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저자: 고정욱출판: 애플북스제목: 해 보고 싶게 만드는 글쓰기 수업,뭐든 그렇겠지만, 글쓰기는 절대로, 결코 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 잘 쓸 수가 없다. 10년 이상 학생들의 글쓰기 지도를 하며, 내가 왜 글쓰기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며 내린 결론이다. 하지만 때로는 정말 글을 잘 써 보고 싶은데 어찌 해야 할지 막연한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데 관련 도서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글쓰기는 이론이 아니고 실습이다. 따라서 실습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책에도 나오지만, 잘 쓴 글이란 기본적으로 읽기 쉬워야 한다. 그래서 글을 읽을 대상을 중학생 정도로 잡으면 좋다.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면 어떤 책보다 쉬워야 한다. 독자를 배려하는 저자라면 그래야 한다. 은 그런 측면에서 매우 적절한 책이라 생각한다. 대상을 중학생 정도로 두고, 글쓰기를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내용을 잘 구성하였다.한 번은 꽤 유명세를 타는 어떤 분이 쓴 글쓰기 관련 책을 읽어본 적이 있다. 50여 쪽 읽다가 그냥 덮었다. 글쓰기를 도우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글쓰기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글쓰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여기도록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물론, 글쓰기는 쉽지 않다. 어디서 들은 얘기인데, 놀랍게도 사람의 뇌는 아직도 글을 읽기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즉, 문자를 해독하는 것이 우리 뇌에게 자연스러운 게 아니라는 말이다. 더구나 글로 하는 소통은 문자란 매개를 통해 읽는 사람을 이해시키고, 설득하여 동의를 구하고, 재미는 느끼게 해야 하는 소통이다. 그러니 어찌 쉽겠는가? 따라서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면 반드시, 이 어려운 글쓰기를 해 볼 만 하다고 느끼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매우 중요하다.그런 의미에서, 글쓰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그 대상을 중학생으로 두고 그들과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서술하였다는 점에서 저자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중학생들이 가진 관심사에서 접근하였고, 그 또래가 질문할 만한 것에서 실마리를 풀어가려고 노력하였다. 대상이 중학생이다 보니 어려운 용어나 이론이 철저히 배제되고, 혹시 필요한 경우라면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배우는 정도만 제시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있을 건 다 있다. 쉽게 접근하도록 했을 뿐이다. 설명은 최소로 하고, 실습할 거리를 잘게 나누어 제시하여, 마음만 있다면 해 볼 만하다고 여기게 해 두었다. 또 각 수업의 주제에 맞는 예시문을 알차게 구성해 두어, 글을 쓰기 전 혹은 글을 쓰다가 참고해 볼 수 있게 하였다.실습의 첫 과제가 ‘내가 생각하는 글쓰기란 무엇이고 왜 글을 쓰는가’이다. 글은 소통의 도구이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자신과의 소통이며, 글을 쓰겠다는 것은 누군가와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다. 그런데 글의 재료는 생각이다. 글은 생각이 문자로 정리되는 것이다. 생각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큼 깊어지고 넓어질 수 있다. 알고 있는 것, 즉 배경지식의 정도가 생각의 재료가 된다는 말이니, 배경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생각을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글을 쓰려고 할 때 훨씬 유리해지는 것이다.일전에 독서와 글쓰기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는 대안학교에서 일해 본 적이 있다. 처음엔 ‘독서’, ‘글쓰기’를 꾸준히 한다면 아이들의 글쓰기가 일취월장할 거라고, 그 정도는 아니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빠르게 성장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 결과는 비참했다. ‘해야 하는’ 독서, ‘해야 하는’ 글쓰기는 대부분의 아이들을 성장시키지 못했다. 그런데 개중에 아주 독보적인 아이가 있었다. 불과 11살인 이 아이가 쓴 글을 읽은 어른들은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 아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느냐는 거였다.그 아이를 추적했을 때, 이미 생각할 힘이 준비된 아이였다. 어려서부터 부모가 선택한 책이 아닌 본인이 선택한 책을 읽었다. 자기가 좋아서 선택한 책이라서인지 읽고 또 읽으며, 책에서 얻은 것을 부모에게 말하기를 즐겼다. 