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대학생은 성인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준비하는 단계이며, 해결해야 할 발달과업 중 성 정체성과 성문화를 올바로 정립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대학생활을 마치면서 성에 대한 올바를 의식을 형성하고 수행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소년기를 지나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대학은 그야말로 성의 무풍지대로서 성의 혼란, 성의 왜곡, 성 정체성 혼미를 거듭하도록 만드는 장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대학생의 성 위치의 복잡성 문제는 그들의 발달상의 특징으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청소년기의 연속에서 현대사회의 변화 특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시대와 세대, 장소를 불선상문하고 성(性)에 대한 화두는 언제나 뜨겁다. 밥을 먹고, 숨을 쉬며 살아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인 성. 하지만 성에 대한 이야기는 껄끄러운 촉감을 가진 채 여전히 논란의 도마 위에 올려지곤 한다. 2012년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성 의식 실태를 통해, 대학생들의 바람직한 성에 대해 모색해보고자 한다2, 본론1) 대학생들의 성문화대학생의 성의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각종 관련 통계수치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경북대 신문방송학과가 대구지역 4개 대학생 420명을 상대로 조사한 성의식 실태 결과를 보면 혼전 성관계에 대해 ‘절대로 안된다’고 응답한 학생은 11.8%에 불과했다. 10명 중 9명이 사랑 또는 결혼을 전제로 한 성관계는 무방하다고 대답한 것이다.한편 ‘사랑 없이도 성관계가 가능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10명 중 1명꼴이었다. 같은 시기 한국대학신문이 전국 대학생 12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명 가운데 3명이 혼전 성관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후 배우자의 성경험을 알았을 때 이혼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9.7%만이 ‘예’라고 답해 기성세대보다 성문제에 대해 훨씬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가졌음을 알 수 있다.① 원나잇 스탠드2011년 서울 소재 대학생 200명(남학생 97명, 여학생 103명)을 대상으로 성(性)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고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첫 만남에서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45.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답변은 성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남학생의 경우 62.9%(61명)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여학생들은 29.1%(30명)만이 원 나잇 스탠드가 가능하다고 적었다. '첫 만남에서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만남에서 성관계를 가진 경험이 있느냐?’고 물은 결과 응답자(91명)의 50.5%(46명)가 ‘있다’(남 59.0%, 여 33.3%)고 답했다.② 섹스를 전제한 MT성적으로 개방된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중 하나가 최근 MT촌 풍경이다. 밤 12시가 넘은 시각 남녀 커플이 다정하게 팔짱낀 채 여관 문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남녀 커플이 늦은 밤에 슬그머니 사라졌다 새벽이 돼서야 단체 숙소로 돌아오는 정도는 애교이며 MT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방을 따로 잡아놓고 밤을 기다리는 노골적인 커플도 많다. 학생들 사이에 공인된 커플을 다른 학생들이 알아서 둘 만의 방으로 몰아넣는 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차라리 “눈꼴 시고 배 아픈 꼴을 안 보는 게 낫기 때문”이다.한편 과MT 날짜에 맞춰 커플끼리 따로 ‘MT를 빙자한 밀월’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섹팅(섹스를 전제한 미팅)’을 위해 타 대학 남녀 학생들과 은밀히 MT를 떠나는 경우도 있다. MT철이면 콘도 등 숙박시설에서 ‘방팅(방과 방 미팅)’이 이루어지는 광경도 쉽게 볼 수 있다.③동거대학생 성문화와 관련한 더욱 적나라한 실태는 최근 만연하고 있는 동거사이트와 대학가 주변 동거문화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응답자 420명 중 48.2%가 혼전동거에 찬성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상대에 대해 많은 것을 알기 위해’ ‘결혼보다 자유로운 생활 가능’ ‘결혼을 더욱 신중하게 선택하기 위해서’ 등을 꼽았다. 한편 지난해 논란 속에 경찰이 수사에 나섰던 이른바 ‘명문대 동거사이트 사건’은 ‘SKY’로 대표되는 명문대 학생들만을 회원가입 조건으로 내세워 “젊은이들의 비뚤어진 성의식과 학벌위주 사회 풍조가 빚어낸 합작품”이라는 사회적 질타를 받았다.“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 서울대도 다 같은 서울대가 아니다. 수능 상위 0.02%, 키 178㎝, MBA 진학 후 월가 진출 예정. 경제학과 킹카. 원룸 거주중.”“서울대에서 박사 받았습니다. 학부도 같은 데 나왔구요. 