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의 이해” 음악회감상문-유카페카 사라스테의 쇼스타코비치:11월에 일정이 많아 바쁠 것 같아 10월 중 남은 공연을 허겁지겁 고른 것이 실수였다.“쇼스타코비치”. 처음 보는 단어. 사람 이름인 것은 대략 눈치로 알겠다.사전정보 없이 일단 출발했다. 아! 그전에 예매는 했구나.공연날짜가 상당히 남았음에도 좌석 여유는 생각보다 적었다. ‘초대권을 많이 만들었나’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당연하게 무대 앞쪽 자리를 우선 찾다보니 무대 뒤에도 자리가 있는 것을 보고 ‘여긴 뭘까’ 하며 그 자리에 대해 검색을 해봤다. 지휘자를 정면에서 볼 수 있으며 진정한 클래식 매니아가 찾는 자리, 라는 글들이 자주 보였다. ‘옳거니 여기구나’ 하며 고민 없이 단번에 뒷자리를 골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것이 이 음악회 감상에 있어서 그나마 가장 잘 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지휘자- 『노다메 칸타빌레』 라는 만화책이 있다. 오래 전에 봤던 작품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지만 피아니스트가 되려는 여주인공과 지휘자를 목표를 하는 남주인공 이야기였던 것 같다. 남주인공은 지휘자가 목표임에도 모든 악기를 다룰 줄 알고 조예가 깊었다. 심지어는 작품초기 여주인공보다 피아노연주도 훌륭했다. 비록 만화 뿐만 아니라 비슷한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지휘자는 참으로 대단했다. 그 사람들은 음악의 모든 분야에 일가견이 있기에 지휘자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지휘자이기에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합창단의 지휘자는 누구의 목소리가 어디서 어떻게 틀렸는지를 잡아내고, 악단의 지휘자는 누구의 연주가 어땠는지 바로 알아채는 그 능력.K팝스타 시즌3가 새로이 시작했다. 새 심사위원으로 유희열씨가 들어왔는데 오디션 참가자의 기타 스트로크 한번을 듣고 ‘몇 번 줄이 이상하다 튜닝을 다시 해보라’ 하는 것을 보고 놀란 것도 또한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음악회 감상문이므로 음악적 능력에 국한하여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인간이 어느 분야에서 한계를 넘는다는 것은 참으로 존경할 만한 일이다. 올해 행정고시 2차 합격하고 면접탈락을 어제 알고 나서 쓰는 감상문이라 그쪽으로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능력에 더해 사라스테의 지휘를 보고 놀란 것은 두 시간 동안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 마지막 교향곡은 1시간이 넘는 연주였는데 처음과 같은 지휘를 보여준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공부로 한 시간 집중하는 것은 쉬이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다수의 오케스트라를 여기저기 확인하며 이끄는 집중력은 어떤 것인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음악- 참으로 어렵다. 집에 돌아와서 쇼스타코비치의 다른 교향곡을 들어봤지만 공통적으로 대중성은 부족한 것 같다. 공연 당시에도 들으면서 ‘이게 뭐지, 하나도 모르겠다’라는 생각만 연거푸 했다. 며칠이 지나고 찾아본 후기에는 호평일색이었다. 아…내가 아직 경험이 부족한 것인지 취향이 다를 뿐인건지, 어렵다. 시험 준비하며 본 지문 중에 하나가 떠오른다. 인턴과정의 의대생이 처음에는 엑스레이사진을 보고 아무것도 안보였지만 지식과 경험이 쌓인 후에는 엑스레이사진만 보고도 어디가 이상하고 다친 것인지 단번에 알아챈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공감도 많이 되고, 비슷한 사례가 다양하게 있는 것으로 보아 음악적인 내 지식과 경험이 아직 턱없이 부족한 것이 맞는 것 같다. 지금 감상문을 쓰면서도 음악을 듣고 있는데, 아이 참 정말 모르겠다. 쇼스타코비치의 특징과 곡들의 공통점이 뭔지는 느낌이 오지만, 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연주를 하는사람과 듣는사람- 나에게 있어 하프란 상상 속의 물건이었다. 학교에 하프를 기증하여 입학했다는 사람이 있더라 라는 소문, 그리고 게임 속에서 바드(음유시인)라는 직업이 하프로 몬스터를 공격하는 것이 하프에 대한 지식 전부였다. 실제로 본 하프는 정말 거대하고 아름다웠다. 소리는 더 아름다워서 공연의 대부분을 하프 쳐다보는 것에 할애했다. 그외에도 신기한 것이 몇 가지 있었는데, 첼로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같은 보통 활로 켜는 악기를 손으로 뜯어서 하는 연주를 상당기간 한다는 것과 관악기 구멍 속에 손을 넣어서 연주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 그리고 중간중간에 뒤집어서 침을 빼내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 무대 뒤에 가까이 있으니 안보이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 재미로 두 시간을 견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 명이 짝을 지어 한 명은 연주만 하고 한 명은 연주와 악보 넘기기를 담당한다는 것도 새로 알게 된 사실이다. 정신도 바짝 차려야겠고 손이 참 빨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