그것을 부모는 다 받아주었다. 질문을 하면 답을 주기보다 질문에 질문을 더하며 아이가 생각을 확장하도록 도왔다. 글쓰기는 시키지 않았다. 함께 사는 할머니는 일기는 쓰게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으나 부모는 쓰게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11살이 되어 엄마가 제안을 했다. 책을 읽으며 요약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아이는 해 보겠다고 했다. 그것이 첫 글쓰기였다. 그리고 그 학교에 오게 되었고, 거기서 요구하는 독서는 부담이 아니었고, 글쓰기는 아이에게 자신이 가진 배경지식과 생각하는 힘을 가지고 노는 놀이가 되었다. 처음의 글은 서툴렀다. 하지만 계속 쓰면서 스스로 글을 다듬는 힘이 생겼고 차츰 글의 구조까지 흠잡을 데 없어져, 누가 썼는지 모르고 읽을 경우 2,30대 어른, 그것도 꽤 박식하고 생각이 깊은 어른이 쓴 글이라 착각을 할 정도였다.
서평저자: 벳시 브라운 브라운출판: 비타북스아이는 부모의 거울지구에서 인간은 가장 지능이 높고, 고도로 발달한 사회 구조를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 그 사회 구조의 시작은 가족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과거 3,4대가 함께 살았던 가족 공동체는 그 나름의 양육체계가 있었고, 그 속에서 아이는 빠르게 어른이 될 수 있는 자질을 배우며 자랐다. 불과 15,6세만 되어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가족을 이루어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대학을 나와도 여전히 자기 앞가림을 못하는 어른아이가 수두룩하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원인 중 하나는 부모가 제대로 자식을 양육하지 못한 데 있다. 이는 자식을 양육한다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모른 채 부모가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오죽하면 부모 자격증을 취득하고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말까지 생겼겠는가?그래도 우리 사회가 굴러가는 것은 좋은 엄마 혹은 아빠가 되는 것에 좌절하면서도 자녀양육에 대해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고,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오랜 시간 임상을 통해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그들 중 한 사람인 것 같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개발해야 할 인간의 좋은 성품을 9가지로 세분화하여 매우 구체적인 설명과 적절한 사례로 책을 채워놓았다. 따라서 책 전체를 꼭 다 읽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자녀에게 부족한 부분을 선택하여 읽고 참고를 할 수 있는 책이다. 감정이입이 부족한 아이라면 그것만, 책임감을 키워주고 싶다면 그 부분만 찾아서 읽어도 충분히 유익한 책이다.새끼를 낳아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기르며, 무리를 지어 자기들만의 사회를 이루며 사는 동물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나름의 새끼 양육법이 있다. 코끼리의 경우는 장유유서의 위계질서가 매우 발달하여 새끼가 잘못하면 상당한 체벌을 하기도 하는 등, 무리의 수장의 권위는 사람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한때 상아를 얻겠다고 인간들은 아프리카의 어른 코끼리들을 무참히 사냥을 했다. 어른이 없어진 코끼리 사회는 질서가 없어지고 매우 난폭해졌는데, 특히 발정이 난 수컷들은 하마나 코뿔소 등을 죽이기도 하였다고 한다. 가장 지능이 높은 동물 중 하나인 코끼리 사회가 교육의 유무에 따라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매우 부유한, 그러나 아들이 없는 집안에 딸만 내리 일곱을 낳다가 아들이 태어났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허용되었다. 자라면서 집안이 기울었지만 뭐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어야 하는 것에 익숙했던 그는, 자신이 가진 출중한 외모와 달변, 지능지수가 150에 가까운 머리로 사람들을 속여서라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 하는 어른이 되었다. 두 번 결혼을 했으나 두 번 모두 이혼을 했고, 사기죄로 교도소를 들락거리다가 전과 20범이 넘는 이력을 쌓았으며, 이제는 80이 넘는 외롭고 가난하며 추한 늙은이가 되었다. 자녀가 4명이 있으나 그 누구도 찾지 않는다.한 아버지는 아들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높았다. 그런데 아들은 청소년기부터 제멋대로이고 사고만 치고 다녔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에게 할 소리 못 할 소리 가리지 않고 퍼부었다. 그러면서도 아들이 저지른 모든 사고 수습을 본인이 다 하고 다녔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잘못에 대해 따끔하게 혼을 내거나 남편의 상황 대처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저 아들을 방치했다. 