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와 구비문학구비문학은 ‘말로 된 문학’이다. 대체로 구비문학은 옛날부터 전해 내려온 것만을 의미한다는 인식이 널리 알려져 있어 구비문학이 우리 주위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일상에서 글보다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듯 구비문학은 기록문학보다 더 보편적이다. 구비문학은 과거부터 이어져 내려오기도 하지만 오늘날에도 구비문학은 여러 형태로 존재하면서 끊임없이 창조되고 있다.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구비문학은 ‘이야기’이다. 그 중에서도 경험담의 이야기화는 좋은 구비문학이 될 수 있다. 오늘날에는 옛날보다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으니 구비문학이 과거보다 오히려 현대에 와서 더 발전해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험담을 공유하는 일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니 구비문학이 앞으로도 소멸할 일은 없을 것이다.구비문학은 말로 존재하고 말로 전달되고 말로 전승되는 것이다. 하지만 말로 존재하고 전승된다 하더라도 문학으로서의 미적 가치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구비문학이라고 할 수 없다. 구비문학은 ‘문학’인 만큼 문학성을 띠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경험담을 있었던 일 그대로 전달만 한다면 그것은 구비문학이라고 할 수 없다. 경험담을 이야기화 한다는 것은 단순한 사실전달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로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서를 자극하기도 한다는 의미이다. 구비문학은 이렇게 단순한 말이 아닌 미적 짜임새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경험담이 좋은 구비문학이 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영화 를 보면 경험담이 어떻게 구비문학으로서 기능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영화에서 드러난 주인공의 말하기방식에서 구술문화의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볼 수 있다. 먼저 구술문화에서 표현은 종속적이라기보다는 첨가척인데, 이는 순접접속사를 유독 많이 사용하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주인공의 이야기는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라기보다는 머릿속의 이야기가 밖으로 흘러나오는 듯 매끄럽게 이어지며 끊임없이 이야기가 창출된다. 또한 구술문화의 표현은 분석적이라기보다는 집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야기의 단어는 단어 그자체로만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덩어리로 표현된다. 즉 미사여구가 많이 사용된다는 말인데 영화에서 주인공이 인물을 설명할 때나 상황을 제시할 때 간단하게 말하지 않고, 듣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게끔 꾸미는 어구를 자주 사용하는 모습에서 그 특징이 그대로 반영된다. 그리고 구술문화는 첨가적이고 집합적이라고 하였는데 그러한 특징으로 인하여 장황하거나 다변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구술문화는 글로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끊어지지 않고, 장면을 그대로 끌어오는 것처럼 장황하게 전개된다.또한 분석적인 카테고리를 통하여 지식을 구조화하는 쓰기와는 달리, 구술문화는 생활 세계에 밀착하는 양상을 띤다. 인간과의 관련을 통해 세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논쟁적인 어조가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보인다. 주인공이 거인과 싸워서 거인을 굴복시켰다는 영웅담을 말하는 모습은 영웅적 면모를 극대화시키며 대립상황을 부각시킨다. 이렇게 악인과 영웅이라는 설정으로 영웅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이끌어낸다. 이런 식으로 구술문화는 화자가 말을 하면서 여러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듣는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기 때문에 감정이입적이고 참여적이라고 할 수 있다.이 영화에서 아버지인 에드워드 블룸은 자신의 모험담을 늘어놓는다. 