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를 끝내고 난 후 연극을 보러가니 마음이 편했다. 한시간 반을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후 동대문 역에 내렸다. 셔틀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셔틀버스가 서는 정류장에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이래서 탈 수나 있을까 싶었는데, 알고보니 모두들 남산에 놀러가는 사람들이었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다.매표소로 가 미리 전화로 예매했다고 말을 했다. 전에 왔던 매진되기 직전이니 개별적으로 연극예매하세요라는 문자를 보고 바로 예매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실 입장이 가능한 시간이 되자 삐-삐-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스코틀랜드의 전통음악인가 싶었다. 생각해보니 난 스코틀랜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거 같았다. 좌석을 찾아 앉았는데, 어떻게 앉다보니 나는 딱 중간이고 나를 중심으로 해서 왼쪽 중학생단체관객과 오른쪽 성인단체관객들이 앉았다. 평소 영화도 혼자서 잘 보러 다니는데 뭔가 뻘쭘한 상황이었다. 어디서 들었는데 이 연극을 하기 위해 원래는 무대인 곳에 좌석들을 만들어 놓은 거라 했었다. 급하게 만들어진거라 그런가 의자에 씌여진 천은 미끄러워 연극을 보는 내내 불편했다. 옆에 앉은 남자 중학생이 계속해서 다리를 떨었고 그 떨림이 옆으로 자세히 전해져 끝에는 내가 다리 좀 떨지말라고 말을 했었다. 연극을 보러온 사람들 중에는 한국인말고도 많은 서양인들도 왔었다.연극이 시작되기 전까지 노래들은 연거푸 나왔다. 도대체 무슨 악기로 연주해야 이런 소리가 날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다. 연극이 시작하기 전까지 마구잡이로 쏟아지던 안개와 조명들을 보니 뭔가 기분이 들떴었다. 연극을 하기 전 경고문구도 나왔는데, 억양이 영국억양같았다. 연극이 시작되고 주인공이 등장해서 얘기를 하는데, 분명히 영어로 말을 하는것 같긴한데 특이한 억양이었다. 앞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영어와 한국어로 통역이 되어 나오던데 뭔가 신기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스코틀랜드영어를 따로 쓰는구나 싶었다.연극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어 진행되었다. 처음부터 내가 어떻게 된건지 설명을 해드리죠, 하면서 갑자기 당구대와 의자들이 나타났는데 그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랬다. 나는 미드를 많이 보는 편인데 정말 어디서 본 듯한 장면같았다. 여자를 밝히는 직업군인들의 모습도 적나라했지만, 여자기자 대신 온 남자기자를 쫓아내지말고(맥주를 사주기는 했지만) 일일이 다 답해준 점은 어쩌면 이들은 자신들의 얘기를 누군가 들어주길 원했던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군복으로 갈아입고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베레모에 꽂힌 빨간깃발은 아이러닉해보였다. 군인은 강인하고 굳건하게 보여야 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군복과 몸에 메어진 무기로 보면 무서워보이는 그들이 빨간깃발을 모자에 꽂은 것만으로 나라에 대한 충성과 그들의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내용은 순차적으로 흘러가는데, 신입으로 들어면 두 군인이 질문들을 던지자 선임 중 한명이 이렇게 답했었다. 이런 질문들을 안해야 더 빨리 적응하는 법이야! 나도 친오빠가 있어서 한국 군대에 대해 얘기들을 많이 들었었는데, 위에 내가 말한 내용을 포함해서 한국 군대와 비슷한 점들이 여러개 있는 것 같았다. 후임들의 기를 잡거나 중령이나 대령같은 상위 계급들은 소리부터 지른다. 