그 아들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제 멋대로 이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사람인데도 정작 본인 스스로는 자신에게 자유는 없고 늘 주변은 자기를 제재만 한다고 불평이다.그 아이의 엄마는 아이에게 용돈이라는 것을 10원 한 푼 줘 본 일이 없다. 아이에게 돈이란 것이 필요할 즈음부터 쓰레기 분리수거, 현관 청소, 잔심부름 등을 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주었다. 아이는 그 귀한 돈을 한 푼 두 푼 모았다. 그리고 12살 때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본인이 모은 돈으로 강아지를 분양받아, 책임지고 돌보는 조건으로 강아지를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청년이 되어, 스스로 작은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을 때, 사업을 벌이기에 앞서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세금 공부를 먼저 했고, 매출과 순수익의 상관관계에 대해 면밀히 따져보는 등 싹이 보이는 사업가가 되었다.한 엄마는 아이에게 완제품 장난감을 한 번도 사주지 않았다. 아이가 돌이 지나면서부터 레고에 관심 있어 하는 것을 보고 레고만 사 주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레고 조립이 어려워 칭얼댈 때, 정말로 레고를 가지고 놀고 싶다면 천천히 힘들어도 하나씩 쌓아 올리라는 말만 했을 뿐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 다만, 뭔가를 만들어내면 꼭 칭찬을 해 주었다. 점점 아이가 만들어내는 레고 작품은 엄마 보기에 신기하기만 했다. 어떻게 이런 것을 만드느냐고 물었을 때, 아이는 그냥 머릿속에 있다는 말을 하며 웃을 뿐이었다. 아이는 자라면서 우주에 관심을 가졌고, 개미의 세계에 빠졌고, 역사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 내용을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이용해, 매우 창의적으로 정리하여 프리젠테이션을 해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렇게 자라 지금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누구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어떤 난관이 있어도 방법을 찾으며 끝까지 해 내고야 마는 어른이 되었다.
안톤 체홉 독후감상문제목: 살아있다는 것은 변화될 기회가 있다는 것종신형은 죄수에게 일말의 회심과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사형보다 바람직하다. 우리나라는 사형제도의 존폐를 두고 양측이 꽤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같다. 폐지를 주장하는 측의 여러 주장 중에는 사형은 형벌의 목적인 교화의 기회가 원천 봉쇄되기 때문에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있다. 이렇듯 형벌의 목적을 벗어난 ‘사형’은 결국 선과 악을 판단하는 ‘심판’이 되는데, 이는 사람의 영역이 아니므로 커다란 딜레마까지 낳는다.작가는 작품에서 사형이 아닌 종신형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려 한다. 이를 위해, 당시로서는 일확천금에 해당하는 ‘200만 루블’ 때문에 젊은 변호사가 ‘15년’이란 긴 감옥살이를 선택하는 것을 통해, 감옥살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인간의 탐욕’과 ‘종신형 살이’를 설정한다. 그리고 긴 수감기간을 지나며 진정한 축복이란 재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변호사를 통해, 비록 감옥에서라도 살아만 있다면 더 나은 삶을 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물론 ‘기회’란 가능성이며 그것이 현실이 되게 하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 특히 종신형을 받은 자는 감옥에 오래 갇혀 살아야 함으로 극심한 고독감과 우울을 견뎌야 할 수도 있고, 무료함과 적막함을 떨쳐내기 위해 혹은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기를 써야 할 수도 있다. 변호사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과 견주어 조금도 손색이 없음을 증명하려 학업이나 독서에 매진하며 종교, 문학, 다양한 학문 등 세상이 좋다고 하는 모든 것을 탐구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오랜 시간 온갖 노력을 통해 이 세상의 좋은 것이 아닌 천국을 선택함으로써 15년 전에는 축복이라 여겼던 이백만 루블이란 재산을 버릴 수 있었던 변호사처럼, 평생을 감옥에서 살아야 하는 수형자도 애씀과 노력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버리고 자기 나름의 해탈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살아있기 때문에 말이다.현재는 종신형도 진화하여 크게 절대적 종신형과 상대적 종신형으로 나뉜다. 절대적 종신형은 가석방이 없고 상대적 종신형은 일정 기간 복역을 한 후에는 가석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는 종신형이라는 것은 없고 가석방이 가능한 무기징역이 있다. 