단순히 겪었던 일을 말하는 것만으로는 경험담을 구비문학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했듯이 이야기의 미적 가치를 갖추어야 구비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모험담은 시간을 거치면서 한 편의 이야기로 완성되고 그것이 구비문학으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그래서 에드워드 블룸의 모험담은 “경험담을 말한다”가 아니라 “경험담을 이야기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서 ‘경험담을 말한다’는 것은 겪었던 일을 전달하는 것이고 ‘경험담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겪었던 일을 구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경험담이 이야기가 되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허구화를 거치게 된다. 이렇게 경험담이 구비문학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창작의 성격을 가지게 되며 구연에서 창작행위가 병행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이야기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도 허구에 있다. 아들인 윌 블룸이 아버지의 모험담을 경멸했던 이유이기도 한 이 허구성은 구비문학이 단순한 역사가 아닌, 재구성되는 결과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야기에서 허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에 사실이 아닌 것을 보탬으로써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지고, 듣는 사람의 정서를 자극하기도 한다. 허구화를 거친 이야기는 겪었던 일을 전달하는 것과는 다른 ‘미화’를 동반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 아버지가 말해왔던 아들의 출생담은 완벽한 허구였다. 아들이 태어나던 날 아버지는 큰물고기를 잡았다고 했지만 의사에게서 전해들은 사실은, 아들이 태어나던 당시 아버지가 출장을 간 상태여서 어머니와 함께 있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단순한 진실보다는 아버지가 만들어낸 출생담에서 아들이 태어나는 순간을 함께하지 못해 미안했던 아버지의 진심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처럼 구비문학은 허구가 더해져 일상생활의 경험을 풍부하고 흥미롭게 만들어 미적 가치가 극대화 된다. 구비문학에서 이러한 허구는 단순한 사실에서는 파악할 수 없는 그 이상의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 속에서 이야기의 진정한 의미가 발견된다.
착각의 늪1. 다큐 선택 동기관심 없는 표정 짓고 있지만 흔들리는 네 마음 다 들켰어 인정해 속이려 하지마 말은 안해도 날 보는 네 눈빛은 내게 빠진걸 내 주윌 맴도는 수많은 남자들 내게 말해 처음엔 재미있고 편한 친구라 날 생각 했었다고 나에게 빠져빠져 모두 빠져버려 피할 수 없는 나의 매력 속으로 사실은 처음부터 그랬던 거야 벗어날 수 없을걸 사랑에 빠져빠져 이제 빠져버려 누구도 선택할 수 없는 내 마음이제는 한 사람을 사랑 할거야 그건 바로 너.박경림의 ‘착각의 늪’이라는 노래를 모두들 한번쯤은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위의 가사처럼 이 노래는 누가 봐도 못생긴 박경림이 자신이 매우 매력적이라는 착각에 빠졌다는 내용이다. 박경림이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웃음을 참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박경림만 이 ‘착각의 늪’에 빠진 것일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착각에 빠졌다는 사실을 부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게 어떤 착각이든 착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박경림뿐만이 아니라 우리도 이미 착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이라는 제목으로 ‘착각’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착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2. 주요 내용 요약인간은 착각하는 존재이다. 1부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착각에 대해 살펴본다. 1부의 처음은 LA폭동의 도화선이 된 두순자사건으로 시작된다. 단순한 ‘착각’으로 살인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다소 자극적인 장면이다. 이후에는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흔히 하게 되는 착각을 생생하게 그려내는데 그 실험의 결과는 놀랍도록 우리가 얼마나 착각을 쉽게 하는지 보여준다. 한 실험은 길거리에서 이루어졌다. 실험의 내용은 이렇다. 낯선 사람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묻는다. 잠시 후 커다란 광고판이 가운데로 지나가고 광고판이 지나갈 때 길을 묻던 사람과 광고판 뒤에 숨어 있던 사람을 바꿔치기한다. 피실험자들은 이 변화를 알아챌 수 있을까? 놀랍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것은 처음에 한 번 보고 판단한 것이 변함없이 계속 진실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착각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하지만 착각이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긍정적 착각을 하는 존재이다. 