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봇과의 사랑 가능성과 문제점에 대한 고찰인공지능 스피커가 대중화되면서 해외에 AI와 결혼을 한다든지, 혹은 본인의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종종 보곤 했다. 이러한 사례들을 보기 이전의 내가 정의한 ‘사랑’은 수평적인 관계를 기본으로 하며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신뢰로 그 관계를 지속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존재하는 관계였다. 영화나 소설, 그리고 실제 사례를 접하게 되면서 내가 갖고 있던 ‘사랑’의 범위가 조금 더 넓어졌고 가장 큰 영향을 준 영화가 HER이었다.할리우드 영화 HER는 인공지능과의 사랑을 다룬 대표적인 영화이다. 영화의 시작은 주인공인 ‘테오’가 우연히 인공지능 운영체제 홍보 홀로그램을 보고 말동무를 찾고자 ‘사만다’라는 운영체제를 구매하게 된다. “나에게 귀를 기울여주고 이해해주고 알아주는 존재이자 단순한 운영체제가 아닌 인격체”라며 AI를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정의 내리는데, 이는 AI의 특성인, 경험을 통해 스스로 발전하는 성질을 내포한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사만다는 보통 사람들처럼 복잡한 사고를 하기 위해 고민 상담 칼럼을 일부러 읽어보기도 하고, 테오와의 대화에서 갖는 많은 생각과 느껴보지 못한 감정으로부터 그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후, 둘은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이 영화는 운영체제와의 사랑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사랑을 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으나 음성으로 간접적인 사랑이 이루어진다. 사람은 대화를 통해 언어적으로 사생활을 공유하고, 목소리나 말투 등의 비언어적인 요소들로 친밀감을 형성하며 그 안에서 다양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오늘날 실존하는 AI 로봇도 사람의 목소리와 유사한 음성을 내고 사람의 뇌 신경망과 유사하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또한, 인간과 마찬가지로 성장하는 인격체이므로 4차산업혁명 시대인 현재, 감성 지능형 AI 로봇의 증가로 머지않아 사람과 사랑을 나누기에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할 자유가 있고 그들을 제외한 누군가도 피해를 보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사랑이라는 개념 자체가 굉장히 광범위하고 사람들의 행동 양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AI와의 사랑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지금 만나는 대상이 AI라는 것을 인지하는 경우 상대방의 행동이나 말이 진심인지, 혹은 경험 때문에 학습된 것인지에 대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이들은 자신들의 사랑의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위 영화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하나의 레퍼토리로 녹여냈는데, 편지 대필 작가인 테오는 의뢰인의 요구사항에 맞게 편지를 쓴다. 사만다는 이러한 테오의 직업에 영향을 받아 이후에는 테오와의 물리적인 사랑을 위해 자신의 육체를 대신할 여자를 찾아 테오와 관계를 맺게 한다. 이때 테오는 대필 작가라는 직업과 사만다를 대신한 여성이 본인 앞에 있는 상황이 너무 유사하다고 느끼게 되고 사만다가 사람을 흉내 내고 싶어 하는 기계인지 혹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는지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된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자유의지가 기본이며 우리는 상대방의 행동이 진심이라는 전제하에 관계를 지속하게 된다. 물론, 기계의 발달속도가 매우 빨라 AI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감정과 거기서 파생되는 감정을 학습하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인간은 여전히 기계가 사람의 감정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러한 부분에서 위와 같은 갈등은 충분히 생길 수 있으며 개인과 AI가 마주하게 될 사랑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로봇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학습한다고 할지라도 학습 수준에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조차도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단어 앞에서는 각자가 대하는 태도가 다르고 상황에 따라 그들이 추구하는 사랑의 방향성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아무리 인간의 뇌 신경망과 유사하게 만들었다고 할지라도 복잡한 사고를 통한 일을 주로 하는 인간을 따라잡을 수는 없으며 이는 로봇과의 사랑은 정해진 수준 이내에서만 가능함을 우리 모두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이런 갈등이 심화하는 경우, 데이트폭력의 발생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데이트폭력이란, 서로 교제하고 있는 과정에서 하고자 하는, 둘 중 한 명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폭력이다. 동반자 중 한쪽이 폭력을 이용해 다른 한쪽에 대한 권력적 통제 우위를 유지할 때도 데이트폭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트폭력은 성폭행, 성희롱, 협박, 욕설, 물리적 폭력, 명예훼손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사례에서도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자신이 그리는 연인의 모습을 가지지 않았다고 판단할 때 데이트폭력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일이 AI 로봇을 대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상, 폭언이나 물리적인 폭력의 수준이 실제 사람에게 하는 것보다 더 심할 수 있으며 현재 프로그래밍 된 AI가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포맷을 시킬 수도 있다. 기계를 초기화시킨다는 것이 와닿지 않는다면, 과연 사람의 기억 일부를 강제로 지우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가를 고민해보자. AI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하며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대상이 될 때, 주된 문제로 급부상할 수 있다.또한, 현재 사회가 인공지능 로봇과의 사랑이 주를 이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들은 소수일 수밖에 없고 이들을 향한 시선 또한 부정적일 것이다. 그 시선 중 하나는 AI는 인간이 아니므로 인간에 의해 행동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고 이는 나아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수단에 그친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 사람이 이런 목적으로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매스컴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사실은 문제점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당사자들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끼리 단체를 만들거나 혹은 AI 로봇회사에서 자체적으로 결혼식을 진행하는 등의 긍정적인 움직임은 결국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