내년 3월쯤 미국에 포닥(포스트닥터: 박사후 과정) 나갈 생각이니 9개월 정도 남았군요. 그동안 만날 사람 있었으면….”당시 계약동거카페 게시판에 올랐던 글에는 학교, 과, 학과 성적 평점, 토익시험 성적 등을 상세히 공개하며 동거파트너를 구하는 대학생이 적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 수사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동거사이트가 최근 한 달 사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현재 10여 개의 사이트가 성업중이며, 각종 커뮤니티사이트에서 활동중인 동거 관련 동호회만도 200여 개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동거사이트와 동호회를 합친 전체 회원수는 대략 30만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았다. 동거사이트 가운데 회원 실명인증제를 실시중인 ‘비다노블레(www.vidanoble.co.kr)’의 경우 20012년 4월14일 전체 회원수가 4만7673명이다.이 가운데 대학생 회원은 남학생 6685명, 여학생 993명으로 총 7678명이 등록돼 있다. 이는 전체 회원의 16.1%에 달하는 수치다.한편 지난해말 동거 경험이 있는 회원을 상대로 ‘동거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설문에 응한 157명(남 122명, 여 35명) 중 33명이 대학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해 동강대학 행정정보학과가 광주지역 대학생 217명(남학생 107명, 여학생 110명)을 상대로 ‘대학생들의 동거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18.4%가 ‘현재 동거중에 있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수치 외에 실제로 사이트 게시판에서 동거파트너를 찾는 대학생의 글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대학생 동거가 증가하는 이유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첫째, 서구의 개인주의와 합리주의 사고를 적극 수용한 결과로 결혼에서 오는 가부장적 의무와 희생,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각자의 독립성을 인정하면서 일상을 공유하는 동거는 결혼제도의 까다로운 절차나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고 헤어지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대학생들이 무엇보다 동거의 실질적 요인으로 꼽는 것은 경제적 부담 감소다. 커피숍, 비디오방, 여관 등을 돌며 이루어지는 소비문화가 학생에게 지우는 금전적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많은 대학생이 동거의 장점으로 “방세·교통비·생활비·유흥비 등의 절약”을 내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렇다면 이러한 동거문화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지금의 동거문화를 확산시킨 한 가지 원인으로 1998년 말 IMF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학가에 새롭게 등장한 ‘공거족(共居族)’을 꼽을 수 있다. 이성·동성을 불문하고 말 그대로 ‘한 집 또는 한 방에서 생활을 함께하는’ 공거족은 경제적 논리에서 출발했다. 월세 또는 전세 보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 집에서 생활하되 성관계는 철저히 배제시켰다.뿐만 아니라 개인생활을 존중하고 상대에 대해 일체 간섭하지 않는 것을 ‘공거’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다. 하지만 남녀가 한 집에서 같이 생활하다보면 성욕을 억제하기란 쉽지 않은 일. ‘공거’ 형태가 자연스레 동거 형태로 넘어가면서 동거문화를 확산시킨 측면이 있다.요즘 대학생들이 흔히 취하는 동거 유형은 상황에 따라 ‘동침형’ ‘위장형’ ‘예비부부 연습형’ ‘오픈형’으로 달라진다. ‘동침형’은 밤이 외로워 함께 지내는 경우로 남녀 각자 학교 근처에 자취나 하숙집을 따로 정해놓고 학교생활과 일상생활도 각자 한다. ‘위장형’은 부모가 불시에 자취집을 방문할 것에 대비해 동성 친구와 함께 사는 걸로 위장해두는 경우다. 한편 ‘예비부부 연습형’은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는 커플을 일컫는다. ‘오픈형’은 양가 부모가 동거 사실을 알면서 눈감아준 경우. 오픈형은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던 커플이 같은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다. 이같이 다양한 유형의 커플이 동거에 들어가기 전 일정한 선을 긋는 행위가 바로 ‘동거계약서’ 작성이다. 동거사이트가 회원을 상대로 서비스하는 동거계약서는 동거의 목적, 계약기간, 재산사항, 공통사항, 남녀 각각의 의무, 피임·섹스 사항, 비밀유지, 계약의 해지에 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구성해놓았다.동거계약서에는 ‘기본 방 값은 50:50으로 부담한다. 생활비는 1개월 동안 생활한 후 정한다. 침대는 각자 따로 쓴다. 식사준비와 설거지, 빨래는 일주일 단위로 번갈아 책임진다. 대신 청소는 함께 한다. 서로의 일에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 성관계는 서로 합의시에만 갖기로 한다. 단 한 달에 최소 한 번은 의무적으로 한다’ 등의 내용이 꼼꼼히 기록돼 있고, 남녀 각각의 인적사항과 더불어 도장이 찍혀 있었다. 이외에 ‘바람 안 피우고 동거 상대에 충실한다. 약속을 어길 경우 헤어짐과 동시에 위자료를 지급한다’는 단서를 다는 경우도 있다. 계약 위반시 위자료는 동거기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예를 들면 동거기간이 1년 이하일 경우 100만원, 3년 이하일 경우엔 300만원 하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