하지만 극악무도한 죄를 지은 자들에게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은 가당치 않다는 국민 정서가 지배적인 편이다. 다행히도 최근 사형 대신 절대적 종신형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함께 적용하는 것으로 사형을 대체하자는 방안이 제시되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징벌적 손해배상 즉 노역을 통해 자신의 수익의 일부를 범죄 피해자나 유족에게 배상하며 평생 수감 생활을 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억지라 할지라도 조금이나마 자신의 죄를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으로 사죄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개중에는 진심으로 자신의 죄를 돌아보게 될 수 있을 것임으로 그런 자들은 과거보다는 좀 더 낫게 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즉, 이런 제도를 통해 흉악범 100명 중 99명이 여전히 악하게 살다 죽더라도 단 한 명이 살아있는 동안 변화된다면 그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며 수많은 수형자들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그러니 그 한 명 때문에라도 사형보다는 종신형이 세상을 이롭게 하지 않겠는가!
윤대녕의 감상문: 드라마를 근거로한 감상문1. 들어가며천지간 즉 하늘과 땅 사이에는 무수한 만물이 있겠지만 이들을 분류하면 딱 두 가지라 생각한다. 삶 혹은 죽음이 그것이다. 사실 죽음은 생명 혹은 존재가 사라져 보이지 않는 것이므로 좀 더 엄밀히 말한다면 천지간에는 삶만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말대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언제나 산 자의 몫으로 남아있으며, 그래서인지 때로 죽어가는 사람들 혹은 죽은 사람의 주검을 통해 죽음이 있다는 사실을 산 자들은 문득 깨닫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천지간에 죽음은 삶과 더불어 존재하고 있다고 해야겠다.드라마로 ‘천지간’을 보았다. 아무래도 각색을 한 것이니 소설과는 다른 점이 있을 것이지만 작가가 전하고자 한 핵심은 담아냈으리라. 앞에서 말한 것처럼 ‘천지간’이란 이 작품에도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특히 작품 속의 삶을 살펴보았을 때, 살리려는 삶이 강조된다는 점과 ‘죽음’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피하고 거부해야 할 무엇이지만 한편으로 죽음이야 말로 살리려는 삶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도 담겨 있었다. 또 작품 속 소리꾼의 죽음이 언어폭력으로 인한 일종의 타살이 아닐까 하는 의문도 가져 보았다. 이 두 가지에 대해 다음에 말해보고자 한다.2-1. 살리려는 삶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인간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니 삶은 죽음으로 가는 여정인 셈이다. 또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인간의 자취는 기려짐 없이 마침내 사라진다. 그래서 ‘천지간에 사람이 들고나는 데 무슨 자취가 있겠느냐’던 민박집 주인장의 말은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어떤 이유로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살리려는 것은 귀하다. 특히 작품 속에서는 살리려는 삶이 ‘죽음’에 대한 채무 때문일 수 있음을 민박집 주인장과 ‘나’를 통해 알려주는 듯 했고, ‘죽음’을 통해서 또한 가능함을 ‘그녀’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어릴 적, 물에 빠져 죽을 뻔 한 나는 친구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지만 정작 그 친구는 죽고 만다. 그래서 나는 삶의 마지막을 자신을 살리는 데 쓴 친구에게 늘 목숨을 빚지고 사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채무감은 다른 이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를 느끼게 했던 것 같다. 그것은 ‘나’가 외숙모의 부음을 듣고 간 광주 터미널에서 그녀와 스쳤을 때 그녀에게서 죽음의 그림자를 보았고 결국 상갓집에 가는 대신 그녀의 죽음을 막고자 완도 구계등의 한 민박집까지 따라가는 장면에서 나타난다.거기엔 어찌 되었든 사람을 살리고 봐야 한다는 민박집 주인장이 있었다. 그는 과거 어떤 보름 날 한 노인이 목을 맸다는 얘기를 나에게 한다. 그때 그를 살리려고 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하며,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그녀를 결코 죽게 버려두지 않겠다는 듯이 생면부지인 나에게 그녀를 살리는 데 동참하자고 간곡히 부탁한다. 비록 자살을 할 것 같은 그녀를 따라오긴 했지만, 주인장의 간곡함이 없었다면 다음 날 나는 그녀를 살리려는 삶을 포기하고 광주로 갔을지도 모른다. 한 죽음에 대한 주인장의 채무감이 나를 그곳에 더 머물게 했고 마침내 그녀를 살리게 한다.