손가락이 네 개 밖에 없는 그림을 보고 아이들이 손가락이 자라날 것이라고 하는 것처럼 착각은 우리의 삶에 희망을 불어넣기도 한다.2부에서는 사회적 착각에 대해 살펴본다. 한 실험은 도로위에서 우리들이 하고 있는 착각을 꼬집는다. 그랜저와 프라이드 두 동류의 자동차가 있다. 빨간 신호에서 프라이드가 멈춰서 있다가 파란불로 바뀌어도 출발하지 않는다. 뒤에 서있던 자동차는 얼마 만에 경적을 울릴까? 그랜저도 마찬가지로 빨간 신호에서 멈춰 있다가 파란불로 바뀌어도 출발하지 않는다. 두 자동차에게 뒤에서 경적소리가 울리기까지의 시간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단지 자동차의 종류만으로도 사람들은 착각에 사로잡혀 이러한 실험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착각도 있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초콜릿 열 개를 주고 짝꿍과 게임을 해서 이기면 열 개를 모두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긴 아이에게 초콜릿을 짝꿍에게 나눠 주고 싶은지 나눠준다면 몇 개를 나눠줄 것인지 물어봤다. 그러자 아이들은 열 개 중 절반을 짝꿍에게 나눠주었다. 이유는 단순히 ‘그냥 주고 싶으니까’라고 하며 천진난만하게 말하는 아이들은 짝꿍이 게임에 이겼어도 자신에게 초콜릿을 나눠줄 것이라 믿고 있었다. 이러한 긍정적 착각은 타인에 대한 긍정적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착각의 긍정적인 면을 다룬다. 아무런 효능이 없는 가짜 자기장 의료기기로 한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모두 그 의료기기로 인해 몸이 좋아짐을 느끼고 만족스러워 했다. 어떤 사람은 그 의료기기가 가짜임을 말해주어도 몸이 좋아진 것을 스스로 느꼈으니 가짜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신과 세상에 대한 긍정적 착각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착각은 사람들의 건강과 대인관계, 동기부여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자신의 삶을 바꾸는 긍정적 착각은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긍정적 착각도가 높은 아이가 성공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긍정적 착각도를 측정한 후 긍정적 착각도가 가장 높은 아이들 5명과 긍정적 착각도가 가장 낮은 아이들 5명을 데리고 실험을 했다. 아이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10층 상자탑을 쌓는 것이다. 아이들이 상자를 쌓는 동안 예상치 못한 난관을 주어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지켜보았다. 긍정적 착각도가 높은 아이들은 임무 수행 도중 난관에 부딪혀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차분하게 좌절을 극복해 나가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긍정적 착각도가 낮은 아이들은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좌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긍정적 착각도가 높아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미래에 대해 더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의 착각은 좌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노력을 통해 목표를 성취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아이가 눈을 가리고 공을 던지면 엄마가 바구니로 받는 실험에서는 엄마와 아이의 대화방식에서 결과가 달리 나타났다. ‘아니’라는 말보다 ‘그렇지’라는 말을 더 많이 했던 엄마와 아이의 결과가 그렇지 않았던 그룹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괜찮아’, ‘잘하네’ 등의 칭찬과 격려의 말은 긍정적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긍정적 착각에 빠진 사람은 스스로에 대한 기대의 크기만큼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3.감상 및 과제 소감여러 가지 실험을 보면서 놀랍기도 하고 부끄러운 순간도 많이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는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착각의 늪에 빠져버린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착각의 첫 번째 조건은 ‘자기중심성’이라고 한 것처럼 우리가 가장 쉽게 하는 착각은 ‘세상의 중심은 바로 나’라는 착각이다. 