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제, 이대로 좋은가2008080018 장호석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어온 교원평가제는 시행되기 이전부터 시행 중에 있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찬반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을 만큼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운 제도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교육 제도에 대해 전 국민의 의견이 이렇게나 분분해야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우선 교원평가제란 학교 선생님의 지속적인 능력 신장을 목적으로 선생님의 교육활동에 대하여 학교 구성원인 선생님, 학생, 학부모의 평가 내지 만족도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2000년 도입논의를 시작으로 2005년 전국 48개교 시범운영 이후, 매년 그 규모를 확대하여 2009년에는 전국 3,164개교를 시범운영한 바 있으며, 2010년 3월부터는 시도교육규칙에 근거하여 전국 모든 학교에서 시행중에 있습니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교장,교감선생님의 경우 학교경영 전반에 대하여, 이외 선생님에 대하여는 수업 및 생활지도 등에 대하여 동료교원간 평가, 학생 만족도 조사, 학부모 만족도 조사로 이루어집니다. 평가시기는 학생과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경우 매년 6~7월 중에(1학기말 실시 권장), 동료교원 평가는 매년 10월까지 실시(*구체적인 실시일은 학교에서 결정)되며, 그 결과는 선생님 개개인에게 통보됩니다. 결과를 통보받은 선생님은 이를 바탕으로 자기능력개발계획서를 작성하여 학교의 장에게 제출하며, 학교 및 교육청에서는 평가결과 미흡한 영역에 대한 연수 등의 실시를 통해 선생님의 능력을 신장하게 됨을 의도하는 제도입니다.교원평가제라는 제도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분명 우리나라 교육에 문제점을 느끼는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더 고조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공교육이 부실하다는 여론이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왔고, 이러한 여론 때문에 교원들의 움직임 또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교육 문제점의 근본 원인을 파고들어가 보면 그것은 단순히 교사들의 책임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화, 공교육의 구조와 정책 운영의 실패 등에 의해서 기인한 바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학벌구조와 학부모의 왜곡된 교육열, 학교교육과 괴리된 대입제도, 교원정년 단축 등의 정책실패, 뿐만 아니라 교원 부족사태로 인해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OECD 국가 중 최고수준인 열악한 교육조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부의 교원평가제 시행은 공교육 부실의 근거를 무턱대고 만만한 교원들의 탓으로 돌려 국민들의 원성을 잠정적으로나마 막아내고자 하는 임시방편 책의 일환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연 1회 이상 동료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는 교원평가제는 또한 이 모든 문제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본연의 의미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교원 인기투표로 전락할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를 보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잘 들어주는 소위 '만만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학생 전체의 질서를 위해서 쓴 소리를 아끼지 않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거나 학생들의 비난을 받기 일쑤입니다. 이러한 편향적인 시각을 가진 학생들이 수업과 생활지도를 고려하여 수업만족도 조사에 임할 만큼 충분히 객관적인지의 여부도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을 꾸짖은 적이 있다는 이유, 혹은 자신의 복장검사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특정교사에게 악감정을 품은 학생은 그 교사가 아무리 훌륭한 수업을 하고, 뛰어난 전문성을 지녔다고 해도 주변 친구들에게 교사의 험담을 하고, 단순히 감정이 앞서 판단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하지만 점점 학생의 입장에서만 오냐오냐 ‘저것도 옳다. 이것도 옳다.’ 해버리면 당장의 비난은 면할 수 있을 것이지만 학생들의 인성교육은 대체 어느 교사가 총대 메고 책임지려 하겠습니까? 인성교육, 생활지도 또한 모든 교사에게 주어진 책무성입니다만 어느 누구도 나서서 학생들을 지도하려 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비위를 안 거스르고, 유머감각 뛰어난 인기교사라면 만사 OK이기 때문입니다.그 외에도 문제는 많습니다. 학부모와 여러 단체들은 성추행 교사, 상습적 금품수수 교사, 폭력교사, 무능력한 교사 등을 걸러내는 장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교원평가제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비리, 부적격 교사와 교원평가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부적격 교사는 현행 '근무평정제'로도 퇴출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교원평가제를 통해서가 아니라 우리사회에 깊숙이 박혀있는 문제인 교육과 학교 운영의 민주화, 입시위주 교육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통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학부모들이 수업참관 몇 회 만으로 교사의 전반적인 능력에 대해 평가한다는 제도 자체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또 다른 문제는 교원평가제의 제도 하에서 교사들, 특히 같은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닌 경쟁상대가 되고 말 것입니다.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과정에는 분명 동료교사 서로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교원평가제 시행이전 체제에서는 같은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각자가 맡은 반이 따로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자기가 입수하고 연구한 입시정보나 기타 교육기술들을 전교생에 그 혜택을 주기 위해서 다른 교사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서로 나누었지만 교사평가를 실시하게 되면 자기가 다른 교사보다 점수를 더 잘 받기 위해 교육정보를 공유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게 되고 말 것입니다. 교사들 간에 위화감이 조성되어 유대관계가 약화될 수밖에 없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되면 교사 전체의 교육 분위기 예전처럼 화기애애하게 이루어 질 수 없게 될 것이고, 전체적인 사기 또한 떨어지게 되어 업무의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