여기서 꽃나무ⓑ에 대비되는 ‘결핍된’ 존재인 화자와 동일시되는 대상인 꽃나무ⓐ가 설정되어 있으며, 꽃나무ⓐ가 꽃나무ⓑ를 흉내내는 행위 자체가 ‘대상 a’에 해당한다. 또한 이상적인 세계라는 기의는 ‘제가생각하는꽃나무’, 즉 꽃나무ⓑ라는 기표를 통해 은유적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이때의 꽃나무ⓑ는 결핍된 현실이라는 기표 체계에서 끊임없이 미끄러짐으로써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궁극적이며 절대적인 세계를 의미한다.
임화는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점철된 한국 근대사에서 뛰어난 프로 시인으로서, 그리고 훌륭한 문학 평론가로서 한국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1920년대 후반 카프(KAPF)에 가담하면서부터 1950년대 초반 북한에서 미제 간첩 혐의로 처형당하기 전까지 그는 시인, 문학 평론가, 문학 운동가, 영화배우 등 분야를 막론한 왕성한 활동을 보여 주었다. 그의 시 작품들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하고 있는데, 1920년대 당시 노동 현장을 문학에 담아내려는 노력의 선봉에 있었던 임화는 서정시에 서사성을 도입함으로써 구체적인 리얼리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1929년 ≪조선지광≫에 발표된 「우리 옵바와 火爐」(원제, 이하 「우리 오빠와 화로」)는 발표 당시 김팔봉에 의해 ‘단편 서사시’로 명명되었고, 김기진이 ‘이 시를 읽고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면서 프로시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대중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여기에서는 임화가 몸담았던 문학 단체 카프와 그의 작품에 있어 사상적 배경이 된 맑스주의의 관점에서 「우리 오빠와 화로」를 살펴보도록 하겠다.맑스주의는 사회주의 사상가 맑스와 엥겔스에 의해 그 이론적인 기초를 유물론에 두고 출발한 사상으로, 자본주의의 모순을 생산의 사회적 성격의 승리, 즉 소유의 사적 성격의 부정에 의해 해결할 것을 주장하는 사상이다. 맑스는 예술은 사회적 의식의 한 형태이며 이데올로기적인 내용을 가진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계급 의식을 바탕으로 현실 사회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으로 계승되었다. 한국 근대사에서는 1919년 3?1 운동 이후 전통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계급적 사회주의로써 일제에 대항해야 한다는 의식이 대두되면서 맑스주의를 위시한 사회주의 사상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좌익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신경향파 문학이 등장하여 활동을 전개했는데, 1922년 사회주의 계열의 문인들이 조직한 염군사와 1923년에 계급주의 계열의 문예 운동가들이 조직한 파스큘라가 연대하여 1925년에 결성된 카프는 문학의 이념적, 계급적, 정치적 성향을 강화시키며 조직적인 계급 문학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들은 1935년 해산할 때까지 문학, 미술, 연극 등 모든 예술 분야에 걸쳐서 활동한 일제 치하 최대의 문학 예술단체였다. 카프는 사회주의 문학 이론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문학 방법론을 제시하고 이에 따른 작품 활동을 전개하였다.카프의 서기장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했던 임화는 1929년 단편 서사시 「우리 오빠와 화로」를 발표하면서, 내용과 형식 중 어느 것에 중점을 둘 것이냐에 대한 이른바 카프 내부의 ‘형식 논쟁’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는 작품에 가난한 노동자인 세 남매를 중심으로 서사성을 도입하여 소설적 현실성을 확보하고, 편지글이라는 사적인 서신의 형태를 통해 감정의 구체성을 강화시켰다.「우리 오빠와 화로」의 서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나’와 오빠, 영남은 노동을 하며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삶 - 오빠가 부르주아의 착취에 투쟁하는 노동 운동을 함 - 오빠가 체포되어 투옥됨 - 거북무늬 화로가 깨어진 것처럼 우리에게도 고난이 찾아옴 - 우리 남매(‘나’와 영남)는 화젓가락처럼 외롭게 남았지만, 동지들과 함께 고난을 이겨내고 오빠의 뒤를 따를 것을 다짐이 시의 등장인물인 세 남매 ‘나’와 오빠, 영남이는 각각 제사 공장, 신문지 공장, 담배 공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려가는 가난한 노동자로 설정되어 있다. 부모가 없는 이들에게 오빠는 가장이자, 공장에서 일하면서 노동 운동을 통해 사회 변혁을 꿈꾸는 노동 운동가이다. 즉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단지 한 가족의 구성원을 넘어 일제 치하에서 어려운 노동 환경을 살아가는 당시 시대의 노동 계층들을 대변하고 있다. 특히 노동 운동을 하다 체포된 오빠 때문에 공장에서 쫓겨나 봉투 붙이는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오빠의 옥바라지를 하는 누이동생과 영남의 모습은 1920년대 당시 흔히 있을법한 일로 생각되면서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것에 성공했다. 