사주나 타로를 본 경우를 떠올려보면 지금 생각해보니 누구나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당시엔 내 성격을 정확히 알아맞히는 타로점이 신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착각에서 생겨난 것이라니 친구들에게 정말 잘 알아맞히는 타로집이 있다고 소문내고 다녔던 게 살짝 창피해지려고 한다.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농구장을 활보하는 실험을 보고나서는 내가 그동안 심각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 많은 농구장에서 이상한 차림을 하고 돌아다녀보지만 시간이 지난 후 그 장소에 있던 사람들에게 이상한 옷차림을 하고 다녔던 사람을 기억하냐고 물으니 아무도 기억을 하지 못했다.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돌아다녔던 사람은 모두가 자기를 쳐다보고 비웃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할 뿐 아무런 관심도 없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사소한 실수라도 저지른 날에는 며칠 동안 자책하고 창피해 했는데 이 실험결과를 보니 당시의 그 사람들은 내가 실수를 했는지 안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착각은 내가 아는 웹툰에서도 다뤄진 적이 있다. 나는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심리학에 관련된 것은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하는데 얼마 전에 우연히 라는 웹툰을 알게 되어 본적이 있다. 웹툰이지만 심리학을 재미있게 풀어놓아서 자주 보는데 그 중 ‘소심한 연군의 열흘’이라는 에피소드에서 이 내용이 다루어졌었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한 남학생이 강의시간에 발표를 하는 도중 실수를 하게 되어 그 후로 항상 자신감이 없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러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리학자가 그 당시 같이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에게 그 남학생을 기억하는지 물어보는 실험을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을 못한다는 결과를 얻어낸다. 그 사실을 알고 남학생은 다시 자신감을 되찾게 된다. 이 에피소드를 보고나서 정말 사람들은 본인이 아닌 남들에겐 이렇게 관심이 없을까란 생각을 했었는데, 이 다큐멘터리에서 실제로 실험한 결과를 보니 확실히 우리가 얼마나 착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나니 지금까지 창피했던 기억이 남들의 기억엔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후련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운한 감정도 있다. 나는 항상 사람들에게 주목받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살기에 바쁘다니 말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한다면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세상의 중심이 나라는 착각도 긍정적 착각의 한 종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모두가 나를 주목한다는 생각에 항상 긴장하며 완벽해지려고 하니 내가 더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답사 보고서‘제주도’라고 하면 누구나 아름다운 경치와 낭만을 생각하겠지만 이번 답사는 제주도의 어두운 면을 들춰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답사를 통해서 제주도의 역사를 더욱 깊이 알게 된 것은 맞지만 사실 나는 4.3사건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니었다. 중학교 때였던가, 학교에서 독후감을 쓰기 위해 라는 책을 읽었었다. 이 책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4.3사건에 대해서도 언급되어 그 때 제주도의 4.3사건을 처음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고 나서 제주도의 4.3사건에 대해 검색을 해보고 제주도의 새로운 면을 찾은 것 같아 낯설기도 하고, 보기와 달리 어두운 과거를 가진 제주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었다. 하지만 그 때는 지금보다 어렸기 때문에 지금 다시 4.3사건을 마주한 기분과 그 때의 기분은 분명히 다르다.북촌리 마을을 탐방하기 전 학교에서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인 을 먼저 읽으라기에 북촌리 마을 답사 전에 미리 알고 가면 좋을 것 같아 책을 펼쳤다. 은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중에서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소설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부끄럽게도 지금까지 제목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책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현기영 작가의 소설이었다. 