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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사가 사랑한 수식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읽고)이 책이 소설이라는 것이 가장 먼저 집어 들게 한 이유일 것이다. 평소 좋아했던 소설이니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은 잠시 내려놓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학을 사랑한다는 이 책의 제목은 왠지 꺼림칙하다. ‘어떻게 수식을 사랑할 수 있는 거지?’ 의뭉스러운 마음으로 첫 장을 넘긴다.「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젊은 날의 사고로 인해 기억이 80분밖에 지속되지 않는 늙은 수학자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파출부 일을 하고 있는 여자와, 그녀의 아들이 이 노 박사의 집에 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미혼모였던 여자는 생계를 위해서 까다롭기로 소문난 박사의 집에 파출부로 오게 된다. 아이를 끔찍이 생각하는 박사에게 우연찮게 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박사는 여자가 일을 오면 집에 혼자 있게 될 아이를 생각해서 함께 데려오라고 한다. 수학이외의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던 박사는 아이의 등장으로 자상한 수학선생님이며 보호자가 되어주기 시작한다. 모자와 박사는 서로 배려를 해주며 그들만의 80분짜리 테이프를 채워나간다.나는 교사가 되려고 하는, 되고자 하는 입장이고, 그러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 및 공부를 하고 있다. 내가 학생을 바라보고, 학생의 질문을 받아들이고, 뭔가를 가르쳐 주고자할 때 나의 태도와 이 박사의 태도는 정말 달랐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예비)교사들은 학생(아동)이 질문하는 초보적인 내용에 ‘나는 알지만 너가 모르는 내용’ 그래서 ‘나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자연스럽게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사고가 함께 이루어지기 보다 ‘모르니까 내 이야기를 들어’라는 태도로 일방적 지식 전달이 이루어졌던 것은 아닐까. 그 문제가 어떤 수준이건 간에 문제를 받아들이는 학습자의 사고의 폭 안에서 각자 유의미한 방법과 과정으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굳이 특별한 교구나 교수기술 혹은 현란한 말솜씨, 즉각적인 보상 반응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단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교수·학습 조건이 아니더라도 ‘함께 생각한다(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출발이 되는)’것만으로도 파출부와 그녀의 아들, 그리고 책을 읽고 있는 나 까지 수학은 ‘재미있고 어렵지 않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녀가 앞치마 주머니에 메모지를 넣어놓고 수시로 작은 계산을 하게 될 만큼 말이다. ‘왜 이런 선생님이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과 부러움이 들게 했다.이 책에서 박사에게 ‘수’는 세상 만물을 바라보는 시선의 출발이자 완성이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 마다 숫자는 반짝반짝 감춰지지 않는 빛을 꽁꽁 싸매고 숨어있다. 숫자들끼리는 사람의 인연만큼이나 아주 소중하고 깊은 관계를 맺고 있고, 이 ‘수’는 ‘셈의 수’에서 의미를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그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 준다. 수학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책을 구절구절 읽어가면서 박사의 방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그가 저널오브의 문제를 풀면서 내쉬는 날숨, 방안의 공기, 박사의 뒷모습, 연필이 사그락사그락 움직이는 소리가 콧잔등에 내려앉는다. 순수하게 수학을 사랑하고 탐구하는 이 아름다운 장면을 상상하기까지, 왜 두꺼운 책 속의 기호화된 내용만 수학이라고 생각했는지 ,그 동안 수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지나쳤던 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책을 읽기 전 생각했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단지 계산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이 소설의 내용의 근간이 되는 노인과 아이의 교감이라던지 혹은 온 양복을 메모지로 기워놓은 노인이 매일 아침 자신의 한계를 확인해야 하는데서 오는 절망감, 그런것들이 주는 감동도 내 마음을 동하기에는 충분했다. 그러나 교수님이 특별히 이 책을 추천해 주신데는 앞서 말한 데서 오는 것과 같이 가슴이 먹먹해지는 부분만큼이나 ‘이제는 곳곳의 수의 반짝임을 조금은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뻥 뚫리는 시원함의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책을 덮고 나서 잠시 눈을 감았다 떠 보았다. 이제 박사와 함께 한 시간 덕분에 내 시선이 머무는 곳에도 명쾌한 답은 아직 부족하지만 모래알 같이 작은 질문이 반짝인다. 신발장에도, 달력 속 내 생일에도, 책상 위 놓인 핸드폰 내 전화번호에도. 박사와 함께 한 이 책속의 시간처럼 시선이 머무는 곳 마다 수학이 아름답게 반짝이기 시작한다.