이런 부분들은 말을 우스꽝스럽게 받아치면서 풍자적으로 나타내기도 하던데 그때마다 나는 많이 웃었었다.기자는 계속해서 퇴역군인들에게 이라크는 어땠나, 전쟁이란건 무엇이냐 하며 무엇인가를 얻어내기 위해 재차 물었었지만 이라크에서 뭐 딱히 한게 없었던 군인들은 제대로 답해주지 않았었다. 군대에 가면 넌 영웅이야! 군인이란 것 만으로도 여자들에게 얼마나 인기 있는지 아나? 라고 말하며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이들을 꼬셔냈지만 그들은 이 달콤한 말에 속은 것처럼 전쟁에 대해서도 속았다고 얘기했다.이라크로 파병된 군인들은 그들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이라크로 이동했다. 이러한 배경적 상황들에 대해서 몰랐는데, 정치인 역할을 하는 2명의 배우들이 말을 주고받으며 이러한 정치적상황들에 대해 말을 해주었다. 연극의 중간에서 들었던 말들 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말들 중 하나가 블랙워치라는 군대가 인정받기 까지는 300년이 걸렸으니 그 명예가 훼손되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라는 대사였다.연극을 계속 보면서도 나 또한 왜 스코틀랜드는 이 군인들을 이라크로 파병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군인배우들은 할 일이 없어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때우는 모습들을 보여주지만 그들 나름대로 그들은 목표와 꿈을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정말 한량같이 시간을 죽이는 것 같지만 그들의 지나가는 대화나 행동속에서 그들이 얼마나 훈련받은 군인인가를 느낄수 있었다. 후에, 본국으로 돌아간 뒤 제대했다고 서류들을 제출했었지만 제출한 서류 들이 모두 없어서 강제로 다시 끌려왔다고 울분을 토하는 장면들과 부하군인들에게는 말해주지 않고 국가에게만 보고하는 상위계급간부의 독백과 같은 장면들과 스코틀랜드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옷까지 척척 갈아입는놀라운 장면(어떻게 그렇게 손발을 척척 맞출수 있는지 신기했고, 이 장면을 실수없이 성공하기 위해 배우들이 얼마나 노력했을지가 느껴졌었다)과 사소한 이유로 잦게 일어나는 군인들 사이에서의 싸움을 예술처럼 표현하는 장면같이 이 연극은 따로 우리에게 설명해 주지 않았지만 그들의 상황을 우리가 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연극‘병자삼인’을 보고지금까지 연극을 보러 몇 번이나 대학로에 갔었지만, 이렇게 목적을 가지고 간 것은 처음이었다. 대부분이 충동적으로 갔었었다. 대학로에 가면 길거리에서 광고지를 나눠주며 설명해주는 사람들이 많으니 애초에 내가 연극에 대한 정보를 알고 간 적은 없었다. 티켓을 인터넷에서 예매한 것도, 솔직히 시간은 많았지만 금요일날 예매를 했다. 잔여좌석 20 이라는 문구를 보고나서야 내가 늦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예매하긴 했지만, 내가 좀 더 늦게 예매를 했더라면 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일요일 날은 세시 이 한 타임에만 있었다. 미리 가서 티켓으로 교환을 받으니 의자좌석으로는 맨 앞줄에 앉게 되었다. 그동안 연극을 봐오면서 맨 앞에 앉은 건 처음이라 미리 예매해놓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하였다. 소극장에서 본 것은 처음이라 200좌석 즈음을 소극장이라고 하는건가 했는데 한 100좌석도 안되어보였다.연극이 시작되기 전 세팅되어진 무대를 보았다. 예매를 위해 검색을 하다 내용도 보고 사람들이 적어놓은 리뷰들도 보았었다. 초갓집과 아궁이 세트를 보면서 어떤 내용이 시작될 지 궁금하였다. 연극이 시작되었을 때 첫 부분은 지겨웠다. 대화하는 게 들리기는 하지만 어느 대화부분은 뭉뚱그려져서 들렸기 때문에 마이크를 달아서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었다.