九 雲 夢西浦 金萬重一切有爲法 인위적인 일체의 법은如夢幻泡影 꿈과 환상 같고, 거품과 그림자 같으며女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 같으니應作如是觀 응당 이와 같이 볼지어다"내 원래 전도를 위해 중국에 들어왔는데 이제 맑은 법을 전할 곳이 있으니 나는 돌아가노라"우리 조선의 이야기, 구운몽은 천하에 이름났다는 중국의 명산에서 시작된다.주인공 성진은 서역으로부터 불가를 전하러 온 육관대사의 율법을 거스르고 벌을 받아 속세로 환생하게 된다. 성진과 함께 죄를 지은 팔 선녀 또한 속세에 귀인으로 환생한다양소유는 회남 수주현 양처사의 아들로 태어난다. 아버지는 도를 깨치기 위해 일찍이 집을 떠나 아비 없이 자라나게 된다. 양소유의 나이 15세에 '얼굴은 반악 같고 기상은 청련 같고 문장은 연허 같고 시재는 포사 같고 필법은 종왕 같고 제자백가와 육도삼략과 활쏘기와 칼쓰기를 정통하지 않을 것이 없어 진실로 여러 대에 걸쳐 수행한, 세상 사람들에게 비할 바 아닌 인물'이다. 양소유의 나이 15세에 벌써 무엇 하나 빠진 것 없는 인물이다.양소유는 고을 태수의 천거로 외로운 어미를 떠나 15세에 과거를 보러 가던 중, 한눈에 반한 첫 여인 진채봉을 만나 혼인하려 했으나, 전란으로 인해 헤어지게 된다.배필을 찾던 양소유는 한 술자리에서 미색 계섬월을 만나 하룻밤 인연을 맺는다.계섬월은 양소유를 평생 낭군으로 모시고자 하나, 침소에서 정경패를 배필로 천거한다.본인 스스로 양소유와 격이 다르다 생각하고 청루삼절의 강남의 만연옥과 하북의 적경홍과 낙양의 계섬월은 첩이니, 첩이 스스로 명성을 얻을 수 없다 이르며, 용모와 재덕이 당대 여자 중 제일인 정채봉을 배필로 천거한다.양소유는 과거를 보기 위해 서울에 도착하나 수일이 남은 터라 계섬월이 천거한 정경패를 찾아 나선다. 정경패는 이야기 속에서도 드러내 놓은 여인 중의 여인으로 공후의 벼슬을 여섯 대에 걸쳐 지낸 정승의 집안에 태어나, 풍채가 신선 같은 하늘의 사람으로 가히 양소유의 정부인으로서 자격을 갖춘 인물이다. 양소유는 여장하고 거문고 음률로 정을 쌓으려 했으나 이를 알아챈 정경패에게 거절당한다. 후에 영양공주가 되어 정부인이 된다.양소유가 장원급제하고 정경패의 부모는 이들을 혼인 시키려 한다. 여기 한 여인이 있으니 사대부 집안의 여인도, 절세 기녀도 아닌 정경패의 종 가춘운이다. 그녀는 정경패를 대신해 변복하고 양소유를 속이고자 하나, 시문으로 정을 쌓고 하룻밤을 같이 하게 된다. 후에 첩이 된다.장원급제한 양소유가 나랏일로 서울을 떠났는데, 길에서 한 미소년을 만나 더불어 가던 중, 다시 계섬월을 만나게 되니 옛정으로 하룻밤을 나누었는데, 신새벽 눈 떠보니 섬월이 아닌 적경홍이었다. 섬월이 형제인 적경홍을 양소유와 지내게 하여 첩으로 들게 한다.양소유가 나랏일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어느날, 집으로 귀가하던 길에 퉁수 소리가 들려 이에 양소유도 한 곡조 뽑으니 청학 한 쌍이 대궐에 내려와 배회하며 춤추는 것 같았다. 황후가 이 소리를 듣고, 양소유를 난양공주(이소화)의 인연으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정경패와의 혼인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자, 태후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 후에 난양공주가 변장하여 정경패와 만나 둘의 관계를 알아보던 중 둘은 형제가 되고, 후에 두 여인은 양소유의 정부인이 된다.태후의 노여움을 산 양소유가 감옥에 갇히나, 토번 오랑캐가 전쟁을 일으키자, 양소유를 석방하여 전쟁에 합세하게 한다. 전장의 어느 깊은 밤, 양소유를 해하러 온 한 여인이 있었으니, 무예가 뛰어나고 천연한 미색이 한 송이 해당화 같았다. 심요연이었다.토번 오랑캐를 치기 위해 전장에 있던 중, 한 여인을 더 만나게 된다. 동정 용녀 백능파다.한 진인이 백능파에 이르기를 "명이 전생에 선가에서 내려와 지금은 용신이 되었으니 다시 사람의 몸을 빌려 인간 세상에서 아주 귀한 사람의 희첩이 되어 일생 부귀영화를 누리고 나중은 불가에 돌아가리라" 하였다.이에 양소유가 두 사람의 인연이 하늘이 정하신 인연으로 여겨 첩으로 여기게 된다.양소유가 토번을 치고 돌아와, 난양공주 이소화와 영양공주가 된 정경패와 혼인하고, 진채봉 계삼월 적경홍 가춘운 심요연 백능파를 첩으로 맞는다. 