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report재레드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역 ?문학사상사-제 3부 제11장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 준 사악한 선물처음 ‘총, 균, 쇠’라는 책의 제목을 들었을 땐, ‘총균쇠’가 하나의 단어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총, 균, 쇠’는 ‘Guns, Germs, and Steel’, 즉 각각이 전혀 다른 단어였다. 총과 균과 쇠라는 단어들을 계속 곱씹어 생각해보니 이 각각의 단어들은 가장 큰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의 나는 ‘총’이야말로 가장 사람을 쉽고 많이 죽일 수 있는 최고의 병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의 지금은 ‘균’이야말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이는 ‘학살 병기’, ‘사람의 최대의 적’이라고 생각한다.이 책은 동물에게서 비롯된 많은 인간의 질병들을 소개하고, 그 질병들이 어떻게 사람에게 접근해 병에 걸리게 하는지, 어떠한 피해를 주어 유럽인들이 비유럽인들을 쉽게 정복할 수 있었는지 예시를 보여준다.유럽인들이 비유럽인들을 쉽게 정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발달된 무기류, 기술, 정치 조직이 아닌 그들의 진화된 각종 병원균이라고 한다. 이때까지 유럽인들의 발달된 무기와 전략에 비유럽인들이 정복당했다고 생각한 내 생각을 뒤집어 놓는 글이었다.유럽인들의 정복에 가장 많은 힘을 보태준 질병은 ‘천연두’였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질병이지만, 그 당시 신세계에서는 무서운 질병이었으며 가장 인구수가 많았던 사회라고 생각하는 ‘아스텍족’과 ‘잉카족’은 천연두로 인해 인구가 원래 인구의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다.‘천연두’처럼 유럽인들이 비유럽인들에게 전해준 무서운 질병들은 많지만, 이 역은 성립되지 않았던 이유 또한 책에 자세히 나와 있었다. 유럽인들은 비유럽인들보다 조밀한 인구 집단이 발생하기 시작한 시기가 빨랐고, 정기적이고 신속한 교역을 통해 하나의 거대한 ‘세균 번식장’으로 연결되었다. 또한, 유럽인들은 소나 돼지 같은 가축을 기르면서 그 동물이 가지고 있던 질병을 인간의 질병으로 진화시켰는데, 비유럽인들보단 유럽인들에게 군거 동물이 월등히 많았기 때문에, 그들은 ‘일방적인 병원균 교환’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현재 사람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세균들의 조상은 대게 동물들에게서 진화되어 온 것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인간의 질병인 ‘홍역’이나 ‘결핵’, ‘천연두’의 가장 가까운 병원체를 보유한 동물은 ‘소’이다. 그 당시, 가장 많이 인간을 괴롭혔던 질병인 홍역, 결핵, 천연두가 유럽인들이 키우던 ‘소’에게서 나온 질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니 가축을 기르던 유럽인들이 먼저 ‘소’에게서 질병을 얻어 걸려, ‘소’를 키우지 않는 비유럽인들에게 일방적으로 병원균을 줄 수밖에 없던 이유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그렇다면 ‘소’의 질병들이 어떻게 유럽인들에게 옮겨 올 수 있었을까? 많은 농부들이 소의 똥, 오줌, 호흡, 상처, 피 등과 가까이하면서 살고 잠까지 잔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세균이 옮겨진 것쯤은 복잡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소를 가축화한 이후로 장장 9,000년 동안이나 소와 가까이 지내왔다. 저 정도의 시간이면 소의 ‘우역’ 바이러스가 우리를 발견하여 인간의 몸속에서 살기 위해 ‘홍역’ 바이러스로 진화하고도 남았을 것이다.나는 농경민보다 채집민이, 여러 산에서 채집하고 살기 때문에, 병원균에 더 많이 위협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산에서 채집하는 삶을 사는 채집민보다 정착하여 농작물을 가꾸고 가축을 기르는 농경민들이 더 많은 질병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채집민은 야영지를 자주 옮기므로 그때까지 세균이나 기생충 유충들이 잔뜩 축적되어 있던 분뇨 더미를 남겨두고 떠나 세균이 사람 몸속으로 들어가기가 어렵지만, 농경민은 정주 형 생활을 하면서 오물 속에서 살기 때문에 각종 세균이 한 사람의 몸속에서 다른 사람의 식수 속으로 옮겨 가기가 쉽다. 그래서 이동하는 채집민들보다 농경민들에게서 ‘대중성 질병’이 더 잘 나타난다.‘대중성 질병’은 인구가 50만 이하인 집단에서는 소멸하기가 쉽다. 인구가 충분히 많고 밀집되어 있어야만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전보다 더욱 조밀한 인구가 전보다 더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게 되는 ‘도시의 발생’은 세균들에겐 크나큰 행운이었다. 현재 가장 발전한 도시인 ‘미국’은 사람들의 세계 여행과 이민 행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인종과 문화의 도가니뿐만 아니라 온 인종의 질병들이 모인 ‘세균의 도가니’라고도 불린다.질병의 증상은 병원균을 더 잘 퍼뜨리기 위한 똑똑한 균들의 진화적 전략이다. 이에 인간은 열, 면역 체계 가동, 자연선택에 의한 반응으로 균들에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균들은 독특한 진화방법으로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대표적인 예로 ‘인플루엔자’는 새로운 균종을 진화나 재생시켜 항원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인간이 아무리 면역 체계를 가동하거나 예방접종을 맞아도 새로이 나타난 다른 ‘인플루엔자’ 균종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 또, ‘매독’의 경우 처음에는 대부분 농포(膿疱)가 머리에서 무릎까지 온몸에 퍼졌고 얼굴에서는 살점이 떨어져 나갔고 환자들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성기가 헐고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질병으로 치료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어도 환자가 죽기 전까지는 대개 여러 해가 걸리는 질병으로 뒤바뀌었다. ‘매독’은 처음과 다르게 환자를 오래 살려두는 방향으로 진화한 덕에 전보다 더 많은 환자에게 바이러스 자신의 후손을 퍼뜨릴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독특한 방법을 통해 인간을 괴롭히는 질병은 아직도 많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골치 아픈 것은 바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다. ‘AIDS’는 ‘인간 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에 의해서 야기된다. ‘HIV’는 주로 보조 T세포를 죽이거나 무력화시킨다. 보조 T세포는 면역반응의 촉진자로, 침입자를 감지하여 B세포와 T세포에 감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린다. ‘HIV’가 이 보조 T세포를 죽이거나 무력화시킴으로써 우리 몸에선 면역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쉽게 다른 질병에 노출된다. 면역계가 악화된 것을 틈타 다른 질병에 걸린다면 그 질병은 낫지 않아 결국 환자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