초입부분이 지나고 어느정도 내용이 흘러가자 관객 여러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나도 웃긴 웃었는데, 솔직히 지금 와선 왜 웃었는지 모르겠다.1912년 병자삼인에서는 남자들이 왜 저렇게 당하는건지, 애초에 설정되어있는 부분이 남자들은 죄다 아내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이었다. 물론 한명은 공부를 못해 하인이고 한명은 의사지만 진찰을 잘못내리고 한명은 회계지만 기생집을 드나들며 돈을 써대지만 아내들은 이런 남편들을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고 직장에서건 집에서건 들들 볶는다. 아내들은 말투 부터가 다른 것 같았다. 고급스럽고 말투 또한 훈계하는 말투였었다. 남편들은 주눅들고 대꾸조차 못했다. 남편들이 당할 때마다 웃었던 것 같다. 웃기면서 통쾌한데, 이유를 제대로 말할 수 없었다.남편들이 다들 각기 다른 이유로 병자역할을 하다가 결국은 여자 셋과 남자 셋이 모여 어느 꽃을 꺾으러 왔느냐 라는 놀이처럼 서로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눌 때에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더 확실히 나 보였다. 아내들은 우아하게 머리들을 올리고 옷 또한 단정하며 비싸보였다. 남편들은 물론 회계, 의사라는 직업들을 가진 남편들도 있었지만 아내에 비해선 정말 볼품없어 보였다. 다 같이 남편들을 비난하다 중간에 나타난 순경에게 잡아가달라고 먼저 부탁했으면서도 결국은 풀어달라 했을 땐,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무시하지마는 이런 공적인 일이 있을 때는 여자들이 자신을 낮춘다는 생각이 들었다.저사람들은 저의 남편이어요. 라는 말을 하면서 남편들의 손목에 묶인 줄을 풀어주며 아내들은 살갑게 남편들을 살폈었다. 남편들도 이럴 걸 예상했는지 순경이 나타났을 때 자기네들이 먼저 잡아가달라고 했었다. 남편들은 무시당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존재 인건가? 말로 설명하기에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결국은 아내들은 남편들을 용서한다. 그리고 끝이 났다. 어떻게 보면 해피엔딩인데, 참 열린결말같았다.십분간의 휴식 뒤에 2012 병자삼인 연극이 시작되었다. 2012 병자삼인은 돈 받아먹은 국회의원과, 그 비서. 기사. 뇌물을 준 예비후보자. 이렇게 3명의 병자와 1명의 바보가 나왔다. 공천비리 심사에 누구를 내보내야 하는가가 주제가 되어 연극이 흘러간다. 2012년임을 나타내듯 첫 도입부분에 그것이 알고싶다를 패러디한 영상을 먼저 보여주면서 미리 깔려진 배경상황들을 설명해주었다.충격으로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국회의원. 충격으로 벙어리가 되어버린 비서. 충격으로 귀머거리가 되어버린 기사들은 각자들의 억울함을 내세우며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다고 한탄하는 도중에 뇌물을 준 예비후보자가 부탄가스를 몸에 두르고 나타나 모두를 협박한다. 하지만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네가 더 잘못했네, 네가 더 잘못했네 하면서 누구하나 나서려고 하질 않는다. 뇌물을 준 예비 후보자도 협박하다가 어느새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려서는 이도저도 아니게 행동한다. 그 때 공천비리 심사 전문가가 나타나는데 일명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것을 매우 강조하는 자칭 엘리트코스를 밟은 의사가 친절히도 모두에게 어떻게 하면 다른 국회의원들과 국민들을 속일 수 있는지 자세히 알려준다.이 장면에서 쓰러지십시오. 이 장면에서 우세요! 하면서 마치 뮤지컬을 하듯이 이미 짜여진 대본처럼 사람들은 말하고 오열한다. 정작 내용은 쓰러지고 벙어리가 되며 우는 것인데 사람들은 매우 잘했다며 박수치고 칭찬한다. 주님을 찾으며 더욱 더 억울한 표정을 짓고 아내마저 봉사가 되었을 땐 모두에게서 감탄사가 나왔다. 정말 모순적인 장면이었다. 분명히 한 직장에서 몇 년을 일했을 텐데 서로를 아무렇지 않게 협박했다. 심지어 애초에 준돈도 2억이었는데 국회의원에게 주는 과정에서 모두가 조금씩 빼돌렸다. 진짜 제일 가까운 사람들이 뒷통수를 친 격이다. 친한 사람마저 믿을 수 없으면 누굴 믿어야 하나.