    독후감/창작| 2011.06.04| 2페이지| 1,000원| 조회(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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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기는 수학이지 뭐야 서평
    수학이 웃기고 있네(「웃기는 수학이지 뭐야」를 읽고 나서)유머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서 방어기제를 풀게 한다. 수학은 호 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교과 과목중의 하나이다. 용돈 벌이를 위해서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면 ‘불호(不好)’인 후자에 가까운 학생들을 많이 보게 된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고 ‘잘’ 가르치는 임무가 있는 나로서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수학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그 때 내가 선택하는 방법이 바로 ‘유머’이다. 간간히 접하는 수학에 관한 야사들을 이야기 해주면서 시작할 때도 있고, 혹은 수학기호나 공식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덧붙여 가르쳐 줄 때도 있다. 유치한 유머에 아이들은 난색을 표하지만, 어찌되었든 웃으면서 시작하는 목표를 이루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을 시작하곤 했다.이 책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내용 깊숙이엔 수학의 공식과 개념을 비중 있게 다루지만 도입에 있어서는 18개의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관련되는 유머로 시작한다. 그것의 표면은 짧은 옛날이야기 혹은 말장난에 불과하지만 도입을 지나 내용을 읽어갈수록 그 유머는 가벼운 것이 아니었음을 곱씹게 된다. 고대이야기, 고대 수학자 이야기를 통해서 수학적 개념의 탄생이 어떻게, 왜 이루어졌나부터 시작하기에 그야말로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또, 함께 그려진 삽화는 내용을 좀 더 위트 있게 풀어갈 뿐만 아니라 ‘책 읽기’에서 오는 긴장감을 풀어주는 역할도 한다.이 책의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5장의 ‘왕도는 없다’였다. 기하학원론으로 잘 알려진 유클리드가 프톨레마이오스 왕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던 중 왕이 기하학이 너무 어려워서 유클리드에게 물었다고 한다. “좀 더 쉬운 방법은 없나?” 유클리드는 대답했다. 일반적인 길에는 임금과 평민이 다니는 길이 나누어져 있지만, 수학을 배우는 데에 있어서는 그 길의 나눔이 없다고. 누구나 동등하게 출발하여 탐구의 진실성과 노력 여하에 따라 두 주먹 안에 꼭 쥐어 숨겨둔 진리와 법칙을 한 손가락씩 펴게 하여 건네 받는 것이다. 책에서 말하는 내용들과 같이 수학은 진실만을 말하는 순수한 학문이다. 수학의 증명과 정립의 과정은 순결하고 아름다운 알몸으로 드러나 있다. ‘왕도는 없다’는 흔히 공부를 통틀어 말한다. 나도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라는 문장으로 이 말을 처음 들은 것 같다. 그러나 그 어떤 학문보다도 의뭉스러운 마음의 여지를 주지 않는 수학이야 말로 왕도는 없다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과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또 공감이 갔던 부분은 ‘수학은 이론으로 시작해서 실용으로 끝난다’는 말이었다. 물론 이 부분에서 이해와 증명을 하지 못한 수학적 이론을 수학저널을 제외한 물리학저널과 공학저널에 실을 수 있다는 말은 어디까지나 유머겠지만, 귀결되는 이 주제의 문장이 마음에 와 닿았다. 어찌 보면 수학은 실용과 동떨어져 있다. 그래서 돈이 되는 학문도 아니며, 일상생활에서는 눈 씻고 찾아봐도 학문적 수학의 내용은 발견하기 힘들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배우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 우리는 과거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데에 과학 발달의 영향을 이야기한다.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이런 기초과학이나 자연과학 등 많은 학문적 기초영역을 수학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순수하고 경제성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수학이 실은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우리가 수학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데에는 순수학문으로서의 중요성도 있지만 결국 실용으로 맺어지는 큰 역할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독후감/창작| 2011.06.04| 2페이지| 1,000원| 조회(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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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밖으로 날아간 수학 서평
