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신비간호학부 학생이지만 아직 의학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운지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았고, 외울 것만 잔뜩 많아 보이는 해부학 수업에 관심을 가지기란 더욱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해부학 수업 때 인체의 신비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쉽게 볼 수 없던 우리 몸속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할 만한 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또한, 의학 입문자나 일반인에게도 해부학이라는 의학 분야를 한층 가깝고 쉽게 느낄 수 있게 해줄 만한 영상이라 생각되었습니다.인체는 자연의 작품 그 이상 예술로써 보였습니다. 이렇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이전 르네상스 시대부터 인체에 관심을 가졌던 미켈란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심이 현대까지 이어져 우리의 인체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도록 도와줄 성형 기술이 발달되어 이렇게 영상으로도 소개가 되었습니다.특히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우리 몸에 분포 되어 있는 근육들이 어떤 모양을 변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사람 표면의 거죽을 벗겨내어 각 근육 줄기의 모습을 드러나도록 한 것이 신기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만든 작품 중에 ‘말을 탄 사람’이 있었는데, 처음에 영상에서 볼 때 징그럽다고 느꼈지만, 내 몸 안도 저렇게 생겼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수업이 끝나고 기숙사에서 다시 한 번 그 작품을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습니다.전시되어 있는 모든 인체는 플라스티네이션기법으로 인간의 몸을 부패되지 않고 플라스틱처럼 고형으로 원하는 전시 형태로 보존하였습니다. 플라스티네이션기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실리콘이나 에폭시와 같은 합성수지를 표본에 주입해서 생물체가 썩는데 필요한 산소의 공급을 막아 부패를 막고 인체표본이 에폭시와 같은 형태 안에서 보존 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좀 더 인체의 모습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만든 이의 정성과 치밀함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었습니다.입체감 있게 다루어진 영상은 그림으로 볼 때는 이해되지 않던 구조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여러 장기와 골격들을 보여주면서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해주어 몰랐던 것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척추에 문제가 있는 슬랩 디스크 환자에게 많이 시행되는 수술, 골격과 근육계통을 따로 분리하여 전시해 놓은 모습으로 골격계 자체에는 탄성이 없지만 건을 통해 뼈에 힘을 전한다는 사실에 대한 부분이 특히 흥미를 끌었던 부분입니다. 또한, 병에 걸렸던 사람의 장기와 정상인의 장기를 비교하여 보여주었을 때는 조금 충격이기도 했습니다.
비욘드 랭군 감상문의사인 로라는 남편과 아들이 살해된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언니와 여행을 한다. 버마 랭군에 도착한 로라는 호텔 밖으로 외출했다가, 총을 들이대며 시위 군중들과의 접근을 제지하는 군인들에게 다가가 당당하게 총부리를 거두는 아웅산 수지 여사를 본다. 호텔로 돌아오자 군인들이 통행 금지령을 어기고 야간 외출한 로라를 연행하려 한다. 겨우 연행의 위기를 모면한 로라 일행은 신변 안전을 위해 태국으로 가기로 하지만, 여권을 분실해 새로 발급될 때까지 혼자 남게 된 로라는 비공식 가이드인 우앙코와 관광에 나선다.검문소 군인에게 뇌물을 주고 교외로 나갔다가 자동차 고장으로 운동권 학생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 로라는 우앙코가 민주화투쟁에 협력했다가 쫓겨난 교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음날 아침 랭군에서의 잔혹한 시위 진압 소식을 들은 로라 일행은 태국 국경으로 향한다. 검문에 걸려 도망치다가 총상을 입은 우앙코를 위해 로라는 군인을 쏴죽이고 약을 구하고, 직접 우앙코에게 박힌 총알을 빼낸다.랭군으로 돌아온 우왕코와 로라는 태국으로 가는 학생들과 합류한다. 군인들을 쓰러뜨리고 검문소를 통과한 그들은 반정부 게릴라 캠프에 도착한다. 다음 날 일행은 정부군의 빗발치는 포격 속에 태국으로 가는 강을 건너고, 로라는 그 곳 난민캠프에서 사람들을 치료한다.군사 독재 시절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아직도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반독재투쟁에 대한 기록과 교육을 받아왔다. 그렇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라 생각하고 별로 관심에 두지 않았다. 시리아내전 소식과 아웅산 수지 여사의 방한 등의 뉴스도 ‘그런 것이 있나보다.’라고 생각했었다.이 영화를 보면서 이러한 나의 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을 많이 느꼈다.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미얀마 사람들의 투쟁과,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가지 항쟁들로 이룬 민주주의를 나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누려왔다. 그것을 잘 유지하고 물려주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선거에 두 번이나 투표권을 행사했지만, 내 한 표의 의미도 잘 모른 채,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에 괜한 뿌듯함만 있었다.지금까지 ‘민주주의’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은 고작 ‘정치인들이 책임을 가지고 잘하면 될 것이다’였다. 여태껏 내가 놓치고 있던 것은 나도 ‘민주주의’의 책임자였던 것이다. 내가 보고 느끼고 생각한 민주주의는 결국 주인 하나를 잃은 민주주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