그녀는 광주 터미널에서 상복을 입은 나와 스치는 순간 자신이 죽으려고 한다는 것과 자기 속에 아이가 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끝까지 자신을 따라오는 나를 통해 ‘나’가 아이의 구원자가 되어 줄 것이라 여기며 아이를 살리고자 자신의 전생을 떠나보내는 ‘의식’을 그에게 부탁한다. 작품에서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그녀가 자신의 전생을 죽이기 위해 나와의 육체적 관계를 원하는 이 부분이었다. 작가의 의도를 받아들여보고자 궁리하다 이런 그녀의 행위가 ‘의식’이라고 해석한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데 이르렀다.우리는 여자가 긴 머리를 자르고 나타나면 뭔가 굉장한 심경의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 여긴다. 보편적으로 여자가 헤어스타일에 파격을 주는 것은 어떤 결심이나 결의를 나타내는 ‘의식’으로 보기 때문이다. 종교에서 정기적으로 치르는 예배 행위나 학교에서 월요일이면 전체조회를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런 ‘의식’은 논리의 영역은 아니지만 인간의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그녀도 생면부지의, 하지만 자신을 살리려고 따라온 나와 ‘성관계 의식’을 통해 자신을 버린 남자에 매여 목숨마저 끊으려고 했던 자신을 죽이고 자기 뱃속의 아이를 살리고자 한 것이다.2-2. 소리꾼의 죽음소설에는 어찌 서술이 되었는지 모르나 드라마 속에서 죽은 그 소리꾼은 민박집에서 첫날을 보내고 맞은 새벽에 ‘나’가 들었던 소리의 소리꾼이었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날 낮에 소리꾼 선생으로부터 심하게 욕을 먹던 소리꾼의 소리와 새벽 녘 숲에서 났던 소리는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가정했을 때 죽은 소리꾼의 죽음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작품 속 소리꾼 선생은 위기에 빠진 제자에 대한 진심어린 연민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틀 밤을 그녀가 혹시 잘못될까 밤잠을 설치고, 보이지 않으면 찾아다니느라 비를 쫄딱 맞는 것을 감수했던 민박집 주인장과 나, 그녀를 살릴 수만 있다면 그녀가 원하는 대로 ‘성관계 의식’까지 치러줄 수 있었던 나와는 대비가 되는 사람이었다.
제목: 계란, 60g 속 비밀1. 들어가며두껍게 잔뜩 낀 먹구름도 걷히고 나면 무심한 듯 고고한 푸른 하늘이 있는 것처럼, 콜레스테롤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나면 온갖 영양소의 보고인 계란의 진면모가 드러납니다. 계란에 대해 말하기 전에 먼저,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콜레스테롤에 대해 잠시 알아보겠습니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형성하는 필수 물질입니다. 우리 몸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바로 콜레스테롤이 우리 몸의 모든 세포막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 거죠. 만약 이것이 부족하면 몸이 뻣뻣해지겠죠. 그 만큼 콜레스테롤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지질의 한 종류입니다.콜레스테롤은 세포의 내포작용 즉 세포막 안으로 통과하기 힘든 물질을 도입하는 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데도 관여하여 세포 대사를 돕습니다. 여러 연구에서는 콜레스테롤이 항산화제로 기능할 수 있다고도 보고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 호르몬, 담즙산, 비타민D 생합성 전구체로서도 기능합니다.이처럼 몸에 꼭 필요한 콜레스테롤은 저밀도 콜레스테롤인 LDL과 고밀도 콜레스테롤인 HDL로 나뉘는데 이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저밀도 콜레스테롤인 LDL입니다. LDL은 동맥경화, 뇌졸중 등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죠.2-1. 아무리 많아도 문제없어그러면 유독 계란이 콜레스테롤을 높여 성인병을 일으키는 주범인 듯한 신화는 왜 생긴 걸까요?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식품은 계란 말고도 많은데 말이지요. 바로 계란 한 알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 양이 사람이 하루 섭취해야 할 콜레스테롤의 65%나 되기 때문입니다. 즉, 콜레스테롤 양만 따진다면 계란 한 알을 먹었다면 콜레스테롤 과잉 섭취를 피하기 위해 다른 음식을 정말로 조심해야 하는 것과 같은 거죠.그런데 놀랍게도 계란은 이렇게 많은 콜레스테롤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콜린이라는 영양소까지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콜린은 나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옮겨 제거하는 기능을 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계란의 콜레스테롤은 계란의 콜린에 의해 자연스럽게 HDL로 전환되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중증 심혈관 질환에 걸린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하루 1~3개 정도의 달걀 섭취는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학계의 정설로 자리 잡았습니다.2-2. 