*그르바비차-그르바비차는 보스니아 수도인 사라예보에 있는 도시명-영화는 보스니아 내전이 종식되고 몇년 후, 내전에서 고통받았던 여 주인공과 딸의 이야기*보스니아 내전보스니아는 발칸반도에 위치한 나라로, 사라예보를 수도로 두고 있다.1992년 4월 유고 연방은 신 유고 슬리비아,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 등으로 분열되었다. 세르비아의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대 세르비아주의”를 강력히 주장하였고 영토차지, 세력을 넓히기 위해, 민족과 종교간의 갈등으로 신 유고슬라비아의 결속을 위해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를 공습한다. 이 때 여성 2만명은 인종청소라는 프로젝트로 조직적으로 강간당했고, 체트닉 수용소에 갇혔던 대략 10만명의 무슬림이 사망하였다. 후에 유엔의 강력한 제지와 세르비아 대통령의 죽음으로 전쟁은 종식되어 보스니아응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인종청소-전쟁은 끝났으나 피해는 끝나지 않았다.-영화는 여기서 인종청소프로젝트로 인해 강간당한 여주인공의 내용을 담고 있다.1.돈-영화에서 주인공은 매우 가난.(딸의 수학여행비 200유로 우리돈으로 29만원이 없어 친구, 상담사, 심지어 이모에게 돈을 빌리지만 그들또한 돈이 없어 빌려주지 않는다. 결국 엄마는 딸이 없다 거짓말을 하고 나이트 클럽 야간 서빙일을 시작하게 된다.)-학교에서도 아버지가 전쟁에서 전사했다는 증명서를 들고온다면 수학여행비를 감면해 주겠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가난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여주인공이나 여주인공 친구나, 가족은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도 없고 국가에서도 그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조차 해주지 않는다. 정신적인 피해와 함께 물질적인 피해또한 동시간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2.전쟁 후의 삶-강간당한 피해자들을 위해 전문가가 상담을 해주지만 상담사는 극복하라 하지 않고, 말하기만을 원한다. 영화에서도 보면 울면서 자신의 그 당시의 피해상황을 말하는 여자가 있는반면 "차라리 돈을 달라"고 말하는 여성이 있다. 어쩌면 이들이 원하는 것은 상담이 아닌 제대로 된 보상이지만, 국가에서는 그 것을 해줄수도, 해주지도 않는다.-여주인공 엄마는 성폭행을 당했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전쟁 전에는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했던 여주인공과 경제학을 공부하던 남자의 대화에서도 전쟁후 변해버린 그들의 인생-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시체를 확인하러 갔었다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남자와 여주인공의 대화-전쟁이 끝났지만,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전쟁 속에서 갇혀사는 남자의 어머니-편모가정인 것이 흔한 사회-엄마의 불안한 육아와 사랑으로 자신이 버림받을 거라는 생각에 불안해 하면서도 전쟁의 잔해인 총에 열광하는 사라의 모순적인 모습3.진실-순교증명서를 보여달라 사라가 엄마를 계속 압박하고 총으로 위협하자 엄마는 결국 진실을 털어놓는다. 난 누구를 닮았어요? 하고 묻고 기뻐했던 사라는 숨겨진 비밀을 알게된다.-사라에게 진실을 말함과 동시에 폭력을 행사하는 엄마-아빠의 머리카락을 닮았다고 기뻐했던 사라는 스스로 삭발을 한다.-삭발을 하고 나서 바로 남자친구를 만나 진한 키스를 나누는데, 사라는 이렇게 순교한 남자의 아들과 스킨쉽을 함으로서 자신의 더러운 피를 정화시키려 한다.*전쟁의 진정한 결과는 무엇일까?-전쟁에서 전사한 남자들은 영웅 대우했으나, 전쟁피해자인 여자는 사회적으로 침묵당한 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