    지금은 여행을 떠날 시간「세상 밖으로 날아간 수학」을 읽고이 책은 다섯 가지의 옛날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그랬더래요”라고 전해지는 이야기라서, 쉽고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다. 십진법 계산판을 만든 유목민 이야기, 땅의 넓이를 계산한 벽돌공 이야기, 원주와 원의 면적을 잰 건축가 이야기, 비례를 발견해 누이동생을 구한 소년 이야기, 승부의 확률을 생각한 주사위 꾼 이야기. 이렇게 다섯 가지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는데, 이야기들은 각자 수학의 개념을 흥미롭게 하지만 다가가기에도 쉽게 전개하고 있다.이야기들의 배경은 고대이다. 그래서 비록 현재의 삶의 모습과 똑같지는 않지만, 아동들이 평소에 만화나 책, 인터넷 등을 통해 접한 익숙한 장면들이기 때문에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오히려 이 때문에 만화를 볼 때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서 이야기에 관해 깊은 몰입을 유도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섯 가지 이야기의 큰 맥락은 기본적으로 같은 방향을 취하고 있다. 읽는 이는 주인공과 함께 시간과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이야기 속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학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해서 기본전제 확립, 개념과 관련되는 질문, 개념 확립 까지 단계적·순차적으로 확장된다. 책은 수학과 관련이 없는 듯 하게 시작해서 수학적 규칙을 발견해 내고, 개념을 정립하는 차례로 명확하게 구성되어있다. 마지막에는 ‘꼭 기억해요’라는 짧은 내용 정리를 통해 교과에 충실한 기초 개념을 한 번 더 정리해 준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교육에의 적용을 자연스럽게 연상해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읽는 내내 이야기 속 인물과, 교사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긴장하게 만든 내용이 있었다. 그것은 ‘연상하는 수의 개념’이었다.초등 수학교육 강의 시간에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기초 개념을 정립하는 초등교육 시기의 아이들에게 ‘수 개념’을 확립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형식적 사고가 어려운 이 시기에는 직접적이고 노작적인 행위를 통해 수 개념을 익혀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이다. 그래서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교육과정에는 오랜 기간 동안 아동들이 반복과 수준 심화의 과정에서 블록을 이용하여 십진법의 개념을 익힌다고 들었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들이 나왔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 였던 ‘십진법 계산판을 만든 유목민 이야기’와 ‘땅의 넓이를 계산한 벽돌공 이야기’는 모두 그림·장면·도형에 관한 연상을 바탕으로 수 개념을 쉽게 익혀 적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통해 나도 함께 블럭판을 연상해 보기도 했다.사실 이 책의 작가는 ‘이시하라 기요타카’라고 일본의 초등학교 교사이다. 저자는 수업을 통해 얻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 개념 이해에 더 쉬운 접근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돕기 위함이 저술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현명한 이야기의 전개 덕분에 수업과 연결해서 개념을 정립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교사라면 누구보다 아이들의 이해를 쉽고 명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능동적이고 자립적인 이해가 전제가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책을 통해서 개념을 정립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수학에 다가가지만, 결국 의미와 내용을 스스로 곱씹음으로서, 타의적으로 주입했을 때 보다 생산적인 학습이 될 것이다. 만약 이 책을 수업 전에 읽는다면 다음에 학습하게 될 내용에 대해 적응을 쉽게 도와줄 수 있을 것이고, 수업 후에 읽는다면 미심쩍은 부분을 확실하게 거둬낼 수 있게 도와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양한 이야기를 수업에 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직 교사들이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학생·교사 모두 잠시 이 책을 통해 고대로의 여행을 다녀 오고 나면, 머릿속에는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채워져 있을 것이다.