값 싸고 훌륭한 면역력 영양제이제 콜레스테롤의 두려움을 걷어낸 계란의 실체를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코로나 시국인 만큼 우리 사회는 면역력을 높이는 것에 관심이 많아 면역력 높이는 데 좋다는 것들이 비싸게 팔리고 있지요. 그러니 저렴하면서도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면역력 강화식품이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습니까? 바로 계란이 그런 음식입니다.앞에서 계란이 영양소의 보고라 말씀드렸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탄수화물과 비타민C, 섬유질 외에는 거의 대부분의 영양소를 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게 계란입니다. 그 중 비타민A, B6, B12, D, 아연, 철, 셀레늄, 필수아미노산 등은 면역력을 높이는 영양소입니다. 이들 비타민과 미네랄은 박테리아의 체내 침투를 막는 점액 분비 기능에 관여하고, B세포, T세포, NK세포 등 면역에 관여하는 세포가 생성, 성숙,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며, 항산화 기능, 백혈구 수 증가 등에도 관여합니다. 그리고 양질의 단백질은 외부 병원체 차단을 위한 항체를 형성합니다. 항체의 주 원료가 단백질이기 때문이죠.2-3. 다이어트그밖에도 계란은 다이어트, 두뇌 건강, 근육 건강, 눈 건강, 뼈 건강, 모발 건강 및 탈모 예방, 숙취해소 및 간 기능 회복, 항암, 혈전 예방 및 치료에까지 그 영향력이 대단합니다. 먼저, 단백질이 풍부하고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있는 계란을 아침 식사로 먹을 경우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어 점심, 저녁의 폭식을 막아줍니다. 그래서 계란은 다이어터들의 최애 식품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지요.2-4. 두뇌 건강계란에는 신경조직을 만드는 인지질이 풍부한데 특히 콜린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활성화시켜 기억력과 근육 조절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계란을 꾸준히 섭취하면 두뇌 발달이 잘 될 수 있고 나이 많으신 분들은 노인성 치매 예방 효과를 보실 수 있는 겁니다. 참고로 계란 한 알에는 하루 필요한 콜린의 35%가 들어 있습니다. 거기다 콜린과 결합하여 뇌세포막을 구성하는 DHA도 하루 섭취량의 25%나 들어 있습니다. 두뇌에 좋은 DHA 섭취를 위해 굳이 등푸른 생선을 먹지 않아도 될 수 있으니 비린내 때문에 생선을 싫어하시는 분에게 희소식일 수 있겠습니다.2-5. 근육 건강나이가 들수록 소실되는 근육량 때문에 걱정이 된다면 계란을 꾸준히 섭취합시다. 계란 한 알만으로 하루 필요한 단백질의 12%를 얻을 수 있습니다. 거기다 계란의 단백질은 품질이 아주 높습니다. 다양한 필수 아미노산을 품고 있기 때문이죠. 그 중 근육 합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류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2-6. 눈 건강컴퓨터,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현대인에게 눈 건강을 챙기는 것은 필수입니다. 계란 노른자에는 황반변성 개선, 블루라이트 방어에 도움을 주는 루테인과 황반 중심부 방어에 도움을 주는 지아잔틴이 들어 있어 눈의 산화와 노화를 방지합니다. 또한 비타민A는 야간 시력 개선과 안구 건조 개선에 도움을 주지요.2-7. 뼈 건강고령화사회를 넘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어 뼈 건강은 젊어서부터 챙겨야 하는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계란에는 비타민D, 칼륨, 인산염, 마그네슘, 아연 등 뼈 건강과 뼈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가 상당량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꾸준한 운동과 더불어 계란 섭취를 한다면 뼈 건강을 지키며 오래 살 수 있겠지요.2-8. 모발 건강모발의 주 성분은 단백질입니다. 따라서 풍부한 단백질 공급원인 계란이 모발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거기다 노른자에는 비오틴이 풍부한데 이것은 모발과 두피에 풍부한 영양을 공급하여 탈모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2-9. 간 건강계란의 메티오닌이란 아미노산은 알콜 분해에 필요한 아미노산이라 숙취 해소에 도임이 되고, 레시틴이란 인지질은 간 해독 작용을 도우며, 비타민B는 과음으로 인한 피곤을 줄여줍니다.2-10. 암 예방 및 치료미국 모 대학 연구팀이 3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콜린 성분이 유방암 발병 가능성을 24% 낮추며, 비타민D가 세포의 지나친 세포분열을 막아주는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유방암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계란에는 콜린과 비타민D 그리고 비타민D 생성 전구체인 콜레스테롤까지 함유되어 있으니 꾸준히 섭취한다면 항암 효과 특히 유방암 예방과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