현기영 작가라면 내가 전에 책을 읽어본 적이 있다. 바로 였다. 같은 작가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기에 뭔가 신기하고 왜 지금까지 을 몰랐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같은 작가라는 것을 알고 나서 괜히 반가운 마음에 얼른 책을 읽기 시작했다. 4.3사건과 관련은 없지만, 이 소설에서 4.3사건의 처절함만큼 놀라운 사실도 하나 알게 되었다. 제목 에서의 ‘삼촌’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삼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촌수를 따지기 어려운 먼 친척 어른을 남녀 구별 없이 흔히 삼촌이라 불러 가까이 지내는 풍습이 있어 순이 삼촌이라고 하는 것이고, 사실 순이 삼촌은 할머니였다. 이렇게 책을 읽고 나서 순이 삼촌의 정체(?)와 북촌리 마을에 있는 4.3사건의 흔적을 알게 되고 본격적으로 북촌리 마을을 탐방하기 시작했다.제주 4.3사건이란 1947년 3월1일을 기점을 하여 1948년 4월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제주도 조천읍 북촌리는 제주 4.3사건 당시 당일사건으로 가장 많은 인명학살을 가져온 주민학살 사건의 장소라고 한다. 북촌리 주민학살사건은 1949년 1월 17일, 북촌국민학교를 중심으로 동서를 가르며 들과 밭에서 400명이 넘는 대규모 민간 학살이 일어났고, 순식간에 들이닥친 군인들은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이 사건으로 북촌마을은 후손이 끊긴 집안이 많아 무남촌(無男村)이라고도 불렸다니 4.3사건이 남긴 황폐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하다.제주 4.3사건을 여실히 알 수 있는 너븐숭이 4.3기념관. 기념관 내부에서는 제주 4.3사건에 대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그 당시의 처절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었다. 기념관 내부에서 본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그림이 있다. 시와 함께 전시된 그림이었는데, 어린아이가 죽어가는 엄마의 젖을 빨고 있는 슬픈 장면이었다. 당시의 상황을 그림으로 재현한 것이라는데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칠 만큼 가슴 아픈 그림이었다. 또 기념관 안에는 사건 당시에 희생된 주민들의 이름이 있는 곳도 있었는데 나이를 보니 너무 어린 사람들이 많아 더욱 가슴이 아팠다. 어린 나이에 그 끔찍한 일을 당했다니…….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경건해 지는 순간이었다.
변혁·전환기의 희곡문학1. 해방 후 연극인들의 동향-1945년 8월 18일에 조선문학건설본부 결성 후 그 산하에 연극건설본부가 들어섬-연극계는 좌익과 우익, 좌익에서 분파한 프롤레타리아연극동맹으로 분열함-좌익진영극단 : 청포도, 자유극장, 낙랑극회, 조선예술극장, 혁명극장, 서울예술극장, 인민 극장, 동지-우익진영극단 : 민족예술무대, 전선2. 희곡의 일반적 경향-8·15 이전의 일제치하에서 친일을 했건 반일을 했건 간에 재빨리 변신을 도모함으로써 자 신의 죄과를 씻어보려는 계산과, 남보다 앞질러 전면에 나섬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는 영웅심리 작용-신파연극으로 연명해 나오면서 천대를 받아왔던 연극이나 극작가들은 그러한 억압과 멸시 에 대한 반동을 꾀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자신들의 정체를 과시하려는 의도성◆이 시기 작품을 발표한 극작가의 세 가지 형태첫째, 일본 제국주의의 압정을 의식적으로 폭로하며 민족적 울분을 발산시키려는 적극적인 울분파둘째, 자신의 친일적 작가경력에 대한 죄의식을 참회하기 위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가담하려 는 편승파셋째, 무명시대에서 일대 도약하여 새로운 실권자가 되기 위한 영웅주의자?해방 직후부터 1,2년 사이의 전반기 희곡은 그 대부분이 일본 제국주의의 죄악상을 폭로 하거나 독립지하운동의 이면사를 그리는 데서 웅변처럼 절규하는 작품이 아니면 회고적이 거나 감상주의적 민족주의에다 바탕을 둔 역사극이 태반임?리얼리즘에 입각한 냉철한 희곡을 만나는 것이 드물고, 해방의 기쁨과 감격 그 자체에서 헤어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 현실에 입각한 진정한 민족적 역사의식을 자각한 작품을 볼 수가 없음?혼돈과 흥분과 무질서 가운데서 문예파 산하의 문학가동맹·연극동맹이 주도권 쟁탈을 위 하여 혈안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탁통치문제와 좌우 양진영의 대립과 1948년의 유엔에 서의 대한민국의 승인 등 일련의 정치문제가 휘몰아치면서 연극계도 완전히 두 세력의 대 립으로 치닫게 됨?8·15광복부터 약 6개월간 발표된 창작극들의 특징 : 해방 후 처음 맞는 3·1절을 대대적 으로 기념하기 위하여 ‘연극동맹’산하 극단이 3·1운동을 소재로 한 작품을 대거 공연함3. 