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톤 -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소크라테스. 내가 아는 철학자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듣고 배운 철학자이다. 어렸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중에 하나인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에 대해서 그냥 그렇겠거니.. 하고 말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철학을 접하고, 수학하면서 이 말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모든 행동과 사유를 올바른 것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악법이라는 것은 과연 소크라테스의 입장에서 옳바른 것일까? 그것을 크리톤 안에서 찾아보았다.“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나온 이유가 바로 이 크리톤에 있었다. 대화도중 소크라테스의 말에 법률에 관한 말이 있다. 이를 요약해보면 법률이란 구성원간의 합의이며, 소크라테스 역시 구성원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러한 법률에 합의를 한 것이고, 그것을 지켜야한다는 것이다. 이 대화를 후대의 사람들중 일부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로 단순요약을 한 것이라 사료된다.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옳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 이유를 찾기위해 크리톤을 다시한번 정독했다. 크리톤 안에서 소크라테스가 법을 의인화하여 발언한 것을 바탕으로 그 이유를 찾았다. 법은 소크라테스에게 과연 나라(사회공동체)에서 내린 판결이 개인에 의해 무효화 되는 것에 대해 과연 이 공동체가 존속할 수 있을 것이냐고 물어본다. 이에 대해 물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다. 이것까지만 보면,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으나, 뒤의 내용을 더 살펴보면 옳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은 소크라테스에게 올바른 것에 대해 나라에 납득을 시켜야 한다고 한다. 이당시 나라는 지금과 같이 판사와 검사, 변호사와 배심원 몇 명이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닌, 다수의 시민들의 참석과 그들의 의견을 통한 재판을 진행했다. 소크라테스는 시민들을 상대로 분명한 설득을 했겠지만, 그는 실패하였고, 사형을 선고받았다. 산파술로써 사람들을 교육시키고자 한 위대한 스승이, 자신이 자처한 제자들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이때 과연 소크라테스는 사형선고를 무시하고 타국으로 떠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소크라테스가 생각하는 올바른 행위가 아니다. 그는 조국인 아테네에게 교육을 받았고, 자신이 받은 교육을 다시 조국의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려고 했을 뿐이다. 따라서 그가 아테네를 떠난다면, 그것은 조국을 배신하는 행위가 되고, 이는 올바른 행위가 아니다. 좀더 뒤로 가면, 아테네는 소크라테스를 강제로 자신의 시민으로 얽매어 놓지 않았다. 소크라테스가 떠나고 싶으면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가지 않았고, 이 나라의 법률에 동의했다. 이를 소크라테스는 이제까지 자신이 지켜온 정의, 즉 신념이라 생각하고, 자신이 죽음에 다다르자 도망치는 것은 정의라 볼 수 없었기에 도망치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