또한 어린 세 남매가 공장에 다니며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고 노동 운동을 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인 ‘부모의 상실’이 ‘조국의 상실’이라는 의미로까지 확대되면서, 제국주의와 식민지 자본의 착취에 대해 투쟁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한편 이 시가 채택한 서간체 형식, 즉 편지글 형식은 작가와 시적 화자인 누이동생 사이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당시 프로시가 가지고 있었던 미적 거리 확보의 실패라는 한계를 극복하도록 했다. 또한 사적인 편지글 형식의 특성을 통해 작품의 화자인 누이동생과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혀 작품 내의 서사적 줄거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남매 간에 사용되는 친근한 어조를 통해 독자에게 어린 ‘누이동생’에 대한 보편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동시에 사회주의라는 생경한 이념을 거부감 없이 전달하여 프로 문학의 근본 목표인 선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오빠의 투옥에도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동지들과 함께 투쟁할 것을 약속하는 누이동생의 모습은 일제 치하라는 계급적?민족적 박탈의 현실에서 비관하거나 낙담하기보다는 그들과 맞서 싸울 것을 독려함으로써 독자들의 투쟁 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작품 속에서 중심 이미지로 사용된 ‘화로’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항상 뜨거운 불씨를 담고 있는 화로의 성격은 가난한 노동자인 세 남매를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했으며, 이러한 화로가 깨어졌다는 것은 단란한 가정의 파괴와 나아가 노동 운동의 실패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화젓가락’으로 묘사된 누이동생과 영남은 그것이 가진 ‘점화’의 성질에 비추어볼 때, ‘깨어진 화로’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는, 즉 실패한 노동 운동에 다시 불꽃을 지필 수 있는 존재가 된다. 여기서 누이동생은 ‘화로는 깨어져도 화젓가락은 깃대처럼 남지 않았어요’라는 말을 통해 계급 투쟁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오빠의 투옥으로 남은 두 남매는 공장에서도 쫓겨나는 등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지만 이들의 투쟁에 대한 의지는 오히려 심화되었으며, 같은 처지에 있는 동지들과 연대할 것을 약속하는 누이동생의 모습은 노동자 계급의 의식 성장을 성공적으로 그려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불놀이」는 1919년 《창조》에 발표된 주요한의 초기 작품이다. 우리 근대문학의 시사에 있어 꽤 오랜 기간 동안 ‘최초의 자유시’로서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불놀이」는 최근에 와서 그 영예를 김여제에게 돌리게 되었는데, 지난 2003년 『문학사상』에서 김여제가 주요한의 「불놀이」보다 한두 해 앞서 자유시의 형식을 갖춘 시를 썼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김여제의 시가 최초의 자유시라는 주장은 일찍이 주요한이 1924년 『조선문단』에 발표한 자신의 시론 「노래를지으시려는이에게」에서 김여제의 「만만파파식적을 울음」을 ‘최초의 신시’로 인정했던 바에서도 드러난다. 더욱이 뒤늦게 발굴되어 ‘최초의 자유시’라는 지위를 회복한 김여제의 「만만파파식적을 울음」은 일제에 의해 의도적으로 소실되었던 것으로 드러나 그것의 문학사적 의의를 넘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여기서 ‘최초의 자유시’라는 영예를 양보한 「불놀이」는 기존에 그것이 취하고 있던 문학사적 의의 또한 상실하게 되는가? 물론 그렇지 않다. 비록 「불놀이」가 최초의 자유시는 아닐지라도 같은 시기에 발표된 여타 작품들과 견주어 볼 때 근대 자유시로서 형식 면에서나 시대 이념의 반영 정도에서나 월등히 우수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 주요한의 총체적 작품 세계가 그를 최초의 근대 시인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앞서 활동했던 김억이나 황석우 등의 전체적인 작품 수준과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비중과 가치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불놀이」를 작가 주요한의 생애를 비롯한 그의 전기적 특성과 「불놀이」가 창작된 1910년대 후반의 시대적 배경, 특히 주요한이 활동했던 문예지 『창조』를 중심으로 하여 역사주의적 관점을 바탕으로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다.주요한(朱耀翰)은 1900년 평안남도 평양에서 목사 주공삼(朱孔三)의 8남매 중 맏아들로 태어났으며 호는 송아(頌兒)이다. 