주요 작가(1) 유치진 (柳致眞,1905∼1974)-해방 전 극단 ‘현대극장’을 주도해오면서 친일적인 작품을 발표함-주변의 사태와 정치적 판도에서 미루어 볼 때 민족진영의 연극진용의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자 이해랑·김동원·박상익·윤방일 등과 대열을 정리함으로써 그 당시의 ‘연극동 맹’ 세력과 정면으로 대결을 하기에 이름-「조국」「은하수」「별」「대춘향전」등 일련의 역사극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낭만주의적 리얼리즘을 주장하며, 민족주의의 개안을 촉구하는 계몽주의까지도 서슴지 않음◈「조국」▶1948년에 발표된 유치진의 희곡. 전 1막 2장. 광복과 함께 피압박민족으로서 겪은 사실을 증언형식으로 쓴 작품이다. 부제 에서 알 수 있듯이 3·1운동은 배경으로 한 항일 독립투쟁이 묘사되어 있다. 독립투사였던 아버지가 일본경찰에게 죽음을 당하자 아들도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독립운동에 뛰어들고, 이를 반대하던 어머니도 결국은 아들의 항일운동을 돕게 된다는 줄거리이다.▷특징 : 한 가족의 처절한 독립운동을 통해 광복 후 해이해진 민족혼을 일깨우고자 함.(2) 김영수 (金永壽,1911년6월27일~1977년4월23일)-단편소설 「소복」으로《조선일보》신춘문예의 관문을 통해 등단하였으나 소설보다는 「단층」「총」등 희곡을 발표하게 되면서 극작가로 변모함-멜로드라마로서의 재미와 풍속도로서의 시사성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내는 능숙한 극작술을 장기로 함-그가 발표한 희곡은 대부분 극단 ‘신청년’에 의하여 발표되어 「민중전」「불」「황야」「꽃피는 언덕」은 극단 ‘문화극장’에서 그리고 「오남매」「사랑의 가족」「상해야화」「여사장」「혈맥」「사육신」「행로등」「폭풍의 역사」는 모두 ‘신청년’의 고정 레퍼토리 이기도 함◈「혈맥」▶작품소개3막 4장으로 이루어져있으며 한국 연극사에 1940년대 대표적인 리얼리즘 작품으로 탄탄하고 치밀한 구성과 긍정적인 인생관이 돋보이는 고전적인 희곡이다. 생존의 문제가 그 어느 것보다 시급했던 해방 직후의 혼란기에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로써 하나의 일관된 사건으로 인한 기승전결의 짜임새를 갖추었다기 보다는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통하여 광복직후의 이곳저곳에서 모여든 변두리 달동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하여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상황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다.▶줄거리1947년 성북동 변두리.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방공호에서 내쫒기게 될 상황에 쳐해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복덕방 거간꾼을 비롯하여 땜쟁이, 목판, 담배장수, 댄서, 하급노동자 등이고 이야기는 땜쟁이네 깡통네, 목판 담배 행상을 하는 원칠, 원팔 형제, 복덕방 거간꾼 털보네 등 세 가족들 중심으로 전개된다.일제시대에 돈을 들여 넘겨받은 방공호를 통해 돈을 벌어보고자 했던 강가는 방공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리금을 요구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럴만한 돈이 없다.복덕방 거간꾼인 털보는 아들을 어떻게 해서든 미군과 연계된 일을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아들 거북이는 아버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기를 원하고 거북이 사랑하는 복순은 어머니 옥매에게 맞아가며 기생이 되기 위한 공부를 한다.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비어홀에 댄서로 나가는 백옥희는 원칠에게 연모의 감정을 갖지만 원칠은 그런 옥희를 못마땅히 여긴다. 담배행상으로 가족을 연명해 가는 원팔은 부인이 폐병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동생 원칠이는 일본에 유학까지 다녀온 엘리트이지만 사상 때문에 형사에게 감시를 당하고 있는 고등실업자로 생계와 관련한 문제들 때문에 형과 끊임없이 갈등 한다.느즈막에 자기보다 한참 젊은 청진계집에게 장가를 든 털보는 가진 돈을 모두 청진계집에게 도둑맞고 설상가상으로 아들 거북이 깡통의 딸 복순과 도망을 하고 자포자기하게 된다. 폐병으로 고생하던 원팔의 아내는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그 죽음 앞에서 반목해오던 원팔과 원칠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형제애를 확인하고 화해하게 된다.힘든 현실 속에서 새로운 삶을 위해 나가고자 노력하는 이들, 방공호 사람들의 화합과 희망을 이야기한다.(3) 오영진 (吳泳鎭,1916년12월9일~1974년10월29일)-원래 영화지망생이었으며 시나리오를 문화의 경지까지 올리려고 고군분투하였거니와 오늘 날 우리에게 남겨진 대부분의 희곡도 본래는 시나리오로 썼던 것을 후일 각색한 것들임-작품으로써 희극정신의 투명성과 우리의 민족정신 정취나 한국적 해학성을 성공적으로 구 축함-우리 희곡문학에 결핍증으로 거론되는 풍자와 해학을 독자적인 수법에 의하여 정착시키는 데 크게 공헌함-대표작 : 「배뱅이굿」「한네의 승천」「풍운」「살아있는 이중생각하」「정직한 사기한」(1949) 등*「맹진사댁 경사」는 1943년 8월 그 당시 황국주의에 앞장섰던 문학지 『국민문학』에 일본어로 창작한 시나리오◈「맹진사댁 경사」줄거리 : 맹진사는 진사란 벼슬을 돈으로 사서 양반 행세를 하는 인물로서 허세 부리기를 좋아하고,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무남독녀 갑분이를 김판서댁에 청혼하여 승낙을 받으나 지체 높은 김판서댁과 사돈이 된다는 사실에 흥분한 나머지 사위의 선을 보지 않는다. 