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작가, 박화성박화성 문학에 대한 연구박화성은 1930년대 강경애와 더불어 중요한 동반자작가의 한사람으로 꼽히는 여성작가였다. 그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63년간 문학 활동을 한 작가로서 누구보다도 우리 근대의 격변하는 시대적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야 했던 지식인이었다. 탈식민주의, 탈지역주의, 탈계급주의 의식으로 항일의 전위를, 페미니즘, 자유연예사상과 민족주의, 아나키즘, 마르크시즘 등 그에게서 읽을 수 있는 근대의 표정들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다른 대부분의 여성작가처럼 박화성의 문학작품은 그 중요성에 비하여 많이 연구되지 않았다.카프를 중심으로 한 문학 작품들은 그 사상의 진보성으로 인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카프의 ‘비가맹원(非加盟員)’정도에 해당 되어 주목도가 떨어지는 동반자작가 박화성의 작품들은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박화성 이전의 초기 여성작가들이 주로 사적이고 내면적인 주제나 문체에 주력했다면, 박화성은 사회나 민족, 교육 등의 문제를 문학화함으로써 여성 문학의 폭과 깊이를 확장시켰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렇듯 박화성 소설의 입체성을 규명하기 위해 본 연구들은 대부분 작가가 해방 이전에 쓴 소설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작가는 등단하면서 작고하기까지 60여 년간 100여편의 작품을 남겼지만, 흔히 해방 이전과 해방 이후의 소설들을 구분하면서 해방 이전의 소설이 동반자적 소설로서 사상성과 계급성을 담보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데 반해, 해방 이후의 소설은 사상적 경향을 청산한 해방 후에는 통속작가로 분류되어 사회주의 이념에서 벗어나 대중화되어 더욱더 그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럼에도 그의 해방 이전의 소설들은 동반자 작가적 세계관과 더불어 풍부한 어휘와 구성력이 돋보였던 소설들이였다. 때문에 박화성은 지금까지도 해방 이전의 소설로 문학사적 평가를 받고 있다거나 해방 이후의 양상이 해방 이전 소설 속에도 내제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해방 이전의 소설에 대하여 고찰하여 보겠다.사회주의 여성해방사상과 계급의식문학평론가 백철은 박화성을 두고 프로운동에는 직접 가담하지 않았으나 사회주의 이념에 공감을 표시한 작가라고 평한 바 있다. 또 이재선은 박화성을 사회비판의 리얼리즘을 표방하였다고 말했다.1925년 [조선문단]에 이광수의 추천으로 단편 「추석전야」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박화성은 일본 유학으로 인해 중단했던 작가활동을 193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엿단지」가 당선되고, 「하수도공사」, 「백화」를 발표하는 등 화려하게 재개한다. 박화성은 주로 1930년대에 동반자 작가로 활동하였는데, 그의 이 시기 문학은 일본의 식민지 수탈로 빈궁화되어 가는 조선의 현실에 대응하여 계급의식을 가지고 창작에 임하였다. 이 시기에 제기되었던 계급의식은 민족의 해방이라는 보다 큰 열망을 그 정신의 내부에 담고 있었고, 이 사상이 우리 민족의 독립을 쟁취할 수 있는 유일한 노선으로 이해하였다. 이러한 세계관을 공유한 문인들의 단체가 카프였다면,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는 않았지만 이념적으로 동조한 문인들이 동반자 작가였다. 채만식은 이런 동반자 작가들을 “프롤레타리아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프롤레타리아 작품을 쓰는 일군의 작가가 있으나 일정한 계급적 기도 하에 작품 활동을 조직적으로 진전시키지 아니하는 작가”라 정의하였다.이 시기의 박화성은 이렇게 동반자 작가로 활동하면서 여성문제에 대한 인식보다 계급문제에 대한 인식이 더 시급함을 주장하였다. 비록 이 시기의 경향적 문학이 우리 민족의 해방이라는 문제를 분리하여 이해하지 못하고 계급혁명에만 치중하였던 한계가 지적되지만, 여성해방도 민족의 독립이 있어야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의식은 당시의 정세를 고려하면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박화성의 식민지 문학은 분명 경향적이었다. 그의 소설의 주인공은 대부분 여성이었고, 이는 작품의 경향성과 일정한 관계를 맺었다. 비록 여성해방의 길이라는 신념으로 쓰여진 그의 작품들도 결국 급작스런 계급의식의 각성으로 결말이 내려지지만, 일본 제국주의의 폭압에 저항한다는 당대의 시대적 사명을 고려한다면 박화성의 동반자 문학이 가진 문학사적 의미가 결코 가벼운 것일 수는 없다. 또한 여성해방에 관해서도 봉건적 여성의 위상을 벗어나 계급해방의 이념에 동참하는 여성을 창조하여 계급문제라는 보다 큰 사회구조 속에서 이 문제를 아우르고자 했다. 즉 계급모순과 여성모순의 상관관계를 설정하지 못하여 소설의 주제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은 당대의 인식적 한계에 그 책임을 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