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책, 노인과 바다노인과 바다는 내게 위로를 해주는 어른의 책 같았다. 이제 군대도 갔다 왔고 학교에선 어느덧 고학년의 삶을 살고 있는 내게는 항상 취업이라는 불안이 함께하고 있는데 헤밍웨이의 작품 “노인과 바다”는 내게 위로를 하며 이겨낼 방법을 알려주는 안내서 같았다. 어릴 때 읽었던 “노인과 바다”는 그저 내용이 짧아 쉽게 골라 읽었던 책이었고 별 감흥도 없었고 오히려 노인을 비판하는 마음을 가졌었다. 그때의 나는 ‘왜 물고기를 잡지도 못하면서 매일 바다에 나가는지, 포기하지 않고 큰 고기와 고군분투를 펼치는지’ 의문을 가졌다. 그것은 그때의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게 당연할 수도 있다. 지금도 어설프게나마 이해하는 정도이니까 말이다. 다행스럽게 이 작가는 그 답을 선뜻 말해주지 않는다. 만약 그 답을 작가가 노골적으로 던져주었다면 그 감동을 느끼지 못했을뿐더러 명작이라는 소리를 듣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신기하게도 이 책은 펼칠 때마다 독자에게 다른 말을 해주어 다른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어렸을 땐 물고기를 잡지도 못하면서 왜 항상 나가는지, 힘들고 지침에도 물고기를 포기하지 않고 잡으려 하는지 이유가 보이지 않았지만 나이가 들어 조금씩 익어갈수록 그에 대한 이유가 보이게 되는 것 같다. 또한 나는 책을 읽으면서 참 인정미있고 마음에 새길 용기를 받았다. 노인과 바다의 청새치를 우리의 삶의 고난이라고 보면 그 고난은 사람마다 다르고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처럼 온몸을 아프게 하겠지만 바쁘게 걸어가다 보면 그 어려움이 어느새 해소됐을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나는 산티아고가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에서 삶의 스펙트럼을 살짝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큰 물고기를 만나 버티다 정도 느끼고 기껏 잡은 물고기가 상어 떼에게 전부 뜯어 먹혀 뼈밖에 남지 않아 허탈해도 꿋꿋하게 받아들이며 너무 멀리 왔을 뿐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말이다. 이 부분에서 나는 ‘내가 만약 나이가 들어 노인이 큰 물고기를 낚았다 빼앗기는 것처럼 성과를 냈다가 빼앗기거나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 소설의 노인처럼 생각하고 덤덤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보통은 그렇게 행하기 힘들겠지만 “노인과 바다”를 본 사람이라면 좀 더 이와 같이 마음먹기 편하고 고된 삶의 풍파에도 잘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중 중에서도 가장 와닿는 문구였던 “인간은 파멸당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는 인간의 의지와 세상이 줄다리기하며 갖은 풍파에서 깨지지 않는 신념을 보여주는 어른의 삶을 보여주는 듯했다. 게다가 이 문구에서 파멸은 물질적인 가치, 패배는 정신적인 가치를 의미해 노인은 물질적으로 파멸당할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어디에도 눌리지 않고 오히려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사투 끝에 잡은 고기를 상어 떼에게 전부 뜯겨 아무것도 남지 않아도 최선을 다했기에 그것은 결코 헛되고 가치가 없음이 아닌 것이다. 고된 삶 속에서 이겼느냐 졌느냐의 평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과정을 얼마나 열심히 살았고 극복하기위해 싸웠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로 인해 과정을 결과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결과에 있어 굴복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극복해나가는 것이 의미 있고 그 의지는 누구나 가질 수 있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난을 산티아고가 겪는 고난을 통해 버텨나가는 방법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인의 고난 중에는 외로움도 한자리한다고 생각한다. 노인은 계속 “만약 그 애가 옆에 있었더라면”라는 말을 많이 하며 소년의 빈자리를 아쉬워하고 새나 바다에도 말을 걸곤 하는데 솔직히 소년의 도움은 핑계라고 생각하고 그리움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 노인에게는 ‘힘들고 외로워질 때 얘기 조금 들어주는 그런 말동무가 필요한건 아니었을까’생각한다. 어느 날 세월의 한복판에서 혼자 남은 노인에게 소년의 작은 한 마디는 지친 노인의 활력이 되어준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생각을 하며 잠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서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버지도 고되고 손에 쥔 것을 놔버리고 싶은 때가 있지만 다시 힘을 내고 나와 작은 일상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아버지든 누구나 마음속에 한 명의 산티아고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 또한 청새치를 닮아 끓어오른 적이 있고 다시 끓어오름을 갈망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청새치는 노인과 닮은 점이 많아 노인에 빗대어 표현하여 교훈을 주는 듯 했다. 왕년에 날고 기던 산티아고처럼 크고 강한 청새치도 점점 지쳐 결국 잡히고 상어에게 살을 뜯겨 뼈만 남은 것처럼 노인도 늙어 의지만 남은 것처럼 누구나 자신의 전성기라고 생각하는 시기가 있었을 것이고 그 전성기에서 떨어지는 시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성기에서 멀어졌음에도 포기하지 않음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 점에서 이 책의 배경이 바다라는 점을 보면 참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파도가 높이 오르기도 한다면 내리치기도 하니까 말이다. 만약 노인이 상어로부터 물고기를 지켰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이것은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로 추천하는 서적이 되었을 것이다. 고난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실이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노인은 결국 고기를 지키지 못했고 그래서 인생의 씁쓸함 속에서도 그저 멀리 왔을 뿐이라는 덤덤함의 교훈을 주고 조언을 해주어 승리의 영광보다 더 중요한 오래도록 간직할 버팀목이 되어주는 어른의 서적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언제든지 다시 읽어도 좋고 누구에게나 추천해줘도 유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추천할 대상이 누구라도 좋다. 현재 상황이 좋든 나쁘든 이 책은 교훈을 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거친 바다와 같을 수 있지만 하고자한다면, 이루고자 한다면 이루고 싶었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목표를 향해 도전했던 사실만큼은 미래에 반드시 어디선가 힘을 실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