갑분이의 혼사 준비에 바쁜 중에, 과객으로 가장한 신랑의 당숙이 찾아와, 신랑이 태어날 때부터 절름발이라고 넌지시 일러주자 집안은 발칵 뒤집힌다. 이에 맹진사는 멀리 숙부 집으로 갑분이를 빼돌리고, 하녀인 입분이를 분장시켜 시집보낼 계획을 세워 놓고 흐뭇해한다. 혼례 당일 신랑이 나타나는데 절름발이는커녕 훤칠한 대장부였다. 때는 이미 늦어 하녀인 입분이가 김판서댁 도령 ‘미언’과 혼인하게 된다. 맹진사는 결국 허욕과 우매함으로 해서 하녀를 판서댁으로 시집보낸다.
해방공간의 소설1.계급문학과 순수문학의 갈등해방된 조국의 당면 과제는 식민지 문화의 잔재를 청산하는 일과 민족문학의 재정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실제로 맞부딪친 것은 이념적인 갈등이었다. 문단의 주도권때문에, 혹은 정치세력과의 동조 내지 결탁 때문에 작품 외적인 곳에서 더 치열하게 접전하고 있었다.1) 계급문학계급문학은 질보다는 양을, 문학의 예술성보다는 문학의 도구성을 더 중요시하였다. 그들은 해방 다음날 ‘문인보국회’의 간판을 떼어내고 ‘조선문학건설본부’ 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임화.김남천.이원조.이태준 등이 대표적이다.*임화의 논리조선문학의 발전과 성장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일본제국주의가 붕괴된 오늘, 우리 문학의 이로부터의 발전을 방해하는 이러한 잔재의 소탕이 이번에 조선문학의 온갖 발전의 전제조건이 되는 것이다.▶민족문학의 건설을 위하여 일제의 잔재를 소탕하는 것이 급선무인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 배제의 논리는 결코 일제의 잔재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현대의 민족문학은 분명히 노동계급의 이념에 기초해 있고, 노동계급은 자기의 이념이 인민의 이념으로 될 것을 주장하고, 인민의 이념이 또 민족의 이념이기를 요청한다.▶민족문학은 결코 우리 민족 전체가 유구한 역사를 통하여 창출한 문학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노동자.농민계급의 이념에 기초해 있지 않으면 근대적 의미의 민족문학이 될 수 없다는 배제의 논리가 도사리고 있다.2) 순수문학계급문학의 섣부른 선취적 행동에 대한 불만을 가졌으며, 그 대응세력으로 ‘조선문화협회’(후에 중앙문화협회로 개칭)를 다음날에 발족시켰다. 박종화.오상순.변영로.김영랑.김진섭.이헌구.이하윤.김광섭 등이 대표적이다.*김동리의 논리민족정신을 민족단위의 휴매니즘으로 볼 때, 휴매니즘을 그 기본내용으로 하는 순수문학의 관계란 벌써 본질적으로 별개의 것일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목적하는 민족문학이 세계문학의 일환으로서의 민족문학인 것처럼, 우리 민족정신이라는 것도 세계사적 휴매니즘의 일환인 민족단위의 휴매니즘으로 규정될 것이며, 이러한 민족단위의 휴매니즘을 세계사적 각도에서 내포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순수문학인 것이다.▶김동리는 이 글에서 순수문학이 곧 민족문학이 될 수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 왜냐하면 양자 다 휴머니즘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계급문학- 문학 바깥에 있는 사상적 체계에 복종※순수문학- 휴머니즘을 옹호하는 한 작가의 창조정신에 의거2.해방직후의 소설1)해방 직후 발표된 소설들이 해방 이전보다 진전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1) 해방 직후의 정치. 사회상이 소설보다 더 극적으로 전개되고 있었다는 점(2) 소재에 대하여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기 어려웠던 점(3) 수시로 변하는 정치적. 사회적 현실 때문에 가치관을 확립하기가 어려웠던 점(4) 작가 자신이 차분히 앉아 소설적인 형상화에 투자할 여유가 없었다는 점(5) 일제 식민지하에서 겪었던 지난날의 상처가 알게 모르게 그들의 창작에 관여하고 있었기 때문2)해방 직후 소설문학의 양상(1) 해방 전후의 조국 현실을 리얼하게 묘사함으로써 그 실상을 보여주려는 소설(2) 일제 식민지 체험을 회오하고 속죄하는 관점에서 쓴 소설(3) 해방된 조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들을 사시적 관점에서 쓴 소설(4) 순수문학을 지향하는 소설(5) 계급의식을 고취함으로써 프롤레타리아혁명을 선동하려는 소설(1) 해방 전후의 조국 현실을 리얼하게 묘사함으로써 그 실상을 보여주려는 소설1.김영수의 「혈맥」-해방 전후의 조국 현실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해방 직후 좌우익의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을 때 부자(父子)가 겪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의사면 의사노릇만 하세요!”하고, 더 굵게 힘을 주어서 배앝듯 단숨에 토했다. 