양소유와 여덟 명의 여인은 여섯 아들과 두 딸을 두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하게 살았다. 이후 천하가 태평하여 조정에 일이 없어 사냥과 잔치를 일삼고 풍류로 시간을 보내며 수십 년을 보낸다. 나이 들어 벼슬을 사직하고, 국가에서 내린 곳에서 풍경을 감상하며 꽃다운 술과 사랑하는 사람과 더불어 지내니 인생이 즐거웠다. 하지만 이전의 즐거움은 아니었다.이에 양소유는 여덟 여인에게 불가의 스승을 찾아 떠나고자 한다 하자 모두 함께 떠나기로 하고 한껏 들이키고 있자, 한 중이 다가와 돌지팡이를 들어 난간을 두어 번 치고 성진을 깨운다.까칠한 머리를 만져 본 성진은 모든 것이 하룻밤 꿈인 줄 알고 "이 분명 사부께서 내 생각의 그릇됨을 알고 꿈을 꾸게 하여 인간 세상 부귀와 남녀 간 정욕이 다 허사인 줄 알게 함이로다" 하고 눈물을 흘린다. 이때 여덟 선녀 또한 찾아와 머리를 자르고 불가에 귀의한다.- 김만중의 인생무상본 소설은 숙종과 인현왕후 장희빈에 대한 정치적인, 본인의 충절에 대해, 본인 스스로의 충직함에 대한 배신감과 외로움에 대한 토로이다.어려서부터 엄격하게 자랐으며, 한학을 공부한, 운문에 뛰어난, 본인의 옳고 그름이 분명한 김만중, 본인의 충절을 인정받지 못하고 홀로 현실에서 떨어져 유배되어진 인생에 대한 한탄.현실 세계에서의 충실함으로 인해 결국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 그에게는 또 다른 공간에서, 즉 소외된 공간 속에서 바라본 본인의 현실 세계였던 곳이 무상함으로 다가온 것을 아닐까 한다.김만중은 속세의 양소유처럼 속세에서 모든 것을 가지고도 투기와 음모을 일삼는 이들의 삶에 함께 있었다. 모든 것을 가진 이들이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이것이 김만중에게는 불가로, 인생무상으로, 오늘은 있다가 내일은 없는 구름이 아닌가 싶다.이 구름은 오늘은 풍성한 꿈이었다가 내일은 비구름이 되는, 사라져버리는 꿈이기도 하다.모두의 꿈이지만 꿈이라고 말하기에는 허망한 바람이다.외로이 사는 홀어머니를 위해 쓴 글은 아니라고 본다.본인을 위로하고, 홀어머니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이야기 하고 싶은 토로이지 않은가 한다.구름과 꿈우리는 구운몽을 아홉 명의 구름 같은 인생무상 이야기라고 한다주인공 아홉은, 성진이 천상에서 죄를 짓고 속세에 환생한 완벽한 남자 양소유와 각기 다른 재능과 성품을 가지고 환생하는 절세 미인 팔 선녀, 이들은 천상에 죄를 짓고 속세에 내려와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았으나,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천상에 돌아와 불가에 귀의한다는 이야기이다.인생은 결국, 어떠한 것에도 마음을 둘 수 없는 속세라는 곳에서 욕심을 버리고 금기 속에 마음을 다스리며 불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속세라는 곳에서 완전한 조건의 풍요롭고 완벽한 삶 속에 모든 것을 누리고 살고 있어도 사람의 삶은 온전하지 않고 외롭다는 것이 아닌가 한다.김만중은 이들의 삶이 그저 무의미한 생이라는 것이 아닌 그리 살고도 무의미해진 인간의 생에 대해 욕을 버려야 한다는 것은 아닐까?관직을 얻고 다양한 성품을 가진 절세 미인들과 함께 애욕과 풍류를 즐기며 산들, 그것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이 이야기에는 몇 가지 인지해야 할 사항들이 보인다- 김만중이 왜 중국을 배경으로 이 소설을 썼는가"내 원래 전도를 위해 중국에 들어왔는데 이제 맑은 법을 전할 곳이 있으니 나는 돌아가노라"사대국인 중국에 맑은 법을 전해야 한다고 한다.김만중에게 사대국은 그의 맑은 법을 전해야 하는 곳이지 문자 그대로의 사대국은 아니었다.- 이 소설이 한글로 쓰여졌다는 것?김만중은 유배지에서 정치적인, 세속적인 외로움과 무상함을 느낀다.본인의 인생에 절대적으로 스스로 충직하였을 사람이다.어떠한 욕정이나 금기에 대해 철저히 올곧은 김만중에게 정치적 권력이나 풍요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한문을 모르는 서민에게 알리고 싶었을 것으로 보인다.한글로 쓰여졌을 것이다.구운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