    독후감/창작| 2011.06.04| 2페이지| 1,000원| 조회(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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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일이와 수일이 서평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수일이와 수일이」를 읽고 나서)시험을 앞두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할 때, 시간은 없고 과제가 너무 많을 때.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종종 ‘내 몸이 두 개라면’이라는 덧없는 상상을 하곤 한다. 그건 어렸을 때 ‘눈높이수학, 윤선생 영어’와 같은 학습지에 머무는 것 뿐만 아니라, 지금의 조모임과 과제까지 어쩌면 인생을 살면서 마주치게 될, 수많은 도피에 대한 유혹이 다가올 때면 간절하게 바라질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혹시 전 연령대에 걸친 우리의 간절한 소망 ‘내 몸이 두 개라면’이 현실에서 이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 허무맹랑한 상상을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 펴낸 동화가 바로 「수일이와 수일이」다.수일이는 나가서 놀기 좋아하는 여느 초등학생과 다르지 않다. 방학을 맞자 엄마는 이것저것 학원을 더 보내기 시작한다. 수일이는 피아노도 싫고 속셈학원도 싫다. ‘학원을 몰래 빼 먹고 놀 수는 없을까’ 고민을 하던 중 수일이는 기르던 강아지가 말을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강아지 ‘덕실이’는 손톱을 쥐에게 먹이면 쥐가 제 2의 수일이로 변해서 학원을 가고, 공부를 하는 골치 아픈 일을 맡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흥미로운 제안에 수일이는 쥐에게 손톱을 먹여 가짜 수일이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일은 수일이의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가짜 수일이가 진짜 수일이의 자리까지 밀어내려고 하는 것이다. 결국 집에서 쫒겨 난 진짜 수일이는 가짜 수일이를 다시 돌려보낼 묘안을 찾게 된다.어린 시절 나의 마음도, 수일이의 마음만큼 이나 간절했다. 물론 수일이 만큼 학원을 많이 다닌 것은 아니었지만 매일 써야하는 일기와 풀어야 하는 학습지가 너무 싫어서 누군가 대신 해 줬으면 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바람’이었을 뿐, ‘가짜의 나’를 아무리 기다리며 최대한 늦게까지 버텨 봐도 결국 그 일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거울에 비치는 나 자신 ‘진짜 나’였다. 불편한 상황으로부터의 탈출은 자신이 그것을 직면하고 구체적으로 해결하기 전 까지는 불가능 하다. 수일이가 가짜 수일이를 돌려보내려고 한 것은 기존의 자기의 위치가 위협 받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된 마음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획득한 편안한 삶을 내어주고 다시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진짜 수일이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하면서 ‘당장 좋은 것’과 ‘옳은 것’의 차이를 느끼게 되었을 것이고, ‘내가 해결 한다’는 의지를 다졌던 것 같다. 가짜 수일이를 통해 진짜 수일이는 자신의 삶에서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았던 것이다. 가짜 수일이가 더 이상 ‘나의 것’인 진짜 수일이의 삶을 마음대로 결정해 나가고, 내가 모르는 나의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의무를 해야 하는 것 보다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또 나의 일부 중 먼지만큼도 되지 않는, 외모밖에 나와 같지 않는 가짜 수일이도 해 내는 ‘나의 일’을 ‘진짜’인 자신이 못 할 리가 없다는 자신감도 채웠을 것이다. 더 이상 불편한 상황 앞에서 눈만 감고 피하는 것 보다는 눈을 뜨고 손을 뻗어 직접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 전과 다른 수일이가 되었을 것이다.