주요한의 문단 활동은 1917년 『청춘』지에 낙양이라는 필명으로 소설 「마을집」을 투고하면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시작 활동은 1919년 『학우』에 ‘에튜우드’라는 큰 제목으로 창작시 「시내」?「봄」?「눈」?「이야기」?「기억」의 5편을 발표하면서, 그리고 같은 해에 김동인 등과 더불어 창조(創造) 동인에 가담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3?1 운동 이후에는 상해의 독립신문 기자로 활동하기도 하였으며, 귀국 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편집국장 및 논설위원을 지냈다. 광복 이후에는 정치와 경제 분야에 관여함에 따라 그에 관한 논문들을 많이 발표하였고, 국회의원과 부흥부 장관 및 상공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주요 정부 요직을 거치기도 하였다. 이러면 면모를 살펴볼 때 그는 젊은 시절에 활발한 문단 활동을 통해 많은 작품들을 발표하였으나 광복 이후에는 문단 활동을 중단하고 정치?경제 활동에 주력했음을 알 수 있다.「불놀이」를 비롯해 근대 자유시로서의 면모를 갖춘 여러 작품들을 창작한 주요한은 1910년대 한국근대시의 형성기에 선구자적 공적을 남긴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강점기에 일본어 시와 더불어 다수의 친일 작품들을 집필해 친일문학인 42명의 명단에 이광수와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등 친일 문학인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3?1 운동 이후 일본에서 상해로 망명하여 독립신문기자로 활동하고 귀국 후에는 동아?조선 신문사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등 젊은 시절에는 민족 문학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였으나, 일제 말기 계속되는 일제의 탄압에 굴복하여 작곡가 현제명과 홍난파 등 18명과 함께 전향성명을 발표하여 친일대열에 들어섰다. 주요한이 광복 후 정?재계 분야에서 요직을 차지하게 된 배경에도 그의 일제 말 친일 행적들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서정주나 노천명, 이광수 등과 같은 친일 문학인들이 문학사적으로 가치 있는 다수의 뛰어난 작품들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친일 행적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이들 작품의 뒤를 따르고 있다. 주요한 역시 그가 작품 「불놀이」에서 근대?자유시로서의 뛰어난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그의 작품과 주요한 자신이 우리 근대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지라도, 일제강점기 이광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3편의 친일 시를 창작한 그의 친일 행적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더욱이 주요한을 비롯한 친일 작가들은 그들이 당시 우리 사회의 흐름을 주도하는 지식인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물론 그들의 작품까지 함께 묻어버리는 것은 우리 문학사에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신중한 판단과 많은 논의가 계속되어야 할 것이나, 아무리 뛰어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닌 작품이라 할지라도 작품은 작가와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주요한의 「불놀이」 또한 그 작가의 행적에 비추어 그 문학사적 위치가 재조명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한편 우리 근대문학의 역사에 있어 3?1 운동 전후 시기는 우리 문학의 미적 근대성을 성취하고자 하는 열망이 강렬했던 시기이다. 이 시기의 시대적 상황은 3?1 운동의 발발, 좌익 이데올로기의등장, 본격적인 서구 문예 사조의 유입 등 이후 문학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또한, 이 시기의 자유시 담당 층은 최남선의 신체시나 이광수의 소설을 비롯한 이전의 계몽 문학과는 다른 순수시의 등장을 주도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학지광』이나 『창조』와 같은 문예지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이 시기에 주요한은 순수문예지를 표방한 『창조』의 창간호에 당대 계몽 문학을 비판하고 순수문예 중심의 발전된 문학성을 성취하고자 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인간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만일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경계하고 회개하거든 용서하라. 만일 하루 일곱 번이라도 네게 죄를 얻고 일곱 번 네게 돌아와 내가 회개하노라 하거든 너는 용서하라 하시더라…’ -누가복음 17:3~4제60회 칸 영화제를 비롯해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은 이청준의 단편 소설 「벌레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과 함께 밀양으로 내려온 주인공 ‘신애’가 아들을 잃은 후 겪는 종교적인 내적 갈등을 중점적으로 그리고 있다. 