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는 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저술한 총 15권으로 이루어진 역사 문화 교양서다. 시오노 나나미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가쿠슈인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후 이탈리아로 건너가 르네상스와 로마 역사에 대해 취재하고 집요하게 파고들어 공부한 작가이다. 이 책 시리즈는 1년에 1권씩 15년간 15권의 책을 집필한 시리즈인데, 어떻게 보면 이 작가 자신의 인생 중 15%정도를 쓴 것인데, 이 부분에서 작가의 로마 역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이 책은 크게 하드 인프라, 소프트 인프라로 나눠져 있고, 강의 시간에 로마는 하드웨어, 그리스는 소프트웨어에서 강하다고 들은 경험이 있기에 조금 더 깊게 공부하는 기분이 들어 호기심이 들고 빨리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당연히 로마는 하드웨어만 생각했는데 강의 시간에 강조가 많이 되지 않았던 로마의 소프트웨어 인프라도 어깨너머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첫번째는 로마의 하드 인프라인 가도, 다리, 수도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가도는 도시발달사 강의 시간에서 매우 많이 들어본 단어고, 서양 조경사를 공부할 때도 많이 들어봤던 단어다. 로마의 가도는 군대의 행군, 시민들의 생활, 그리고 로마 제국의 속주국들과 이어지는 연결망 기능을 했다. 이 가도 덕분에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효율적인 생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도는 인도, 배수로 차도 순으로 건설되었으며, 축조 순서가 정해진 매우 정교하고 체계적인 기술이 들어가 있다. 가도는 약 80,000km의 길이로 현재 중국에 남아있는 만리장성(5,000km)보다 16배 긴 길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이 부분에서 중국 당나라 만리장성과 로마의 가도를 비교하는데, 만리장성은 접근을 차단하는 장벽, 가도는 어딘가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표현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표현은 작가의 개인적인 문화,사회, 역사적 사견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로마 제국 또한 유럽에서 가장 긴 550km길이의 리메스 장벽이라고 하는 국경 방어벽이 있었기 때문이다.다리는 기원전 109년에 완공되어 현재도 사용되고있는 밀비오 다리, 기원전 142년에 완공된 아이밀리우스 다리가 대표적인 예시로 나와있다. 이 파트를 읽고, 2200년 전 사람들이 어떻게 다리를 생각하고 직접 건설까지 했는지 정말 의문이고 로마의 하드 인프라 구축 기술력에 다시금 감탄한 계기가 되었다. 또, 로마의 다리는 대부분 돌로 만들어지고, 아치 모양으로 만들어졌다는 특징이 있다.수도는 다리위에 건설되어 먼 곳에 있는 수원지에서 물을 끌어와 도심에서 물을 이용한다. 로마의 공무원들은 청동 항아리로 물을 받아 수질을 검사하고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물 관리를 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로마사람들의 섬세하고 꼼꼼하며 부드러운 로마 사람들의 소프트 인프라를 느꼈다. 하지만 이 수도는 로마 제국의 멸망 직전, 먼 곳에서 적이 침입할 것으로 생각해, 막아버리며 로마 제국의 수도 역사는 끝나버렸다.로마 제국의 하드 인프라에 관한 이야기에 중점을 둔 이 책에서 소프트 인프라는 의료, 교육이 있다고 소개한다.로마 제국의 의료는 현대의 의료 서비스와 매우 다르고 특이한 모습을 보인다. 보통 가정내 가부장에 의해 의료 활동을 했으며, 과학적인 방법이 아닌 신(神)에게 맡기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다소 비전문적인 의료 활동을 이어가던 로마 제국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의료계의 혁명가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의료를 나라에서 관리하는게 아닌, 일반 시민들, 즉 시장, 경제에 맡기기로 했고, 의료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혜택, 예를 들면 외국인을 로마 시민으로 인정해주는 정책 등을 선보였다.교육 또한 가정내에서 선생님을 고용해 교육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부유한 집안에서만 교육이 이뤄졌을 것이고, 빈민층에선 로마 숫자 하나 모르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노예들에게도 교육을 시켰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가정 내 자녀가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 같이 교육 받던 노예 또한 자녀의 옆에서 비서, 보좌 역할을 했던 것이 정말 특이한 점이라고 생각한다.나는 이 모든 사항들이 기원전에서 시작했다는 것이 여전히 믿기지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 시대였을 때 로마에선 이미 도로 연결망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가장 감명을 받았고, 이집트처럼 개인을 위한 정책이 아닌 공공의 목적인 로마의 정책에서 느낀 점이 많다. 나도 미래에 취직을 해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높은 자리로 올라갈 것인데,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자리라면 나도 로마처럼 넓게, 섬세하게, 단단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