이것은 분명 명령에 가까운 말투였다. 여태 한번도 아버지의 앞에서 이런 노기 띠운 말투를 해본 적이 없는 아들이었다. 이런 괘씸한 소리를 여지껏 아들의 입에서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아버지였다.(중략)“탈선입니다.”“아니, 이놈아, 네가 이를테면 애비한테 훈계를 허는 셈이냐.”억지로 분을 참자니 말이 자꾸 탁 탁 막힌다. 이박사는 다만 무릎을 들먹거릴 뿐, 초조할 대로 초조해졌다.“선량한 인민에게 해독을 끼치는 행동을 아버지가 취허실 땐, 자식으로서도 가만있을 수는 없어요.”▶이념 때문에 부자간이 한순간에 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한국의 전통적 윤리관을 뿌리째 흔들어놓고 있는 것이다. 몇 백 년을 지탱해온 유교적 가치관이 해방과 더불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2.이태준의 「해방전후」-이 소설은 작가 이태준의 1943년~1945년 사이의 삶이 직접 노출되어 있다는 점에서 자전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소설 속에서는 김직원으로 대표되는 보수적 민주주의 경향과 사회주의 편에 서는 현의 입 장이 화해를 이루지 못함으로써 해방공간의 혼돈과 대립을 반영하고 있다.-정치적 이념의 선전보다는 아직도 소설적 리얼리티에 연연하고 있는 이태준 본래의 일면을 드러내고 있다.3.김동리의 「혈거부족」-만주에서 귀국한 여인의 비참한 생활을 그린 소설이다.-해방 직후 도처에서 볼 수 있었던 귀환 동포들의 비참한 생활을 그리고 있다.-귀향의식을 묘사함으로써 고향의 의미를 일깨워준다.-절박한 현실을 다루면서도 그가 말하는 소위 순수문학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이보 날 어짜던가 고향까지만 데려다 주.”해방이 되었다고 왼 이웃이 발칵 뒤집히다시피 떠들던 날, 남편은 조용히 바람벽에 등을 기대고 앉은 채 순녀를 보고 이렇게 탄원했던 것이다.지금까지는 성공이나 하면 돌아가려던 고향의 땅이었다. 그러나 이제 해방된 고국에 가는 데야 무슨 성공과 실패가 따로 있으랴.(중략)그리하여 희망이란 것이 다만 고향에 가 묻히거나 하고 싶다는 남편이 아닌가.▶귀환 동포의 현실은, 고향에 돌아와도 제대로 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귀향의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순녀의 애달픈 사연을 통하여 인간의 의식 심연에 있는 고향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다.(2) 일제 식민지 체험을 회오하고 속죄하는 관점에서 쓴 소설-자의든 타의든 오욕을 빨리 청산하고자 하는 심정으로 쓴 소설1.이광수의 「나의 告白」-자서전을 쓰게 된 동기: “세상에 빛을 주고 향기를 보내자는 것이 아니”고, “더러운 자신을 살라버리기 위해”라고 했다.-구조: 1.민족의식이 싹트던 때 2.민족운동의 첫 실천 … 7.해방과 나 등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전편은 그의 행적과 민족문제를 결부시켜 서술하고 후편은 친일을 하게 된 사정을 변명하 고 있다.-일제하의 그의 행적을 그 자신도 떳떳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어느 조선 사람이 징용을 가거라, 징병을 가거라 한다고 해서 그 말을 들어서 갈 조선 사람도 없고, 또 가지 말라고 해서 안갈 사람도 없는 것이다. 반항할 수 없으니 가는 것이요, 가족이나 동족이 해를 받을 염려가 있으니 가는 것이었다. 이왕 가는 길이니 발길로 차이면서 끌려 가지 않도록, 가서라도 미움받이를 덜하도록 하자는 것이 곧 협력하는 태도라는 것이었다. 또 어차피 흘리는 땀이요, 어차피 흘리는 피일진댄, 만일의 경우 (일본이 이기는 경우)에 그 값이나 받도록 하여 두자는 것이 소위 부일 협력의 동기였다.▶이광수가 친일을 하게 된 어쩔 수 없는 사정2.김동인의 「亡國人記」-일제 치하를 살아온 김동인 자신의 이야기를 쓴 소설-김동인이 일제 하를 지내면서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는 몇 가지 행적을 소개하고 있음-한국문학을 위해 30년을 보낸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기도 함"세상의 하구 많은 직업 가운데서, 소설 쓰는 것을 직업으로 택하여 가지고 이 길에 정진하기를 1918년부터 오늘(1945년)까지 무릇 28∼30년에 가까운 세월을, 산업(産業)을 모르는지라. 어버이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은 삽시간에 탕진하고, 가난한 살림을 가난하기 때문에 받는 온갖 고통과 불만과 수모를 받으면서 그래도 이 길만을 지켜온 나였소"▶한국문학을 위해 30년을 보낸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음(3) 수시로 변하는 정치적. 사회적 현실 때문에 가치관을 확립하기가 어려웠던 점1. 채만식의 「孟巡査」-일제 하에서 순사질을 한 소심한 소시민이 해방 직후 다시 순경이 되었을 때 겪는 희극적 상황을 쓴 소설이다.2.채만식의 「논이야기」-일인에게 논을 팔아먹은 위인이 해방이 되면 다시 자기 논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 되 지 않아 망연자실 함-관리의 가렴주구나 일인들의 행패 등이 묘사되고 있으나 한생원의 게으름과 어리석음이 부각되어 있어 실상을 정면에서 바라보지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