주인공 ‘신애’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신앙의 힘으로 극복하려 노력하며 가해자를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까지 찾아가지만, 자신은 이미 하나님에 의해 용서와 구원을 얻었다는 말에 회의를 느끼다 결국 자살을 기도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삶에 대한 미련과 두려움으로 ‘신애’는 자살에 실패하고,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의 마당에서 거울을 마주한 채 스스로 머리를 자르는 그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영화 《밀양》과 원작인 소설 「벌레이야기」는 각각 ‘신애’와 아내가 종교, 정확히는 개신교의 ‘하나님’으로부터 어떻게 구원을 얻는가에 대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다만 엄마인 ‘신애’가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겪는 절망과 심경의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낸 영화와 달리 소설에서는 주인공인 ‘나’가 아들 ‘알암’을 잃은 아내의 절망을 관찰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나름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결말을 맺은 전자와는 달리 후자는 아내의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막을 내린다.「벌레이야기」의 아내는 아들 ‘알암’의 죽음으로 인해 절망하다가 이웃인 ‘김 집사’의 끈질긴 전도로 인해 어떠한 깨달음을 얻은 듯 ‘놀라운 열성’으로 종교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알암’의 죽음 이전에는 신앙을 가지라는 ‘김 집사’의 간곡한 권유에도 심드렁하던 아내는, 범인 ‘김도섭’을 향한 불타는 복수심과 아들을 잃은 참담한 절망감, 자기 파괴적인 원망에 시달리다가 종교를 가진 후 마침내 ‘주님의 참사랑’을 깨닫기나 한 듯 점차 회복되어 가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김도섭’을 마음속으로 용서한 아내는 그 ‘자기용서’의 증거를 찾기 위해 교도소로 ‘김도섭’을 면회하러 가기에 이른다. 그러나 주님의 이름으로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으며 주님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장기기증까지 약속하고 자신의 마지막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김도섭’ 앞에서 아내는 처참하게 무너지고 만다. 그러면서 아내는 ‘내가 그를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느 누가 나 먼저 그를 용서하느냔 말이에요. (중략) 나는 주님에게 그를 용서할 기회마저 빼앗기고 만 거란 말이에요. 내가 어떻게 다시 그를 용서합니까.’라며 절규한다.인간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 작품은 주인공의 아내를 통해, ‘원수를 사랑하라’로 압축되는 기독교적 논리에 ‘과연 자식을 살해한 범인도 용서할 수 있는가?’라는 조금은 ‘감정적인’ 질문을 던진다. 자식을 잃은 당사자인 ‘나’와 아내가 범인을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범인을 용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작품은 신 앞에서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이를 용서 받아 마음의 평화를 얻은, 다시 말해 신에게의 ‘구원’을 얻은 범인 ‘김도섭’의 모습을 통해 기독교적 ‘용서’의 모순을 고발한다.아내와 범인 ‘김도섭’은 각각 신으로부터 일종의 ‘구원’을 얻는다. 그러나 결말에 가서 깨어지기는 하지만, 범인을 면회가기 직전까지의 아내의 ‘구원’은 억울하게 살해당한 아들 ‘알음’과 이로 인해 고통받은 아내 자신의 영혼을 위한 구원이었지만, ‘김도섭’의 ‘구원’은 ‘알음’의 살해를 회개하고 얻은 구원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전자의 구원은 ‘김도섭’으로부터 자식을 잃은 고통에 대한 구원이었다면 후자는 ‘알음’을 살해한 죄책감을 ‘신으로부터’ 용서 받고 나서 얻은 구원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아내와 ‘김도섭’을 구원한 주체는 모두 신이며 그 고통의 근본적 원인 또한 아내와 ‘김도섭’을 각각 피해자와 가해자로 만든 ‘알음’의 살해이다. 그야말로 양립할 수 없는 두 ‘구원’이 신 앞에서 은총과 회개, 그리고 용서라는 이름으로 나란히 이루어진 것이다.작품은 이러한 모순된 상황을 통해 기독교 뿐 아니라 모든 종교가 가진 가장 근본적 교리인 ‘사랑’에 대해 과연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 신의 뜻인지, 그리고 신은 내가 용서하지 않은 나의 원수를 용서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벌레이야기’라는 작품의 제목을 통해 과연 ‘벌레’가 죄를 저지른 범인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종교적 구원에 끝까지 이르지 못한 주인공의 아내를 뜻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에게 넘기며 신이라는 절대자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