    독후감/창작| 2010.12.06| 1페이지| 1,000원| 조회(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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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화 받은 편지함 서평
    나의 독재자에게(받은편지함」을 읽고 나서)내 이름은 종종 오해를 불러온다. 꽤 흔한 남자 이름이라서 어디에 가서 내 이름을 말할 때면 꼭 한마디씩 듣는 까닭에 “이름이 좀 남자 같죠?”라는 다음 차례의 말까지 준비하곤 한다. 요즘도 가끔 심심할 때면 ‘무슨 이름이 나에게 어울릴까’하며 ‘주현, 수빈, 혜진’처럼 예쁜 요즘 여아들의 이름을 끄적여 본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주인공 순남이는 자신의 촌스러운 이름이 부끄러워 같은 반 ‘혜민’이의 이름을 대신 쓰기로 하는데, 묘한 동지애가 들면서 미소가 새어나왔다. 나와 순남이는 어쩌면 비슷한 부분이 더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읽기 시작했다.주인공은 ‘순남’이라는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소녀이다. 엄마는 아파서 돌아가신 까닭에 집안 형편까지 매우 어려워졌고, 빚을 갚기 위해 아버지는 밤 늦게 까지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신다.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에서도 어울리는 친구가 없고 자신감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컴퓨터 수업 시간, 메일을 주고받는 공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역시 순남이 에게는 메일을 보낼 친구가 없다. 그래서 학급문고에 써져있던 동화 작가의 주소를 생각해내 메일을 보냈는데 놀랍게도 동화작가는 순남이에게 답 메일을 보내준다. 다시 답 메일을 보내던 순남이는 촌스러운 자신의 이름이 부끄러워 반에서 인기도 많고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혜민이의 이름을 빌린다. 처음에는 이름만 빌리려던 순남이는 점점 혜민이 행세를 하며 ‘가짜 혜민이’가 되어 동화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재미에 점점 빠져든다. 그러면서 가짜 혜민이의 입장에서 순남이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엄마가 돌아가셔서 집안이 어려운 이야기,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이야기, 동생을 돌보는 게 힘들다는 이야기…….순남이가 메일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일상생활들은 우리 주변의 아동들이 흔히 겪는 일들이다. 가족의 해체가 증가하면서 편부모 가정과 조손가정은 점점 늘고 있고,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아동들도 많아지고 있다. 또 그런 형편에서 또래 친구를 부러워하는 마음은 아동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일상에서 마주하는 마음이 아닐까. 그 친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져 쪼그라드는 마음. 아이와 어른의 차이라면 다만 그 감정에 마주하는가, 변명을 생각하는가일 것이다. 내 어린날의 순남이와 같았던 마음이 떠올랐다. 내가 만약 그때의 나이였다면 순남이가 친구 행세를 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혜민이처럼 괘씸히 여겼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을 거친 지금의 내가 순남이를 보니 마음이 풋풋해진다. 인생에서 맛보게 되는 수많은 열등감과 고립감을 딛고 좀 더 멋진 자신으로 성장하는 과정 중에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또하나 이 동화의 중요한 모티프였던 익명성은 현대사회의 폐단으로서 집중되는 경향이 더 많았다. 거짓된 말이나 뜨거운 감자였던 ‘악플’과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순남이가 동화작가와 이메일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내가 보이지 않음’과 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를 한다는 점은 자유로움을 준다. 그래서 순남이가 자신을 혜민이의 가면을 쓰고 숨길 수 있기도 했지만 한편, 자신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었다. 순남이의 고민, 형편, 하루, 바램들을 타자화 하여 메일에 씀으로써 자신이 갖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점점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과정을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 익명성이 가지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독후감/창작| 2010.12.06| 2페이지| 1,000원| 조회(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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