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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Q정전
    처음 아Q정전을 읽었을 때, 설레는 첫 장을 지나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그 마지막 책장까지 읽어낸 후 책을 덮고 한참 생각에 빠졌었다. 문학에 익숙하던 나에게 아Q정전은 그리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책이 아니었다. 여태껏 접해 왔던 책들 중 중국을 배경으로 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역시 낮선 영역이라 그런지 책을 다 읽은 후 드는 느낌은 당혹감뿐이었다. 어떤 책이든, 그 속엔 저마다 나타내려 하는 것 하나 쯤은 품고 있기 마련인데 아Q정전은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아Q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궁금해 하지 않고서는, 책을 읽고 난 후 드는 당혹감과 개운치 못한 느낌이 날 계속 맴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아Q정전이 진정 말하고자 했던 ‘진짜 이야기’가 나를 손짓하는 듯 했다.우리나라의 근현대사 소설들이 처참하고 가슴 아팠던 시절을 이야기로 반영해 그 슬픔과 그 당신의 현실을 담아내려 했듯이, 아Q정전 역시 중국의 시대적 배경을 잘 반영한 소설이었다. 책에서도 언급 되었든, ‘혁명당’이란 단어가 쓰이기 시작한 부분에서부터 신해혁명과 관련이 있다는 것 정도는 대충 눈치 챌 수 있었다. 하지만 신해혁명에 대한 의의만 알고 있지, 나머지에 대해서는 무지한 나였기 때문에 내용이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신해혁명과 그 당시 중국인들의 태도에 대해 바로 알고 나자 현대 중국 문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루쉰이 왜 아Q란 인물을 빌려 해학성 가득한 이 단편소설을 써냈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가진 것은 없지만 자존심만큼은 하늘을 찌르던 아Q는 그 당시 중국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빚어낸 인물이다. 정확한 성씨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그였지만 자신이 남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기세등등한 모습이 아Q가 자부심에 빠져 살고 있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바보 같은 모습에 여러 모진 일들을 겪고도 당당한 아Q가 이해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아Q가, 아니 그 당시의 중국인들이 모자란 구석이 많고 그저 자신의 자존심하나로 살아간다는 것이 부각 되어 나타난 것인 지도 모른다. 그런 아Q에게 진짜 시련이 온 것은 여자에 눈을 뜨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도 조 나리댁 유일한 식모인 오마와 엮이는 일만 없었더라도 아Q의 삶이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진 않았을 것이다. 이립이 가까워 져서야 비로소 여자에 눈을 떴으니 아Q로서는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Q는 잘못을 저지른 죄인이 된 것이고, 그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날품팔이조차도 그를 부르는 사람이 없어 못하게 되었으니 한편으로는 그가 가엾단 생각도 들었다. 엎친데 덮친 격, 다른 마을에 가서 구걸하려는 것 마저 험난하기만 하니 당시 중국인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팠는지 알 수 있었다.다른 마을로 떠나고 한 달 만에 돌아온 아Q. 몰라보게 달라진 화려한 겉모습에 아Q를 욕했던 사람들의 태도가 바뀐 것을 보고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꼭 지금의 우리와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의 내면이 어떻든간에, 그의 겉모습만 보고 내 마음대로 ‘겉모습이 이러니 내면 또한 그럴 거야.’ 하고 단정 지어 버렸던 적이 있다. 문득 내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Q가 화려한 외면을 가지게 된 건 한낱 도둑질이었을 뿐, 그로 인해 얻은 부를 부러워하고 아Q가 신분상승이라도 한 건가 굽신거리는 마을사람들의 이중적인 태도에서 당시의 문제뿐만 아니라 현대의 문제점도 짚어 볼 수 있었다. 이 와중에, 혁명당을 증오해왔던 아Q는 마을 사람들이 혁명당을 두려워 한다는 이유만으로 혁명당에 들어가는데 자신이 그리 증오하던 혁명당에 들어가면 마을 사람들을 모두 자신의 포로로 만들 수 있을 거란 헛된 야망이 불러온 비극의 시작이 이었다고 생각한다. 혁명당을 무서워하는 마을 사람들의 위에 설 수 있단 기대를 품었던 아Q가 얼마나 정신적으로 완전하지 못한 인물인지 알았다. 혁명당에 들어간 자신에게 사람들이 움츠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워하던 아Q는 뚜렷한 목표나 계획도 없이 당장의 즐거움을 위해 살아가고 있던 것이다.결국 자신의 생각과는 반대로 혁명당에 들어가서도 별 다른 일은 하지 못하고 평탄한 생활을 하다 조 나리네 집이 약탈당한 것을 도둑질로 새로운 모습이 되어 돌아왔던 아Q가 주도한 것이라 오해를 사 그 순탄치 못했던 삶이 허무하게도 총살로 아Q의 삶은 최후를 맞게 된다. 배운 게 없어 글조차 쓰지를 못할 정도니 제대로 된 해명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서명 대신 동그라미를 그림으로써 총살형이 결정, 죽음에 이르게 된 아Q를 보며 무지로 인한 손해가 이리도 클 수 있단 것을 깨달았다. 사형에 처하게 된 아Q를 보며 안타까워 하기는 커녕 총살은 참수만큼 볼만 하지 않다며 불만족스러워 하던 여론을 보아 그들 또한 아Q만큼, 아니 어쩌면 아Q보다 훨씬 더 이기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지극히 비인간적이지 않았나 싶다.
    독후감/창작| 2010.06.21| 2페이지| 1,000원| 조회(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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